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잉글포츠 GO! GO! 4 : up과 down으로 대결하라! - 초등 필수 영어 학습 만화
Clare Lee 콘텐츠, 송시온 글, ZOO 그림 / 좋은책꿀단지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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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영어가 출판물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가를 새삼 느끼고 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대한민국 땅을 벗어나서 살 계획도 없고, 영어 못한다고 살면서 크게 불편함을 느낀 일도 없기에 영어에 목매달고 사는 사람들이 참 이해되지 않지만, 아이 세대를 생각하면 ‘그래도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게 낫지 않나? 나야 중학교 때 처음 교과 시간에 영어를 접했지만, 지금은 초등 3학년이면 영어를 배우게 되니 잘 못하면 다른 과목을 못했을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를 똑같이 받겠구나.’ 생각하니 아이에게는 좀 더 신경이 쓰인다. 그렇다고 해서 일주일에 한두 번 오는 방문 선생님은 영 믿음이 안가고, 매일 학원에 보내자니 이 때 아니면 실컷 놀 시기가 이젠 없을 텐데 벌써부터 아이를 고생시키는 게 마음 아파 아직은 피아노 레슨과 도서관만 열심히 다니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의 주파수가 맞추어진 영어에 나 역시 곁눈질이 되는지라 아이들 눈높이에서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학습서가 있다고 하면 겉표지라도 한 번 쓸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래서 알게 된 「도전! 잉글포츠 GO! GO! 4권」 영어와 스포츠를 결합해 만들어진 제목인 게 분명한데, 책을 읽다보니 앞서 나온 1, 2, 3권도 궁금하게 만든다. 영어와 재미를 동시에 잡겠다는 작가의 취지에 맞게 등장인물도, 이야기의 전개도 흥미롭다.

4명의 주인공들을 성만 빼고 부르면 ‘우리 나라 좋은 세상’인데, 세상의 아이들이 모두 이 아이들만 같다면 정말 살만한 세상을 만날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생긴다. 시리즈의 4번째인 ‘up과 down으로 대결하라!’에서는 이야기의 흐름에 맞게 단어 up과 down이 들어가는 숙어를 자연스럽게 대입시켜 숙어에 익숙해지게 만든다. 

영어를 잘 하려면 단어를 많이 알아야한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단어들이 모여서 전혀 새로운 뜻을 지닐 수 있다는 것은 간과하고 있었다. 어린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한 음절, 한 음절 배우기보다는 통문장으로 배운다던데, 영어 역시 우리말과 다른 언어지만 배우는 방법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4권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테니스와 피겨스케이팅을 선보였다. 얼마 전 폐막한 동계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피겨 스케이팅 부문의 금메달을 안겨준 김연아 선수 덕분에 이 운동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는데, 주인공들이 다니는 민속초의 라이벌인 신라초 선수들을 만나면서 전국대회 예선 마지막 경기는 점점 그 열기를 더해간다. 

예쁜 그림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겐 TV에서 방영되는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익숙한 형태의 캐릭터들과 익살스런 몸짓, 그 속에서도 힘을 합쳐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해가는 과정이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그리고 보너스!! 1〜3권에 나왔던 숙어들이 부록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나온 것. 이것만 봐도 횡재한 것 같은 느낌인데, 아마도 이는 나만 느끼는 게 아닐 것 같다.만화와 스포츠를 통한 영어 공부 비법, 스폰지처럼 말랑말랑한 뇌를 가진 아이들에겐 정말 가능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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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 3 : 동사한 소녀를 동사로 살려라 - 영재로 키우고 싶은 우리 아이에게 꼭 필요한 미국식 영문법
이미도 지음, 최진규 그림 / Faust(파우스트)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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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구입한 책들이 택배로 도착해 뜯었더니 아이가 달려들어 법정 스님의 책을 앞에 두고 손가락으로 제목을 짚어가며 ‘All for one! One for all’이라고 읽는다. 문학의 숲에서 두 번째 출간한 법정 스님의 법문집의 제목이「한 사람은 모두를 모두는 한 사람을」이니 아이의 말이 맞다. 신기한건 위의 영어문장을 아이가 기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이가 느낄 자랑스러움을 더 크게 느끼게 하고자 “와, 가온이가 이런 것도 아네. 어떻게 알았어? 엄마도 모르는 것을?”하고 물었다. 답은 이미도 선생님의 어린이 영문법 책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에 있었다. 처음 출간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권까지 나와 우리 아이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아이스크림 천재영문법」덕분에 영어라면 끔찍하게도 싫어하던 아이가 실수로 쏟은 물이 어쩌다 영어 알파벳과 모양이 비슷하면 ‘영어다!!’하면서 반겨할 정도가 되었다. 

