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마음으로≫, 마음이 황폐할 때 시 한잔

기쁜 마음으로 - 박해석 시선집
박해석 지음 / 파라북스 / 2020년 7월

시집을 읽으면 마음이 정갈하게 정돈이 되어 좋다.

마음이 번잡스러울수록, 생각이 많을수록 시집이 잘 읽히기도 한다

시의 행간에 번잡스러움과 많은 생각을 던져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집은 다양한 작가의 대표적인 시들이 한권의 책에 묶여 있는 시집과,

한 시인의 다작품이 한 권의 책에 묶여 있는 시집의 느낌이 다르다.

아무래도 후자에 더 깊은 느낌이 든다.

오랫만에 집어 든 이 시집.

'기쁜 마음으로'라는 시집 제목은 어떤 연유일까?

기쁜 마음으로 시를 썼다는 뜻일까?

오늘날 현대, 시인으로 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하얗게 빈 여백에 쓰여진 '기쁜 마음으로'라는 시집 제목에

내 마음도 가볍게 비워지는 것 같아 좋았다.

 박해석 시인의 시는 처음으로 읽어보았다.

이렇게 한 시인의 시를 시선집을 읽을 때는

두서너 작품만 심금에 와 닿아도 

그 시집은 내게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역시 이 시집도 성공적이다.

내가 너무 오랫만에 시를 읽은 탓일까?

출렁이며, 촐랑이며, 푸르고 검고 붉고, 대청마루, 오도카니, 애옥살이, 청솔가지 ......

문어체의 풍부한 어휘들이 문학에 대한 나의 목마름을 채워준다. 

이해하는 시보다 이해하지 못하는 시가 더 많지만

시인이 글로 남긴 여러 다양한 심상들과

글로도 남기지 않은 여백을 통해서 

마음은 풍족히 채워진다. 

바로 시를 읽는 이유이다.  

시를 읽기를 잘 했다.

기쁜 마음으로 시집을 덮을 수 있어 감사하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