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핌이 자다가 깨어 보니 악셀이 완전히 옷을 차려입은 모습으로 그의 침대 옆에 서 있었다. 오늘은 괴테의 생일이고, 지금은 오후 4시야. 그가 군인 같은 목소리로 선언했다. 우린 시내로 가서 멍청이 토마스 만을들어야해. - P470
그때까지 핌은 토마스 만에게 관심이 없었다. 그가 보기에 만의 문장은 이해하기가 힘들었고, 마치 향수를 뿌려 놓은 것 같았다. 악셀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 이해하려고 노력했는데도, 하지만 지금 앞에 서 있는 사람은 하느님의현신 같았다.
만은 메이크피스 삼촌처럼 키가 크고 각진모습이었다." 여기 이 젊은 영국인 귀족이 선생님과 악수를 하고 싶어 합니다." 악셀이 상 씨의 널찍한 모자 아래에서 권위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토마스 만은 핌과 악셀을 차례로 바라보았다. - P471
핌이 당신과 처음으로 악수를 한 것은 크리스마스날 아침 기도 이후였습니다. 교회의 포치에 사람들이 죄다 몰려나와 우산을 부딪치고 살라촬라 영어로 떠들어대는 바람에 북적이는 승강기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았죠. 거리에서는 벌써부터 외교가 뭔지 아는 아이들이 서로에게 눈덩이를 마구 던져 대고 있었습니다. - P475
「제미마 누구?」 당신의 질문에 핌은 세프턴 보이드라는 성을 알려주었고, 사람들은 만족스러운 듯 크게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 P482
당신은 핌을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말했지만, 핌은 걷는 게좋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으로 점수를 더 얻었죠. 그리고실제로 걸어갔습니다. 허공을 둥둥 떠가듯이. 그는 깡충깡충 뛰면서 웃음을 터뜨리다가, 위스키 병을 끌어안았습니다. 열일곱 해를 살면서 그때만큼 행복했던 적이 없었어요. 크리스마스 한 번에 하느님이 성자 두 명을 보내주시다니. 한 명은 도주 중이라 걸을 수 없는 사람이었고, 다른 한 명은 박싱 데이에 셰리주를 내놓는 멋진 영국 군인이었습니다. 이 군인은 인생에 회의라고는 느껴 본 적이 없는 사람이기도 했고요. 이 두 사람 모두 핌에게 감탄했고, 그의 농담과 목소리를 사랑했으며, 그의 가슴에서 빈자리를 차지하려고 소란을 피웠습니다. 그 보답으로 그는 이 두 사람에게 각각 그들이 원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 주었죠. 두 사람의 존재를 서로에게 비밀로 하기로 그가 일부러 결정을 내린 것은 아닙니다. 집에 있는아내를 순수하게 유지해 주는 애인 대하듯이 하자고 핌은 생각했습니다. 애당초 생각이라는 걸 했다면 말입니다. - P483
당신이 원한 것은 핌의 영혼이지, 시시한 번역따위가 아니었습니다. - P486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돌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날아간다. - P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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