아이가 좋아하니 덩달아 좋아지는 게 엄마의 마음. 2권에서 영어 울렁증 마녀가 얼음요괴를 깨워 백살공주 오빠가 사는 나라를 얼려버려 이를 해결하러 나선 백설공주와 일곱 아이돌은 3권에서도 역시 엄청난 위력을 지닌 얼음요괴에게 위협을 당한다. 하지만 변신의 귀재, 남의 말을 멋대로 해석하는데도 귀재인 용가리의 불대포로 간신히 위기를 넘기게 된다. 

3권의 제목이 ‘동사한 소녀를 동사로 살려라’인데, 우리 가족이 평소 즐기던 동음이의어 게임을 연상시켜 아이와 함께 뜻은 다르지만 발음이 같은 단어를 찾아가며 즐기기도 했다. 아직은 아이가 ‘부모님과 함께 익히는 코너’에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은지라 사물의 이름이 명사라는 것에 이어 동사는 동작을 나타낸다는 것이란 정도로만 알려주고 읽게 했다. 

백살공주의 오빠가 개구리란 것, 영어 울렁증 마녀를 돕는 라푼젤, 동사한 소녀를 살려놓고 보니 무시무시한 늑대라는 것, 신비한 유니콘과의 만남 등 등장하는 사람이나 동물들도 흥미를 유발해 읽는 재미가 더하다.

늑대마녀의 무리를 만나 또다시 위험에 처한 우리의 주인공들, 이번엔 백살공주가 일곱 아이돌 각각에게 바람, 물, 불, 번개, 달, 별, 구름의 문신을 새겨주어 늑대들과의 한판 승부에 들어간다. 하, 안타깝지만 3권의 내용은 여기까지이다. 4권에서는 아마도 문신으로 인해 더욱 강력해진 아이돌의 활약이 그려질 것 같은데, 벌써부터 아이는 4권이 궁금하다며 이미도 선생님한테 4권을 빨리 만들어 달라는 편지를 쓰고 있다. 하! 아이한테는 편지와 선물을 우편으로 선생님께 보내준다는 약속을 하긴 했는데, 어디로 보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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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물고기
권지예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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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수없이 많이 쏟아져 나오는 책의 주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사랑일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책과 영화, 드라마, 연극에 사랑이 빠지면 이야기 전개가 되지 않을 만큼 사랑은 그 자체로 존재감이 크다. 종류도 다양해 사람, 동물, 나무, 새, 여행, 요리 등 무궁무진하다. 아직도 소녀 시절의 감성을 못 버린 나는 우울하고 기운 빠지는 날이면 사랑이야기가 담긴 책을 읽는다. 그 중에서도 늘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로맨스 소설을 가장 선호한다. 그런데 어쩌다 표지만 보아도 심상찮은 「4월의 물고기」에 마음이 꽂혔을까? 하늘인지 호수인지 구분이 안 되는 모호한 공간에 매우 아름다울 것 같은 젊은 여성이 그림인 듯 누워있는 표지 그림은 왠지 모를 서늘함을 풍긴다.


아니나 달라? 첫 시작부터 글로 된 이미지가 선연하게 떠오르는 주인공 서인의 모습은 같은 여성의 눈으로 보아도 참 사랑스러운 사람이다. 작가이면서 요가 강사인 서인과 사진작가인 선우의 만남은 누가 봐도 그림이 그려지는 선남선녀인데, 서인이 선우에 대해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은 나마저도 불길한 예감을 하게 만든다. 서인을 향한 선우의 사랑은 의심할 길 없어 보이나 알 수 없는 행동과 잇따른 불미스러운 사건들로 인해 점점 미스터리 형식을 띠어가는 이야기의 흐름은 편안한 자세로의 책읽기를 버리고 긴장하게 만든다.


사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어제 지인의 결혼식에 참여했을 때, 모 대학의 교수님의 주례사에서는 ‘배려’와 ‘대화’, 그리고 ‘긍정적 사고’만 있으면 어떠한 어려움도 능히 헤쳐 나가 백년해로할 것이라 말씀하셨다. 백 번 옳은 말씀이다. 이 세 가지의 것을 지켜나갈 수 있는 근본이 되는 것은 아마도 믿음일 터인데, 이 믿음은 견고한 것 같으면서도 때로는 어처구니없는 작은 사건으로도 모래성처럼 허물어지고 만다.


