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 - 스펜서 존슨
스펜서 존슨.래리 윌슨 지음, 안진환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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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를 시작으로 된 수많은 사람들의 멘토가 되어 준 스펜서 존슨의 새로운 책을 만났다. 「성공」이 그 주인공인데, 고객이 그 필요를 절감하지 않더라도 세일즈맨의 역량(감언이설)으로 어떻게든 서비스나 물건을 사도록 강요해서 성공하는 지난날의 어긋난 세일즈기법이나, 세일즈맨 스스로가 행복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간과 노력만 투자해 지지부진한 성과를 올리는 방법은 이 시대에서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세일즈맨으로 첫발을 내딛은 대니가 남들보다 더한 노력으로 얼마간의 성공을 누리지만 그 성공이 지속적이지도 않고 오히려 스트레스만 가중될 뿐임을 깨닫고는 동종업계에서 전설적인 성공을 거둔 프랭크를 찾아가 도움을 구한다.

  프랭크는 ‘모든 세일즈의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라고 말하며 성공하고 싶으면 ‘내가 원하는 것’을 손에 넣으려는 노력을 멈추고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도록 도우라며 목적에 근거한 ‘1분 세일즈’를 소개한다. 그리고 ‘1분 세일즈’를 적용해 큰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보다 나은 사람이 되는 과정을 즐기게 되는 ‘1분 경영자’,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으며 성공을 그리는 ‘1분 리허설’, 자기 관리를 바탕으로 하는 ‘1분 칭찬과 1분 반성’등, 세일즈에 있어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것들을 배우고 대니 역시 ‘1분 세일즈 퍼슨’이 되어 뭇 사람들의 존경과 선망을 함께 받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그리고 대니는 자신이 배운 세일즈의 비밀, 즉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이 세일즈와 다른 모든 것들을 함께 즐기는 것’을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약 7년 전에 내가 경험했던 일이 떠올랐다. 다른 여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아이를 낳을 때, 죽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나, 더 이상 못 참아! 수술할래!!’ 하고 말하면 남편과 시댁 가족들이 ‘여태 참았는데, 조금만 더 참자,’하며 말려서 그 일이 두고두고 서운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집은 어찌된 일인지 남편도 시댁 어르신들도 ‘좀 하다가 안 되겠다 싶으면 시간 끌지 말고 수술해라.’라고 말씀하셔서 나 혼자 기를 쓰고 ‘저는 죽어도(?) 자연 분만을 하고 말 거예요.’라는 말이 전혀 먹히지 않았다. 에휴.. 자연분만 하면 산모의 회복도 빠르고 비용도 제왕절개의 절반 이하밖에 들지 않기에 기필코 자연분만을 하고자 했던 내 뜻은 갸륵했으나, 생각만으로 끝나 지금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렇게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낳고 백 일 가량 지난 후, 갑자기 보험 생각이 났다. 바로 S보험회사에 전화해 내가 든 보험에 수술비 보장이 들어있냐고 물었는데, 안타깝게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답을 들었다. ‘잘 알아보고 보험에 가입할 걸’하며 아쉬워하기만 했지 보험약관을 다시 들춰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만 2년이 지난 어느 날, 급하게 목돈이 필요한 일이 생겨 안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들었던 보험을 해지하려고 보험사 전화번호를 찾다보니, 이미 알고 지낸 설계사는 일을 그만 둔지 오래고 고객관리를 인계받은 설계사 K가 늘 보내온 DM이 눈에 띄었다. 전화를 해서 사정을 설명하니 일부러 점포를 방문할 필요 없다며 집으로 찾아왔는데, 내가 든 보험을 쭉 살펴보더니, 균형이 맞는 설계가 안 되었다며 조목조목 설명을 해주고는 ‘아이 나을 때 수술했다면 수술비 보장 받았겠네요?’하고 물었다. 난 전에 있었던 일을 설명하며 못 받았다고 했더니, 필요한 서류를 안내해 주며 청구하라고 하고, 더불어 종신보험은 술, 담배를 하지 않는 건강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의사가 ‘건강체’라고 진단을 내리면 매달 몇%씩 할인이 된다고 안내해 주었다.

