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같은 날은 없다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61
이옥수 지음 / 비룡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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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청소년 소설의 효시라 불리는 이옥수 선생님의 소설을 읽다보면 이해하기 힘든 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격려해주고 싶은 생각이 막 든다. 원인 없는 결과가 없다고 하는데, 아이들이 보이는 표면적 행동만으로 얼마나 많은 오해를 하고 사는지 깨닫게 하면서 아이들의 행동이 아닌 행동 이면을 볼 수 있게 만들어준다.

 

작년 연말, 인근 중학교에서 ‘내 인생에 입맞춤을’이라는 주제로 이옥수 선생님을 초청한 자리에서 선생님을 처음 보았을 때의 느낌은 딱 옆집 아줌마였다. 작지만 넉넉한 품이 아이들의 처진 어깨를 잘 보듬어줄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씨 좋은 옆집 아줌마. 강연을 시작하면서 유려하진 않지만 구수한 입담이 청중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었고, 아이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작가의 생각을 아는지 아이들의 반응까지 좋아서 기억에 오래 남는 강연이고 작가였다.

 

이런 연유로 이옥수 선생님의 신간이 나왔다고 했을 때 주저하지 않고 선택할 수 있었다. ‘개 같은 날은 없다’ 제목이 좀 강렬한데 내용 역시 그렇다. 가장 안전하고 따뜻해야 할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무차별적으로 당하는 폭행으로 멍드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이미 성인이 되었지만 아직 자라지 못한 내면의 ‘성인아이’로 인해 우울한 미나 씨와 형을 향한 아버지의 폭행과 형에 의해 폭행을 당하는 강민, 이 둘의 공통분모는 애완견과 오정신과 의원이다.

 

전혀 다른 것 같은데, 읽는 동안 ‘공중그네’의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생각나게 만든 오재덕 원장은 철저하게 의사와 환자의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미나 씨와 강민이를 힘들게 하는 원인을 찾아주고, 선뜻 나서기 어려운 가족 간의 불화에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 지금 바로 잡지 않으면 더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린다. 덕분에 늘 참기만 했던 미나 씨는 엄마에게 울분을 터트리며 쌓였던 설움을 해소하는 시작을 가능하게 하고, 강민이 가족이 ‘폭력 금지, 비폭력 언어 사용’을 곳곳에 써 붙이고 간지러운(?) 대화를 시작하게 만든 은인이 된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이라면, 또 같은 사회의 테두리 안에서 생활한다 하더라도 나에게 큰 비중이 없는 사람들이 보이는 성인아이 기질이라면 구태여 그들의 삶에 개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그러나 사랑과 신뢰, 포용이 기초가 되는 가족이라면 가족 구성원 각각이 지닌 마음의 상처를 들여다보고 치유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조금이라도 빠른 시간 안에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자칫 자존심 때문에, 무관심 때문에, 가족보다 덜 중요한 문제를 가족보다 상위에 두어 관계 회복의 시기를 자꾸 늦추게 되면 감정의 골이 너무 깊게 파인다. 결국 시도만 하다 지쳐 오히려 문제를 건드리지 않았을 때보다 더 안 좋게 만드는 것을 우리는 때때로 친인척을 통해, 드라마를 통해, 뉴스를 통해 확인하면서 살아가고 있으니 이를 알고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폭언과 폭력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와 그로 인한 상처를 글로 거침없이 써내려간 ‘개 같은 날은 없다’로 나와 우리 가족의 마음 건강은 어떠한지 살펴보았다. 동갑내기인 우리 부부가 삼십 대 중반이었을 때, 나이 마흔이면 살아온 인생의 흔적이 얼굴에 남는다고 하니 말과 행동을 함에 있어서 좀 더 부드럽고 지혜로워질 수 있기를 바란다는 대화를 했었다. 어느새 마흔 한 살인 우리는 여전히 이 문제에서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것을 서로 인정했다. 한 사람의 성품이 주변 사람들의 삶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서는 더 잘 알게 될 만큼 세월을 보냈다. 그러나 실망부터 하지 말자, 그래도 우린 아주 조금씩이라도 좋은 쪽으로 변화했고, 그 변화의 선상에 여전히 서 있기에 10년 후, 2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를 이야기했다.

