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시체를 버리지 마세요 이카가와 시 시리즈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음, 채숙향 옮김 / 지식여행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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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제목에 호기심을 갖고 보게 된 책이었다.

책 표지에서 보면 이곳은 시체를 버리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너무나 많은 시체들이 쌓이다 보니 이젠 더 이상 이곳에 버리면 안된다는 경고의 메시지 같은...

이 책에서는 뜻밖의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전개되고 있는데, 이 시체를 처리하기 위한 처음 보는 두 남녀가 행동을 개시하기 시작한다.

한 사람은 살인자의 언니인 가오리와 또 한 사람은 우연히 그곳에 있다가 공범자가 되어버린 남자 데쓰오.

 

빌라에서 혼자 살고 있는 하루카 집에 낯선 여자가 들어온다.

무서운 생각에 들고 있던 과도를 어찌했는지 모르지만, 집에 들어온 여자는 피를 흘리면서 쓰러진다.

겁이 난 하루카는 언니에게 전화를 하게 되고, 언니는 회사에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조퇴를 한다.

동생이 전화기를 통해 한 말은 자신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이다.

동생보다 부족하고 언니로써 해준 일이 없었기에 동생이 울면서 해결을 요한 일이라 언니는 겁도 없이 동생집에 간다.

부엌에 갔다가 동생이 말한 상황을 보고 나서 마침 폐품수집 차량에 있던 남자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그리고 폐품수집 차량에 있던 콘트라베이스 가방에 여자의 시체를 넣게 된다.

 

죽은 여자의 주머니에서 발견된 건 미니쿠퍼의 열쇠와 야마다 게이코라는 이름뿐...

데쓰오와 가오리는 콘트라베이스 안에 넣은 시체를 그녀의 차 위에 꽁꽁 묶어 어디론가 가게 되는데 가다보니 초승달 연못이란 곳에 도착하게 된다. 그곳에서 자살처럼 위장해 운전석에 야마다 게이코를 앉혀 호수에 차량을 빠트리게 된다.

깨끗하게 해결했다는 생각을 하고 그곳을 빠져나오려고 하자, 차가 없어 둘은 걷기 시작한다.

걷다가 발견한 곳에 크레센트 장이라는 통나무로 만든 숙소가 있었고 그 둘은 거기에 머무르게 된다.

한편... 우카이 탐정사무소에서는 야마다 게이코가 사건 의뢰를 위해 찾아온다고 했었는데 오후가 되어도 나타나지 않는다.

전화기를 통해 남긴 메시지만 듣고 우카이 탐정은 일행과 함께 크레센트 장이라는 곳을 찾아가게 된다.

 

다음날 아침 데쓰오와 가오리는 깊이를 알 수 없다고 알고 들었던 초승달 연못이 의외로 물이 맑아 바닥까지 다 보인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초승달 연못을 간다는 한 남자를 미행하게 되는데, 자신들이 버렸던 쿠퍼가 보이지 않아 해결점을 찾기 위해 숙소에 하루 더 묵게 된다.

초승달 연못에 다녀온 데쓰오와 가오리는 어젯밤에 낚시를 하러 갔던 유키지로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여동생과의 통화에서 야마다 게이코의 옆구리에 있던 칼이 동생이 가지고 있던 과도가 아님이 밝혀지게 되고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

 

어쩌면 데쓰오와 가오리가 미니쿠퍼를 연못에 빠트리고 하룻밤만 묵고 자신들의 집으로 돌아왔다면 그 둘은 사건에 연루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무엇인지 미심쩍은 낌새를 차린 두 남녀와 우카이 탐정은 서로를 용의자로 지목하게 된다.

유키지로의 죽음이 우연이 아님을 알게되자 용의자는 그 주변을 둘러싼 인물들로 조금씩 범위를 좁혀가게 된다.

사건 해결을 위해 나타난 경찰은 해결의 실마리를 잡지 못하게 되고, 사건은 탐정을 통해 조금씩 실마리가 드러나게 된다.

