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익점과 정천익 -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 푸른숲 역사 인물 이야기 5
고진숙 지음, 독고박지윤 그림 / 푸른숲주니어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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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역사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많아졌다. 작년 10월, 안중근 장군 의거 100주년에 대한 기사를 이용해 nie 수업을 하면서 오늘날의 우리가 있기까지 많은 인물들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해가며 이 나라를 위해 희생했는데, 여태 고마워할 줄 모르고 살았던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게 되었다. 그러다 엊그제 3·1절을 주제로 한 기사로 수업을 진행하다가 또 한 번 가슴 아프고 답답한 현실에 부딪쳤다. 3·1절을 나라로 되찾은 날로 알거나 법을 만든 날이라 대답하는 대부분의 아이들을 보면서 학습량이 많다고 해서 제대로 아는 건 아니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이런 건 어른들의 책임이 큼으로 마냥 한심하게 바라볼 수도 없어 “지금 모르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단, 내일, 다음 달, 내년에도 모른다면 그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라고 말하며 기사를 기준으로 알아보고, 더 궁금한 사실은 스스로 찾아보도록 당부했다. 

나 역시도 역사에 대한 관심이 한참 부족하지만, 내 아이가 자라면서 나와 같은 역사의 문외한으로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역사책부터 샀는데 솔직히 말하면 재미가 없다. 해마다 성경 일독을 목표로 하면서 매번 창세기만 읽고 마는 것처럼, 구석기 신석기 시대만 읽고 나면 진도가 안 나간다. 이래서야 우리 역사를 제대로 알 수 없겠단 생각에 인물전으로 잠시 방향을 틀었다. 시대에 관계없이 흥미 있는 인물을 선택해 읽으면서 점점 관심 분야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마음에서다. 「문익점과 정천익」은 우장춘 박사 이후로 시도한 두 번째 책이다.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 노랫말 속에 ‘♬목화씨는 문익점♪’ 으로만 기억된 사람이었을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던 문익점이 목면으로 우리 조상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그리고 이로 인해 우리가 얼마나 따뜻한 세상을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겨울이 한창일 때는 내복에 스웨터에 두꺼운 페딩 점퍼와 모자, 장갑, 부츠를 착용하고도 추워서 어깨가 움츠러드는데, 옛날에는 얇은 삼베옷으로 겨울을 나야만 했다니 생각만 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목화씨를 몰래 숨겨왔으니 ‘산업스파이’가 맞다는 재미있는 의견이 분분하기도 하지만, 문익점이 씨앗의 상태를 최고로 보존하기 위해 붓두껍 속에 넣어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목화 재배에 성공해 우리 민족에게 천연섬유인 목면을 보급하기까지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목화 재배도 큰 문제였지만, 집안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유학까지 다녀왔으면서 농사를 짓겠다는 문익점에게 아버지 문숙선의 실망어린 눈빛은 큰 상처가 된다. 이러한 내적, 외적인 어려움을 이겨내 목화재배에 성공하고 실 뽑는 기계를 만들어 옷감을 만들까지는 장인인 정천익과 하인들, 어부와 도공, 원나라 승려 홍원 등 많은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며칠 전에 폐막한 밴쿠버 올림픽에서 김연아 선수가 실수 한 번 하지 않은 깨끗한 연기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리나라 피겨 스케이트 역사상 최초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연아 선수의 메달 획득에는 본인의 피나는 노력과 타고난 재능도 한몫했지만, 어머니 박미희 씨를 비롯한 가족의 도움과 배려, 안정된 심리상태에서 최상의 기량을 뽐낼 수 있도록 끈임 없이 다독여준 오서 코치, 아름다운 무대를 만들 수 있도록 안무 구성을 한 윌슨 등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태 목면이 목화씨를 들여와 재배와 보급까지 문익점 한사람의 노고로 이루어진 일인 줄 알고 있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야 많은 조력자들 덕분에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뜻한 씨앗을 이 땅에 심다’라는 부제목처럼 따뜻함을 선물해준 문익점과 정천익을 비롯한 많은 분들, 정말 감사하다. 어려움 앞에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그 마음, 어디서든 배우려고 하는 자세, 많은 백성들의 어려움을 허투루 보아 넘기지 않는 바른 지도자의 모습까지 우리 아이들이 읽고 나면 배우고 깨달을 수 있는 부분이 상당히 많은데, 여기에 옛 이야기처럼 재미까지 더해져 술술 읽혀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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