 

지금 과거를 되돌아보면 하늘을 날 것 같은 기쁨도, 가슴이 터져버릴 것 같은 분함이나 성냄도, 찢어질 듯한 슬픔도 모두 대단한 것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꽃 같은 시절은 분명 존재했으나 내 인생에 ‘개 같은 날은 없었다’로 결론지어졌다. 그저 내가 성장하고, 남편이 성장하고, 타인과 관계 맺기가 성장하는 과정이었을 뿐. 요즘은 방황이 젊은 시절의 상징이 되지 못한다. 급변하는 사회 구조와 불황으로 인해 온 국민이 방황하고 좌절하고 우울증을 앓고 있는 듯한 뉴스가 일상이 되어버린 세상이다. 지금 당장은 죽을 것 같은 두려움과 공포, 외로움이 짙게 자신을 에워싸고 있는 것 같아도 조금만 그 상황을 냉정하게 바라보면 결코 ‘개 같은 날’이 없다는 것을 알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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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지는 큰 소리가 무서워 - 읽으면 행복해지는 동화 I'm Happy 아이 앰 해피 11
잉거 마이어 지음, 신민섭 옮김, 제니퍼 캔든 그림 / 루크북스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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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몰라서 아이를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뒤늦게 깨닫는 일이 종종 있다. 아이가 어렸을 때 좋은 것, 신기한 것, 재미난 것을 많이 경험하게 해 준다고 축제나 체험을 가도 잘 보이고 잘 들리는 곳을 자리 잡으려고 노력했는데, 그 때마다 아이는 큰 소리가 무섭다고 귀를 막고 인상을 쓰거나 심한 경우에는 울기까지 했다. 그러면 ‘도대체 얘가 왜 이래?’하면서 열심히 애쓴 내 맘을 알아주지 못하고 함께 즐기지 못하는 아이가 원망스러워 덩달아 인상 쓰고 미운 말 해가며 돌아오는 일도 있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보고 있으면 어린아이가 된 듯 마냥 즐거운 불꽃놀이 역시 뻥뻥 터지는 소리를 무서워해서 귀를 막아주며 예쁜 것을 눈으로만 보자 그래도 싫어해서 아쉬운 마음 가득 안고 자리를 떠난 일도 있었다.

 

얼마 전에는 동네 아이를 봐주는데, 초등학교 1학년인데도 시끄러운 음악이 무섭다고 트렘펄린 장에서 그냥 나와야 했던 일도 있다. 이때도 왜 그럴까 하는 생각이 잠시 스쳐갔지만, 개인적인 성향이겠지(왜냐하면 똑같이 어려도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도 많았기 때문에)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러다 ‘퍼지는 무서워 큰 소리가 무서워’라는 유아 책을 읽으며 내가 아이를 키우면서 무엇을 간과했는지 깨닫고 딸아이에게 한없이 미안한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외동아이이고, 집에서 큰소리 낼 일이 없어 조용히 컸던 아이라 가족 모임에서 사촌 형제들을 만나면 늘 벌어지는 모습, 소리치고 같이 뒹굴고 때때로 싸우는 모습에 스트레스를 받는 모습을 보아왔으면서도 자주 접하지 않았던 크고 시끄러운 소리나 상황에 대해 이해해주지 않고 남과 다르지 않은 말과 행동으로 아이를 더 주눅 들게 만들었던 것이다.

 

큰 것과 큰 소리에 예민한 아기 양 퍼지를 보고 엄마와 아빠는 적극적으로 두려움을 떨쳐버리도록 도와준다. 천둥소리가 나고 번개가 치면 개울이나 사과나무 아래로 가지 말아야 하지만, 비가 와서 아름다운 꽃과 열매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트랙터의 시끄러운 소리는 맛있는 곡식을 기르기 위한 소리라는 것을, 개가 짖음으로 우리가 안전하다는 것을 퍼지가 머리로 알고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곳곳을 함께 다니다.

