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없다 - 카르멘 라포렛 탄생 100주년 기념판
카르멘 라포렛 지음, 김수진 옮김 / 문예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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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1936년부터 1939년까지, 3년동안 계속된 스페인 내전이 이야기의 배경이다.

책을 읽기 전에 잠깐 스페인 내전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책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고아가 된 주인공 안드레아는 대학을 가서 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바르셀로나의 외가에 도착한다.

그런데 이 외가의 분위기가 정상적이지 않다.

서로 가학적이면서도 음울한 분위기에서 안드레아는 결국 '이 곳에는 아무 것도 없다.'라는 결론을 얻고

새로운 꿈을 위해 마드리드로 떠날 결심을 한다.


그런데 지금 나는 1년 전에 막연히 알기를 바랐던 충만한 인생의 기쁨, 심오한 관심, 사랑, 그 무엇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알아내지 못한 채 다시 떠나는 것이었다. 아리바우 거리에 있는 외할머니 집에서 내가 얻은 건 아무것도 없었다.

적어도 그 당시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p. 485)




이 책은 안드레아의 주변 인물들을 통해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파괴하고 피폐하게 만드는지를 보여주면서도

한편 친구 에나를 통해 희망 또한 사람에게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안드레아는 새로운 인생을 위해 마드리드로 향할 것을 결심하게 되는데,

안드레아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정체성을 놓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찾아가는 이런 여정은 안드레아의 성장을 보여주기도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스페인의 '호밀밭의 파수꾼'과 같은 책이라고 평가 된다고 한다.



안드레아의 시점에서 전쟁 후의 일그러진 인간의 내면과 삶을 묘사해내는 이 책을 통해 6.25 전쟁과 그 직후 모든 것이 파괴된 곳에서 또 모든 것을 새로 시작해야 했던 세대의 사람들을 생각해보게 된다.   



또 책을 읽는 도중,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하고 탈레반이 집권했다는 세계 뉴스를 전해 들었다.

비참하게 억압받고 죽어가는 아프간의 아이들과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면 전쟁의 참상을 알 수 있다.

스페인 내전과 같은 상황은 여전히 현실에서 진행 중이라는 사실에서 책의 이야기가 현실감 있게 와 닿기도 한다.



전쟁이라는 암울하고 어두운 시간에 영향받은 사람들과 사회, 그 안에서 그 어둠에 잠식되지 않고 다시 희망을 찾아 나서는 안드레아를 통해 아무 것도 없는 곳에서도 의미 있는 무엇인가를 찾아나서는 인간의 아름다운 생명력을 이야기하는 책이기도 한다.



스페인에서는 나달 문학상을 수상한 책이라고도 한다.

스페인 문학을 접하고 싶은 분께도 추천하고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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