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행복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 스물아홉, 임신 7개월, 혈액암 판정
이미아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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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엄마는 내 아이가 행복하길 바란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만큼 예쁘지만,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들은 사랑이 아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 폭탁이 되어간다.

여기서 쿵! 저기서 쿵!

이쪽이 조용하면 다른 한쪽에서 사고가 터진다. 

아이들 때문에 바람 잘날이 없고 엄마의 시간은 아이들에게 뺏겨버려 저녁이 되면 엄마는 넉다운이 된다.

 

신문사 기자로 있던 그녀도 이렇게 평범한 엄마가 되고 싶었다.

하지만, 둘째를 가진지 7개월 되었을 때 혈액암을 판정 받았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다른 것보다 아이가 가장 먼저 걱정이 되었다.

뱃속에 아기가 있을 때 두려운 생각을 가지면 아이에게 좋지 않을까봐 오히려 강해지려고 했다.

다행히 혈액암은 완치가 가능했고, 아이는 예정일보다 한달 일찍 수술해서 3.2kg의 건강한 아이를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엄마는 그때부터 암과의 싸움이 시작되었다.

항암제를 맞아가며 어려움을 견뎌야 했고, 조혈모세포 이식 수술을 받으며 난관을 잘 견뎠다.

힘들었지만 아이들을 위해 꾹 참았다.

 

작은 아이 백일을 앞두고 몸상태가 안좋아 갑자기 병원에 입원해야 했을 때 자신도 모르게 의사들 앞에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를 치기도 했다.

어렵게 낳은 아이이기에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으니까...

딸 아이는 엄마 뱃살이 세상에서 제일 푹신푹신하다고 했다.

살이 너무 쪄서 부끄러운 나머지 살 빼겠다는 말을 하자 아이는 살 안빼도 되니까 병원에만 오래 있지 말라고... ㅠ.ㅠ

그동안 말로 표현하진 않았지만, 아이는 엄마가 병원에 자주 가 있는게 싫었던 거다.

한참 사랑받아야 할 시기에 할머니와 동생뿐인 집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딸이 병원에서 링겔을 맞게 되었을 때 그 어린 아이가 링겔을 맞으며 엄살도 부리지 않고 눈물을 흘리지도 않았다.

엄마도 참았으니 자기도 그래야 한다면서 어른다운 소리를 했다.

그때 엄마의 가슴은 얼마나 아팠을까...

병원 생활을 하는데 다행히 시어머니가 아이 둘을 돌봐 주시고, 직장 다니는 친정 엄마가 병원에 자주 들러 주셨다.

두분 다 힘드셨을텐데 내색 한번 하지 않으시고, 그저 건강하게 돌아오길 바랬던 양가 어른들의 마음...

엄마에게 힘들고 아프다고 투정을 부렸지만, 저자는 엄마의 마음을 아이를 키우면서 조금씩 알아갔다.

 

"자존심은 개나 줘버러. 진짜 중요한 건 지금 잘 버텨서 몸 다 낫고 여기서 나가는 거지. 여기 있는 사람들 다 그 마음으로 버티는 거야. 새댁, 아줌마가 됐으면 모든 걸 각오해야 하는 거야. 새끼들한테 눈앞에서 제 어미 죽는 꼴 보이기 싫으면, 속상해 할 시간에 걸어. 울면 백혈구 수치 안 올라."  <본문 p.108 일부 발췌>

 

 

"이미아 님 본인을 하늘이라고 가정해보세요. 하늘은 맑을 때도 있지만 흐리고 비를 내리기도 하잖아요. 암에 걸린 것도 살면서 만날 수 있는 일종의 먹구름이나 비바람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먹구름도 언젠가는 물러가고, 비바람도 그치고, 하늘은 다시 맑아지죠."  <본문 p. 184 일부 발췌>

 

 

혈액암 같은 경우는 환자의 마음에 따라 회복 속도가 다르다고 한다.

내 생각엔 혈액암 뿐만이 아니고 모든 병이 그렇지 않을까 생각된다.

병과 이기겠다는 마음과 얼른 건강해지겠다는 마음이 함께 있어야 더 빨리 회복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정말 다행인건 저자는 3년 정도의 휴직 끝에 완쾌되어 다시 직장생활을 할 수가 있었다.

이젠 아이들과 놀아줄 수도 있고, 외출도 할 수 있다.

