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른 :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스토리콜렉터 74
데이비드 발다치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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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에이머스 데커 시리즈 네 번째 작품이다. 어떤 장면이 나올까 긴장되고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다.

 

데커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다. ‘모든 것을 기억하는 남자완벽한 기억력이다. 데커는 오하이오주의 빌링턴에서 경찰에 입문해 강력계 형사였다. 카산드라와 결혼해 몰리라는 딸이 있었다. 어느 날 아내와 딸 처남이 죽임을 당하고 살인자를 찾아서 대가를 치르게 하였다.

 

나는 카산드라와 몰리의 살인자를 몇 번이고 다시 잡으려 하고 있어.
이 일은 절대 끝나지 않을 거야. 세상에는 늘 살인자들이 있을 테니까. 그러니 이게 내 세상이다. 내 세상에 온 걸 환영한다.(p49)

 

에이머스 데커는 동료 FBI 요원인 알렉스 재미슨과 휴가를 왔다. 머릿속은 온통 범인 잡는 생각 밖에 없는 데커는 상관에 성화에 휴가를 온 것이다. 달리 갈곳도 없어서 재미슨을 따라 왔다. 도착한 날 저녁에 뒤집에서 시체 두구를 발견한다. 데커는 범죄과학수사의 요건들을 머릿속에 떠올리며 인근 경찰에 신고를 한다. 죽은 두 사람은 이 지역의 DEA요원 이었다.

 

재미슨의 언니 앰버, 형부 프랭크, 조카 조이가 이사 온 배런빌은 한때 번성한 때가 있었다. 지금은 폭력과 마약만이 들끓는 도시가 되어 있었다. DEA요원이 죽은 거 말고 네 명의 살인 사건이 있었다. 경찰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는데 내부자가 있어 쉬쉬했던 거였다.

 

당신이 또 살인 사건 조사에 휘말리다니 믿어지지가 않네요. 워싱턴디시에서는 목격자였죠.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사건은 말할 것도 없고 여기 펜실베이니아주에 와서는 시신을 두 구나 발견했고요.”휴가를 망쳤다고 재미슨이 화를 내는데 데커는 상관에게 휴가를 연장하여 이 사건을 해결하려 한다.

 

조이스 태너와 토비 배벗은 무직

마이클 스완슨 마약 거래상

브래들리 코스타 은행 전무

앞서 두 번의 살인사건의 희생자들이다.

 

배런빌은 존 배런 1세의 이름을 따서 만든 소도시이다. 석탄과 코크스 공장, 섬유 공장을 세우고 천연가스를 발견하여 수많은 사업체를 운영했기에 실제로 배런빌의 많은 땅과 주택을 소유하면서 이곳 주민 대부분을 고용하였다. 지금은 큰 저택과 배런 4세가 혼자 살고 있다. 존 배런 1세는 구두쇠고 짠돌이어서 자신이 죽으면 후대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는다며 집안에 보물을 숨겨 놓지 않았을까 많은 추측이 나돌았다.

 

소설 중간 중간 데커의 매력은 자상하고 인간미가 있다. 특히 여섯 살 조이와 대화하는 장면은 다정한 아빠, 삼촌 같다. 데커와 재미슨은 희생자들의 집과 주변을 살피다 가짜 경찰에게 총을 맞을 뻔하고 트레일러에 갇혀 불이 나서 죽을 고비를 넘긴다. 재미슨의 형부 프랭크는 물류센타에서 불행한 죽음을 맞이한다. 데커의 할 일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우발적 사고가 아닌 타살이라 여기고 조용히 수사를 해 나가는 과정이 완전 스릴이다. 배런빌에서 배런가를 싫어해서 혹시 범인이 배런 4세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반전이 있어 재미를 더 하였다. 제목이 저주받은 자들의 도시지만 배런빌이 새롭게 탄생할 거 같다는 예감이 든다.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보면 알게 되니까.

