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잔과 토마토 두 개 - 오광진 우화소설
오광진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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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두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바로 아저씨와 천사 가브리엘이다.

어느 날 아저씨 3층 창문을 통해 들어온 가브리엘 천사는 아저씨에게 이런 저런 얘기를 하지만, 아저씨는 아이가 얘기하는 걸 하나도 믿지 않는다. 단지 아이라는 생각에 자신의 잣대에 맞춰 자신이 말한 것이 옳은 것이라고 말해주고 있는데, 결국에 아저씨가 말한 것들이 진짜가 아닌 가브리엘의 말이 옳았다는걸 보여주고 있다.

 

가브리엘과 아저씨는 여행을 떠난다.

아저씨는 늘 아저씨의 생각이 맞다고 주장하고 가브리엘은 아저씨의 생각이 옳지 않다는걸 알려주려고 하고 있다.

여기서 어른과 아이의 모습을 볼수가 있는데 늘 자기 의견이 옳다고 말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한없이 베풀기만 하는데 사람들은 그걸 모르고 고마워할 줄을 모른다.

똑같은 소나무를 보고도 어른들은 단지 소나무를 값으로만 생각을 한다.

감사하는 마음도 없고, 소중한 것을 보지 못하는 눈을 가진 아저씨 눈에는 계곡물이 먹물로 보이기도 한다.

 

"소나무엔 아저씨가 말한 모든 것들이 담겨 있는 것 같아. 스스로 불필요한 가지를 자르면서 스스로 강하게 만들지. 그건 숲 속의 강자로 으스대며 살겠다는 뻔뻔함이 아니라 자신을 키우며 살겠다는 각오 아닐까? 소나무는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나무라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 잘라낸 가지 또한 사람에겐 땔감으로 쓰이니까. 소나무는 정말 사람을 위해서 존재하는 나무 같아. 아저씨는 그런 생각 안 들어?" <본문 p. 32 일부 발췌>

 

금나라에 갔다가 금덩어리가 지천에 널려있는 걸 보고 너무나 기쁜 나머지 아저씨는 주머니에 금덩이를 넣는다. 그것만 있으면 부자가 될거라는 생각에 신이 나 있다. 배가 고파 햄버거를 먹으러 패스트푸드점에 갔지만, 자신이 가진 금덩이는 아무짝에도 쓸모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사막에서 모래 바람을 만나 금덩이들은 전부 모래바람에 묻히게 되고, 아저씨는 금덩이를 잃은 실망감에 의욕마저 잃어간다. 모래바람이 아저씨에게 금덩이를 돌려주고, 대신 모래바람에게 필요한 가브리엘을 데려간다. 아저씨는 금덩이를 찾아 스스로 집을 찾아가지만 금덩이보다 더 소중한 게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부분에서는 인간의 모습을 보는듯 했다. 지금 우리 현실에 처한 상황을 보면 황금이면 뭐든지 다되는 세상이니까 말이다.자신의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황금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진짜 운은 때가 되어야 피는 꽃처럼 그렇게 오는 거라 생각해. 이미 정해져 있는 수순대로 오는 것. 불볕더위에 갑자기 내리는 소낙비 같은 것이 행운이고 식물들은 꽃을 피우기 위해 정해진 순서에 따라 그만큼 자신을 키웠어. 성공한 사람은 결코 네가 말하는 행운 때문에 된 것은 아니야. 그들은 때를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만큼 노력으로 준비한 거야. 노력은 조금 하고 결과를 크게 바라는 건 도둑 심보 아냐? 또 그들이 다시 설 수 있었던 다른 이유는, 사라진 시간에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고 과거의 실패를 지금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능력 때문이야. 거기에서 나오는 열매가 바로 재창조야. 모양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시간이 같지 않기에 같을 수가 없는 거야. 그건 어제와 다른 오늘과 같은 것이지." <본문 p. 87~88 일부 발췌>

 

아저씨는 가브리엘과 함께하는데 어디를 가던지 힘이 들어 포기하려고 한다. 가브리엘은 아저씨 옆에서 조금만 더가면 된다고 아저씨에게 희망을 주지만 아저씨는 늘 '조금만 더'라는 말을 듣는 것이 싫어진다. 바로 코앞에 목적지가 있음에도 그걸 미처 깨닫지 못하고...

늘 이끌어주려는 가브리엘과 늘 포기하려고만 하는 아저씨를 보면서 쉽게 포기하는 어른들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건 아닐지 생각해 보았다.

 

"어머니 배 속에 있다가 세상 밖으로 나오는 아이는 걷기까지 수없이 넘어져야 해. 어머니 역시 극심한 산통 뒤에야 탄생의 기쁨을 얻고. 너도 여기까지 오는 동안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이 넘어졌잖아? 인생을 살아가는 것은 사막과도 같은 거야. 거기에는 기다림의 과정과 불행이 반드시 들어 있어. 포기하면 낙오자가 되고, 포기하지 않으면 목표를 이루는 거야." <본문 p. 150 일부 발췌>

 

아저씨는 물이 귀한 100년 후 세상에 갔다가 물을 훔쳐 죄인으로 끌려가는 사람을 보게 된다. 그리고, 물을 훔친 형벌이 어마어마하다는 걸 알게 된다. 물 한잔과 토마토 두 개를 얻기 위해 토마토 농장에서 하루 종일 일해야 얻을 수 있는 품삯임을 알게 된다.

 

이 책에서는 자연에서부터 시작하고 있다. 우리 곁에서 늘 주는 자연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뭔가 깨달음을 주고 있다. 모든이들이 좋아하는 황금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세상도 보여주고, 백작이 되었지만, 자신이 가진 것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음을 알게 된다. 최고의 위치에 있는 대통령이 청소부를 어르신 모시듯이 하는 모습도 보여준다. 지구가 건조증에 걸려 물이 귀한 시대를 미리 보여주고 있으며, 자신이 잘못 살아온 인생을 다시 살기 위해 과거의 문으로 들어가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사람이 자신의 꿈을 가지고 노력하기 보다는 더 좋은 직장을 가지기 위해 스펙을 쌓고 관심도 없는 분야에 치중하고 있는 현실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앞을 내다보며 더 큰 세상을 위해서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으라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있다. 사람들은 행운을 가져다 주는 네잎 클로버만 찾으려고 할뿐, 행복을 가져다 주는 세잎 클로버에는 관심이 없다. 마지막으로 등장하는 드림파더를 통해 진정으로 자신이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어떤 일을 해야만 하는지를 들려주고 있다.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자연을 통한 경고 메시지와 교훈을 담고 있는 책으로 재미있게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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