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도우면 내가 행복해 - 세상을 밝힌 봉사의 선구자들 어린이 마음 교과서 4
정영화 지음, 강화경 그림 / 스콜라(위즈덤하우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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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역아동센타에서 투터(Tutor 학습도우미)로 근무하다보면 많은 자원봉사자를 만나게 됩니다. 한문과 영어, 피아노, 클레이 등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아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그들을 볼 때마다 ‘나눔’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숨 가쁘게 달리면 걷고 싶고, 걷다보면 앉고 싶고, 앉아있다 보면 눕고 싶은 게 사람들 습성인데, 자발적으로 찾아서 봉사하는 모습을 보이는 그들의 모습 속에선 지치고 힘든 기색이 아니라 밝고 환한 빛으로 가득 차 있으니, 남을 돕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요약해서 정의하긴 어렵지만 분명 베푸는 이에게 채워지는 무언가가 있나봅니다.

  날로 메말라 가는 현대사회에서 자기일이 아니면 굳이 나서지 않는 게 오히려 미덕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일수록 우리의 아이들이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利他)적인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나서서 가르쳐야 한다고 봅니다. 세상을 밝힌 봉사의 선구자들 「남을 도우면 내가 행복해」는 다른 사람을 돕고 나누면 더 큰 행복이 찾아온다는 것을 아이들에게 가르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줍니다.

  폐결핵 치료법을 개발해 의사로서 부와 명예를 얻고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었지만, 가난과 사회 문제로 인해 아픈 사람이 더 많아지고 끊이지 않는다고 생각해 에스파탸와 중국의 전쟁터에서 의료봉사를 하다 죽어간 의사 노먼 베순. 22세의 젊은 나이에 철학교수가 되었으나 노동자와 함께 하는 삶을 택해 고통 받는 민중의 대변인이 되었던 ‘꺼지지 않은 불꽃과 같은 여자’ 시몬 베유. 전쟁에서 수류탄 사고로 두 눈을 실명했으나 맹인으로서는 최초로 대학에 입학해 목사가 되어 시각장애인 전문병원을 설립하고 소외계층을 위해 헌신하여 남자 ‘헬렌 켈러’라 불리는 김선태 목사. 나환자촌에서 극심한 고통과 멸시로 마음을 닫고 사는 환자들에게 다가가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급기야 자신도 나병에 걸리게 되지만, “이제 나환자들에게 ‘우리’라는 말을 쓸 수 있게 되어 차라리 마음 편하다.”라며 기뻐한 다미앵 신부. 누구도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 인종 차별에 저항하고 인도의 독립을 이끈 비폭력 저항가 간디. 16세기 조선, 명문 사대부가에서 태어나 가난한 백성을 구제하기 위해 장사를 하고 ‘토정’이라는 복지관을 지어 사회복지 사업에 평생을 몸담은 복지가 토정 이지함.

  이름만으로도 그들의 선하고 아름다운 일생이 그려지는 봉사의 선구자들입니다. 모두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세상을 여유롭고 평온하게 살 수 있었던 이들이 그렇게 살지 못한 이유는 아마도 ‘세상을 향한 뜨거운 사랑’일 것이라 봅니다. 아름다운 세상, 살만한 세상을 비젼으로 삼았기에 자신의 몸이 망가지는 것도, 이름이 욕되는 것도 참을 수 있었을 테지요.

