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은 그 일이 일어나지 않은 것 처럼 되돌릴 수는 없지만, 그럼에도 법은 뒤늦게나마 해야 하는 일이 있다. 하등의 필연적 이유 없이 그럴 수 있을 법한 일들로 가득한 이 세계에서 뒤늦게나마 기대어 호소할 수 있는 법이라도 없다면 더 없이 적막하고 쓸쓸하지 않을지


판사의 일이란 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숱한 사람들을 ‘법정‘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마주하는 가운데, 무수한 주장과 증거의 이면에 놓인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법관은 무언가를 알아내야 함과 동시에 (어느 지점에 이르러서) 무언가는 도저히 알 수 없다고 고백해야 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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