살인을 우연처럼 가장하기 위해 용의자는 계획적으로 접근하게 되고, 아무렇지도 않게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책을 읽으면서 언제쯤 범인의 형체가 드러날까 생각했는데, 결국은 마지막에서야 범인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범인은 떠내려온 폭우 때문에 죽게 되는데, 처음에 초승달 연못이 한개라고 생각했던 것이 두개, 세개, 네개로 늘어나게 된다.

이 책은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과 같았다. 범인이 밝혀질듯 하면서 사람의 애간장을 태우기도 한다.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하나뿐인 초승달 연못이 그렇게 자꾸만 늘어난다니 과연 초승달 연못은 어떻게 된 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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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한 부모를 연기한다
월트 래리모어 지음, 김유태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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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아이들 교육을 할 때 일관성 있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데 일관성을 갖고 교육하기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다가 나도 모르게 언쟁을 높이게 되고 치솟는 화를 감당하기 어려울 때도 있는데,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혼내고 아이를 훈육하는 나의 행동을 보면서 부모로써 잘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중학생 아들인 스콧이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독한 사람이라는 편지 내용으로 시작하고 있는데, 자신의 엄마가 독하게 아이들을 지도했기 때문에 지금의 아이들이 올바른 교육을 받으면서 잘 자랐다고 하고 있다. 아이들에게 나쁜 음식을 먹이지 않고, 좋은 습관들 들여주는 것은 아이들을 위한 일이지만, 아이들은 그 부분까지는 알지 못한다. 단지 부모는 내가 원하는걸 못하게만 한다고 생각한다.

하긴~~ 아이들이 부모의 마음을 다 알면 그게 어디 아이겠는가...

어쩌면 나도 어렸을 때는 부모가 말하는게 잔소리로 들렸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후 보면 부모가 말하는건 잔소리가 아니라 다 나를 위한 사랑의 가르침이었다.

역시 사람은 나이를 먹고 시간이 지나야 아는 것인가보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건 가정이라는 울타리인데, 바로 내 아이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해주는게 중요하다.

아이들을 올바르게 양육하기 위해서는 양육하는 것에도 규칙이 있는데 아이를 혼내기 전에 먼저 규칙을 알려주고, 불가능한 요구를 하면 안된다.

아이가 고의적인 반항을 하면 단호하게 대처해야 하고, 대처한 후에는 다독거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모든 훈육은 사랑에 기반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훈육하고 훈련시키는 목적은 어릴 때부터 올바를 의지를 가진 인간으로 만들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잘만 훈육하면, 아이를 보호하면서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만 활동하게 할 수 있다. 언제 혼을 내며, 언제 상과 벌을 내리고, 언제 꾸짖을 것인지를 잘 판단하여 실행하면 더욱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무조건적인 사랑이 참 어렵다는걸 느끼게 된다. 부모도 사람이기에 그렇지만, 무조건적인 사랑이 있어야 아이의 기본 욕구인 정서적인 욕구와 인간 관계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 '관대함'과 '철저한 훈련'이라는 두 가지의 요소를 잘 유지하려면 그 밑바닥에는 반드시 무조건적인 사랑이라는 기반이 깔려 있어야 한다. 부모가 된다는 거 정말 어렵다. 아이를 위해서 한없이 이해해야 하고 양보해야 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 말이다.