 

데커의 머릿속에 약간의 두려움이 엄습했다. 내일 아침에 깨어나 보니 완벽한 기억력이 사라졌다면? 예전에 보이던 색깔들이 더는 보이지 않게 된다면? 더 두려운 것은 데커의 머리가, 이런저런 면에서 능력들이 향상되기는커녕 저하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데커는 재미슨에게 미식 축구 경력과 머리에 당한 충격에 관해 짐짓 무심한 척 이야기했더랬다. 이로 인해 일부 뇌의 손상이 심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다. 소설 에이머스 데커 다섯 번째는 데커의 기억에 이상이 있으려나 그것은 작가님 마음이겠지만 다음 소설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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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쓸모 - 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최태성 지음 / 다산초당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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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떳떳한 삶을 위한 22가지 통찰

    

 

 

길을 잃고 방황할 때마다 나는 역사에서 답을 찾았다. 얼마나 멋진 말인가 저자 최태성 선생님의 말이다. 시험 치는 것만 아니라면 역사책을 읽으면 재미가 있다. 올 초만 해도 한국사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시간만 보내게 되었다. 문제집을 풀다가 풀리지 않는 문제가 있으면 해설을 찾아 보듯이 역사는 삶의 해설서다. 과거를 통해 미래를 본다는 역사의 쓸모를 읽어 보면 좋겠다.

 

고려시대 귀족들의 고급 스포츠는 매사냥이었다. 사냥용 매가 비싸서 새끼일 때부터 훈련하며 길렀다. 오랫동안 길을 들여야 하는 만큼 귀할 수밖에 없었다. 매 주인은 자신의 매에 하얀 깃털을 매달아뒀다. 자기 이름을 써서 달아둔 거였다. 이걸 떼면 도둑질인데 이 이름표를 뭐라고 불렀나? 최태성 선생님이 자주 내는 퀴즈란다. 답은 시치미이다. 매가 비싸니 어떤 사람들은 시치미를 떼어내고 마치 그 매가 자기 것 인양했다. 시치미를 떼고도 모르는 척했다. 시치미 떼지 말라는 말이 유래된 것이다. 와우 재미있다.

 

저자는 독립운동가 이회영 선생의 일생을 다룬 다큐 프로그램을 보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고 한다. 중요한 선택을 앞두고 나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의 삶에 좋은 영향과 자극을 받은 것이다. 그래서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공부이다.

 

   

 

조선시대 후기 정약용은 정조가 키운 학자이다. 조선은 성리학인데 정약용의 집안은 천주교였다. 정조는 신하들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지시를 내렸는데 정약용은 정조의 편지를 받고 물러났다 다시 불러 준다고 하였는데 정조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정약용은 충격에 빠졌고 신유박해로 천구교인이 처형당하고 정약용은 유배를 간다. 강진에서 18년 동안 귀양살이를 하면서 500여 권의 책을 쓰고 후학에 힘을 썼다. 벼슬길에 오르지는 못해도 책은 읽을 수 있으니까 폐족에서 벗어나 청족이 되려면 오직 독서 한 가지 일뿐이다읽고 쓰는 일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의 여생이 평화로워 보일지 모르나 삶의 마지막 투쟁이었을 것이다.

 

선덕여왕은 위기 상황에서 황룡사 9층 목탑을 지어 올리라고 명령을 내렸다. 높이가 80미터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탑이다. 아파트 30층에 달하는 높이다. 몽골 침입 때 황룡사가 불에 타지 않았다면 황룡사 9층 목탑은 현재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되었을 것이다. 9층 목탑에는 층마다 신라를 괴롭힌 주변국들의 이름을 새겼다고 한다. 일본, , 오월, 탐라, 백제, 말갈, 거란, 여진, 고구려 왜 주변 나라의 이름을 탑에 새겼을까요? 언젠가는 신라의 발아래 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역사를 공부하다 보면 다른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게 됩니다. 그리고 겸손을 배우죠. 역사는 사람뿐만 아니라 실제로 존재했던 나라의 흥망성쇠를 들여다보는 것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가끔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천하를 호령하던 인물이 쓸쓸하고 비참하게 죽는가 하면, 사방으로 위세를 떨치던 대제국이 한순간에 지도에서 사라져버리기도 하니까요.p104

 

대동법에 인생을 건 김육은 호서대동법이 시행되고 어떤 말을 했는지가 기록에 남아 있다. 인터뷰 같은 건데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 말에 김육은 답한다.“나는 학문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그저 백성들에게 부과되는 세금이 줄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백성이 배고픈데 무슨 학문이 성리학, 양명학이 무슨 소용인가, 백성이 잘살면 최고지, 이것이 그의 사상이었다.

 

저자는 꿈은 행복해지려고 꾸는 건데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여야 한다. 이왕이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면 좋겠다. 그 꿈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는 자신만의 자리를 발견하길 바란다고 했다.