젊은 나이에 암에 걸리긴 했지만 그녀의 의지로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건강도 어느정도 되찾았고 복직을 위해 살을 빼러 헬스클럽에 갔을 때 림프종이라는 말을 듣고 받아주지 않았던 곳에서 받았을 그녀의 상처는 얼마나 컸을까? 아팠던 시간들을 지우개로 지우고 싶겠지만, 엄마였기 때문에 더 강하게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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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체리듬을 회복하면 집중력이 높아진다
브루노 콤비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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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잠이 보약입니다'라는 광고를 본 적이 있었다. 

그만큼 잠이 중요하다는 건데, 중요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못하고 지나는 부분이 바로 잠이 아닌가 싶다.

컴터 앞에 있다보면 가끔은 새벽 2~3시까지 잠을 안자는 경우가 그만큼 잠이 별로 중요하다고 생각 안하고 있었던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잠이 뭐가 그리 중요할까라는 생각을 가져보긴 했지만, 나이 먹을수록 잠이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된다.

건강의 지름길은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가 정답인 것 같다.

그야말로 아기들이 하는 기본 생활을 어른들도 잘하면 건강하게 산다는 얘기다.

 

 


 

 

이 책에서는 잠 중에서도 낮잠에 대해서 언급하고 있다.

낮잠에 대해서 언급한 책을 보니 조금 우습기도 하다.

직장 생활도 해야 하고, 바쁜 생활을 하는 사람들한테 그럼 낮잠을 자라는건가... 라는 생각과 함께~~

바쁘다는 핑계로 많은 사람들이 낮잠을 못자고 있지만, 낮잠은 맘만 먹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한다.

몇 초부터 몇 분까지 말이다.

낮잠 시간이 중요한게 아니고, 낮잠을 자느냐 안자느냐고 중요하다.

지하철 안에서든 어디서든 짬내서 잔 낮잠이 건강에 도움을 준다.

잠으로 치유되지 않는 고통은 없다고 할만큼 낮잠은 반드시 자야 한다고 한다. 

뉴턴, 아르키메데스, 나폴레옹도 낮잠을 통해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흔히 점심을 먹고 나면 춘곤증이 오곤 하는데, 이건 먹은 음식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그런건 아니다.

점심을 먹어서 졸린게 맞다면 점심을 먹지 않은 사람은 졸리지 않아야 하는데, 점심을 먹지 않은 사람도 오후쯤 되면 피곤하고 졸리기도 한 것은 인간 생체 리듬이 그렇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들이 대부분 낮잠을 자듯이 우리 생체 리듬도 하루에 한 번은 낮잠을 계획하도록 되어 있다. 점심을 먹어서 졸리다면 아침과 저녁을 먹었을 때도 졸려야 하는 것 아닐까?

 

 

 

 

낮잠을 자는 것은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낮잠이라는 몇 분의 투자로 얻는 것들은 생각보다 많다.

기분을 편안하게 해주고, 일을 할 때 보다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며, 밤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더 건강해진다.

실제로 인간의 주의력, 즉 효율은 하루 중 오름과 내림을 반복하다가 오후가 시작될 무렵에 급겹하게 떨어진다. 낮잠 시간에 일의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일하는 것을 멈추고 휴식한 다음에 재개하는 것이 맞다. 타우브에 다르면 학생들은 오후의 낮잠으로 컨디션이 좋아져 학업 효율도 높아진다고 한다. 별것 아니라고 생각한 낮잠이 인간의 생체리듬에 이렇게나 중요하다는 걸 알았는데, 그럼 이제부터 나도 짬내서 낮잠을 자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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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살 전에 떠나는 엄마 딸 마음여행
박선아 글.사진 / 위즈덤하우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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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면 괜히 설레고 마음이 들뜨게 된다.

아이들이 소풍가기 전날 밤 마음이 들떠 잠을 못이루는 것처럼...

여행이란 그 자체만으로도 삶의 활력소가 되는데, 바로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여행을 떠나는가 싶다.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는 데 그때는 마음에도 휴식이 필요할 때인 것 같다.

 

저자는 딸과 함께 8년 동안 여행을 다녔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여행지를 찾은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살고 있어 사람 냄새가 나는 곳들을 둘러보게 해 주었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자연과 함께하는 그런 곳들을 둘러보는 것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저자를 따라 여행하면서 그곳을 함께 둘러보며 삶의 여유를 느껴볼 수 있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여행을 간다는 게 쉽지 않으니 여행을 계획하게 되면 이왕이면 알차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그렇다보니 찾은 여행지에서 그곳에서 유명한 곳을 다 둘러보고, 그곳에서 유명한 음식도 먹고 싶다.