 

지금까지 아이를 키워오면서 느낀거지만, 아이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

교육서에서 부모들에게 알려주는 방법은 단지 조언일 뿐이다. 그 조언을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아이의 특성을 인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이의 교육이란 수학공식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는게 아니니까 말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과 능력을 발견하고, 그 능력을 계발할 열정을 얻도록 격려하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다. 이런한 열정을 실행으로 옮길 만한 건전한 자아를 갖도록 인도하고, 운명을 개척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데 부모는 자신의 욕심을 포기하고 자녀에게 알맞은 것을 아이 스스로 선택하게 해주는 아량이 필요하다. 아이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을 발견하고, 잘하는 것을 골라야 한다. 그러나 아이가 잘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독특함을 발견하고, 도전을 받아들이는 용기를 키우면서 실패나 역경을 딛고 일어서는 끈기를 배우고, 자신감을 키우는 것이다. 아이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바로 부모임을 잊지 말고 아이에게 칭찬과 격려를 해준다면 아이는 미래를 향해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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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잔과 토마토 두 개 - 오광진 우화소설
오광진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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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두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바로 아저씨와 천사 가브리엘이다.

어느 날 아저씨 3층 창문을 통해 들어온 가브리엘 천사는 아저씨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지만, 아저씨는 아이가 얘기하는 걸 하나도 믿지 않는다. 단지 아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잣대에 맞춰 자신이 말한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는데, 결국에 아저씨가 말한 것들이 진짜가 아닌 가브리엘의 말이 옳았다는걸 보여주고 있다.

 

가브리엘과 아저씨는 여행을 떠난다.

아저씨는 늘 아저씨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고 가브리엘은 아저씨의 생각이 옳지 않다는걸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여기서 어른과 아이의 모습을 볼수가 있는데 늘 자기 의견이 옳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한없이 베풀기만 하는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고마워할 줄을 모른다.

똑같은 소나무를 보고도 어른들은 단지 소나무를 값으로만 생각을 한다.

감사하는 마음도 없고,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는 눈을 가진 아저씨 눈에는 계곡물이 먹물로 보이기도 한다.

 

"소나무엔 아저씨가 말한 모든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스스로 불필요한 가지를 자르면서 스스로 강하게 만들지. 그건 숲 속의 강자로 으스대며 살겠다는 뻔뻔함이 아니라 자신을 키우며 살겠다는 각오 아닐까? 소나무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나무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잘라낸 가지 또한 사람에겐 땔감으로 쓰이니까. 소나무는 정말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나무 같아. 아저씨는 그런 생각 안 들어?" <본문 p. 32 일부 발췌>

 

금나라에 갔다가 금덩어리가 지천에 널려있는 걸 보고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아저씨는 주머니에 금덩이를 넣는다. 그것만 있으면 부자가 될거라는 생각에 신이 나 있다. 배가 고파 햄버거를 먹으러 패스트푸드점에 갔지만, 자신이 가진 금덩이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막에서 모래 바람을 만나 금덩이들은 전부 모래바람에 묻히게 되고, 아저씨는 금덩이를 잃은 실망감에 의욕마저 잃어간다. 모래바람이 아저씨에게 금덩이를 돌려주고, 대신 모래바람에게 필요한 가브리엘을 데려간다. 아저씨는 금덩이를 찾아 스스로 집을 찾아가지만 금덩이보다 더 소중한 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지금 우리 현실에 처한 상황을 보면 황금이면 뭐든지 다되는 세상이니까 말이다.자신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황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짜 운은 때가 되어야 피는 꽃처럼 그렇게 오는 거라 생각해. 이미 정해져 있는 수순대로 오는 것. 불볕더위에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 같은 것이 행운이고 식물들은 꽃을 피우기 위해 정해진 순서에 따라 그만큼 자신을 키웠어. 성공한 사람은 결코 네가 말하는 행운 때문에 된 것은 아니야. 그들은 때를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만큼 노력으로 준비한 거야. 노력은 조금 하고 결과를 크게 바라는 건 도둑 심보 아냐? 또 그들이 다시 설 수 있었던 다른 이유는, 사라진 시간에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고 과거의 실패를 지금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때문이야. 거기에서 나오는 열매가 바로 재창조야. 모양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같지 않기에 같을 수가 없는 거야. 그건 어제와 다른 오늘과 같은 것이지." <본문 p. 87~88 일부 발췌>

 

아저씨는 가브리엘과 함께하는데 어디를 가던지 힘이 들어 포기하려고 한다. 가브리엘은 아저씨 옆에서 조금만 더가면 된다고 아저씨에게 희망을 주지만 아저씨는 늘 '조금만 더'라는 말을 듣는 것이 싫어진다. 바로 코앞에 목적지가 있음에도 그걸 미처 깨닫지 못하고...

