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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 도는 경제 - 인물로 보는 경제 이야기 ㅣ 상상의집 지식마당 3
서지원 외 지음, 엄수지 그림 / 상상의집 / 2011년 12월
평점 :
초등 4학년인 딸아이가 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일곱 살 무렵이었다. 손녀를 무진장 사랑하시는 시아버님 때문에 하루도 거르지 않는 슈퍼 나들이로 달콤한 맛과 돈의 위력을 알게 된 아이가 어느 날, 장사를 시작했다. 원가 6∼7백 원 짜리 총알사탕이 든 자판기를 벽에 붙이고 이용하고 싶은 사람은 돈을 내라는 문구까지 작성해서 붙인 모습을 보고는 아이 없는 방에서 박장대소를 했다.

귀엽기도 하지만, 벌써 돈을 알아서 어떡하나 싶어 이 무렵부터 용돈기록장 적는 방법을 가르쳤지만, 엄마 말이 곧 법이던 때는 옛말이고 2학년이 되어서 돈을 규모 없이 쓰는 모습에 단단히 혼을 내고 용돈 금지를 선언하고 말았다.
어느 성공한 사업가가 ‘가난을 경험하게 하지 못한 것’이 딸에게 가장 미안하다는 글을 책에서 읽었는데, 부자도 아니고 사회에서 크게 성공한 사람도 아니지만 참 공감이 가는 내용이라 오래 기억하고 있다. 돈이 삶에서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건 아니지만 어떻게 벌고 쓰는지, 왜 아껴야 되고 때론 통 크게 쓸 줄 알아야 하는지 모르는 건 그만큼 다양한 경험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하기에 쉽게 접할 수 있는 책이라도 자주 읽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려고 노력한다.
‘돌고 도는 경제’는 인물을 통해서 경제를 쉽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과거와 현재의 실존 인물과 고전 또는 명작 속 인물을 등장시켜 경제와 관련한 개념을 정리해주고, 비단 시장이나 생산성 같은 부분만 아니라 세상에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그 능력을 키워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기업가 정신에 대해서도 알려준다. 또한 부자나 가난한 자나 가리지 않고 편의를 제공받을 수 있는 공공재와 공공재의 관리, 공공재를 이용할 때 유념해야 되는 일도 짚어준다.

돌고 돌기에 돈이 돈으로 불리기 시작했다는 말이 있는데, 나보다 더 세계를 많이 돌아보는 존재가 바로 돈이니 참 적절한 표현이라 생각된다. 물물교환 이후 생겨난 화폐와 이를 맡아도 주고 필요한 이에게 빌려주기도 하는 금융기간, 시장, 수요와 공급, 생산성, 주식과 투자, 무역 등 많이 듣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경제 용어와 이들의 원리를 재미있고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