 

  이일을 계기로 수술비와 3일 초과 입원비, 건강체 판단으로 할인된 금액을 모두 합쳐 내가 돌려받은 금액이 60만원 가까이 되었다. 위의 일을 계기로 주변에서 ‘혹시, 보험이 어디가 좋은지 알아?’ 라는 질문을 받으면 마치 내가 보험설계사인양 적극적으로 설계사 K를 추천해 주었다.

 

 「성공」에서와 같이 새로운 보험의 가입을 유도해 자신의 실적을 쌓는데 급급하지 않고 고객의 필요를 먼저 챙겨주었던 설계사 K는 이미 ‘1분 세일즈’를 실천하는 사람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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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
틱낫한 지음, 오다 마유미 그림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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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오면서 참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지지받으며 도움 받고 살았다. 내가 받은 것들을 다 갚을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그런데도 살다보면 나 혼자 고민하고 아파하며 일을 해결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 머릿속이 하얘지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세상 모든 일들이 시들해져 의욕을 상실하게 된다. 이럴 때, 무심코 넘긴 책장에서 발견한 글귀나, 지하철 역사에서 보게 되는 짧은 명상록이 시들해진 일상에 단비와 같은 역할을 할 때가 있다. 꼭 위와 같은 이유 때문은 아니지만 우리 집에는 서로 다른 ‘365일 명상’집이 4∼5권 있다. 책 속의 구절이나 선한 영향력을 끼친 위대한 사람들이 남긴 좋은 말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명상집을 매일 날짜에 맞게 읽지는 못하지만 생각 날 때마다 들춰가며 그 안에 담긴 좋은 글에서 때로는 나를 충전하기도 하고 정화시키며, 감동받는다.

  틱낫한 스님의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에서는 나와 같이 어쩌다 한 번 좋은 말과 명상이 필요한 때만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모든 순간을 허투루 보거나 듣지 않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며, 그 순간을 맘껏 누리는데 도움을 주는 게송(선불교 전통의 핵심부분. 명상 훈련과 시적 훈련으로 일상생활에서 암송할 수 있는 짧은 싯귀)을 선보인다.

  하루를 시작하는 게송, 명상의 게송, 음식을 먹을 때의 게송, 일상적 활동을 위한 게송 이렇게 4장으로 구성되어져 있는데, 그 내용이 참 소박하고 좋다. 잠에서 깰 때, 창문을 열 때, 수돗물을 틀 때, 이를 닦을 때, 거울을 볼 때 등 우리가 아침에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는 순간부터 타인을 만나는 순간까지 마음가짐을 정결하게 하거나 기쁨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글로 채워진 하루를 시작하는 게송. 나와 이 세상을 깨달아 가는 과정이 곧 명상임을 깨닫게 하는 명상을 위한 게송. 음식을 준비하고 먹으며 설거지를 하고 차를 마시며 함께 먹는 것에 대한 음식을 먹을 때의 게송. 전화를 쓰고 TV를 켜며, 청소를 하고 쓰레기를 버리는 등의 일상적 활동을 위한 게송.

  게송과 관련한 스님의 글을 읽다보면 웃음이 나기도 하며 경건해 지기도 한다. 수도꼭지를 돌리며 ‘높은 산의 샘에서 물이 솟아 나네 / 땅 속 깊은 곳에서도 물이 흐르네 / 기적처럼 물은 우리에게 다가와서 / 모든 생명을 살게 해 주네’ 이렇게 게송을 외우다 보면 물의 흐름을 머릿속으로 그릴 수 있으며 물의 고마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 물을 함부로 쓰고 버리지 않게 한다. 접시를 바라보며 읊는 게송 ‘이 접시 속의 음식은 / 향기롭고 맛있어 보이지만 / 많은 고통도 담고 있다네’에서는 음식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감사와 먹을 것이 부족해 굶주리거나 죽는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전화를 쓰며 읊는 게송 ‘말은 수 천리를 간다네 / 내가 한 말로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사랑하기를 / 내가 한 말이 보석처럼 아름답고 / 꽃처럼 사랑스럽기를’은 무분별한 전화사용과 바른 말의 힘을 알게 한다. 내 입에서 나온 말이 다른 사람을 미소 짓게 하고 행복하게 만들며, 부당한 것을 정당하게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가!