  요즘은 중고등학교에서도 의무봉사시간을 두어 주로 방학기간을 이용해 봉사활동을 하러다닙니다. 때문에 지역아동센터에는 한 날에 1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와서 북새통을 이룰 때도 있습니다. 생각이 여문 아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할 일을 찾거나 그러지 못할 때엔 해야 할 일을 물어 곧잘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같이 온 아이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거나 열심히 핸드폰을 이용해 통화나 게임을 하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이때마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의무 봉사시간을 채울 것만 강요하지 말고 ‘봉사의 의미’부터 철저하게 가르쳐줘야하지 않나 싶은 생각과 함께 마음이 씁쓸해집니다. 사람을 사랑한 여섯 분의 아름다운 행위를 책에서나마 보고 배워 봉사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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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녀의 일기장
전아리 지음 / 현문미디어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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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천재’


올해 겨우 스물 셋인 전아리를 사람들은 이렇게 부른다. 푸른작가 청소년 문학상, 문학사상 청소년 문학상, 정지용 청소년 문학상, 세계청소년 문학상 등의 수상 목록이 이를 증명한다. 그녀가 쓴 글을 읽기도 전에 그 풋풋한 나이 ‘스물 셋’이 주는 설레임에 내가 그녀만할 때 나는 무엇을 했었나 생각했다. 평범한 일상이 ‘싫다’에서 ‘견딜 수 없다’로 바뀐 뒤, 내 잔잔한 일상을 뒤엎을 만한 것을 찾아 헤매다 59명의 남자들 틈에 끼어 자동차정비란 걸 배우며 내 스스로가 선택한 일에 대해 후회하면 안 된다는 오기로 기름단지에서 손을 담근 채 1년을 살았던 나의 스물 셋 시절이 스쳐 지나간다.

부럽다. ‘읽고 또 읽었더니 쓰고 싶더라’는 전아리.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한 후 사람들 얼굴만 봐도 이야기가 떠오른다는 그녀. 좋아하는 것을 일찍 찾아 전념할 수 있었고, 좋아하는 것이 일이 되었으니 정말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면서도 ‘그래봤자 갓 스물 넘은 아가씨가 쓴 글이 얼마나 대단하겠어?’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다 내 손에 담긴 푸른색 배경에 재미난 그림이 아기자기하게 채워져 있는 책 「직녀의 일기장」을 읽게 되었다.

어디에서 어긋나 냉담한 부부생활을 하게 되었는지 모르는 부모님과 엄마의 모든 기대를 받으면서 그다지 선전하지 않는 한 살 위의 오빠를 둔 직녀. 직녀로 말할 것 같으면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는 학교의 짱이며 오감의 느낌 그대로가 행동으로 나오는 못 말리는 여교생이다. 지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면 왕따의 자리로 추락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에 살아남기 위한 사고를 치는 직녀와 공부도 좋지만 대학 가기 전에 좀 놀아봐야겠다며 직녀 패거리에 자진해서 들어온 모범생 민정이, 쿨한 엄마가 계시기에 그 미래가 밝아 보이는 가벼움의 대명사 연주가 함께 벌이는 일상속의 소소한 일들이 통통 튀는 문체로 그려진다.

 

겉보기엔 온 동네가 인정하는 노부부지만, 틈만 나면 노래방에서 노는 불량 할아버지의 행동을 눈감아주고 용돈을 챙기고 엄마와 소원한 관계인 아빠의 회사 여직원들 사이에서 실속을 챙기는 영악한 직녀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격인 못 말리는 초딩에게 당해 절도범으로 몰려 유치장 경험도 하는 어리숙한 면도 있다. 전국에 자판기를 설치해 그 동전을 수거하며 살겠다던 엉뚱한 꿈을 갖고 있던 직녀가 연주가 맹장수술을 받고 누워있는 병원에서 아픈 사람들 위에서 군림하는 간호사를 보고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며 처음 듣는 지방대의 간호학과 수시전형에 합격하기까지의 다사다난한 이야기들은 웃기지만 순간순간 읽어 내려간 부분을 다시 거슬러 올라가 읽게 만드는 부분이 많다. 남이 훔쳐 읽어도 절대 앞뒤 상황을 예측할 수 없도록 한 줄로 쓴 직녀의 일기만 하더라도 그냥 쓱 읽고 지나가기 쉽지 않을 정도의 여운을 남긴다.

