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한 염세주의자 - 흔들리는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마지막 태도
염세철학가 지음, 차혜정 옮김 / 나무의철학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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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세주의라는 말은 세상을 비관한다는 느낌이 있어 썩 좋게 들리는 어휘는 아니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니 염세주의의 어원이 주목할 만하다.



인간의 삶은 고통뿐이며 따라서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는 철학적 사유를 나타내는 말이다. '나쁜'을 뜻하는 라틴어 malus의 최상급 pessimus에서 유래한 말이며, 낙관주의(optimism)에 대응된다. 이러한 염세주의적 사유는 오르피즘(오르페우스가 창시했다고 전해지는 고대 그리스의 밀교로 영혼이 육체에서 해방됨으로써 신과 합일할 수 있다고 믿음)의 영향을 받은 그리스인들에게서 흔히 발견할 수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내가 생각하는 염세주의는 삶에서 더 이상 희망을 찾을 수 없어 마음 속에 삶에 대한 열정을 제거하고 욕심없이 사는 삶, 좋게 말해 더 이상 내 의지로 삶을 창조하는 하는 것이 아닌 삶을 흐르는대로 버려두는 태도이다. 지식백과의 '영혼이 육체에서 해방'이라는 표현이 어느 정도 나의 이해와 맞닿는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나는 우주에 관해 흥미를 갖다가, 우주를 알면 알수록 발견하는 사실들이 동양철학자들의 사상과 맞닿는 부분이 있단 말을 듣고 동양철학에 대해 조금의 관심이 생겨 이 책을 읽게 되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장자의 염세주의는 불가의  공(空) 개념과 매우 흡사한데, 이는 양자역학에서 모든 존재가 관찰되기 이전에 파장으로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면 실제로 모든 것이  공(空)일 수 있다는 사실과 유사하다.


 

 

'장자'에 관해서는 잘 몰라도  '나비인 줄 알았던 내가 깨어보니 나는 나비가 아니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나는 내가 아닌 것이 아닐까?' 하는 존재에 관한 의심으로 유명한 호접몽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실텐데,  이 역시 우주가 한계를 갖고 있다고 의심되는 최근의 발견에 기초해 우주의 설계자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나라는 존재도 사실 정말 내 의지로 아닌 설계된 존재로 사는 것일지 모른다는 의심과 맥을 같이 한단 생각이 든다.

 

우주와 동양철학의 연관성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으로 택한 이 책은 고전전문가인 저자가 원문의 이해를 돕는 식으로 구성됐다.

 원문을 초록 글자로 발췌해서 눈에 띈다. 

​책을 읽어보니 장자가 말하는 염세주의는 내가 이해하고 있던 염세주의와는 달라서 책 목차의 '세상에는 반드시 당신의 자리가 있다.(p.198) 라거나,  '인생이란 각본은 다시 쓸 수 있다.(p. 203)'는 메시지에서 보듯 굉장히 희망적인 사상이란 생각이다.



책에서 이야기 하는 장자의 철학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어려웠지만, 결국 세상에 대한 헛된 욕심의 자아를 버리고 다른 사람과의 비교없이 나만의 속도로 인생을 살며, 인생의 고난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그 고난 역시 삶의 일부로 껴안을 것을, 그래서 삶을 자연스럽고 유하게 살아갈 것은 독려하는 철학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런 메세지 때문인지 책을 다 읽고나니 어쩐지 마음의 거품을 걷어내고 홀가분해지는 기분이었다. ​ 

마음을 비우고 내면을 바라보기를 권하면서, 권력과 인정이 필요치 않는 높은 수준의 인격과 영혼에까지의 비젼을 제시하는 장자의 사상은 불가의 공(空)의 개념과도 닮았다. 그래서인지 장자도 말년에는 철저한 불계인이 되었다고도 한다.


장자나 동양철학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이 책을 통해 장자가 인생과 사회를 대하는 사고를 접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나처럼 조금 색다른 이유로 동양철학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이 읽어도 좋을 것 같다.

원문에 더해 전문가가 쉽게 풀어 설명하는 본문 덕분에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어렵다고만 생각했던 동양철학이 조금은 가까워진 기분이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해 주신 도서를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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