  

  

유명한 이항복 직계 후손인 이회영은 부와 권력이 엄청났다. 지금으로 환산하면 600억원이 되는 재산을 들고 서간도로 가서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참여하였다. 일제강점기에 일본군에 맞서 싸우다 1932년 예순여섯의 나이에 상하이에서 붙잡혔다. 모진 고문을 받고 숨을 거두었다. 나도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 회고록서간도 시종기를 읽어 보았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본 어우동의 이야기도 마음이 짠해진다. 경주 최부자댁은 200여 년 동안 12대에 걸쳐 만석꾼의 지위를 유지하였다. 대단하다. 부자는 3대를 못 간다고 하는데 그 비결이 뭘까? 이 집에 가훈을 보면 알 수 있다.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다. 얼마나 변변찮으면 부자 옆에 사는 사람들이 굶어 죽어 나가는 데도 챙기지를 못하느냐는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본보기로 손색이 없다. 역사는 사람을 만나는 인문학이라고 말하는데 이 책을 읽어보니 역사에 대해 심층 있게 공부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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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어떻게 삶을 이끄는가
완웨이강 지음, 이지은 옮김 / 애플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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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넘어서는 통찰력을 얻는 힘

  

  

 

이 책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고 헤쳐나가게 하는 나침반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중국 최대의 서평 사이트 또우반에서 올해의 필독서선정 되었다. 저자 완웨이강은 물리학 박사 출신으로 다양한 학문을 넘나드는 지식, 유연한 사고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일반인뿐만 아니라 지식인 계층으로부터도 인정받는 칼럼니스트다.

 

주말에 좋아하는 여배우가 자살을 했다. 월요일 뉴스를 보고 알았다. 예쁜 사람 조용히 연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혼자 가슴 앓이 하다가 갔나 마음이 짠해진다. 그래도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동요는 하지 말자. 이 책 모방의 눈덩이 효과를 읽고 있는데 이런 소식을 알게 되었기에 한 마디 적어본다. 모방 자살은 보편적인 현상으로 베르테르 효과라고 부른다. 최근 미국에서 일어나는 캠퍼스 총기 난사사건, 중국의 유치원 살인사건 등은 모두 모방 효과에 의한 모방 범죄에 속한다.

 

인간의 도덕성은 어디서 비롯되는가? 옛사람들의 생각은 대체로 단순했다. 눈앞의 이익에 정신이 팔려 진실을 외면하거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모두 부도덕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미국은 개인주의 사회로서 개인의 자유 보장을 최우선시하고 그다음으로 집단의 이익을 따진다. 각국의 도덕문화가 모드 다르기 때문에 타인의 도덕관을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중국의 입시교육과 한국의 입시교육이 비슷한거 같다. 고등학교에서 우리는 직장생활이나 일상생활에 아무런 쓸모도 없는 지식을 배운다. 대부분의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 미분, 적분, 계산식이나 복잡한 분자식을 몰라도 전혀 지장 없이 살아간다.여기서 고개가 끄덕여진다. 시험 출제자가 잔뜩 꼬일 대로 꼬인 문제를 내는 까닭은 이런 문제에 무슨 거창한 의미가 있는게 아니라 출제 목적은 수험생들이 문제를 풀지 못하도록 하는 데 있다고? 맞는 말일까 의문이 드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두 권의 책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재미있게 읽었는데 한 번 더 읽고 서평을 남기려고 하는게 몇 년이 지났다. <,,>에서는 거대한 시간과 공간의 척도를 사용해서 1천년, 심지어 만 년에 달하는 기간을 살피며 한 대륙의 운명을 설명하고 있다. 아프리카 유럽보다 낙후된 원인에 대한 설명이 여기에 속한다. 이에 반해< 국가의 부와 빈곤>은 작은 척도를 사용한다. 산업혁명 당시 영국에 대한 분석이 그 예다.

 

<짧고 쉽게 쓴 시간의 역사>에 관한 독서법은 세 가지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읽기, 두 번 읽기, 그리고 감성적으로 읽기. 나는 두 줄을 읽고 반성을 해본다. 우선 읽기에 급급해서 두 번 읽는 책이 드물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많이 읽는게 좋은게 아니라 한권이라도 제대로 읽어야겠다.

 

기계가 성행하면 인간이 설 자리는 어디서 찾아야 할 것인가?

