이 책에서 다루는 여러 실제 화가에 비해 엘스티르라는 인물은유일하게 프루스트가 창조해 낸 가상의 화가이다. 허구의 인물임에도 엘스티르가 모네, 마네 등의 현존했던 화가들과 나란히 어깨를 겨눌 수 있는 이유는 이 인물이야말로 프루스트의 미술론,
작가론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 주기 때문이다.
- P88
"나는 그의 그림들을 보면서 그 하나하나에 우리가 시에서 흔히 은유métaphore라고 부르는 것과 같이 사물을 변모 métamorphose 시키는힘을 보았다. 신이라는 존재가 사물에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것을 창조한다면, 엘스티르는 그것들에 붙여진 이름을 떼어 냄으로써, 혹은그것들에 새로운 이름을 붙임으로써 그만의 방법으로 재창조하는 것이다. 어떤 대상을 명칭하는 이름들은 모두 각각에 부여된 개념을 안고 있는데, 이렇게 미리 확립된 개념은 우리가 그 사물에 대해 갖는진정한 인상과는 무관하며, 인위적으로 정해진 원래의 개념과 다른어떤 것도 끼여들 틈이 없게 만든다." - 「꽃핀 소녀들의 그늘에서」 - P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