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루스트 거꾸로 읽기 7권>

"이 모든 말들은," 하고 독자는말할 것이다. 
"부인이 친절하지 않다는 사실에 대해 아무것도가르쳐 주지 않아요. 하지만 당신이 이 문제에 그렇게 오랜 시간을 지체했으니, 작가 선생, 일 분만 더 시간을 허비해서 당신같이 젊은 사람이 (혹은 당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면 당신의 주인공 같은 사람이) 그토록 잘 아는 여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만큼 벌써 기억력이 없는 게 유감이라고 말하게 해 주시오."

독자 선생, 사실 유감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거기서, 이름과말들이 사유의 밝은 지대로부터 사라져 우리가 가장 잘 알던사람들의 이름조차 스스로에게 명명하기를 단념해야 하는 시기가 온 조짐을 느낀다면,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슬픈 일이오.

<독자와 대화를 셀프로 하고 있다. 역시 달라ㅋ>
(놀라운건 프루스트 자신도- ‘지체‘란 표현으로
특정 -이야기가 길 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사실!) - P104

사실 우리가 잘 아는 이름을 되찾기 위해 젊은 시절부터 이런 노고가 필요하다는 것은 정말 유감스러운 일이지요.
그러나 이런 결함이 단지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이름, 물론자연스럽게 잊어버린 이름, 기억하느라 피로해지고 싶지 않은 이름과 더불어서만 나타난다면, 이런 결함도 이득이 없는건 아닙니다. 

"그렇다면 그게 뭔가요?" 독자 선생, 질병만이
그걸 주목하게 하고 가르쳐 주고, 병에 걸리지 않았다면 우리가 알지 못할 구조를 분석하게 해 줄 거요. 밤마다 침대에 풀썩 쓰러져서는 잠에서 깨어나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까지는더 이상 살아 있지 않은 남자, 그런 남자가 잠에 관해 커다란발견이 아니라면 적어도 작은 관찰이라도 해 보려고 생각할것 같소? 

그는 자신이 자는지 마는지도 잘 알지 못하오. 약간의 불면은 잠을 음미하고 어둠 속에서 빛을 투사하는 데 그리쓸모없는 것만은 아니라오. 결함 없는 기억이란 기억 현상을연구하기 위한 강력한 자극제는 되지 못한다오. 
"어쨌든 아르파종 부인이 당신을 대공에게 소개해 주었나요?" 아니요. 하지만 얘기를 계속하게 그만 입을 다물어 주시오.

<독자와의 셀프 대화2> 알아서 마무리ㅋㅋㅋ - P104

* Gabriele d‘Annunzio(1863~1938).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소설가이다.
1910년에는 채무 때문에 프랑스로 도피했는데, 키가 작았지만 여성 편력으로유명했으며 파리 사교계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 P129

그녀에겐 항상 누군가에게 누설할 국가 기밀이나 소개해 줄 실력자, 제공할 거장의 수채화가있었다. 이런 모든 불필요한 매력에는 조금은 거짓이 포함되었지만, 그래도 그것은 그녀의 삶을 한 편의 재치가 번득이는복잡하게 꼬인 코미디로 만들었고, 그녀가 도지사들과 장군을 임명하게 한 것도 정확한 사실이었다.
- P132

사실 우리는 언제나 나중에 가서야 우리의 적이 해당 진영에 속하는 데에는 그 진영의 정당성과는무관한 어떤 이유가 있으며, 또 우리처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약 그들을 인용하기에 도덕적인 품성이 지나치게 비열하거나 통찰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각각 그 지성 또는 곧은 성품에의해 그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 P206

한번은 그녀 앞에서 샤를뤼스 씨가 요즘 어떤 사람에게 꽤 강한 감정을 느끼는 것 같다고말하자, 놀랍게도 그 즉시 대공 부인의 눈에, 마치 눈동자 속에 어떤 균열의 홈이 파이듯, 우리의 말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상대방의 마음속에 휘저어 놓은 어떤 상념에서 나온 듯, 말로는 표현할 수 없지만 혼란스러운 내면 깊숙한 곳으로부터시선이란 표면까지 올라와 한 순간 눈빛마저 변하게 하는 은밀한 상념에서 나온 듯, 여느 때와는 다른 순간적인 선이 끼어드는 것이 보였다. 

- P210

문명의 발전은 각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장점 또는 새로운 악덕을 드러나게 하여,
친구들과의 관계를 보다 소중하게 또는 견딜 수 없게 만든다.

- P235

병이란 우리가 가장 귀 기울이는 의사로서 인간은 선의와 지식에는 약속만 하지만 고통에는 복종하는 법이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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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6-03 10: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우 10권에서 시작하신거 맞죠? 벌써 7권
이 독특한 독서법을 응원합니다. ^^

미미 2021-06-03 10:40   좋아요 2 | URL
모로 가도 서울만 가자하는 정신으로 읽고 있습니다.ㅋㅋ감솨~^^♡

새파랑 2021-06-03 1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미미님 너무 독특해서 무서워요ㅎㅎ 독자와의 셀프 대화 웃기네요.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프루스트도 힘들었을듯 ~!

미미 2021-06-03 10:48   좋아요 2 | URL
저를 이 모습으로 키우고 있는건 새파랑님 역할이 큽니다!ㅋㅋㅋㅋ저녁 식사만 40페이지 넘기는 시작으로 쓰다보니 점점 일이커져 좀 힘들었을것도 같아요ㅋㅋ

새파랑 2021-06-03 11:10   좋아요 2 | URL
제가 끌려다니고 있는거 같은데 ㅎㅎ 6권은 천천히 시작해주세요^^

미미 2021-06-03 11:13   좋아요 2 | URL
먼저 읽으실것 같은데요^^* 저는 메이트없인 안뛰죠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