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언제, 어디서 책 읽는 걸 좋아하십니까?
 A1. 평일 저녁 침대에서, 주말 조용한 거실에서

 

Q2. 독서 습관이 궁금합니다. 종이책을 읽으시나요? 전자책을 읽으시나요? 읽으면서 메모를 하거나 책을 접거나 하시나요?
 A2. 종이책만을 읽습니다. 전자책에 도전은 했으나 집중 정도에 차이가 커서 중단했습니다. 정보 취득을 위한 책읽기에서는 메모를 적극 활용합니다만, 즐거움을 얻기 위한 책읽기에서는 메모보다는 얇은 인덱스를 주로 사용합니다. 책을 접거나 밑줄을 긋는 것은 좋아하지 않고, 누군가 제 책을 빌려가서 그렇게 사용하거나 도서관 등 공공의 책에 그런 사용법은 말리고 싶습니다.

 

Q3. 지금 침대 머리 맡에는 어떤 책이 놓여 있나요?
 A3. 도나 타트의 황금방울새 1권, 다나베 세이코의 여자는 허벅지, 하루키의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Q4. 개인 서재의 책들은 어떤 방식으로 배열해두시나요? 모든 책을 다 갖고 계시는 편인가요, 간소하게 줄이려고 애쓰는 편인가요?
 A4. 시리즈별, 작가별 그리고 장르별로 배열합니다. 한동안은 구매한 책을 모두 보관했는데 장소의 문제도 있고, 책의 효용을 생각하여 다시 읽지 않을 책들은 중고서점에 판매합니다.

 

Q5. 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책은 무엇입니까?
 A5. 에이브 시리즈를 읽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중에 초원의 집 시리즈가 가장 좋았고 다행히 시공사에서 전체 시리즈가 출간되어 소장 중입니다.

 

Q6. 당신 책장에 있는 책들 가운데 우리가 보면 놀랄 만한 책은 무엇일까요?
 A6. 학지사의 이상심리학 시리즈 정도가 아닐까요? 정신건강의학 진단명이 주르륵...

 

Q7. 고인이 되거나 살아 있는 작가들 중 누구라도 만날 수 있다면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까? 만나면 무엇을 알고 싶습니까?
 A7. 작가를 직접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별로 없었는데... 김연수 작가와 김중혁 작가를 함께 만나 술 한잔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8. 늘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있습니까?
 A8. 책장 제일 위쪽에 모셔져있는 도스트에프스키 전집

 

Q9. 최근에 끝내지 못하고 내려놓은 책이 있다면요?
 A9. 사생활의 역사, 나니아 연대기...공통점이 있다면 책 무게와 부피가 너무 커서 정자세가 아니면 읽기가 정말 힘듭니다. 내용은 재미있는데... 천천히 읽으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Q10. 무인도에 세 권의 책만 가져갈 수 있다면 무엇을 가져가시겠습니까?
 A10. 스캇 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 성경으로 하겠습니다. 읽을 때마다 새롭고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긴 시간을 견디기 좋을 것 같다는 선정기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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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더스, 앤불린의 몰락
힐러리 멘텔 지음, 김선형 옮김 / 북플라자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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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크롬웰은 쓴다. 같은 주제를 두고 각자 다른 이야기를 듣게 되면 어떨까.

아땅뜨에 대비해서 단단히 각오를 하는데, 마지막 순간에 살고 싶은 욕망이 지나치게 급박해 망하게 되는 거요. 근육에 힘이 들어가고, 팔을 몸에 꼭 붙이고 창을 내리는데 끝이 위로 휙 치켜 올라가 목표에서 벗어나게 되는 거지요. 딱 하나의 실수를 피하려 한다면 바로 그걸 조심해야 되는 거요. 창을 잡을 때 살짝 힘을 빼고 팔을 안으로 딱 붙여야 창끝이 정확하게 목표를 타격하게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걸 명심해요. 본능을 이겨야 합니다. 영예에 대한 사랑이 생존 본능을 반드시 정복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뭘 하러 싸운단 말이요? 대장장이나 양조업자나 양모 상인이 되지. 이길 게 아니면, 무엇하려 마상시합을 한단 말이요? 이기지 않으면 죽으려고 하는 거요?

