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강아지
케르스틴 에크만 지음, 함연진 옮김 / 열아홉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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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웨덴의 국민작가라고 하는 케르스틴 에크만의  작품으로, 이 분은 노벨문학상 선정 위원이기도 하다고 한다.

이러한 작가의 이력으로 스웨덴 (더 나아가서는 북유럽)의 문학의 정수를 맛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이 책을 읽게 됐다.



이 책은 아직은 보호가 필요한 어린 강아지가 혼자 야생에 남겨진 후로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담았다.

이 강아지에게는 이름이 없다. 그저 '강아지'라고 불리운다.

그리고 책은 3인칭 시점으로 이 어린 강아지의 여정을 보여 준다.


아직은 엄마 젖을 먹어야 할 어린 강아지가 ​본능적으로 먹을 것을 찾아다니고, 또 사냥하고.....

그러는 중에 강아지가 까마귀라던가 여우를 만나는  위험에 처하는 여러 상황들은 책을 읽는 나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했다.

책의 서술자는 강아지의 이야기를 무척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이러한 책의 독특한 분위기 덕분에 길 잃은 강아지가 불쌍해서 걱정과 근심에 휩싸이는 감정의 소모없이 덤덤히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책은 특별한 스토리가 없다.

줄곧 배고픈 강아지가 먹이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고 애쓰는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바로 이 강아지가 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어린 강아지가 길을 잃으면 이런 상황을 마딱뜨릴 수 있겠구나', '이런 상황에서는 강아지가 참 공포를 느끼겠구나.'

'개는 후각이 참 발달돼 있다는데 이 녀석 용케도 먹을 것을 찾는구나!' 하고 ​온전히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보고 듣고 냄새맡고 느낄 것들에 대해 집중하게 된다.

여기서 나는 작가의  ​필력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특별한 스토리 없이 그저 배고픈 어린 강아지가 떠도는 이야기로 이런 작품을 만들 수 있다니!

어린 강아지는 본능이 이끄는 대로, 또 스스로 살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자라고 성장한다.

야생에서 혼자 살아남아야 했던 애처로운 강아지의 성장은, 마치 내 강아지가 자라는 듯 뿌듯하고 감개무량하다.

강아지가 이름이 없다는 데서 주는 상징과는 정 반대로 이 강아지가 내 강아지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무척 아이러니하다.

강아지가 대면한 다양한 야생의 상황과, 또 계절따라 바뀌는 자연 배경에 대한 묘사가 상상력을 자극하는 책이기도 했다.

어쩐지 '여백의 미'라는 말이 떠오르는 책이다.

이름 없는 길 잃은 강아지가 주는 느낌은 존재감 없이 매우 취약한, 텅 빈 기분을 들게 한다.

그리고 시선을 떼지 않고 줄곧 강아지를 따라가게 하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과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들은 그 텅빈 곳들을 덤덤히 채운다.

정말 독특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며 책장을 덮었다.

마지막 강아지의 결말도, 길 잃은 강아지에게 느꼈던 텅 빈 기분을 풍성히 채운다.

새로운 스타일의 소설을 읽어보고 싶은 분, 그리고 스웨덴 문학을 맛보고 싶은 분께 이 책을 권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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