늘 이끌어주려는 가브리엘과 늘 포기하려고만 하는 아저씨를 보면서 쉽게 포기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건 아닐지 생각해 보았다.

 

"어머니 배 속에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아이는 걷기까지 수없이 넘어져야 해. 어머니 역시 극심한 산통 뒤에야 탄생의 기쁨을 얻고. 너도 여기까지 오는 동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넘어졌잖아?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사막과도 같은 거야. 거기에는 기다림의 과정과 불행이 반드시 들어 있어. 포기하면 낙오자가 되고, 포기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는 거야." <본문 p. 150 일부 발췌>

 

아저씨는 물이 귀한 100년 후 세상에 갔다가 물을 훔쳐 죄인으로 끌려가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물을 훔친 형벌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게 된다. 물 한잔과 토마토 두 개를 얻기 위해 토마토 농장에서 하루 종일 일해야 얻을 수 있는 품삯임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자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우리 곁에서 늘 주는 자연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깨달음을 주고 있다. 모든이들이 좋아하는 황금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세상도 보여주고, 백작이 되었지만, 자신이 가진 것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음을 알게 된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청소부를 어르신 모시듯이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지구가 건조증에 걸려 물이 귀한 시대를 미리 보여주고 있으며, 자신이 잘못 살아온 인생을 다시 살기 위해 과거의 문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자신의 꿈을 가지고 노력하기 보다는 더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해 스펙을 쌓고 관심도 없는 분야에 치중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앞을 내다보며 더 큰 세상을 위해서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사람들은 행운을 가져다 주는 네잎 클로버만 찾으려고 할뿐, 행복을 가져다 주는 세잎 클로버에는 관심이 없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드림파더를 통해 진정으로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자연을 통한 경고 메시지와 교훈을 담고 있는 책으로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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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 푸른도서관 56
천주하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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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도 책 표지에서도 무얼 의미하는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책을 보기 전에 눈썹이라는 제목과 함께 흔히들 여성들에게 중요한 美에 관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 책이었다.

궁금한 마음에 책을 펼쳐보곤 했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아이는 중학생 소녀였다.

왜 암에 걸렸는지는 나타나지 않으나, 암 수술을 하고 학교를 1년 4개월 동안 쉬다가 중학교 3학년에 복학을 한 이서현.

다행히 수술 후 건강한 몸으로 학교에 복학했지만, 빈 공백기간이 서현이에게는 무척이나 크게 다가왔다.

학교란 곳이 낯설게만 느껴지고, 아는 사람 하나도 없이 학교에선 스스로 외톨이가 되어가곤 했다.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빠져버린 머리카락과 눈썹 때문에 가발을 쓰고 다니고, 매일 눈썹을 그리고 학교에 갔던 아이.

그 아이에게 가발과 눈썹은 남들에게 자신이 아팠었다는 걸 보여주지 않기 위한 자신만의 자존심이었다.

서현이는 가끔씩 중학교 때 친했던 소영이와 지연이를 만나기도 했는데 고등학생이 되어버린 그 아이들과는 서로 대화가 공유되지 않는다. 자신들의 학교 얘기만 하는 그 아이들 사이에서 대화에 끼여들 틈조차 없다.

그렇게 친한 친구들이 자기 몰래 자신의 아픔이 그대로 배어있는 놀이 동산에 갔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면서 소영이와 지연이는 그의 친구 목록에서 자연스럽게 빠지게 된다.

 

서현이에겐 대화를 함께 공유할 사람이 없었는데 병원에 있는 진아 언니가 그나마 위로가 되긴 했었다.

