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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지옥 ㅣ 들판문고 1
이은재 지음, 신민재 그림 / 온서재 / 2021년 9월
평점 :
말의 중요성을 알고 있지만 화가 날 때 언어를 순화한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죠.
그렇지만 말 한마디가 다른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기도 하고 평생 가슴에 남는 아픈 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어릴 때부터 말조심하는 것을 배우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말의 지옥은 막말을 예사로 하는 돈할매를 만나게 된 구호랑의 이야기입니다.

버러지 같은 놈, 사자가 물어갈 놈, 즈이 어미 눈에 소금을 뿌릴 놈.
이렇게 무시무시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퍼붓는 돈할매.
등짝에 혹처럼 달라붙어서 젊은 어미 신세 망치는 놈이 된 구호랑은 분이 풀리지 않습니다.
엄마는 돈할매에게 일자리를 부탁하러 갔다가 들을 소리 못들을 소리 다 듣게 되죠.
아이에게 없었으면 좋을 뻔했는다는 말은 정말이지 최악입니다.
식당에서 일하게 된 엄마는 그런 말을 하는 돈할매에게 따지지도 않고
그저 일자리를 얻게 된 것을 고마워할 뿐입니다.
호랑이는 그런 엄마의 모습이 별로 행복해보이지 않았다고 하는데
마음이 짠하네요.
할머니의 아들과 친구였던 엄마.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바보가 되버린 할머니의 아들 오잘.
한 때는 소문난 천재였다는데 지금은 왜 바보가 되버린 걸까요?
그렇게 된 사연이 뒷부분에 나오는데 안타깝기 그지 없네요.

돈할매. 아빠의 실직과 행복하지 않아보이는 엄마의 모습.
내일이 없는 자식이 아무려면 어때! 지옥에 떨어지는 게 당연한 거지.
라는 구호랑.
아빠가 돌아온다는 말에 희망을 갖는데 하필 그날 엄마가 사라집니다. 더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는 쪽지를 남기고 말이죠.
돈할매는 애비 없던 놈이 이젠 에미 없는 놈이 된거냐는 상처가 될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데요.
책을 읽으면서도 정말이지 화가날 지경이었습니다.
구호랑은 돈할매에게 어떻게든 복수를 하겠다면서 할머니의 바보 아들 오잘이 표적이 됩니다.

오잘에게 자신이 마술피리를 가지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는 호랑이.
복수라지만 바보가 된 오잘을 향한 것이라 씁쓸했어요.
현장체험학습을 앞두고 들떠있는 아이들과 달리 호랑이는 현장체험학습에 못간다고 선생님께 말씀드리는데요.
선생님은 슬픈 얼굴로 호랑이에게 힘들어하는 널두고 우리끼리 갈 수는 없다고 합니다.
태권도 시범을 보일 때 호랑이가 하면 좋겠다고 하시는 선생님.

따뜻하고 감성적인 선생님을 보면서 호랑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그런데 선생님의 배려 덕분에 좋아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반감을 사게 되고 가정환경에 문제가 있는 애들은 달라도 다르다는 왕다정의 말을 듣게 된 호랑이는 돈할매의 나쁜 말을 섭렵한 독사가 되어갑니다.
이렇게 되면 안되는데...
구호랑은 과연 이 지옥을 벗어날 수 있을까요?
말의 지옥을 읽으면서 말의 감옥에 대해 생각해보았어요.
주변에 누군가 막말을 퍼붓는 사람이 있다면 그 말때문에 상처받았다면 그 말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괴로워하지말고
당당하게 잘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복수라고 말이죠.
평소 안좋은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안좋은 일이 일어나더라구요.
말이 씨가 된다는 말이 있잖아요.
말의 지옥은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도 꼭 한 번은 읽어봤으면 좋겠어요.
말이 얼마나 중요하고 또 무서운지 그 영향력을 생각해서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말을 할 수 있도록 해야겠지요.
잘못 뽑은 반장의 작가 이은재님의 동화 말의 지옥을 읽으면서
많은 친구들이 자신은 어떤 말을 하는 사람인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한 느낌을 적은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