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유의깊이를 작품에 반영하기 위해 예술가가 직접 작품 속에 자신의 사유를 표현할 필요는 없다. 신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창조‘가 너무 완벽해서 창조자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무신론자의 부정에 있다고 하지 않는가.  - P172

유능한 번역가가 현대 시인의 이름으로 출판했다면 그저 그런 작품으로 평가받았을 작품을, 조금은 충실하게 재구성하여 거기다 어느 고대 시인의 이름이라도 붙이면, 그 즉시 그는 자신이 번역한 시인에게 뭔가 감동적인 위대함을 부여하고, 또 시인은 그렇게 해서 여러 세기에 걸친 건반위에서 연주를 하게 된다. 

만약 그 책이 번역자의 창작물로 출판되었다 해도 번역자는 형편없는 책밖에 쓰지 못했을 것이다. 번역물로 제시되었으므로, 걸작의 번역물로 보인 것이다.
- P177

엘스티르의 그림 앞에 홀로 남겨진 나는 저녁 식사 시간을완전히 잊고 말았다. 발베크에 있을 때처럼 나는 또 한 번 이 위대한 화가에게서, 사물을 보는 특별한 방법의 반사에 지나지 않은 낯선 빛깔의 세계를,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세계의 편린을 바라보았다.  - P178

각 시대의 비평가란 그들 전임자가 인정한 진리에 반대 입장을 취하는 데 지나지 않으므로, 부르주아의 적으로 알려진 플로베르가 무엇보다 부르주아적인 작가이며, 혹은 바그너 작품에는 많은 이탈리아 음악이 들어 있다고게르망트 부인이 말하는 것만으로도, 대공 부인은 마치 폭우속에서 헤엄치는 누군가처럼, 극심한 노력을 새로이 시작하는 대가를 치른 후에 지금까지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채 흐릿하게만 남아 있던 지평선에 도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 P262

우리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발명은 모두, 그것을 활용할 줄모르는 사람마저 열광시키는 법이다. 증기선의 발명은, 사교계의 ‘시즌(season)‘이라 할 수 있는 칩거의 시기에 증기선을탄다는 의견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노르웨이의 피오르를 구경하기 위해 백여 차례의 만찬이나 시내에서의 점심식사, 그보다 두 배는 많은 차 모임‘, 세 배는 많은 저녁 파티,
오페라좌에서의 아주 멋진 월요일 공연, 코메디프랑세즈에서의 화요일 공연을 기꺼이 포기한다는 것은, 쿠르부아지에 사람들에게는 《해저 2만 리》보다 더 설명할 수 없는 일로 보였지만 그만큼 자유의 감정과 매혹을 전달하기도 했다. 

그래서단 하루도 "오리안의 최신 재담을 아세요?" 라는 말뿐 아니라
"오리안의 최신판을 아세요?" 라는 말이 들리지 않는 날이 없었다. 그리고 오리안의 최신 재담과 마찬가지로 오리안의 최신판에 대해 사람들은 
"오리안답군요! 오리안식이네요! 오리안 그 자체로군요!"라고 말했다.
- P276

나폴레옹이 1804년 대관식에서 붉은 벨벳에 금색 실로 꿀벌 문양을 수놓은가운을 착용한 이래 꿀벌은 나폴레옹의 상징으로 간주된다.
- P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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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1-06-06 12: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미미님의
밑줄 긋기가 점점 사유가 깊은 문장들에
철학적 관념까지 느껴집니다.
특히 잃시찾 거꾸로 읽어도
전혀 의식의 흐름에 방해가 안되여 ㅎㅎ

민음사는 미미님에게 마지막 11권 출간전 먼저 줘야 함 ❛‿˂̵✧

청아 2021-06-06 12:59   좋아요 2 | URL
스콧님께도 줘야함~♡ 프루스트 관련정보와 문장미 공표의 1등공신!
알라딘은 민음사와 어서 상의하롸!ㅋㅋㅋ✧*。(◍˃̵ᗜ˂̵◍)ॱ◌̥*⃝̣ ⋆

새파랑 2021-06-06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민음사 잃시찾의 매출 57퍼센트는 미미님 덕분인게 확실 합니다^^

청아 2021-06-06 13:03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과 스콧님 역할도 엄청크죠! 잃시찾마저 다가가기 쉽게 정리하시는 새파랑님까지 주요 홍보 3인방 요기 모인거네요?
우리 어서 계좌번호 모아서 민음사에 보내자구요ㅋㅋʕ ๑ •̀ᴗ-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