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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네 미술관 - 아름다운 우리 그림 우리 문화 ㅣ 상상의집 지식마당 6
강효미 글, 강화경 그림 / 상상의집 / 2012년 5월
평점 :
참 예쁘다. 고개만 돌려 나비를 바라보는 고양이의 모습이 금방이라도 살아 움직일 것 같다. 털이 어찌나 부드러워 보이는지 손끝으로 살짝 건드려보았다. 그저 종이일 뿐인데, 온기를 품고 있는 듯 보이니 그린이가 누구일까 궁금하다.

김홍도의 ‘황묘농접도’다. “역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김홍도 하면 흔히들 풍속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어진을 비롯해 산수화에도 능해서 한 사람이 이렇게 다양한 주제로 다른 느낌을 주는 그림을 그렸으니, ‘천재화가’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됨이 없어 보인다.
황묘농접도에서 튀어나온 노란 고양이가 나비와 함께 세상 구경을 나선다. 이제 막 녹색으로 물드는 산천, 논에는 쟁기질이 한창이다. 어느새 새참을 먹는 시간, 군침이 꼴딱 넘어가나 우리 고양이와 나비는 개에게 쫓겨 국물 한 방울 맛도 못 본다.
마을로 접어드니 우물가에선 때 이른 더위에 급하게 목을 축이는 아저씨가 보이고, 서당에서는 아이들 글 읽는 소리 대신 훌쩍 훌쩍 우는 소리와 킥킥대는 웃음소리 가득하다.
나른한 봄날, 고양이와 함께 시작한 나들이는 우리 조상들이 그린 빼어난 그림과 함께 사계절을 거치고 다시 봄이 되면서 끝을 맺는다. 안견, 신사임당, 김홍도, 김득신, 신윤복, 변상벽의 그림으로 교과서나 교양서, 신문과 같은 매체에서 자주 접해 눈에 익은 그림에 이야기를 입히니 예쁜 그림동화집이 되었다.
예술작품은 무엇을 보고 느끼든 감상자의 몫이지만,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게 사실이다. 그림마다 짧게 달린 해석이 나와 같기도 하고 다르기도 하지만, 명화를 이야기로 연결해 책을 엮으니 느낌이 새롭고 얼마든지 새로운 창작물이 나올 것 같아 ‘나도 한 번 해볼까?’하는 생각과 함께 이렇게 그림을 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아름다운 그림이나 조형물들을 더 쉽고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에게 책 속에서 스스로 선택한 세 개의 그림을 연결해 이야기를 만들어보라 하니 5분도 안되어 짤막한 이야기가 탄생했다. 아이와 함께 번갈아 가면서 이야기 이어 만들기를 해도 좋을 것 같다. 새로운 책 놀이의 발견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