  이렇게 틱낫한 스님이 전하는 게송은 수도자의 명상을 위한 딱딱한 글이 아닌, 너무 넘쳐서, 때론 너무 부족해서 문제가 되는 현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시와 에세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매 순간 나와 마주치는 자연과 물질을 감사의 마음으로 바라보고 더 선한 것을 생각하는 것은 이 세상에 밝은 기운이 넘쳐나게 할 것이다.

  생활 속에서 상황에 적합한 게송을 직접 지어보라고 말씀 하셨는데, 이 또한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을 더 자세히 보고 사랑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 번 해볼까? 눈 뜨면 가장 먼저 찾는 안경..

안경 렌즈를 닦아서 쓰며..

‘너를 통해 세상을 본다 / 좋은 것을 보게 하고 / 혹여 그렇지 못한 것을 보아도 / 외면하지 말고 / 나의 손과 발이 도울 수 있는 것을 / 생각하게 해 주네’

 

음..유치한 것 같지만 재미있고, 새삼 안경에 대한 고마움을 느끼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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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5가지 호기심사전
나탈리 데포르쥬 외 13인 지음, 박상은 옮김 / 청림아이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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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 여름, 당시 네 살인 딸아이는 동네 문방구 앞에 있는 뽑기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얄미운 뽑기 기계는 100원 짜리 뽑기부터 500원짜리 동전을 네 개나 넣어야 뽑을 수 비싼 뽑기까지 다양했고, 동전을 넣고 레버를 당기면 또르르 굴러 나오는 물건도 어찌나 다양하던지... 내가 볼 땐 무엇 하나 변변히 쓰일 데 없는 쓰레기 같은 조잡한 물건을 아이들은 왜 그렇게 좋아하며 모으는지 알 수 없답니다. 결국 그 물건의 대부분은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모르게 사라져 버리고 맙니다. 이 때, 100원과 맞바꿔 우리 아이 손에 들어온 노란색 플라스틱 스프링이 있었습니다. 제 새끼손가락에도 들어가지 않을 만큼 지름이 작은 것이었는데, 목욕을 하러 들어가면서 꼭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해 받아 놓은 물속에서 잠깐 놀게 했습니다. 잠시 후... 아이가 깜짝 놀란 목소리로 “엄마, 이건 플라스틱인데 왜 물에 가라앉아?” 하고 묻는데, 순간 당황해서 “그러게. 플라스틱은 물보다 밀도가 낮으니까 떠야 하는데 왜 가라앉을까?”하고 그냥 지나갔습니다. 이 때 있었던 일은 지금도 기억을 하고 있지만, 아직 왜 그런지 답은 찾지 못했습니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호기심이 무척 많아 무엇 하나 허투루 보지 않고 꼭 물어보는데, 영역도 다양해서한 겨울에 사철나무를 보고는 왜 나뭇잎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있나? 천사하고 요정은 어떻게 다른가? 하나님 엄마는 누구인가? 구름의 엄마는 누구인가? 어른들은 말로 싸우는데, 아이들은 왜 때리면서 싸우나? 그림자도 나인데, 왜 밟으면 아프지 않나?등등 내가 지닌 상식으로 대답이 가능한 것부터 도통 알 수 없는 것까지 끊임없이 물어보는 통에 곤란할 때가 많았습니다.

  올해 일곱 살이 되어 호기심이 더 왕성해진 아이는 궁금한 것이 있으면 스스로 책을 보고 해답을 찾기도 하지만 그게 안 될 때는 엄마에게 짜증을 부리니, 엄마가 무슨 죄냐구요...ㅠㅠ  이러한 때에 정말 반가운 책을 만났으니 이거 완전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호기심을 쏙쏙 245가지 호기심 사전」이 그 주인공인데, 크게 지구와 생명, 탈것과 에너지, 직업과 일, 생활용품, 먹을거리, 옷, 집으로 나뉘어 각각의 파트마다 아이들이 궁금해할만한 것들이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올라 있습니다. 펼쳤을 때 보이는 양쪽 면에 한 가지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에 관련한 부제를 달아 설명을 해 놓았는데, 예를 들어 [암석과 금속]이라는 주제에 ‘모든 암석은 단단할까?’, ‘모래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화석이란 무엇일까?’, ‘금속이란 무엇일까?’, ‘광물은 어떻게 캘까?’라는 부제에 대한 설명이 들어갑니다. 여기에 오른쪽 페이지마다 관련 주제에 따른 ‘? 넌 알고 있니?’를 두어서 토막상식을 곁들여 보는 재미를 더해 줍니다.

