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워할 것은 나 자신만 한 것이 없다네. 내 오른쪽 눈은 용이 되고 왼쪽 눈은 범이 되며, 혀 밑에는 도끼를 감추고 있고 팔을 구부리면 당겨진 활과 같아지지. 차분히 잘 생각하면 갓난아이처럼 순수한 마음을 잃지 않으나, 생각이 조금만 어긋나도 짐승 같은 야만인이 되고 만다네. 스스로 경계하지 않으면, 장차 제 자신을 잡아먹거나 물어뜯고 쳐죽이거나 베어 버릴 것이야. 이런 까닭에 성인께서도 이기심을 누르고 예의를 따르며, 사악함을 막고 진실된 마음을 보존하면서 스스로 두려워하지 않으신 적이 없었다네."

                         - 젊어 우울증 걸린 연암을 치료한 민옹의 말, '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고미숙, 그린비 책 중에서

 

도올 중용 강의가 생각난다. 유교는 인간이 '성인'이 될 가능성을 긍정한다고. 그 말을 듣고 삶의 목표를 '성인이 되는 것'으로 세워도 멋지리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는 자기만의 안위를 걱정하고(부정적인 의미만은 아님) 자신과 가족의 행복만을 꿈꾸는 사람들로 가득한데, 역사와 민족, 인류를 걱정하고, 빈곤을 걱정하는 큰 가치를 고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신문 속에 있다.(위대하다 안중근이여) 현재 우리 나라의 비극은 이런 큰 고민을 하는 정치 지도자가 현정권에 없다는 게 아닐까? 고위 공직자 대부분 위장전입, 땅투기를 자격요건으로 갖추었으니 말이다. 큰 고민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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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미숙의 몸과 인문학』 출간! -동의보감의 눈으로 세상을 보다
    from 책으로 여는 지혜의 인드라망, 북드라망 출판사 2013-02-01 11:04 
    『동의보감』의 시선으로 분석해낸 우리 사회의 현상과 욕망! ― 고전평론가 고미숙의 인문의역학 사회비평 에세이! 이 책의 키워드는 '몸과 우주'다. 몸과 우주, 우리는 이 단어들을 오랫동안 잊고 살았다. 몸은 병원에 맡기고, 우주는 '천문학적 쇼'의 배경으로나 생각하지 않았던가. 그 결과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숱한 질병과 번뇌들이다. 그런 점에서 21세기 인문학의 화두는 몸(!)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몸이야말로 삶의 구체적 현장이자 유일한 리얼리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