  읽기에 부담이 없는 단문과 빠른 상황전개는 쉽게 소설 속에 빠져들게 만들면서도 청소년들의 일상과 일탈, 고민들이 잘 버무려져 맛을 내는 전아리의 「직녀의 일기장」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은 주인공들의 나이에서 크게 웃돌지 않는 작가 자신의 생각과 감성이 소설에 녹아 있어 어색함이 없다는 것이다. 아직 젊기에 전아리가 독자들에게 풀어줄 보따리의 크기를 짐작할 수가 없다. 전아리의 성장에 따라 그녀의 작품도 성장을 거듭할 것이고, 그 작품을 읽는 이들도 함께 성장해 갈 것이다. ‘읽고 쓰는’것이 일상인 그녀에게서 또 어떤 맛깔 나는 책 읽기를 할 수 있게 될까를 기대하게 되는 소설이었다.

 

책 속에서...

“왜 자기 마음을 아는 게 더 어려울까? 내 생각엔, 스스로가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다고 확신하는 데에서 문제가 비롯되는 거 같아. 사람이 사람을 완벽하게 파악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거야. 그 사람이 나 자신이라고 해도. 때문에 나에 대해선 내가 제일 잘 안다는 오만을 품기에 앞서서, 나 자신에 대해 계속해서 알아 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타인의 죽음이 너무 허무하다고 느껴지는 것은, 우리더러 삶을 좀 더 쉽게 받아들이며 살라는 세상의 암시가 아닐까. ‘끝은 이렇게 간단하고 순식간이야. 그런데도 너 계속 그렇게 미적거리며 우울하게 살래?’라는 투로 말이다.

어른들에게는 어떤 매뉴얼이 있는 모양인지, 아이들만 보면 지칠 줄 모르고 물어 대는 질문의 유형이 뻔하다. ‘넌 커서 뭐 될래?’, ‘넌 대체 왜 그러니?’등등. 그러나 정작 ‘너는 어떤 사람이니?’, ‘너는 누구니?’라는 질문을 건네는 사람들은 없다. 본인들이 묻고 싶은 질문만 툭툭 던지고는, 그 답이 자신들이 지닌 모범 답안과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에 따라 그 아이가 어떤 사람인지를 판가름한다. < 메모..2008년 9월 5일 가온아, 넌 누구니? 엄마 딸! 그리고? 엄마의 보물! 또? 무엇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보석! (앞으로 1년 후,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엔 어떻게 대답할지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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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샤오민, 중국 경제를 말하다
량샤오민 지음, 황보경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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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곡물 값, 최대 37% 하락 - 국제 유가 하락 ․ 달러 강세 ․ 생산량 증가 ․  수출통제 해제 등이 원인으로 작용, 하지만 아직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과 인도의 경제성장으로 곡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 [중앙일보 2008. 9. 12.]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가 전국적으로 확산, 중국 경제의 중심인 상하이(上海)는 7월에만 부동산 가격이 24% 폭락, 중국 부동산시장의 약세 전환이 중국 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 [한국일보 2008. 9. 12.]

벌크선(건화물선) 시황의 지표인 발틱해운지수(BDI)가 폭락해 해운 및 조선업계에 비상, 벌크선 과잉공급, 중국 경제둔화 영향으로 ․ ․ ․ BDI 하락은 철강석 등 ‘원자재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신호탄’으로 해석. [파이낸셜 뉴스 2008. 9. 12]

오늘 새벽에 인터넷에 뜬 중국관련 경제뉴스들이다. 곡류 값이 내려갔다는 반가운 소식이나 중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 조선업계의 비상등 이제 경제를 이야기할 때 중국을 빼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요즘 세계의 경제흐름을 놓고 이야기하기에 버거움을 느끼는 사람들이라도 우리나라의 경제가 중국과 얼마나 많은 연관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몸소 체험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할 이야기가 많다. 거대한 공룡에 비유되는 중국에 환상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저가를 무기로 쏟아져 들어오는 중국 물품에 대해 비명을 지르기도 한다. ‘Made in China'가 아닌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요즘, 어쩌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Made in Korea'를 발견하면 기뻐서 다시 한 번 쳐다보게 된다.