  호기심 사전이 도착하자마자 반가워하며 읽던 아이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제게 묻습니다. “엄마? 화산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 알아도 모르는 척 하는 재미가 이런 때 있는 것 아니겠어요? 아이들의 왕성한 호기심에 도움 주며 한숨 돌리고 싶은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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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으로 걸어가 행복하라 - 틱낫한이 전하는 마음챙김의 지혜
틱낫한 지음, 김승환 옮김 / 마음터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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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인터넷에서 [생태통로 세계 4번째지만 절반이 ‘비생태적’] 이란 기사를 읽었다. 천연기념물 328호인 하늘다람쥐가 고속도로를 날아 넘으려다 도로에 불시착해 죽은 일이 사진과 함께 오른 안타까운 기사였다. 인간의 욕심과 미래를 내다보지 못한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생명을 위협 받고 사는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뒤늦게 생태통로를 만들었지만, 동물들의 습성과 맞지 않아 사용되어지지 않고 여전히 위험한 도로위로 건너다니다 로드킬 당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러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앞으로 내가 살면서 갚아야 할(꼭 해야 할 일) 것이 참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위와 같은 일은 ‘인간 대 자연’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인간들 사이에서도 끝을 알 수 없는 욕심과 아집, 불만, 시기와 같은 다음어지지 않은 내면의 모난 부분들 때문에 수없이 상처를 주고받으며, 살육도 두려워하지 않는 아름답지 못한 모습으로 살고 있다.

  ‘나’중심인 현대사회에서 모든 사람과 동물, 식물, 광물의 생명까지도 지키고 사랑하라는 가르침에 헌신한 틱낫한의 「마음속으로 걸어가 행복하라」는 불교의 핵심 계율인 ‘살생하지 말라, 도둑질하지 말라, 음행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술 마시지 말라’의 오계를 현대에 맞게 마음 모으기 수행으로 해석해 놓았다.

  살생과 관련한 어떤 행위도 옹호할 수 없고 정당화될 수 없으며, 비폭력을 실천에 옮기기 위해서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우리들 자신을 평화롭게 다루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다른 이들의 소유를 존중하고, 다른 모든 생명의 고통으로 기인해 이득을 취하지 못하게 막아서야 하며, 내면에 자애(타인을 비롯한 살아 있는 존재에게 기쁨과 행복을 가져다주려는 의도나 능력을 의미)를 키워 착취와 부정과 절도와 압제를 멈추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음과 정신의 교감이 없는 성적 관계로 인해 깨지는 좋은 관계와 성적 학대로 고통 받는 이들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상대를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신뢰 가득한 사랑으로 배우자를 사랑하고 부모를 사랑하고 자식을 사랑하며,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어 주어야 한다. 사랑의 행동을 직접 행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어려울 때에는 남의 말을 잘 들어주고 사랑의 말을 실천하는 것으로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내 입으로 토해 낸 말 한마디가 듣는 이로 하여금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할 수도 있으니 경솔히 판단해 비난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살아가기 위해 꼭 필요한 만큼만 소비해야 하는데, 음식과 중독성 강한 물질, 유해한 영상과 잡지, 쓸데없는 말의 과소비로 사회를 더욱 혼탁하게 하는데 우리의 힘을 실을 것이 아니라 올바른 소비생활을 하도록 촉구한다.

