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마의 이야기ㅡ
온갖 고통스러운 감정을 낱낱이 설명해 당신들을 괴롭힐 생각은없으니, 저는 결국 몇몇 집에서 빨래를 해주는 일에 추천을 받을수 있었다고만 말씀드릴게요. 그 가족들은 별로 깐깐하게 굴지 않고서 저를 집에 들여 새벽 한 시부터 밤 여덟 시까지 하루에 20펜스를받고 빨래를 할 수 있게 해주었어요. 빨래터에서 느꼈던 행복은 말하지 않겠어요.
하지만 이건 여성만 겪게 되는 힘든 상황이라는 점은 말씀드리겠어요. 저의 절반만큼만 부지런하고, 능력이 있는 남자라면 적당한 살림을 꾸릴 수 있었고 인간을 하나로 만들어주는 몇가지 일을 해냈을 겁니다. 반면 이성적인, 아니, 솔직히 자부심을가지고 말씀드리는데, 훌륭한 삶의 즐거움을 알게 된 저는 사회의쓰레기로 버림받았지요. 기계처럼 일하고도 고작 빵만을, 그것도 근근이 벌다니, 저는 우울했고 필사적이었어요. - P187
제미마의 기이한 운명과 자신의 운명을생각하며, 마리아는 억압받는 여성의 처지를 생각하고 자신이 딸을낳았음을 슬퍼했다. 눈에서 잠이 달아나자 마리아는 아무도 지켜주지 않는 아기의 불쌍한 처지를 떠올리다가 자신의 아기도 제미마가말해준 바로 그런 상황에 처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그녀에대한 동정심은 고통으로 바뀌었다.
마리아는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제미마의 인간애는 그녀가 태어나자마자 견뎌야 했던 된서리로 인해 감각을 잃었던 것뿐이지, 죽지는 않았던 것이다. - P194
그리스 신화에서 부엉이는 지혜의 여신 아테네의 상징이다. (역자 주) - P201
큰오빠는 자라면서 아버지에게 더존중을 받았단다. 그래서 곧 집안의 두 번째 폭군이 되었고, 아버지의 대리인, 남자로 태어났으니 자연이 특권을 준 존재, 그리고 어머니가 귀하게 여긴 오빠는 늘 상속자답게 굴었어. 어머니의 편애가얼마나 심했는지, 오빠에 대한 애정에 비해 다른 아이들은 사랑하지않으셨다 해도 좋을 지경이란다.
하지만 아이 중 누구도 오빠처럼 어머니를 사랑하지 않은 아이는 없었어. 지나치게 오냐오냐해주니 오빠는 너무나 이기적으로 되었고 자기만 생각했어. 그리고 벌레나 동물을 괴롭힌 것처럼, 오빠는 남동생들에게는 폭군이, 여동생들에게는 더 심한 폭군이 되었지. - P202
어째서 남자로 태어나지 않았을까? 아니, 대체 왜 태어난 것일까? - P222
여동생들은 학교를 나왔지만, 집에서 견딜 수 없었다. 아버지의부인이 자신의 행동을 감시한다고 여긴 딸들을 없애기 위해서 온갖방법을 써서 못살게 굴었기 때문이다.
그 애들은 재주가 많았지만, (너는 그렇게 불행한 처지가 되는 일이 없기를!) 너는 내가 그 애들을 가정 교사로 보내면서 얼마나 속이 상했는지 모를 거다.
교육을잘 받고, 비범한 재능을 가진 여인이 생계를 위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직업이 그것이니까. 그런데 그조차도 천한 일이나 다름없는 것으로 간주되지. 그러니 이토록 많은 불쌍한 여인들이, 인간의 감정을가지고도 악행으로 피신하는 것이 그렇게 놀라운 일이니? - P230
그런 이들에게 그것이 의무이므로 여성은 남성을사랑해야 하며, 사랑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도덕론자들에게 할 말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박사학위까지 받은 번역자...) - P237
소설가들이나 도덕론자들이 여성의 차가운 성품과 욕망의 부재를 미덕이라고 찬양할 때, 그리고 여성은 오로지 동정심에서 상대의 욕망에 굴복하는법이라고 말할 때, 장래의 안위를 위해서 끝까지 차갑게 행동해야한다고 장려할 때, 나는 혐오감을 느낀단다.
그들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좋은 여자들일 수 있고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게 그들은 지각을 뛰어나게 만들어주는, ‘섬세한 신경을 지니지 못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들은 상냥함을 가졌을지는 모르겠지만, 활발한 감수성과 긍정적인 미덕을 만들어주는 상상력의 불꽃은없다. - P237
남자들이 만든 부당한 법이 그렇단다. 재산의 소유에서 비롯하는편안함이라는 문제 속에서 여성의 종속적인 입지만을 강조하다 보니, 남자가 아내의 애정을 잃을 때보다 여자가 남편의 애정을 잃을때 훨씬 큰 피해를 당하게 되니까. 하지만 버려진 가정에 홀로 남아, 남편을 유혹해간 여인에게 배상금을 청구하는 여인이 어디 있니?
여자는 외도하는 남편을 쫓아낼 수도, 그에게 아무리 큰 과실이 있어도 그의 아이들을 격리할 수도, 떼어낼 수도 없다. 남자는 여전히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세상의 미소를 즐기지만, 여자는위로를 구하거나, 복수하려고 들면 오명이 찍히게 되고. - P241
러시아의 아내들은 남편의 잔인한 구타에도 잘 복종하는 것으로 유명했다.
- P263
그녀는 나와 같은 신분의 사람들은 그런불행을 전혀 모르겠지만, 슬픈 일은 슬픈 일이고, 언제든지 닥치는법이라고 했다.
(비문) - P272
숙부의 건강 상태가 위험하다는 소식을 들은 베너블즈 씨가 나를 괴롭히며 갑자기 움직이게 하다가는 임신말기에 위험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었다. 그러지 않았다면 나는 그 어느 곳에서도 편히 쉴 수 없었을 것이다.
(비문) - P273
마리아는 행복하기보다는 관대해진 자신을발견했고, 이전에는 무시했던 성품에서 미덕을 찾게 되었지만, 그녀가 추구하는 우아함과 우월함은 결국 불운을 불러올 뿐이다. - P293
자신과의 간통죄로 법정에 선 단포드를 위해 증언하게된 마리아(원고측은 마리아의 전남편)
저는 여인의 어깨에만 굴레를씌우고 어머니 노릇을 하며 자식을 키우고자 하는 여인을 남자의변덕에 좌지우지되게 하는 법에 반대합니다. 남편들이 선택이나 필요 때문에 여인들을 통치하는데 말입니다. 여성이 남편과 헤어져야하는 경우는 다양합니다. 그리고 제 경우는 가장 열악한 상황에 속한다고 주장하고자 합니다. -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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