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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지도책 - 롤프의 세계 여행 ㅣ 상상의눈 지식그림책 2
최설희 글, 양종은.이동승 그림, 박경 감수 / 상상의집 / 2011년 9월
평점 :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이미 오래전 이야기다. 며칠 사이에 있던 건물이 헐리고, 그 자리에 다시 빠르게 올라가는 건물을 보면 기술이 좋은 건지, 날림인지 알 수 없어 어안이 벙벙해진다. 작년 봄, 초중고를 다녔던 동네를 20여년 만에 찾았다가 너무도 많이 변해 버린 모습에 목적지를 코앞에 두고도 한참을 찾지 못해 낭패를 본 일이 있었는데, 이럴 때 휴대용 네비게이션이 있다면 정말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우리나라 지도책’에서 대한민국을 두루 돌고 갔던 산타 할아버지와 롤프에게 산타 마을 족장 산달프가 특명을 내리는데, 바로 ‘사슴 썰매에 네비게이션을 달기 위해 네비게이션에 담을 세계 지리와 기후 정보를 조사하는 것’이다. 요즘처럼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세상에서 세계의 모든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해주어야 하는 산타와 사슴에게 네비게이션이 필요한 이유는 너무나 당연한 일.
부푼 마음으로 멋진 카메라와 세계지도를 챙겨 세계 구석구석을 돌기 시작한 산타 할아버지와 롤프. 먼저 세계지도를 보고 5대양과 6대주의 영역과 기후를 살펴 본 후 처음 당도한 곳이 북부 유럽이다. 북극과 가까워 겨울이 길고 빙하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북부 유럽. 빙하가 움직여 땅을 깎아 계곡이 만들어지고, 이곳에 바닷물이 차서 형성된 피오르가 많은 노르웨이, 화산 활동이 많아 수증기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어 쓰는 아이슬란드, 그래도 대서양 근처는 남쪽에서 올라오는 따뜻한 해류가 올라와 바닷가에 사람이 많이 모여 산다.
서부 유럽, 영국에 도착해 잔디밭에 돗자리를 깔고 일광욕을 하는 산타 할아버지가 민망한 롤프. 그러나 햇빛을 보기 힘든 기후 탓에 해만 뜨면 너나없이 일광욕을 즐기는 곳임을 알게 되었으니 핀잔을 늘어놓는 것은 금물. 바다를 지나온 습기 많은 바람은 영국의 산맥을 넘지 못하고 서쪽에만 비를 뿌리고, 평야가 많은 프랑스에서 나는 포도주는 세계가 알아준다. 따뜻한 기후에 풀밭이 많은 서부유럽에서는 소를 많이 키워 낙농업이 발달했다. 편서풍 덕을 봐 풍차를 돌리는 네덜란드를 보니, 편서풍이 불면 고비 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오는 황사로 골치를 앓는 우리나라와 너무 비교가 되어 좀 속상하다.
이렇게 남부 유럽과 지중해, 동부 유럽, 북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서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남아시아, 동남아시아, 동북아시아, 오세아니아, 극지방을 숨 가쁘게 돌고 산타 마을로 향하는 산타할아버지와 롤프 덕분에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극지방 곳곳까지 선물을 받고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큰 웃음소리가 들리겠다.
이야기꺼리가 많은 지역은 세분화하고 큼지막한 지도로 지형을 살피니 눈에도 잘 들어오고, 기후의 영향을 받은 각 지역의 특성을 쉽게 설명해주고 있어서 좋은 ‘세계 지도책’은 등장인물도 여타의 캐릭터와 비교해 봤을 때 뒤지지 않아 캐릭터를 상품화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변화무쌍한 변신의 귀재 산타와 귀요미 롤프로! 어떤가? ^^
책을 읽고 딸아이와 조카를 데리고 나라이름 빙고게임을 했다.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빙고게임, 재미도 있고 익숙하지 않은 나라 이름도 익히고, 일석이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