와이어트는 경고하고 훈계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자기 욕망을 고백하는 게 아니라 숨기기 위해 글을 쓴다네. 명예를 알지만 자기 명예를 자랑하는 법도 없지. 궁정기사의 자격을 완벽하게 갖추었지만, 그게 얼마나 하찮은 것인지도 잘 알고 있다네. 세상을 경멸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연구해 왔고, 아무런 환상도 없으나 희망은 품고 있지. 자기 삶을 몽유병환자처럼 흘려보내는 법도 없고, 눈을 똑똑히 뜨고 귀는 열어두어 다른 사람들이 놓치는 소리까지 듣고 있지.

노리스의 얼굴에 서려 있던 분노는 사라지고 이제 멍한 공포만 남아 있다. 적어도, 저 친구는 사태의 핵심을 파악할 총기라도 있지. 1~2년의 악감정이 아니라 추기경의 몰락 이후 차근차근 쌓아온 두터운 원한의 장부를 정산할 때가 왔다는 걸. 크롬웰이 말한다. "삶은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되어 있지요, 노리스. 그런 것 같지 않소? 그리고..." 그는 부드럽게 덧붙어 말한다. "그렇다고 추기경 때문만은 아니요. 나 자신의 동기가 없다고 생각지는 말았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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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원래 익숙하지 않은건 무조건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어.

집은 본래 사람을 지키고 포용해주는 장소니까요.

......이제 괜찮아. 밖으로 나가서, 자신을 구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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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데이비드 실즈 지음, 김명남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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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일지 몰라도 반드시 때가 온다. "안녕"이 반기는 인사가 아니라 작별 인사가 되었구나 깨닫는 때가 온다. 그리고 죽음, 그것은 삶이라는 임시직 후에 찾아오는 상근직이다. 이제는 애써 고개를 틀지 않고서는 반대쪽을 바라볼 수가 없으니, 죽음이 다가오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다. 전에는 그렇지 않았다.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머리로야 납득하고 있어도 당장의 현실은 아니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의 고통 속에서 때어나고, 자신의 고통 속에서 죽어간다.

요람은 심연 위에서 흔들거린다. 그리고 상식적으로 생각해보건대, 우리는 단지 영원이라는 두 어둠 사이 잠시 갈라진 틈으로 새어나오는 빛과 같은 존재다.

그 어떤 심오한 철학보다 더 큰 지혜가 육체에 담겨 있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전환이다.` 이 말은 모두에게 위안이 되었다. 디키는 영원히 사라진 게 아니다. 디키는 공수전환을 뛰고 있을 뿐이다.

시도가 실패한다고 해도 무슨 상관인가? 모든 인생은 결국에는 실패한다. 우리가 할 일은 시도하는 과정에서 즐기는 것이다.

인생은 세가지 사건이 전부이다. 태어나고, 살고, 죽는 것. 우리는 태어나는 것은 스스로 알지 못하고, 죽을 때는 고통 속에 떠나고, 사는 것은 잊어버린다.

누구나 죽어야 하지만 나는 늘 나만은 예외일 것이라고 믿었다.

세상의 하고많은 놀랄 일들 중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무엇이냐? 사람이 주변에서 남들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자신은 죽지 않으리라고 믿는 것이다.

앎은 고통에서 얻어지고 삶은 죽음으로 완성된다.

아이들이 물었다, 인생의 의미는 죽음에 있어요? 나는 말했다, 아니, 인생의 의미는 인생에 있단다. 그러자 아이들이 물었다, 하지만 죽음이, 가장 근본적인 전제로서, 일상의 지리멸렬함을 초월하게 해줄 도구가 아니던가요?
나는 말했다, 그래, 어쩌면.
아이들이 말했다, 마음에 안 들어요.

나는 세상을 떠나면서 아무런 후회도 쓰라림도 없다. 나는 멋진 인생을 살았다. 그대들 모두에게 평온한 미래가 있기를. 샬롬.

