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은 본질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와 맥락 속에서 구성된다. 모든 정체성은 차이를 가로질러 형성된다. - P37
남성들은 개인 혹은 인간으로 간주되지만, 여성들은 여성으로 여겨진다. 여성이나 페미니즘이 다 똑같다고 생각하는 것은 타자 내부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 억압이다. 여성들간의 차이를 드러내는 것이야말로 여성 해방이다. 여성을 여성으로 환원하는 것이 가부장제이기 때문이다. - P39
정체성의 정치가 문제적인 것은, 사회적 범주와 사회적 그룹들을 동질화, 자연화하여, 경계의 이동과 내부의 권력 차이와 이해 갈등을 부정한다는 점이다. - P41
여성주의는 성별 관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타자들과의 소통, 그리고 다른 사회적 모순과 성차별의 관계에 주목한다. 때문에 여성주의는 그 어느 정치학보다도 다른 사회적 차별에 매우 민감하며, 다양한 피억압자들에게 관심을 갖는 연대와 제휴의 정치이다. - P41
인간의고통, 사회적 불평등은 계급, 민족 등 어느 한 가지 사회적 요인만으로는 설명 불가능하다. 계급이든, 민족이든, 젠더 모순이든 모두다른 사회 문제와 관련성 속에서 작동한다. - P42
유사 이래 모든 문학, 예술 작품의 지은이들은 실연당한 사람들이다. "나는 그를 버렸도다!" 이런 작품은 없다. 대부분의 예술은 "그가 나를 떠났구나."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준 사람은 상처에 대해 연구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그러나 상처받은 사람은 그것의구조와 원인, 역사를 규명하려 한다. 상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쪽은 언제나 ‘약자‘ 이거나 더 사랑하는 사람이다. - P43
이처럼 얇은 경계와의 만남에서 가능하다. 그러므로 편안한 상태에서 앎이란 가능하지 않다. 경계를만났을 때, 가장 정확한 표지는 감정이다. 사회적 약자들은 자신을억압하는 상황이나 사람을 만났을 때 ‘감정적‘으로 대응하기 쉬운데, 이건 너무도 당연하다. 감정은 정치의식의 동반자이기 때문이다.
감정이 없다는 것은 사유도 사랑도 없다는 것, 따라서 삶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감정 (emotion)의 라틴어 어원은 자기로부터 떠나는 것, 나가는 것(moving out of oneself), 즉 여행이다. 근대의 발명품인 이성(理性)이 정적이고 따라서 위계적인 것이라면, 감정은 움직이는 것이고 세상과 대화하는 것이다.
감정의 부재, ‘쿨‘함은 지배 규범과의 일치 속에서만 가능하다. 반응하는 것. 이것이인간의 모든 느낌, 모든 즐거움, 모든 열정, 모든 생각의 근원이라고 생각한다. - P45
고통의 반대는 행복이 아니라 권태다. - P47
지그문트 프로이트,카를 마르크스,자크 라캉,피에르 부르디외,주디스 버틀러 - P53
여성주의는 남성 언어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사유 방식의 전환을 요구한다. 그들은 이제까지 "여성주의는 편파적이고 나는 객관적"이라고 믿고 있다가, 자신의사고 역시 편파적이며 더구나 강자의 경험을 보편과 객관으로 믿어 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는다. - P53
사실, 여성주의는 객관적이지도 보편적이지도 않다. 아니, 그것을 지향하지 않는다. 여성주의는무전제의 전제에서 출발하지도 않고, 그 어떤 전제도 없는 청중들을 설득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세상에 그런 청중은 없기때문이다.
"남성적이라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라는 질문에, "당연하지요. 세상에 그것밖에 없으니까요." 라고 답한 프랑스의 철학자 뤼스 이리가레(Luce Irigaray, 1932~, 서구 전통 철학의 ‘남근이성중심주의‘ 사유를 비판하는 프랑스의 페미니즘 철학자)의 말대로, 세상에 하나의 목소리만 있을 때는 다른 목소리는 물론이고, 그한 가지 목소리마저도 알기 어렵다.
의미는 차이가 있을 때 발생하며, 인식은 경계를 만날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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