서인이 선우에게 바라고 베풀 수 있는 것, 선우가 서인에게 바라고 베풀 수 있는 것 역시 믿음에 기초한 배려였는데, 이 책을 다 읽고 난 지금도 그게 어떻게 가능할 수 있었는가 참 궁금하다. 어떻게든 만날 수밖에 없도록 운명 지어진 만남이라 그러했던가? 사랑은 참 어렵고 아프다.


서늘하면서 따뜻한 사랑의 향기를 풍기는 「4월의 물고기」는 작가 권지예를 처음 알게 한 작품이다. 작가 프로필을 보니 내가 좋아하는 이상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경력까지 있고, 작품 활동도 많이 하신 분이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작가를 알 수 없는 일이고, 그 작품이 가장 최근작인지라 어떤 작가인지 잘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자기 색깔이 있는 작가란 생각이 든다. 읽을 만한 책을 쓰는 우리나라의 작가를 또 한 명 알게 되어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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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익점과 정천익 -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5
고진숙 지음, 독고박지윤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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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역사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아졌다. 작년 10월, 안중근 장군 의거 100주년에 대한 기사를 이용해 nie 수업을 하면서 오늘날의 우리가 있기까지 많은 인물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가며 이 나라를 위해 희생했는데, 여태 고마워할 줄 모르고 살았던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러다 엊그제 3·1절을 주제로 한 기사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또 한 번 가슴 아프고 답답한 현실에 부딪쳤다. 3·1절을 나라로 되찾은 날로 알거나 법을 만든 날이라 대답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을 보면서 학습량이 많다고 해서 제대로 아는 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이런 건 어른들의 책임이 큼으로 마냥 한심하게 바라볼 수도 없어 “지금 모르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단, 내일, 다음 달, 내년에도 모른다면 그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하며 기사를 기준으로 알아보고, 더 궁금한 사실은 스스로 찾아보도록 당부했다. 

나 역시도 역사에 대한 관심이 한참 부족하지만, 내 아이가 자라면서 나와 같은 역사의 문외한으로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역사책부터 샀는데 솔직히 말하면 재미가 없다. 해마다 성경 일독을 목표로 하면서 매번 창세기만 읽고 마는 것처럼, 구석기 신석기 시대만 읽고 나면 진도가 안 나간다. 이래서야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없겠단 생각에 인물전으로 잠시 방향을 틀었다. 시대에 관계없이 흥미 있는 인물을 선택해 읽으면서 점점 관심 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마음에서다. 「문익점과 정천익」은 우장춘 박사 이후로 시도한 두 번째 책이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랫말 속에 ‘♬목화씨는 문익점♪’ 으로만 기억된 사람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문익점이 목면으로 우리 조상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따뜻한 세상을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겨울이 한창일 때는 내복에 스웨터에 두꺼운 페딩 점퍼와 모자, 장갑, 부츠를 착용하고도 추워서 어깨가 움츠러드는데, 옛날에는 얇은 삼베옷으로 겨울을 나야만 했다니 생각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목화씨를 몰래 숨겨왔으니 ‘산업스파이’가 맞다는 재미있는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지만, 문익점이 씨앗의 상태를 최고로 보존하기 위해 붓두껍 속에 넣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목화 재배에 성공해 우리 민족에게 천연섬유인 목면을 보급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목화 재배도 큰 문제였지만,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유학까지 다녀왔으면서 농사를 짓겠다는 문익점에게 아버지 문숙선의 실망어린 눈빛은 큰 상처가 된다. 이러한 내적, 외적인 어려움을 이겨내 목화재배에 성공하고 실 뽑는 기계를 만들어 옷감을 만들까지는 장인인 정천익과 하인들, 어부와 도공, 원나라 승려 홍원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며칠 전에 폐막한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실수 한 번 하지 않은 깨끗한 연기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트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 선수의 메달 획득에는 본인의 피나는 노력과 타고난 재능도 한몫했지만, 어머니 박미희 씨를 비롯한 가족의 도움과 배려, 안정된 심리상태에서 최상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끈임 없이 다독여준 오서 코치,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안무 구성을 한 윌슨 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태 목면이 목화씨를 들여와 재배와 보급까지 문익점 한사람의 노고로 이루어진 일인 줄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야 많은 조력자들 덕분에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라는 부제목처럼 따뜻함을 선물해준 문익점과 정천익을 비롯한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하다. 어려움 앞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그 마음, 어디서든 배우려고 하는 자세, 많은 백성들의 어려움을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는 바른 지도자의 모습까지 우리 아이들이 읽고 나면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여기에 옛 이야기처럼 재미까지 더해져 술술 읽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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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은 하루 한 뼘씩 자란다 - 책의 정보와 사람의 경험이 만나 창조되는 지식의 무한 성장
양정훈 지음 / 헤리티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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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또는 그녀와 함께 하지 않으면 당장이라도 죽을 것 같은 불같은 사랑도 그 유효기간이 길어야 2∼3년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40년을 함께 하면서도 늘 한결같은 마음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로 서로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부부의 말은 결혼하고 나면 서로의 기대치에 맞추도록 강요하고 자신의 잣대에 맞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실망을 넘어 좌절을 해 끊임없이 갈등하는 부부들의 모습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간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하는 부분은 변하지 않는 그 부분이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지 늘 처음의 상태에 머무르는 것을 뜻함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태어나면 작고 사랑스러운 생명체에 무한한 애정이 샘솟지만, 때가 되면 뒤집고, 기고, 서서 걷고 뛰길 바라지 늘 갓난아기 상태로 있기를 바라지 않음과 같다. 부부 사이의 신뢰도 자라고,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계속해서 채워나가며 성장하는 과정 속에서 사랑이 더 돈독해진다고 본다. 이는 비단 부부사이에서만 성립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한다.

