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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시간관리 습관 ㅣ 정직과 용기가 함께하는 자기계발 동화 12
어린이동화연구회 지음, 박종연 그림 / 꿈꾸는사람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작년 가을 무렵이었던 것 같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 않아 알람을 10분 단위로 열 번씩 맞춰가며 하루를 시작하는 걸 어떻게든 미뤄보려고 미련 맞은 짓을 시작한 게... 마흔의 길목에 서 있어 그렇다는 주변의 의견을 나 스스로의 게으름과 시간관념의 상실에 대한 허울 좋은 구실로 삼고 하루하루 살다보니 어느새 해가 바뀌고 첫 달도 벌써 반이나 지나갔다.
엄마의 생활 습관이 이렇게 나태하게 바뀌게 되니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주변이 온통 정신없어진 것이다. 밖으로 돌며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집안에서 주부의 손길이 닿지 않으면 금방 표가 나는 일들이 하나 둘 씩 늘어났다. 여기에 더해 정신을 번쩍 나게 하는 것은 든 자리도 모르게 나타나는 딸아이의 행동이었다. 아이는 어른의 거울이라더니, 어느새 나를 따라 무질서해지는 딸아이의 모습을 보니 무진장 화도 나고 마음이 아프면서 그동안의 나를 점검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이런 나의 모습을 깨달으라고 일이 그렇게 많았을까? 안 해도 될 일까지 줄줄이 생겨 급기야는 천정에 물이 새 책장을 들여 내고 온 집안을 다시 리모델링(?) 하듯 청소를 해야 하는 일까지 생겼다. 처음엔 무척 짜증이 났지만 수년간 살아오면서 늘 같은 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던 물건들 밑에 쌓여있던 세월의 흔적을 깨끗하게 청소하고 다시 정돈하니 내 마음까지 상쾌해진다. 마음 하나 달리 먹었을 뿐인데, 주변도 내 마음도, 달라진 집안 풍경에 남편과 아이, 이웃들까지 환해졌다고 한마디씩 거드니 세상 부러울 게 없다.
아마도 늘 미루기만 하고, 당장 즐겁게 놀 궁리만 하는 단비가 100% 이해되는 건 그간 내게도 만만찮은 전적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시리즈로 나온 책을 거의 다 읽었기에 이젠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이 절로 연상되고 다음엔 어떤 주제로 책이 만들어질까 궁금하게 하는 자기계발 동화 ‘어린이를 위한∼’ 신간 주제가 바로 「시간관리 습관」이다.
하루 종일 텔레비전과 친구하고 숙제와 준비물 챙기기는 늘 나중으로 미루며, 늦게까지 노느라 잠도 부족한 단비, 2학기가 되어서도 늘 지각과 불성실함으로 선생님은 물론 같은 반 친구들에게까지 무시를 당하는 일이 생긴다. 성적마저 늘 제자리이거나 더 떨어져 엄마의 강요로 보습학원을 다니면서 오히려 더 꼬여가기만 하는 단비의 생활. 성적은 물론 성격까지 좋은 전학생 한샘이의 등장으로 자극을 받은 단비는 한샘이와 모범생 다림 언니의 도움으로 하루를 알차게 보내는 시간관리 방법을 배우게 된다.
시간을 규모 있게 사용하기 위해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오늘의 계획을 세우거나 잠들기 전에 내일의 계획을 세우고, 해야 할 일을 꼭 해내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 마지막으로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진 하루 24시간의 시간을 잘 쪼개어 사용하고 자투리 시간까지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그 방법이다.
누구나 살면서 경험해 봤음직한 이야기로 좋은「시간관리 습관」에 대해 아이들 입장에서도 쉽게 이해가도록 풀어가는 책을 읽으면서 내가 먼저 읽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야 나의 거울인 딸아이의 습관도 다시 바뀌리란 생각에 오늘 아침엔 남편이 출근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눕지 않았다. 몇 달을 이어온 습관을 하루아침에 고치긴 어렵겠지만, 나의 생각을 먼저 딸아이에게 이야기했기에 아이 앞에 부끄럽지 않은 엄마로 서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