 

정말 무서운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것들이 자연의 이치고 필요한 것임을 알게 하고 또 두려울 땐 엄마 아빠가 아이를 지켜준다는 것을 믿고 극복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몫인 걸 깨닫게 해주는 그림책을 보면서 또 하나 느낀 건 아이가 다 컸다고 해서 아이 연령에 맞거나 한 발 앞서서 책을 보았는데, 이렇게 낮은 연령을 대상으로 한 책을 읽으니 내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앞으로도 내가 모르는 아이의 세계가 무수히 펼쳐질 텐데, 그 때마다 ‘얘가 왜 이래?’가 아닌 ‘어떤 도움이 필요할까?’를 생각하고 알아보는 엄마가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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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네 미술관 - 아름다운 우리 그림 우리 문화 상상의집 지식마당 6
강효미 글, 강화경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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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예쁘다. 고개만 돌려 나비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다. 털이 어찌나 부드러워 보이는지 손끝으로 살짝 건드려보았다. 그저 종이일 뿐인데, 온기를 품고 있는 듯 보이니 그린이가 누구일까 궁금하다.

 

 

 

김홍도의 ‘황묘농접도’다. “역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김홍도 하면 흔히들 풍속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어진을 비롯해 산수화에도 능해서 한 사람이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다른 느낌을 주는 그림을 그렸으니, ‘천재화가’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됨이 없어 보인다.

 

황묘농접도에서 튀어나온 노란 고양이가 나비와 함께 세상 구경을 나선다. 이제 막 녹색으로 물드는 산천, 논에는 쟁기질이 한창이다. 어느새 새참을 먹는 시간, 군침이 꼴딱 넘어가나 우리 고양이와 나비는 개에게 쫓겨 국물 한 방울 맛도 못 본다.

 

마을로 접어드니 우물가에선 때 이른 더위에 급하게 목을 축이는 아저씨가 보이고, 서당에서는 아이들 글 읽는 소리 대신 훌쩍 훌쩍 우는 소리와 킥킥대는 웃음소리 가득하다.

 

나른한 봄날, 고양이와 함께 시작한 나들이는 우리 조상들이 그린 빼어난 그림과 함께 사계절을 거치고 다시 봄이 되면서 끝을 맺는다. 안견, 신사임당, 김홍도, 김득신, 신윤복, 변상벽의 그림으로 교과서나 교양서, 신문과 같은 매체에서 자주 접해 눈에 익은 그림에 이야기를 입히니 예쁜 그림동화집이 되었다.

 

예술작품은 무엇을 보고 느끼든 감상자의 몫이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게 사실이다. 그림마다 짧게 달린 해석이 나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지만, 명화를 이야기로 연결해 책을 엮으니 느낌이 새롭고 얼마든지 새로운 창작물이 나올 것 같아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그림을 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아름다운 그림이나 조형물들을 더 쉽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책 속에서 스스로 선택한 세 개의 그림을 연결해 이야기를 만들어보라 하니 5분도 안되어 짤막한 이야기가 탄생했다. 아이와 함께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 이어 만들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새로운 책 놀이의 발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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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경제 - 인물로 보는 경제 이야기 상상의집 지식마당 3
서지원 외 지음, 엄수지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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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4학년인 딸아이가 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일곱 살 무렵이었다. 손녀를 무진장 사랑하시는 시아버님 때문에 하루도 거르지 않는 슈퍼 나들이로 달콤한 맛과 돈의 위력을 알게 된 아이가 어느 날, 장사를 시작했다. 원가 6∼7백 원 짜리 총알사탕이 든 자판기를 벽에 붙이고 이용하고 싶은 사람은 돈을 내라는 문구까지 작성해서 붙인 모습을 보고는 아이 없는 방에서 박장대소를 했다.

 

 

귀엽기도 하지만, 벌써 돈을 알아서 어떡하나 싶어 이 무렵부터 용돈기록장 적는 방법을 가르쳤지만, 엄마 말이 곧 법이던 때는 옛말이고 2학년이 되어서 돈을 규모 없이 쓰는 모습에 단단히 혼을 내고 용돈 금지를 선언하고 말았다.

 

어느 성공한 사업가가 ‘가난을 경험하게 하지 못한 것’이 딸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글을 책에서 읽었는데, 부자도 아니고 사회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도 아니지만 참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오래 기억하고 있다. 돈이 삶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건 아니지만 어떻게 벌고 쓰는지, 왜 아껴야 되고 때론 통 크게 쓸 줄 알아야 하는지 모르는 건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도 자주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고 노력한다.