위와 같은 맥락에서 보면 아직 한창인 나이에 부부의 좋은 금슬과 높은 사회적 위치, 빛나는 학력, 쓰고 남음이 있어 사회에 환원할 정도의 재력을 갖추고도 끊임없이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에너지 넘치는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 좀 이상하다고 해야 할까? 물론 아니다. 이는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아무리 좋은 조건에 자신이 속해 있을지라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싶은 욕구가 기본적으로 내재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계속해서 발전하고 싶은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가장 손쉽게 선택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내 은 하루 한 뼘씩 자란다의 프롤로그엔 공병호 씨 책에 실린 설문조사 결과가 나온다. 자기계발을 하는 주요 방법으로 선택한 것 중 단연 으뜸인 것은 ‘독서’이다. 왜일까? 누구나 유추할 수 있듯 책이란 언제 어디서든 마음만 먹는다면 쉽게 꺼내 들 수 있는 지혜와 경험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직업과 나이, 경험, 성별이 다른 직장인 6명이 매주 일요일 오전에 한 자리에 모여 북 코치의 주도로 다양한 주제의 책을 만나게 되면서 서로의 지식을 나누고, 격려하면서 모두가 함께 자라는 모습을 담은 이 책은 좀 딱딱한 내용일 거란 나의 예상을 뒤집고 술술 읽히며 매 장마다 감탄하게 만드는 보석 같은 책이다.

첫 주에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진 뒤, 두 번째 모임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하듯 북 코치가 이끄는 대로 따라간 곳이 납골당이었다. 가는 동안 10분 간격으로 나이를 먹는다고 가정해 납골당에 이르렀을 땐 대부분 80대의 노인이 되어 삶의 끝을 경험한다. ‘삶이 끝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의미로 살지, 그리고 무엇을 남겨야 할지’를 느껴보라는 주문에 모임의 멤버들 모두 강한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태어나면 당연히 죽을 날도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그 때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닥칠지 알 수 없는데도 삶이 유한한 것처럼 살아왔던 자신들을 되돌아보게 한다. 이후로 적극적인 변화를 위한 독서 모임은 멤버 각자의 삶에 지대한 변화를 가져오게 한다. 

지금까지 독서라 하면, 특히나 자기계발을 목적으로 한 독서는 나와 책의 1대 1 만남 외에 다른 만남이 존재한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책을 매개로 해 모인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서로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해주며 ‘배움’을 ‘배움’에서 끝내지 않고 ‘나눔’으로 승화한 모습을 보며 사람이 지은 무생물의 책이 인격체로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단순히 눈으로 좇아 읽고 그 속에서 어떻게든 하나라도 건져내려고 했던 무딘 마음에서 책과 함께 교감하고, 이를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한다면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변화를 경험하게 된다는 것은 당사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가슴 떨리게 한다. 게다가 이 책 속에 담긴 모든 내용이 저자 혼자만의 구상이 아닌, 실제 북 코칭 그룹을 지도하면서 일어났던 일을 이야기 형식으로 꾸몄기에 더 강하게 와 닿는다.

덤으로 모임이 이루어진 모든 순간에 멤버들이 주고받았던 책 속의 구절들은 일부러 그 책을 찾아 읽지 않고도 얻게 되는 귀한 열매다. 다루어진 책들을 한 권씩 읽어가며 코치의 주도로 멤버들이 나누었던 교감을 떠올리는 것도 책읽기의 새로운 즐거움이 될 것이다. 때문에 일반 독자들에게도, 독서 모임을 준비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좋은 텍스트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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