사실 요건 어른들만의 생각이다.

이왕 찾은거니 아이들에게 뭔가를 얻게 해주려는 어른들의 욕심...

그러다 보니 일정이 빡빡하고 여행에서 많은 곳을 둘러봤다고 생각은 들지만 정작 남는 것은 없는 허탈감은 무엇일까?

진정한 여행의 의미가 무엇인지 한번쯤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안동 하회마을을 찾다가 길을 잘못 들어 당황하고 있는 엄마를 보며 겁이 날 땐 노래를 불러 보라는 손양의 말에서 엄마는 위로를 받는다.

내색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아이는 벌써 엄마의 마음을 눈치챘나 보다.

여행을 통해 한층 더 성장한 아이의 모습을 봤을 때 엄마는 얼마나 뿌듯했을까?

대문조차 필요 없는 인심 좋고 순박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가정마을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방 열쇠가 없어서 마을회관으로 달려가야만 했던 저자의 마음을 그곳 사람들은 알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열쇠? 우리는 열쇠 같은 거 없는디…… 아마 필요 없을 건디!" 

 

 

빡빡한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들하고는 너무도 거리가 먼 모습에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예전에 살았던 사람들은 이렇게 착했을텐데 지금은 너무나 삭막한 곳에 살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나도 도시보다 사람들 사는 냄새가 나는 이런 시골이 훨~~씬 더 좋다.

 

 

 

 

광명 새마을시장에서 만나 본 책읽는 할머니의 모습은 아름답게만 느껴졌다.

시장에서 곡물을 팔고 계셨지만, 일본어 소설을 읽고 계신 모습에서 삶의 여유가 느껴진다.

꽃씨를 사가는 손양을 불러 뜯어진 꽃씨를 주시는 할머니의 손길...

손양은 화분에 예쁜 꽃들을 심었겠지?

 

 

 

 

버스가 다니지 않아 물건을 사려면 택시를 타고 나가야 하는 무주 방재마을.

사는 가구가 얼마 안되어 버스도 운행을 안한단다.

할머니는 라면 몇개 사러 가기 위해 왕복 택시비 14,000원을 지불해서 읍내 가게에 다녀온다.

집 앞에는 커다란 감나무가 있지만, 할머니는 힘이 없어 감나무에 달린 감을 못딴다면서 따가라고 한다.

안그래도 있는 감 마저도 타지 사람들이 다 따간다면서...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넉넉함이다.

지금 같은 도시에서는 상상도 못하는...

 

 

 

 

달동네를 추억하며 골목 여기저기를 걸어보고, 오래된 대문에 감꽃을 놓아주기도 한 손양은 돈이 없어 학교를 못 다녔다는 말에 이해가 안간다.

비가 오면 길이 물에 잠기고 엄마와 아파가 누워 있으면 대신 일을 해야만 했던 아이들 이야기에 손양은 눈시울을 적신다.

 

여행은 특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아이와 손 붙잡고 사람 사는 곳을 둘러보는 곳이 진정한 여행이 아닐까 싶다.

여행을 위해 한가득 짐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목적지만 정한 채 가볍게 나서서 아이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뭔가 느낌을 만들어 주는 것...

이런 여행을 통해 구지 말하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알아가고 배우게 된다.

나도 복사꽃 핀 시골동네를 아이와 손 붙잡고 걸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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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사는 집 바다로 간 달팽이 6
최모림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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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사는 집이라는 제목에서 청소년 소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요즘 청소년들의 마음 속에는 누가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는 생각과 함께... 

환한 파스텔빛 표지와는 다르게 탈북자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였다.

철민이는 아빠와 함께 탈북하여 중국에서 3년 정도 생활하다가 우리나라로 넘어 왔다.

 

철민이는 늘 엄마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남들 앞에서는 눈물을 보이지 않지만 엄마 생각만 하면 눈물이 고인다.

역사 시간에 화산에 대한 수업을 하는데 휴화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나라에 있는 산 중 휴화산은 한라산과 백두산인데, 선생님의 질문에 철민이는 백두산이 폭발했으면 좋겠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북에 계신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하지만, 같은 반 친구들의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다 팽개치고 내려와 놓고서는 이제와 엄마를 찾는다는 둥, 남쪽으로 넘어오면 북에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될지 뻔히 알면서 넘어왔다는 둥...