진아 언니도 수술을 했는데 재발로 다시 병원에 입원했다.

자신의 허전하고 외로운 마음을 말하고 싶지만, 진아 언니에 비하면 너무나 행복한 자신의 생활을 차마 말로 하지 못하기도 한다.

 

서현이는 한달에 한번씩 케모포트에 약을 넣으러 병원에 가는데, 그날 우연히 병원에서 짝꿍인 선정이를 보게 된다.

선정이 역시 서현이와 같은 복학생이었고, 한때 날라리였던 그 아이 역시도 친구가 없다.

일진으로 있다가 작년에 사고가 터져 필리핀에 유학을 갔다가 올해 복학을 했고, 서현이와 짝꿍이긴 하지만 말이 없는 둘의 관계는 서먹서먹하다.

선정이는 서현이에게 시험 전 날 선생님이 정리해 주신 종이를 나눠주면서 조금씩 마음을 열어간다.

학교에서 졸업 여행을 가는 날 둘은 함께 자리에 앉게 되고 친구가 되어간다.

함께 방을 쓰게 된 선정이는 욕실에서 준비하는 서현이에게 급하다는 핑계를 대고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서현이의 가발을 벗기게 되고, 그걸 계기로 서현이는 가발을 쓰지 않아도 괜찮은 자신의 모습을 찾게 된다.

 

서현이는 매일 그리는 눈썹이 번거로워 눈썹 문신을 하고 싶어하지만, 엄마가 반대를 한다.

병원에서 퇴원한지 1주년이 되는 날 가족끼리 파티를 하게 되고, 1주년 기념으로 아빠가 받고 싶은 선물을 해주겠다고 하자 서현이는 과감히 눈썹 문신을 하겠다고 한다. 눈썹 문신를 하기로 한 날 병원을 찾게 된 서현이는 선정이를 보게 되고, 선정이에게 병원에서 암 수술을 한 엄마가 있다는 사실과 선정이의 아픈 과거의 모습도 우연히 보게 된다.

자신이 외롭고 힘들었던 순간에 언니가 데리고 간 그 곳을 선정이와 함께 찾게 되고, 선정이의 마음의 친구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 책은 청소년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평범하게 살고 싶지만, 평범하게 사는 방법을 잃어버린 서현이의 모습과 자신의 아픈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는 선정이.

어쩌면 두 아이가 말을 하지 않는 이유는 말을 하다 보면 자신의 아픈점이 드러날까 두려워서일지도 모른다.

암이라는 공통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위로해 주며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데, 선정이가 한때 일진이 되어 그렇게 되어버린 그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사람들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데 그게 바로 선입견임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고통만 생각하며 주변인들이 자신을 무조건 이해해야만 했다고 생각했던 서현이는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하면서 자신도 누군가를 위로해 줄 수 있다는걸 알게 되기도 한다.

진아 언니의 죽음으로 자신이 선물했던 책을 다시 받게 되고, 그 책을 자신의 보물상자에 보관하려다 자신이 서운했었던 소영이와 지연이와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풀리기도 한다.

이 책은 눈썹에서 시작하고 있지만, 결국 서현이는 자신이 그렇게나 원했던 눈썹 문신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

왜냐하면 그 사이 눈썹이 많이 자라나 있었으니까...

요즘은 중학교에 다니면서 화장하는 아이들이 참 많이 있다.

보기에도 안좋고 참 안타까운데, 이 책을 통해서 서현이가 눈썹을 그려야만 하는 이유와 그 아이의 심정을 보듬어볼 수 있는 시간이 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평범한 것이 얼마나 행복한 것인지를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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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 별과 우주를 사색해야 하는 이유 - 우주를 읽으면 인생이 달라진다
이광식 지음 / 더숲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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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아이들과 천문대에 간 적이 있었다.

저녁 어스름쯤에 갔는데 아무리 봐도 별이 보이지 않았는데, 그분은 어찌나 별을 잘 찾는지 신기하기만 했다.