삶은, 내가 10세부터 줄곧 말해온 대로, 무지무지하게 흥미롭다. 44세인 지금의 삶은 24세일 때보다, 굳이 말하자면, 더 빠르고, 더 통렬하고, 뭐랄까, 더 절박하다.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해 달려가는 강물처럼. 죽음도 새롭게 보게 된다. 죽음은 활동적이고, 긍정적이고, 다른 것들과 조금도 다르지 않고, 신난다. 그리고 무척 중요하다. 하나의 경험으로서.

제가 보기에 삶은 단순하고 비극적이에요. 그리고 기이하리만치 아름다워요.

아버지가 내게 가르쳐준 것이 어떻게 보면 바로 그런 자세였다. 기존의 지혜를 의심해보라는 것, 스스로 본 시각을 고집하라는 것, 언어를 운동장처럼 생각하라는 것, 운동장을 천국처럼 생각하라는 것. 아버지는 내 입과 내 타자기에서 흘러나오는 단어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고, 내가 내 몸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다른 누구의 거죽이 아니라 내 거죽에 담겨 있는 사실을 사랑하라고 알려주었다.

"죽음은 언제나 추해요. 언제나. 존엄한 죽음 따위는 없어요. 존엄하게 살 수 있을 뿐이지." 언젠가 나도 죽겠지만, 그 언제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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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바 2 - 제152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늘의 일본문학 15
니시 카나코 지음, 송태욱 옮김 / 은행나무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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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식이 사람을 빛나게 한다는 것을 나는 스구를 만난 이후 실감했다.

글을 쓸 때는 혼자다.
결과적으로 누군가에게 읽히고 평가되는 글이라고 해도 쓸 때는 혼자다. 누구의 눈도 신경 쓰지 않고 그것에 몰두할 수 있었다.

"......놀랐죠. 하지만 그게 뭔지 물어보지 못했어요. 물어보면 안된다고 생각했거든요."
아줌마는 후후후 하고 웃었다.
"넌 어른이 되기 한참 전부터 어른이 되지않으면 안되었으니까."
이 말을 듣고 나는 뜻밖에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도망쳤다.
스스로 움직이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지 알지 못했다. 내내 수동적이었던 나에게 뭔가를 스스로 하는 것의 무게는 거뜬히 짊어질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내가 나를 데려간 거야. 지금까지 내가 믿어온 것은 내가 있었으니까 믿었던 거야.
알겠어, 아유무?
그건 내 안에 있는 거야. `신`이라는 말은 난폭하고 맞지도 않아. 하지만 그건 내 안에 있는 거야. 내가 나인 한은."
나는 고개를 숙였다. 누나를 똑바로 볼 수가 없었다. 그렇게 있어도 여전히 누나의 기척만큼은 느껴졌다. 농후한 기척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믿을 것은 내가 정해."
내 발밑을 개미가 기어갔다. 검은 몸은 밟으면 바로 찌그러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아유무."
나는 개미를 가만히 보고 있었다.
"너도 네가 믿을 것을 찾아. 너만이 믿을 것을. 다른 누군가와 비교하면 안돼. 물론 나하고도, 가족하고도, 친구하고도. 그냥 너는 너인거야. 너는 너일 수 밖에 없는 거란 말이야."
나는 누나를 그 자리에 남겨두고 걷기 시작했다. 누나는 기가 꺾이지 않았다. 누나는 그 자리에 있었다. 예전에 자신이 믿었고, 얼마 후에 깨끗이 버린 것 앞에서 가만히 서 있었다.
"네가 믿을 걸 누군가한테 결정하게 해서는 안 돼."

하지만 난 나를 믿어. 내가 계속 나로 있었다는 걸 믿고 있어. 그러니까 만약 그게 틀렸다고 해도 이제 나는 무너지지 않아. 나는 누군가에게 속았던 것도 아니고, 누군가에게 맡겨진 것도 아니야. 나는 내가 믿을 것을 누구에게도 결정하게 하지는 않을 거야.
나는 너를 사랑하고 있어.
그건 절대 흔들리지 않아. 너를 믿고 있어서가 아니야. 너를 사랑하는 나 자신을 믿고 있어서야.

나는 살아 있다.
살아 있다는 것은 믿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계속 살아간다는 것을 내가 믿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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