아이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 말들이 철민이의 가슴에는 대못으로 박힌다.

철민이의 마음은 아무것도 모른 채...

하지만, 철민이는 친구들 앞에서 아무런 내색도 할 수가 없다.

친구들보다 나이도 많고 탈북자라는 것만으로도 혼자이니까...

 

철민이의 아빠는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북쪽으로 삐라를 넣은 수소풍선을 날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걸 하면 교회에서 돈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민이는 다 소용없는 일이라면서 그런 아빠를 막고 싶지만 아빠는 그거라도 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고 하신다.

 

철민이는 교회에 간증을 하러 가기도 한다.

그곳에 가서 자신이 배가 아파 괭이풀을 먹은 얘기, 먹을 게 없어서 매미를 구워 먹는 얘기, 중국과 몽골 국경 사이에 가로놓인 고비사막을 어렵게 건넌 얘기를 하려고 준비해 갔지만 뜻하지 않게 백두산 화산이 폭발하길 바란다는 얘기를 하게 된다. 북한의 생활에 대해서 알려주려고 했었는데, 아이들의 반갑지 않은 반응과 북에서는 먹을 것을 구하기 위해 뭐든지 팔아 먹을걸로 바꾼다는 얘기와 자기 자식도 판다는 황당한 얘기를 하는 아이... ㅠ.ㅠ~~ 그말에 철민이는 상처를 받고 그 자리를 나온다.

지하철을 타고 집에 오다가 고비 사막을 함께 건넜던 미주를 만나게 되는데...

 

지금 탈북자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지만 사실 나로써는 별로 관심 없는 부분이었다.

탈북자들은 교육도 시켜주고, 생활할 수 있게 돈도 주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생활을 하기엔 부족하다.

그리고 그들이 교육을 받아 취업할 수 있는 곳도 부족한 현실이다.

그들을 전부 다 감싸 안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척 내버려 둘 수도 없는 문제이다.

북에 남겨 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하는 상황에서 철민이 아빠는 지하철 계단에서 거지가 되어 돈을 구걸한다.

새벽마다 철민이 아침밥을 차려주고 집을 나서곤 했었는데, 철민이가 지나다니는 지하철 계단에 있는 사람이 철민이 아빠일 줄은 몰랐다.

철민이가 거지에게 던져 준 동전이 바로 아빠에게 던져 준 동전이란걸 알았는데 철민이 마음은 어땠을까?

밤마다 잠을 잘 때 끙끙거리는 이유를 그제서야 알 수 있었다.

아빠든 철민이든 마음에 묻어 둔 가족을 생각하면서 보고 싶어도 볼 수 없는 현실이 얼마나 가슴 아픈 일인지 마음에 묻어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었다. 우리 청소년들이 그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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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의 일기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5
공지영 지음, 허구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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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는 아이들에게 일기 쓰기를 숙제로 내주는데, 아이들은 일기 쓰는 것이 무척이나 지겹다. 

매일 써야 하는 것도 귀찮고, 나만의 비밀일기를 누군가가 본다는 것도 싫다.

일기를 쓰면 좋은 점이 많다는 이유로 억지로 쓰는 일기가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의문이다.

누군가가 내 일기장을 보는 것은 싫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일기장을 들여다 보는 것은 재미있다.

일기장에 특별한 비밀 이야기가 있는건 아닌데도 말이다.

이 책은 일기 형식으로 된 동화이며 동화 속에서 미미가 제제에게만 이야기하는 부분을 통해 미미의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어쩌면 아이들도 이렇게 미미처럼 자신만의 이야기를 일기장에 털어놓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해본다.

 

 


 

주인공은 열살 소녀 미미이다.

열번째 생일 날 아빠에게 선물 받은 일기장에 '제제'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자신의 모든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해서 미미는 아빠와 할머니와 살고 있다.

엄마도 없고, 전셋집에 살고 있지만 당당하고 쉽게 기가 죽는 아이는 아니다.

나무타기를 좋아하고, 밝고 명랑하지만 가끔은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하는 귀여운 소녀이다.

엉뚱한 생각을 행동으로 옮겨 그것이 문제가 될때도 있지만 말이다.

 

 

 

 

미미의 생일 날 할머니는 백설기와 짜장면을 준비해 주신다.

친구들처럼 미미도 치킨, 피자, 햄버거를 먹고 싶은데 말이다.

미미는 생일 날 자신이 좋아하는 현수를 초대하지만 현수는 과외 수업이 많아 미미의 생일에 올 수가 없다.