세계화 시대가 되었기 때문에 더더욱 ‘돈’과 ‘무한경쟁’에서 무관할 수 없는 지금, 세계의 경제를 엎치락뒤치락 할 수 있는 중국에 대해 좀 알아두어야 할 것 같아 읽게 된 「량샤오민, 중국경제를 말하다」는 정확히 내가 의도한 것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중국경제가 아닌 경제 자체를 말한 책이라고 보아야겠다. 중국을 대표하는 경제학자인 량샤오민이 쓴 경제 에세이 시리즈인 이 책은 경제개념과 맞물려 개인과 기업, 국가와 세계를 진단한다.

경제학이 돈을 벌거나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 아닌 삶을 제대로 볼 수 있게 하는 ‘삶의 철학’이라는 저자의 말처럼 글 구석구석에 돈과 관련한 인생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돈이 없으면서 ‘과시’하고 싶어 하는 허세가 있다면 먼저 열심히 땀 흘려 일해야 하며, 외모 시장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내면의 아름다움이라는 것, 완벽함이나 이상주의자들의 결혼과 일은 끊임없이 완벽을 추구하다 노이로제나 우울증 같은 부작용을 낳는다고 지적한다. 민간경제의 승리로 대표되는 소금 판매 기업 ‘진상’의 성공과 현재의 은행 역할을 담당했던 ‘표호’의 엄격하고 효율적인 관리와 경영, 기업 정신 등을 귀감으로 삼을 만 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한다.

책의 4장에는 중국과 세계에 대한 시각을 넓혀주는 경제학 양서들이 있다. 책의 주된 내용과 량샤오민의 생각이 적절히 녹아 있기에 두껍고 딱딱한 경제관련 서적을 보는데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그만이다. 소개한 책은 <Nuts! 넛츠>, <중국의 세기>, <자본의 모험>, <효용함수의 치명적 유혹>, <이것이 진짜 한국이다>, <저소득층 시장을 공략하라>, <성장, 그 새빨간 거짓말>, <행복한 두 사람>, <아담 스미스 구하기>이다.

내가 예측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내용의 책이지만, 중국을 비롯해 ‘돈’과 관련해서 자유로울 수 없는 세계 모든 국가가 안고 있는 문제와 완벽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절한 대안이 함께 들어있다고 본다. ‘돈으로 사람을 만들지 못한다’는 저자의 말이 머릿속과 가슴속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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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
박미희 지음 / 폴라북스(현대문학)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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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성엄마’