그러다가 해가 지면서 별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냈었는데 생각보다 많은 별들을 보지는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었다.

단지 반짝이는 걸 보고 '별이구나'하고 알 수 있었는데 더 많은 별을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야외에서 별을 구경하고 실내에 들어가 눕혀지는 의자에 누워 별을 감상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정말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불이 전부 꺼지고, 처음엔 깜깜한 공간이 되어 조금 무서운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별자리가 하나씩 나타나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별자리들을 보면서 별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보기도 했었다.

아이들도 별에 흠뻑 취해 무척이나 즐거워했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내가 어릴때만 해도 하늘에 총총히 박힌 별들을 보면서 길을 걷곤 했었는데 지금은 별을 보기가 쉽지 않다.

2년 전 춘천에 갔을때와 몇달 전 고창에 갔을때 하늘 가득 수놓은 별들을 보면서 그 아름다움을 사진으로 담아오고 싶기도 했었다.

역시 도시보다는 시골이 공기도 좋고, 예쁜 별들도 마음껏 볼 수 있어서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청소년들이 우주를 사색하고 좀 더 넓은 시각으로 자신이 삶과 세상을 보고 힘을 내 전진하라고 격려하기 위한 마음이 담겨있다. 고등학생들을 상대로 한 <나와 우주> 특강 원고를 다듬어 펴낸 것으로 천문학의 역사와 이론에 관한 부분을 「천문학 콘서트」를 기초로 하여 청소년을 위해 쉽게 작성된 책이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쓰여졌기에 그 광활한 우주에 대해서 쉽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이 책은 빅뱅에서부터 우주론의 시간여행을 떠난다.

하늘의 번지수 별자리 찾기인 천문학을 시작으로 우주의 천문학자들이 등장하여 우주의 신비를 풀어주고 있다.

칸트의 우주 진화론과 태초와 종말에 관한 이야기로 마무리되고 있는데, 우리가 궁금해하는 우주의 많은 부분을 들려주고 있다.

중간 중간에 보여지는 아름다운 삽화들 속에서 더 많은 흥미를 가지고 볼 수 있었다.

 

별들은 수십억 년, 수백억 년의 시간이 지나면 죽음을 맞이하는데 별에 비하면 사람들이 삶은 하루살이와 같다고 한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별의 형체가 동그랗게 보이는데, 별이 둥근 이유는 바로 중력 때문이다. 천체의 크기가 지름 100km를 넘어가면 중력이 지배적인 힘으로 작용하여 제 몸을 마구 주물러서 둥그스름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보다 작은 것은 중력이 약해 감자처럼 울퉁불퉁하기도 하다. 지금까지 발견된 별 중에서 가장 큰 별은 태양의 약 2천배나 된다고 한다.

 

옛날 사람들은 지구가 우주의 중심에 자리한다고 굳게 믿었다. 하지만 알고 보니 태양 둘레를 도는 극히 작은 부스러기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 태양계 역시 바다 같은 은하속의 조약돌 한개에 불과했다고 하니 은하 밖의 공간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별을 보고 우주를 생각하는 삶을 살다 보면 나름대로의 우주관을 갖게 되고, 그러면 보다 넓은 시각으로 세상과 인생을 보고, 보다 균형 잡힌 삶을 살 수 있게 된다며 광할한 우주를 보면서 좁쌀 같은 세상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힘내서 헤쳐나가라는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보람을 느끼는 일을 하는 것이 행복한 삶을 쟁취하는 지름길이라면서...

우리가 늘 먹는 밥과 같이 남의 눈치 볼 것 없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라고 한다.

저자는 우주를 통해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우주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고 우주를 사색하다 보면 사람의 바른 마음자리가 보인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우주에 대해서도 이렇게나 많이 알 수 있는데, 아이들이 잘하는 것을 찾다보면 더 많은 신비로움을 풀어갈 수 있을 듯하다.

우주를 보면서 자신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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