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기 스탈린은 휴가 중이었는데, 양질의 먹을거리를 가득 실은기차를 타고 모스크바에서 남쪽으로 이동, 굶주리는 우크라이나를가로질러 흑해의 소치에 있는 아름다운 휴양지에 도착했다. 스탈린과 카가노비치는 굶주림이 그들에 대한 개인적인 음모라는 생각이 일치함을 확인하는 편지를 서로에게 보냈다. 

스탈린은 현실을 완전히뒤집어서, 굶주림을 무기로 쓰는 쪽은 자신이 아닌 농민들이라고 상상했다. 카가노비치는 스탈린에게 우크라이나인들을 "무고한 희생자"
라고 말하는 것은 우크라이나 공산당의 "추악한 은폐 공작에 불과하다고 다시금 확인해주었다. 

스탈린은 "우크라이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자신의 염려를 표현했다. 우크라이나는 "요새"가 되어야 했다.
두 사람은 징발 정책을 고수하고, 곡물을 최대한 빨리 수출하는 것만이 합리적인 대책이라며 뜻을 모았다. 

(농민들이 수없이 굶어 죽는데 보고를 받았음에도 ‘공작‘이라고 외면하고 곡물을 해외로 수출하는 것도 모자라 휴가를 갔다. 휴가대신 변장이라도 하고 우크라이나 농민들의 현실을 직접 찾아 봤더라면 어땠을까? 왜 그런 생각을 못했을까? 안했을까? )

주석을 되도록 해당 페이지 아래에 달고 주석의 인용된 내용을 함께 담아서 늘어난 분량만큼 책의 가짓수를 늘렸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든다. 그렇게 하지 않아서 내용의 중요성과 노력에 비해 좀 불친절한 책이 되어버렸다. 엄청나게 늘어날것 같아서 어쩔수 없었겠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ㅡ미미 - P82

침략 정책을 가장 열렬히 지지하던 폴란드인조차 1932년 여름은 자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련이 평화를 약속한다면, 도발적 행위는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리라. 폴란드 외교관과 스파이들은 대규모 기아를 목격했다. 그들은 "식인 행위가 일종의 관행이 되었고, "마을 사람 전체가 깡그리 죽어나간 경우가 많음을"알고있었다. - P84

죄책감 때문에, 혹은 승리의 쾌감 때문에 그들(스탈린의 청년단원들)은 어딜 가든 농민들을 능욕했다. 피클 통에 소변을 보거나, 그저 재미로 배고픈 농민들이 서로 싸우게 하거나, 개처럼 기고 짖게 하거나, 진창에 무릎을 꿇고 빌게 하는 식이었다. 집단농장에서 물건을 훔치다 잡힌 여성은 옷을 다 벗기고 구타당한 다음 나체로 온 마을에 끌려다녀야 했다. 어느 마을에서는 수색단원들이 농민의 오두막에서 술에 취한 채로 농민의 딸을 윤간하기도 했다. 곡물 압수가 핑곗거리가 되어 혼자 사는여성은 야간에 일상적으로 강간을 당했다. 성폭행 당한 후에는 식량까지 빼앗겼다. 이것이 스탈린의 법과 스탈린의 국가가 거둔 승리였다.
- P86

징발이 실패했다는 보고가 크렘린에 전달되자, 스탈린의 아내는자살을 결심한다. 그녀는 10월 혁명 15주년 기념식 이튿날인 1932년11월 8일 심장에 총을 쏘았다. 이 일이 스탈린에게 어떤 의미였는지정확하게 알 순 없지만, 충격을 받은 것만은 확실하다. 그 역시 자살하겠다고 부르짖었기 때문이다. 스탈린이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렸음을 알아차린 카가노비치가 대신 추도사를 해야 했다.
- P87

1932년이 저물 무렵 집단화의 재앙을 해석하면서, 스탈린은 새로운 수준의 이념적 모험을 시도했다. 정도가 훨씬 덜했을 때 이미 그존재를 인정받았던 우크라이나 기근은 이제 지어낸 이야기‘, 즉 적이퍼뜨린 중상모략이 되었다. 
- P87

폴란드의 우크라이나계 사람들은 우크라이나에 식량을 기부하려고 모금했지만, 소련 정부가 어떤 지원도 거부한다는 사실만 깨달았다. 이에 앞선 1920년대 초 기아 사태 때는 소련 당국이 승인했던 외국의 식량 구호를 우크라이나 공산당이 다시 요청했으나, 이번에는어떤 대답도 듣지 못했다. 정치적인 이유로, 스탈린은 외부 세계의 어떤 도움도 받으려 하지 않았다. 

그는 당의 지도자 자리를 유지하려면,
자신의 첫 번째 주요 정책이 굶주림을 유발했다고 인정해선 안 된다고 여겼으리라. 하지만 스탈린은 소련에 대한 외부 세계의 관심을 끌지 않고도 수백만 명을 살릴 수 있었다. 

식량 수출을 몇 달만 중단하고, (300만 톤에 달하는) 곡물 비축분을 풀거나, 하다못해 농민이 지역곡물 저장고를 이용할 수 있게만 하면 됐다. 1932년 11월이 되어서야실시한, 이런 단순한 조치만으로도 사망자 수를 몇백만 명에서 수십만 명 수준으로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스탈린은 팔짱만 끼고 있었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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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04 21: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떤가요? 관심은 계속 가는데 일종의 보고서 형태인지 어떤지 해서 고민만 하고 있어요.

미미 2021-04-04 22:02   좋아요 2 | URL
아 위에 보시는 느낌 정도로 생각하심 될듯해요! 워낙 이 시기 상황을 몰라 보면서 계속 놀라워요. 단지 주석이 맨 뒤에 있고 해당 책제목만 써놓는등 넘 간략히 적어놔서 그런부분은 좀 아쉬워요.😊

scott 2021-04-04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우 독재자는 배불리 먹고
인민들은 굶어 죽는 ㅠ.ㅠ

미미 2021-04-04 23:54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독재자들 중에 마른몸을 보지 못한것같아요!!ㅠㅇㅠ
저 방금 스콧님 다른 댓글보고 <기쁨의 집>찜이요! 독서지식의 스팩트럼이 넓은 스콧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