  이 단어가 풍기는 느낌은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의 경우 판이하게 다르다. 극성엄마라고 말하는 사람 역시 단순하게 이 말을 뱉는 것이 아니라 한편으로는 부러움, 또 다른 한편으로는 시기심이 함께 공존한다. 열정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엄마의 적극성이나 정성이 부러우면서도 자신의 게으름이나 환경 등의 이유로 그만큼 하지 못할 때 상대를 깎아내리고 싶은 시기와 질투의 감정이 생기는 것이다.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노력이 극성스러움으로 폄하되는 것에 대해 씁쓸함을 느끼고 자신이 가는 방향이 맞는가에 대해 혼란을 겪기도 한다. 그러하기에 이 말을 쓰고자 하는 사람은 정말 필요한 말인지 생각해보고 말하며, 듣는 사람도 그러한 말을 들었을 때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남들이야 뭐라 말하든 나는 나의 갈 길을 간다’며 당당히 극성엄마라는 타이틀을 개의치 않고 엄마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흐트러짐 없이 해내며 어린 딸을 세계무대에 진출시킨 엄마가 있다. 박미희. 여태 ‘피겨계의 요정 김연아의 엄마’로만 불리던 그녀가 아이의 재능을 발견하면서 영광스런 오늘이 있기까지 쉼 없이 달려온 지난날을 뒤돌아보고 계속해서 날아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담겨있는 「아이의 재능에 꿈의 날개를 달아라」에서는 평범한 엄마가 극성엄마로 변하는, 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화면에서 선수들의 연기와 기술을 잠깐 보는 우리들에게는 2회전, 2회전 반, 3회전 하는 것들의 차이를 눈으로 알아보기도 어렵지만, 반 바퀴의 차이가 얼마나 큰 차이인지도 잘 모른다. 그런데 2회전을 완성하고 2회전 반을 성공시키는데 김연아 선수만 해도 2년이 걸렸다고 한다. 동작 하나를 완성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2년이면 보통 1만 번 이상의 연습이 필요하다고 하니, 선이 가는 김연아 선수의 모습이 눈에 선해지면서 지루하고 힘든 싸움에서 이겨내고 세계의 선수들과 어깨를 당당히 한 그녀가 더더욱 자랑스럽게 느껴졌다. 그리고 그것을 단 한 차례도 빠뜨리지 않고 온전히 지켜보며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한 번이라도 덜 넘어질 수 있게 연구하며 코치가 할 수 없는 세세한 부분을 챙겨주었던 엄마의 힘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10년 넘는 세월 동안 슬럼프도 있었고 부상도 있었으며 사람들로 인해 마음이 다치는 일도 수없이 많았지만 그것들을 모두 이겨내고 정상에 선 김연아 선수와 함께 빛나는 이름 박미희. 앞으로도 김연아 선수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지금까지 유지해 온 자세와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끝까지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선수가 되어주길, 돕는 엄마가 되길 소망하며 아름다운 모녀 박미희와 김연아에게 박수를 보낸다.

*** 책 속에서 ***

엄마들은 힘이 세다. 환경이나 먹거리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엄마들의 마음에도 가장 밑바닥에는 ‘내 아이’가 있다. 내 아이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는 필요에 의해서 사회적인 관심까지 넓혀가는 것이다. 엄마는 전문가도 될 수 있고, 사회를 바꿔놓을 수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던 순둥이 주부였던 나도 피겨와 운동의 원리에 대해 줄줄 꿸 수 있을 정도가 되었으니 말이다. 모든 것이 ‘엄마’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일이다.

세상에는 수많은 전문가가 있다. 하지만 내 아이에게 엄마는 제1의 전문가가 될 최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그 행복한 특권을 버릴 이유가 어디 있을까. 생각을 바꿔보자. ‘부모라는 짐’으로 생각하지 말고, ‘내 아이에 관한 제1의 전문가’로 스스로를 인식하지. 밥 한 숟가락 챙겨주는 손길에도 자부심이 생길 것이다.

기본에 충실하면 언젠가는 그 보답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법을 지키며 우직하게 사는 것이 바보스럽게 보일 때도 있지만, 결국은 그것이 큰 것을 얻는다. 작은 스케이트 세계 안에서도 그 진리를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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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라, 세상이 어두울수록 - 허수경 자전 에세이
허수경 지음 / 문학사상사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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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V나 라디오를 거의 접하지 않고, 연예인들의 일상에 대해 쉼 없이 올라오는 인터넷 게시물도 거의 클릭하지 않기에 누가 누구랑 이혼을 하고, 누구와 연애를 하며 어떤 곤경에 처했는지, 누가 인기가 많은지 도통 알지 못하는 나다. 때문에 20대 초반에 MC로 활약하던 방송인 허수경씨가 이혼을 두 번씩이나 했다는 것, 비혼모로 아이를 낳았다는 것을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되어 잠시 충격에 빠졌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결혼과 이혼, 재혼 등이 너무나 쉽게 이루어지고 있는 세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일개 연예인의 이혼이 뭐 대수냐 싶겠지만, 청초한 이미지와 정감어린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살갑게 다가왔던 허수경씨의 영상이 순간적으로 스치면서 ‘두 번의 이혼과 비혼모’라는 몇 안 되는 단어 속에 얼마나 많은 아픔과 상실이 있었을까,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데 젖 먹던 힘까지 모두 끌어내야 했으면서도 남몰래 숨죽인 눈물과 한숨이 얼마나 컸을까를 생각하니, 결혼 후 한두 번쯤 이혼을 생각해보지 않은 사람 없듯이 나 역시도 그러한 때가 있었기에 정말 남일 같지 않고,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로서의 동질감도 동시에 느끼게 되었다.