1997, 세계 최고의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Deep Blue)’dp 패했다. 이제 사람들은 50달러만 내면 가정용 컴퓨터에 세계 챔피언을 꺽을 수 있는 체스 소프트웨어를 탑재할 수 있다. 그렇다고 사람들이 체스를 버리지는 않았다. 체스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게임이다. 이 프로그램만 있으면 평범한 초등학생도 세계 체스 챔피언과의 대결을 통해 체스에 대한 흥미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수많은 신동이 배출되고 프로 선수의 훈련 방식이 바귄다면, 점차 체스도 전통적인 게임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도입하게 될 것이다.(p430)

 

지금은 인터넷 검색만 할 줄 알면 언제 어디서든 수많은 분야의 양질의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다. 말하자면 지식의 희소성이라는 전통적인 가치가 더 이상 통용되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지식(知識)이 아닌, 지혜와 식견을 동반하는 지식(智識)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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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미션 - 죽어야 하는 남자들
야쿠마루 가쿠 지음, 민경욱 옮김 / 크로스로드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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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야 하는 남자들

 

요즘 추리 소설에 빠져 산다. [데스미션] 제목이 주는 으스스함이 뭔가 있을거 같은 예감에 끌렸다. [데스미션]은 위암 말기 시한부 판정를 받고 연쇄살인마가 된 사카키 신이치와 똑같은 위암 말기면서 범인을 쫒는 형사 아오이 료의 이야기다. 야쿠마루 가쿠의 작품 중 신의 아이를 읽어 보았고 이번이 두 번째인데 완전 다른 유형의 소설이다.

 

 

 

 

젊은 나이에 주식으로 성공하여 부를 누리는 사카키는 여자를 죽이고 싶다는 살인 충동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위암 말기라는 것을 알고 삶이 얼마 안 남았으니 남은 시간은 욕망에 충실하게 살겠다고 다짐한다. 그것은 오랫동안 억눌려 왔던 어린 시절의 무엇이었다.

 

첫 사랑 스미노는 게이스케와 이혼을 하고 도쿄로 왔다. 스미노 고향인 니가타 데라도마리 항구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사카키는 초등학교 때 전학을 왔다가 다시 항구를 떠나고 대학에서 둘은 만났다 헤어지고 8년만에 재회한 것이다. 사카키는 청각을 잃어 보청기를 하고 있었는데 그것은 스미노 때문이었다. 그는 그때의 충격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다. 사카키는 점점 기억이 돌아오고 여자들을 죽이는 것을 새로운 세계에 입문했다고 말한다.

 

연쇄살인마를 쫓는 형사 아이오는 사카키와 같은 위암 말기로 시한부가 된다. 3년 전 위암이 재발한 것이다. 직업상 범인을 잡아야 하는 것 때문에 아내가 위독할 때 병원에 와보지 못하여 자녀들과 사이가 안 좋다. 딸 미즈키는 아빠를 냉혈한이라고 치부하며 대화도 하지 않고 어긋나는 행동을 한다. 동료 형사에게 부모님의 연애 이야기를 듣고 아빠를 이해하려 하지만 아빠는 곧 죽는다. 이 소설은 읽으면서 민망한 표현들이 많이 있다.

 

재미있군.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사람을 죽이고 싶다는 오랜 바람을 이룬 자신과 생명이 다할 때까지 그 범인을 잡으려고 하는 형사라. 이토록 재미있는 만남이 또 있을까. 사카키는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나는 이 눈으로 범인이 체포되는 것을 보고 싶어. 언젠가 사형대에 매달릴 그 녀석에게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어. 그 형사는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자신이 사형대에 매달릴 일은 없을 것이다. 그때쯤 자신은 이미 죽어 버렸을 테니까. 아니, 그보다 자신은 체포되지 않는다. 절대 체포될 수 없다. 조금 전까지는 그토록 차분했는데 갑자기 욕망이 들끓기 시작하는 게 느껴졌다.p.261

 

사카키는 대학 때부터 다니던 자원봉사로 아이들을 돌보면서 그런 끔찍한 욕망이 생기는지 모르겠다. 사카키의 아무 이유 없는 살인 충동이 의아하다. 어린 시절 부모의 학대가 트라우마가 되어 그렇다고는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살지 않는다.추리 범죄소설을 읽고 있지만 사람은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데스미션이 작가의 전작들과 다른 점 중 하나는 범인의 정체를 처음부터 전면에 드러내고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이제까지 야쿠마루 작가의 작품은 진범은 이 녀석이었다!”라는 놀라움과 반전을 중시해 범인의 정체를 드러낸 채 이야기를 전개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쾌락 살인마의 내면을 극명하게 그리는 데 도전해 처음부터 범인을 밝히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러면서도 사카키가 기묘한 살인 욕망을 갖게 된 배경과 사카키와 아오이의 대결 장면에 놀라운 비밀을 준비하는 등 독자의 흥미를 이끌 미스터리 설계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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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2019-07-01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크로스로드 출판사입니다.