  책을 읽다보니 구구절절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들이 내 안에 선한 의지를 깨워주는 것 같다. 길에 거리낌 없이 휴지를 버리는 아이들을 붙잡고 이야기하거나, 공중 화장실 구석진 칸에서 담배를 피우는 아이들에게 본인의 건강과 2세의 안전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남에게 불편을 주는 행동을 하는 사람을 보면 참지 못해 나서서 해결을 보고야 마는 전투적인(?) 나의 성격이 너무 까칠하고 정 떨어져 보여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겐 그릇된 선입견까지 심어주기에 때때로 상처를 입곤 한다. 잘 못 걸리면 안전을 위협받을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덩달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내가 예사로 보아 넘기지 못하는 이러한 일들이 결국은 나와 나를 둘러싼 환경을 사랑해서 생긴 일임으로 더 열린 가슴과 지혜로운 생각으로 지속되어져야 할 일이라고 본다. 사랑하자, 많이 사랑하고 살자,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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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까투리
권정생 글, 김세현 그림 / 낮은산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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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곱 살 난 딸아이는 우체국 택배로 도착한 「엄마 까투리」를 보자마자 제가 먼저 읽겠다며 냉큼 가지고 갑니다. 아이가 책을 읽는 동안 분주히 집안 정리를 하고 있는데, “정말 감동적이다!”라고 말하며 책을 덮습니다. 권정생 선생님 동화야 워낙 많이 접해봤기에 글에 담긴 서정성이나 그 깊이에 대해 이미 짐작되지만, 무엇이 그리 감동적이냐고 물어봤습니다. “엄마 까투리가 새끼들을 위해서 불에 타 죽었는데, 새끼들이 효자야. 엄마를 버리지 않거든. 엄마가 죽었는데도 흩어져서 먹이를 구해 먹고는 다시 엄마 품으로 돌아와. 엄마의 향기가 좋으니까.”

  아이의 대답을 듣고 나니 대강의 책 내용이 그려집니다. 얼른 책장을 펼쳐보니, 내용에 앞서 권정생 선생님께서 친필로 쓰신 글귀가 보입니다. "까투리 이야기 써 보았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이 어떻다는 것을 일깨워 주기 충분하다고 봅니다. 좋은 그림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 3. 5. 권정생 드림" 선생님께서 세상을 떠나기 얼마 전에 쓰신 글이었다는 것을 알고 나니, 마음이 서글퍼졌습니다. 자신을 강아지 똥에 비유하시며 한 없이 낮은 자의 자리에서 겸손한 모습으로 세상을 사셨지만, 선생님의 글을 읽는 이들에게 남기신 유산은 결코 작거나 보잘 것 없는 것이 아니었음을 알기에 좀 더 오래 사시지 못하고 가심이 안타깝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봄이면 숲의 고마움을 이야기하고 날까지 정해 나무를 심지만, 인간들의 부주의와 건조한 일기가 합세해 기존의 숲을 태우기 때문에 사라져가는 나무들이 더 많습니다. 숲에 불이 났으니 사라지는 것은 나무 뿐만은 아닙니다. 숲에서 사는 동물과 식물, 곤충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명이 불로 인해 재가 되어버리는 모습을 보면서 그저 지켜보는 것 외에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에 가슴이 아플 따름입니다.

  꽃 피고, 새들이 노래하는 봄에 산불이 납니다. 꽃샘바람이 불어오며 이리저리 번져 나가는 산불로 인해 다람쥐도 산토끼도 새들도 모두 불을 피해 달아나는데, 엄마 까투리는 아직 날지 못하는 어린 꿩 병아리 아홉 마리를 두고 갈 수가 없습니다. 날개가 있기에 본능적으로 불길이 덮치면 훌쩍 날아오르지만, 이내 아이들 생각에 다시 내려오기를 반복하다 불길이 더욱 거세어지자 아이들을 품안에 모아 날개로 감싸고 불에 타 죽는 엄마 까투리. 뼈만 앙상하게 남은 엄마 곁을 떠나지 못하고 엄마의 향기를 맡으며 자라는 꿩 병아리들의 모습을 보면서 간담이 서늘해 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자연재해나 갑작스런 사고로 아이나 배우자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어 놓는 숭고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때마다 나라면 어떻게 할까를 상상해 보곤 합니다. 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내 목숨보다 귀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딸아이를 위해 희생할 수 있을까? 내 이성은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본능은 엄마 까투리의 날개를 닮아서 생의 끈을 놓고 싶지 않는다면? 상상만으로 끔찍하고 몸서리 쳐지기에 이내 고개를 저으며 생각을 멈추곤 하지만 분명 쉬운 일은 아닐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쉽지 않은 그 일을 해내고야 마는 것이 어머니의 사랑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그 순간까지 지켜주고 응원하며, 홀로 선 순간에도 늘 제 편에 서서 지지하는 엄마가 있음을 우리 딸이 잊지 않도록 지금 말해 봅니다. “가온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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