  공인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퍼부어지던 악플과 비혼모라는 것에 대한 도덕적 반대 입장, 종교적 시선 등으로 보아 결코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허수경씨의 삶은 그녀의 책 「빛나라, 세상이 어두울수록」에서 꾸밈없이 드러난다. 어떤 사람들처럼 ‘이젠 다 용서했다. 오히려 감사하다’라고 감히 말하지 못하고 그간의 아픔과 아이를 갖고픈 개인적 욕심이 혹여 딸 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 속에서의 절박한 기도는 함께 별이의 행복을 기원하는 기도로 향하게 된다.

  방송 일과 육아, 집안의 맏딸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느라 육아일기장도 몇 달을 손대지 못할 만큼 정신없으면서도 책을 내게 되었던 이유는 10년 후, 20년 후가 되면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이 잊히거나 아득해질까봐 조바심이 나서였다고 한다. 아직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과거를 정리하면서 아이가 주는 기쁨에 하루하루가 감사함으로 넘쳐나는 일상들, 거기에 훗날 별이가 자랐을 때 전해질 엄마의 간절한 마음이 담긴 편지들을 읽으면서 수없이 흐르는 눈물을 닦아야 했다.

 ‘기쁠 때보다 아플 때 더 많이 사랑해라’는 인생선배인 허수경씨가 내게 주는 귀한 선물이다. 아픔을 주는 모든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는 것만을 소원하며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사는 내게 좀 더 처절하게 사랑하라고 가르쳐 준다. 생명이라고 부를 수도 없을 때에 그녀의 뱃속에서 죽어간 아이들, 어렵게 시험관아기 시술로 태어난 별이를 보며 정말 평범하게 건강하게 내 딸로 태어나준 가온이가 말로 표현못할 만큼 고맙다. 가장 힘들고 아플 때에도 여전히 그녀를 지지하며 다독여주시는 부모님의 사랑은 지금도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최선의 노력을 하시며 자식들을 사랑해주시는 나의 부모님을 떠올리게 만들어준다.

  결국 나는 한 여자가 바닥을 친 고통 속에서 헤매다 찾은 고귀한 깨달음들로 내 마음에 기쁨을 얻고 길을 찾게 된다. 나의 남은 삶도 지금까지 지내온 것과 마찬가지로 크고 작은 굴곡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돌아가거나 뛰어넘을지언정 뒷걸음치지 않고 주저앉지 않을 것임을 믿는다.

  “허수경씨, 엄마아빠가 모두 있는 상태의 축복 받은 탄생이 아니어서 말들이 많겠지만, 그 이유만으로 허수경씨가 좋은 엄마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그래서 별이가 불행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은 하지 마세요. 엄마아빠가 모두 있어도 준비되지 않은 결혼과 육아로 인해 실험실의 쥐처럼 육아실습대상 아이들이 정말 많잖아요. 그에 비하면 허수경씨는 정말 준비된 엄마라고 봅니다. 훗날, 20년이나 30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에 아름답고 행복한 모녀 허수경씨와 별이의 이야기를 읽고 싶습니다. 파이팅∼”




바닥을 친 고통 속에서 다시 일어서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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