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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파이어
카밀라 샴지 지음, 양미래 옮김 / 북레시피 / 2020년 1월
평점 :
우리나라는 난민이나 테러의 문제가 크게 와 닿는 사회문제는 아니지만 유럽의 나라들은 이게 정말 큰 사회문제라고 알고 있다.
특히 영국 같은 경우에 난민문제가 브렉시트의 주요 요인이 될 정도라고 하니 이 문제를 받아들이는 경중이 우리나라와는 차이가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이 책도 그런 맥락에서 영국의 사회상을 반영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저자는 파키스탄 출신의 영국소설가인데 책의 배경이 되는 공간 역시 파키스탄과 같은 이슬람 지역과 영국을 오간다.
등장인물들은 영국과 미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가며 항상 주변의 감시와 차별을 받는 무슬림이다.
이런 이방인으로서 받는 경계심은 쌍둥이 남매 중 한명이 IS에 가담함으로써, 남은 가족들은 큰 곤경으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이런 설정들이 나에게는 좀 먼 나라 이야기 같아서 깊이 와 닿지는 않았지만, 아버지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이용해 어린 쌍둥이 형제를 꼬여내는 심리전을 보면 '정말 이럴 수 있겠다.' 싶고, IS가 된 구성원이 있는 가족을 감시하고 경계하는 정치권과 국민 정서도 역시 '그럴 수 있겠다.' 하면서 충분히 이해가 되었다.
소설을 읽는 유익은 아마도 이렇게 각기 다른 사람의 입장을 다양하게 이해해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이 책의 제목, '홈 파이어'는 '가족의 생계를 유지하다' 혹은 '집이 불에 타다'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한다.
영국이란 나라에서 한 가족이 불에 타 스러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듯하는 이 책의 발간 후에 무슬림 영국인 독자와 비무슬림 영국인 독자의 반응이 판이하게 달랐다(p.354) 라는 점에서도 비록 소설이지만 이 스토리가 갖는 현실적인 무게가 어떠한지 알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이 무슬림과 비무슬림 영국인들이 서로를 이해하는 교량의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단 점에서 고무적이다.
인종주의, 종교, 정치적 신념, 사회, 가족 등의 미시적이고도 거시적인 다양한 요소들이 한 가족과 인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한다.
또 영국사회가 겪고 있는 사회 문제의 한 단면을 알 수 있었고, 세계시민으로서 이방인, 외국인, 이민자에 대해서 어떤 마음과 태도를 가져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