짜장면을 먹고, 친구들과 놀고 있는데 위층에 있는 쌍둥이 할머니가 쌍둥이를 맡기고 볼일을 보러 나가신다.

위층 쌍둥이로 말할 것 같으면 말썽꾸러기 중에서도 대단한 말썽꾸러기라 대책이 없는 아이들이다.

그날도 말썽을 부러 미미는 어쩔 수 없이 쌍둥이들을 벽장에 가두고 숲에 있는 토끼 굴을 찾아 집을 나선다.

 

 

 

 

며칠이 지나 현수는 다른 친구 생일에 가는 길에 미미 집에 들러 미미에게 생일 선물을 주는데,

고마운 나머지 미미는 현수에게 벚꽃 나무를 꺽어 선물하지만, 현수는 그걸 무시한 채 그냥 가버린다.

다음 날 미미는 학교에 가서 현수에게 사과를 받으려고 했지만, 현수는 미미에게 나무에 올라가고 엄마 없는 버릇없고 가정교육 못받은 애라는 말을 하게 되고, 미미는 홧김에 현수를 때리게 된다. 선생님이 엄마를 모셔오라는 말씀을 하지만, 엄마와 따로살고 있는 미미는 학교에 모셔 갈 엄마가 없다. 미미는 학교에 가는 대신 숲에 가게 되고, 나무 위에서 자고 있다가 까미라는 소녀를 만나게 된다.

아빠가 편찮으셔서 아빠가 하시는 쓰레기 수거하는 일을 엄마와 대신하기도 하고, 동생을 돌보며 밥을 짓는 까미를 보면서 자신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미미는 쓰레기 수거를 하는 까미에게 새벽에 따뜻한 보리차를 주기 위해 까미를 기다리기도 한다.

 

 

 

 

이 책은 미미의 일상을 고스란히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보통 열살짜리 평범한 소녀의 이야기였지만, 한편으론 평범하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주는 이야기였다.

미미는 나쁜 아이도 아니고, 생각이 없는 아이도 아니다.

단지 남자아이 같은 외모와 말괄량이 같은 행동을 즐겨할 뿐이다.

학교에 다니는 게 싫어서 백 년쯤 방학을 하는 학교를 생각하기도 하고, 자신의 아빠를 위해서는 작곡 사무실을 지어주고 싶고, 진희 아줌마에게 들은 환경 운동을 실천하고 싶어하는 착한 아이이다. 어린이날 기념으로 글짓기 시간에 미미는 글 대신 동화를 쓴다. 미미는 동화를 쓴다는 생각으로 재미있게 지은 글을 선생님이 오해를 하셔서 정서가 불안하다고 생각을 하기도 한다. 미미가 쓴 동화는 새 엄마가 싫어서 쓴 글도 아니고 단순히 자기가 겪었던 일들을 혼합하여 재미있게 쓴 글인데 말이다.

 

 

 

 

"새엄마인 마귀 할멈은 아버지 몰래 미설 공주에게 온갖 힘든 일을 시켰습니다. 냇가에 가서 빨래도 시키고 곡식도 찧게 하였습니다. 쓰레기차도 밀게 하고 어떤 때는 밥 대신 무공해 빨랫비누를 도시락으로 싸 주는 일도 있었습니다. 그건 쓰다 남은 식용유로 만든 거니까 먹어도 된다고 하면서요. 그리고 미설 공주가 말을 듣지 않으면 쌍둥이들을 시켜서 미설 공주를 벽장 속에 가두어 버렸습니다."  <본문 p.167 일부 발췌>

 

 

 

 

저는 미미가 쓴 이 동화를 읽으면서 빵 터졌습니다.

이런 글은 그 누구도 아닌 미미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미미는 아빠 결혼식 전 날 담임 선생님께 아빠가 결혼을 한다는 말씀을 드리기가 그래서 작은 아빠가 결혼식을 한다고 거짓말을 한답니다. 작은 아빠가 결혼식을 해서 학교를 하루 빠질 수 있는데 아빠가 결혼하면 학교를 한 일주일 쯤 빠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말이지요. 역시 미미다운 생각이네요~~

부잣집에 살고 있지만 과외를 스무 개나 하는 현수를 보면서 과연 부모 말을 거역하지 않아야 어른이 되었을 때 많은 도움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 많은 걸 소화하다 보니 체력이 떨어져 쓰러지기까지 하는 현수를 말이지요. 요즘 아이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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