좋은 서평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밌게 읽으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각 오프라인 서점에도 리뷰 부탁드려요!

주변분들께 추천 많이 해주시고
앞으로도 크로스로드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나도 책 한 권 쓰고 싶은데 - 당신이 책을 쓰지 못한 진짜 이유
박하루 지음 / 더블유미디어(Wmedia)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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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책 한 권 쓰고 싶은데] 좋아하는 보라색 표지에 제목이 눈에 들어온다. 글쓰기, 책 쓰기 책에 손길이 가는 것은 무엇일까. 이 책은 얇기도 하지만 단숨에 읽어 갈수 있었다. 예나 지금이나 책은 무한정으로 쏟아지고 있다. 그만큼 읽을 책이 많다는 것은 작가도 그만큼 있다는 뜻이다.

 

책이 뭐라고,

그토록 오랜 시간

가슴 한편에 품고 살아야 하는가?

 

저자는 그토록 책을 쓰고 싶다면서 책 한 권을 쓰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말한다. 책을 내면 누가 읽어 주기나 할까? 과연 내가 책을 쓸 수나 있을까? 하지만 책을 쓰고 싶어하는 마음은 바로 나를 표현하고자 하는 욕구다.

 

저자는 책을 쓰려고 글쓰기나 책 쓰기 관련 서적을 안봐도 책을 쓸 수 있다. 어떻게 써야 한다는 기준은 없으니 책은 그냥 책이다. 여행 다니던 사진과 추억을 글로 다듬으면 여행 에세이가 되고 일에 대한 글을 담으면 자기계발서나 전문 서적이 된다. 책 쓰기를 막연히 어렵다고 생각하면 첫 문장을 시작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모든 일은 마음가짐에 달려있다.

 

경험을 글로 온전히 담아내는 시간에 몰입해 보는 것이다. 외부 자료에 의존하기보다 나만의 에피소드를 쓰는 데 집중한다면 한결 더 가벼운 마음으로 글을 쓰는 데 몰입할 수 있다. 내 안에 담긴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는 데 집중하다 보면 전에는 미처 쓰지 못했던 분량의 원고를 완성한 나를 마주하게 된다.

 

소설을 쓴다고 해서 상상력을 발휘할 필요도 없고, 스토리를 머리로 쥐어짤 필요도 없다. 소설의 첫 문장은 오롯이 나의 이야기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책을 읽는 독자의 라이프스타일, 살아온 방식이 다르니 독자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내 글을 가장 잘 쓸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은 글에 대해 그 어떤 것도 배우지 않은 무지의 상태다. 저자는 몇 명의 사례를 보여준다. 작가가 상상력을 발휘해서 책을 썼다면 마무리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일상을 글로 표현하면서 인물의 이름이나 성별을 바꾸고 편안하게 글을 쓴다면 소설을 마무리 할 수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쓸때도 글감이 필요하다. 글감은 어디서 찾아야 할까요? 바로, 일상! 맞습니다. 나를 위한 책을 쓰는 데 몰입하면서 이런 책을 써도 되나 싶은 의구심이 들 때도 있지만 글에 힘을 빼고 일상을 한 권의 책에 담다 보면 어느 때 보다 진솔하게 나와 마주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요즘은 에세이가 대세인 것처럼 나도 많이 읽고 있다. 등단한 작가보다 일반인 들의 작품들이 많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저자를 찾아온 40대 여성은 부모 교육 관련 책을 쓰고 싶어서 고가의 책 쓰기 수업을 들어가며 글을 써 보아도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고 했다. 써지지 않는 주제를 붙들고 앉아 있다고 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니, 본인이 쓰고 싶은 교육에 대한 철학 말고 그간 살아온 삶에 대한 자서전을 써 볼 것을 권했다.

 

일상이 글이 되고, 일기가 글이 되어 책이 된다. 지금부터 실천하자. 한 줄의 글이라도 써보자. 우선은 읽을 책이 많아서 줄여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마지막 장에는 독자 스스로 책을 기획할 수 있는 출간 기획서도 친절하게 쓰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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