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께 드리는 노래 : 기탄잘리 인도 정신문화 총서 2
배해수 편역, 신해인 그림 / 지혜의나무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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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인도문학이 친숙하지는 않지만 '타고르'라는 이름을 한번쯤 들어본 사람은 많을 것 같다.

특히 타고르는 '동방의 등불'이라는 제목으로 우리나라에 대한 시를 쓰기도 했다.

타고르가 살던 시기는 인도가 영국의 지배를 받는 시대였다고 한다.

그래서 아마도 타고르의 시는 유독 일제 침략기를 겪였던 한민족의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시인으로도 이름을 알리고 계신 이해인 수녀님은 타고르의 '꽃의 학교'라는 시를 좋아하셨다고 들었다.

꽃의 학교  - 타고르

 

어머니 꽃은 땅속의 학교에 다니지요.

꽃은 문을 닫고 수업을 받는 거지요.

아직 시간이 끝나지도 않았는 데 밖으로 놀러 나가려면

선생님이 한쪽 구석에 세워두는 거지요.

비가 오면 쉬는 거예요.

숲 속에서 나뭇가지가 부딪치고

잎은 심한 바람에 솨아 솨아 소리지르며

천둥 구름이 큼직한 손을 두드려 손뼉을 쳐요.

그 순간 꽃의 어린이들은 일제히 뛰어 나옵니다.

분홍빛,노란빛,하이얀 빛깔의 옷을 입고서.




귀엽고 아름답다.



이 책 <기탄잘리>는 위대한 시성인 타고르의 시를 묶어 엮은 책으로, 1912년 말, 벵골어로 쓴 시를 영어로 번역한 시라고 한다.

'기탄잘리'는 신에게 바치는 노래 라는 뜻으로,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다.

신과 교감하는 타고르의 영성을 시를 통해 느낄 수 있으리란 기대감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펴면 제일 먼저 '타고르에 대하여'라는 제목으로 시인의 삶과 다양한 활동, 그리고 인터뷰 형식으로 신앙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어 타고르라는 한 개인에 대해 알 수 있었다.  유복한 환경에서 자란 시인은 비단 시뿐만 아니라 음악, 연극, 회화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활동을 했던 만능 아티스트였다. 

수도자와 같은 청빈하고 가난한 삶을 산 분일 것 같았는데... 시인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됐다.

사진이 첨부되어 시인의 얼굴도 확인할 수 있다. ​대문호의 얼굴을 뵙게 되어 영광이다.



​이 시집에는 모두 103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한편의 시마다 그에 어울리는 삽화도 함께 곁들여 있다. ​ 



'내 생은 님의 선물'이나 '님의 노래'와 같은 작품에서는 어쩐지 만해 한용운님의 '님의 침묵'이 떠오른다.

실제로 만해 한용운님은 타고르의 시에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책에 수록된 시들은 성격이 급한 나도 천천히 음미하며 일게 된다.

그리고 한계 짓지 않는 광활하고 너른 시인의 영성이 느껴져 자유롭고 편안한 느낌이 든다.

이 작품 <기탄잘리>는 191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작이라고도 하니 위대한 작품을 읽는 기쁨이 크다.



​책의 마지막 <참고> 페이지에는 타고르의 시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인도의 신이나 악기, 동식물들을 잠깐 소개한다.

타고르가 시로 찬양하고 부른 신은 어떤 신이었을까?

인도인이었던만큼 내가 믿는 신은 아니었을 것 같지만, 시에서 보여주는 타고르의 신을 향한 마음과 태도는 본받고 싶은 겸손하고 낮은 마음이다.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깊이와 넓이가 있는 훌륭한 시들이 마음과 정신을 배부르게 해 준다.

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특히 권하고 싶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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