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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뇌 부모가 결정한다 - 최고의 뇌 전문의가 말하는 좋은 뇌를 말하는 생활 습관
호사카 다카시 지음, 정은지 옮김 / KD Books(케이디북스)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집 근처에 교육청이 있어서 좋은 점은 모르고 지날 수 있는 좋은 강연을 자주 접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내 자녀가 아직 학령기 이전이라도 학부모 교육에 관심만 있다면 초등학교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참여할 수 있고, 사회적으로 이름을 떨친 명강사의 리더십 교육이나 자기계발 교육에 참여할 수도 있다. 이런 강연을 들으러 다니다보면 나와 비슷한 과정을 거친 엄마들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저마다 강연 주제와 맞물려 아무 것도 모르고 지나간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란 생각을 하며 위안을 삼는다. 마음을 울리는 강연을 듣고 나면 그동안 아이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부모의 잘못된 습관이나 독단으로 아이를 힘들게 했던 것을 자책하는 것도 똑같다. 게다가 새로운 마음으로 잘 해봐야지 하고는 짧으면 하루, 길면 일주일에 끝나고 마는 끈기 없음과 나태, 핑계대기로 보고 싶지 않은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감정적으로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도 한다.
위와 같이 수도 없는 시행착오를 겪으면서도 내 아이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행복한 삶을 누리고 그와 함께 타인에게도 긍정적 에너지를 심어주면서 살았으면 하는 게 소망이기에, 아이들에게 좋은 성품과 효율적인 시간관리, 효과적인 두뇌활용 방법 등에 관심을 갖는 게 부모의 마음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동시에 꿈을 꾸고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는 강연이나 책을 무시하지 못한다.
올해 책으로 만난 「아이의 뇌 부모가 결정한다」는 제목만 보면 효과적인 두뇌활용에 대한 ‘두뇌사용지첨서’같다. 내 아이가 두되 활용을 잘해 다른 아이들보다 더 똑똑해지는 것만을 원한다면 대번에 손이 갈만하지만, 더불어 생각해야할 감성적인 부분 등을 고려한다면 너무 삭막한 책이라 별로란 생각이 먼저 든다. 그러나 부제의 ‘최고의 뇌 전문의가 말하는 좋은 뇌를 만드는 생활 습관’이란 글을 읽고 나서는 생각이 달라졌다.
어렵고 딱딱한 전문용어의 나열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예로 들어 상황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알려주면서 부모의 주관적인 생각과 오랜 세월동안 학습된 행동, 측은한 마음이 들어 일관적이지 못했던 부분들을 속히 근절시키는 게 내 아이를 바르게 성장시키는데 있어 필수이며 가장 선행되어야 할 부분임을 인지시킨다.
디지털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 세대는 스스로 사고하기 보다는 기기에 의존하게 되어 특히나 뇌를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자꾸 줄어들어 뇌를 퇴화시킨다는 점, 즉각적인 반응을 보여주는 매체와 기기들로 인해 자꾸 인내심은 줄어들고 난이도가 높은 과제물에 대하면 자신 없어 하거나 귀찮아하고, 급기야는 쉽게 포기해 버리고 말아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려면 가정교육부터 시작해 아이의 놀이에 이르기까지 광대한 범위 안에서 지금까지 지속해오던 생활의 습관을 고쳐주고, 아이를 전폭적으로 믿는 모습을 보여주며 정도를 넘어서지 않는 자유 또한 누릴 수 있게 배려해야 한다. 그러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게 되면서 즐거운 일상을 누리고, 이는 곧 성숙한 뇌를 만드는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책에 나온 지침을 모두 외워 일상생활에 적용하기란 너무 어려운 일이기에 우리 부부와 아이 사이에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을 선택하고 실행한 다음,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면서 차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함에 있어 타인에게 누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는 아이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 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아이 앞에 가장 큰 장애물은 안타깝게도 ‘엄마’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다시 한 번 나를 바로 세우는 데 힘을 써야겠다. 그리고 그 노력이 오랜 기간 지속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잊지 않고 생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