 

‘돌고 도는 경제’는 인물을 통해서 경제를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과거와 현재의 실존 인물과 고전 또는 명작 속 인물을 등장시켜 경제와 관련한 개념을 정리해주고, 비단 시장이나 생산성 같은 부분만 아니라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능력을 키워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또한 부자나 가난한 자나 가리지 않고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공재와 공공재의 관리, 공공재를 이용할 때 유념해야 되는 일도 짚어준다.

 

 

 

돌고 돌기에 돈이 돈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말이 있는데, 나보다 더 세계를 많이 돌아보는 존재가 바로 돈이니 참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물물교환 이후 생겨난 화폐와 이를 맡아도 주고 필요한 이에게 빌려주기도 하는 금융기간, 시장, 수요와 공급, 생산성, 주식과 투자, 무역 등 많이 듣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제 용어와 이들의 원리를 재미있고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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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착한 부자들 - 함께 사는 세상을 위한 '나눔' 상상의집 지식마당 5
서지원 외 지음, 박정인 외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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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을 끊은 지 오래되었지만 가끔 와인을 한 잔씩 하는 남편, 아빠가 와인을 마시는 시간을 무척 좋아하는 딸아이. 평상시엔 출근시간이 이르고 퇴근시간도 늦은 한편, 일이 고되어 아이와 함께 조곤조곤 이야기 나눌 시간이 나지 않는데, 와인 한 잔 하는 날이면 맛난 안주거리와 아빠가 들려주는 재미난 이야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르기 때문이다. 만능잡학박사인 듯한 남편과 아이가 나누는 대화를 옆에서 듣다 보면 나 역시 뿌듯하고 즐겁다.

 

이때, 마냥 즐거운 이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며 갖추어야 할 성품이나 자세에 대한 이야기도 곧잘 하는데, 한 날은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그냥 부자는 자신과 가족을 편안하게 해주는 부자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큰 부자가 되어 지구 반대편에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 우물도 파주고, 학교도 지어주는 그런 부자를 꿈꿔라, 큰 부자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니다. 마음이 어렵고 힘든 사람을 향해 열려 있어야 한다. ‘타인능해’ - 어떤 사람이라도 풀 수 있다는 뜻인데, 아주 오래 전에 한 부자가∼∼∼...”

 

여기까지 듣다가 깜짝 놀랐다. 어? 남편이 나와 같은 책을 읽었는가 싶어서였다. 며칠 지나 혹시‘세상을 바꾼 착한 부자들’이란 책을 읽었냐고 물었더니, 아니란다. 역시 남편의 지식 창고는 별의 별것들이 다 있구나 또 한 번 감탄을 하며, 아이와 함께 다시 한 번 착한 부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세상을 바꾼 착한 부자들’에 실린 따뜻한 이야기에는 크게 다섯 장으로 되어있다.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무엇인가를 보여준 프랑스 칼레의 용감한 시민들과, ‘타인능해’의 주인공 류이주 선생님. 류이주 선생님의 특별한 나눔 덕분에 동학혁명과 의병항쟁, 6.25 전쟁 등 무수히 많은 역사 속 아픔을 겪었으면서도 지금까지 훼손되지 않고 보존된 고택 ‘운조루’ 이야기 역시 가슴을 따뜻하게 해준다.

 

개인적으로 얼마든지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었지만, 고생해서 만들어낸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을 무상으로 나눠주며 나눔을 실천한 안철수 선생님, 부귀영화를 모두 갖춘 육형제가 모든 것을 정리해 빼앗긴 나라를 되찾기 위해 애쓴 이회영 선생님과 그 형제들의 이야기, 전 세계 어린이들의 행복을 위해 ‘세이브더칠드런’을 만든 에글렌타인의 이야기까지 모두 세상을 향해 특별한 사랑을 전해 준 아름다운 이들에 대해 소개해주고 있다.

 

당장 어려울 땐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지만 계속 채우기만 해서는 진정한 행복이나 감동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을 알려준다. 조금 부족해도 함께 사는 것의 즐거움을 맛보고,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마음의 다리를 견고하게 해주는 것이야말로 인생을 값지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란 걸 우리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 이 책을 한동안 눈에 잘 띄는 장소에 두고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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