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별 - 이어령 유고집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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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인사말로 시작하는 [작별]은 올해 2월에 돌아가신 이어령 선생님의 유고집이다. 내가 없는 세상에도 아침에 해가 뜨고 늘 보는 뉴스가 전해지겠지만, 어제의 그것과는 아주 다를 거라 생각한다는 말이 의미 심장하게 들린다. 책은 키워드 원숭이, 사과, 바나나, 기차, 비행기, 이 다섯 가지를 어떻게 경험했는지. 저자가 어렸을 때 처음 경험한 이야기들을 함께 나누면서 미지의 한국인들에게 우리가 겪었던 모든 경험과 꿈을 전하고자 하였다.

 

원숭이는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남을 놀릴 때 원숭이라고도 한다. 나와 원숭이가 어떻게 다르냐로 내가 사람이라고 하는 하나의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원숭이가 나무도 잘 타고 흉내도 잘 내고 하니 사람을 원숭이에다 비교하면서 외국인들을 원숭이라고 했다. 사과는 1901년 윤병수라는 사람이 미국 선교사로부터 묘목을 다량 들여오면서 유입됐다. 추운 지방에서만 나왔기 때문에 남한이 아니라 북한 원산 같은 곳에 심었다. 사과는 미국을 상징하는 하나의 키워드가 되었다. 우리나라는 사과보다는 복숭아가 우리의 감정과 역사 문화의 상징인데 요즘 사람들은 과일 하면 사과를 말한다.

 

바나나가 근대화 과정에서 사람들 입에 많이 오르내렸다. 일본 사람을 바나나라고 그랬다. 얼굴은 노란데, 우리 같은 황색 인종인데, 쫙 껍질을 벗겨보면 하얗다. 겉으로는 동양 사람이지만 안은 완전히 서구화됐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을 바나나족이라고, 명예 백인이라고 불렀다.먹을 것이 들어오고 그다음에 뭐가 들어왔을까? 인간이 만든 문명이 들어왔다. 그 상징이 기차이다. 기차 노래는 전부 슬픈 눈물이다. <비 내리는 호남선>, <남행열차>, <이별의 부산 정거장>, <청춘 12열차>. 비가 내리지 않으면, 밤이 아니면, 완행열차. 전부 이별을 상징한다. 러일전쟁이 일어나 일본은 러시아와 싸우고, 청일전쟁이 일어나 중국하고도 싸웠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기차이다. 우리에게는 빼앗기고 떠나가는 보슬비 내리는 기차였지만 철마로 대륙을 공격하고 자연을 파괴하면서 달려갔던 것이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느낀 것은 내가 작은 책으로 엮은 디지로그와 생명자본, 내가 없는 세상에도 디지로그라는 말, 생명자본이란 말이 살아 있다면 여러분이 잘 가라고 손을 들어줬을 때 나는 정말 잘 갈 수 있고, 잘 있어, 라고 말할 수 있을 겁니다.p101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이 있다. 기차의 시대가 비행기의 시대로 넘어오면 차원이 달라진다. 어렸을 때 부르던 종이 비행기 노래 때문에 절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우린 비행기도 못 만들고 비행 실험하다 떨어져 죽은 모험가도 없지만 종이비행기를 만들고 그걸 띄우는 노래를 불렀다. 마지막 키워드 비행기 다음에 백두산 뻗어내려 반도 삼천리라고 하는 새로운 키워드가 생각났다. 반도라는 것은 반은 섬, 반은 대륙이라는 뜻이다. 우리 삶을 아주 쉽게 말하면 말 탄 사람이 지배한 대륙문화와 배 탄 사람이 지배한 해양 문화, 바다 문화가 있다. 2차 대전 때 우리가 겪은 것은 모든 거이 양극화되고 모든 것이 극단화돼서 조화와 융합과 균형을 이룬 시대라고 20세기를 정의한다.

 

파이브 지(5G)는 이동통신이 아닌 우리가 버려두는 다섯 가지를 말한다. 누룽지, 묵은지, 우거지, 콩비지, 짠지다. 먹는 음식에서, 부정적인 것이나 버리는 것에서 새로운 것을 재발견하는, 고통 속에서 행복을, 눈물 속에서 웃음을, 독약 속에서 약초를, 잡초 속에서 약초를 꺼내는 놀라운 힘이다.

 

저자는 헤어질 때 인사말은 잘 가, 잘 있어, 라는 말이라고 했다. 어릴 때 친구들과 놀다가 집에서 누가 부른다며 섭섭한 표정으로 하면서 미련이 남은 얼굴로 잘 있어, 잘 가라고 놀던 아이들 중에서 사라진다. 세상은 떠난다. 영영 떠나지 않더라도 우리는 항상 작은 이별과 작은 죽음을 경험한다. 사사로운 기억이 아니라 다섯 가지 키워드로 개화 100년 동안의 이야기를 나눴던 것이다. [작별]을 통해 저자는 새로운 인문학이 대두돼야 한다고 강조하였고, 무엇보다 여러 말을 만들었지만 아이들이 부를만한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는 유산을 남겨놓고 간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야기꾼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은 잘 가기를 원하고 잘 있기를 원하는 서로의 공감 속에서도 죽음도 생명도 이길 수 있는 영원한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깊이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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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 - 흔들리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당신에게
남궁원 지음 / 모모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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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시인이신 외할아버지 덕분에 어릴 적부터 글쓰기와 읽기를 좋아했다. 내 글이 당신께 도움이 될 힘을 가질거라고 말했다. [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는 제목만으로도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이다.

 

건강, 사람, , 명예, 사랑, 행복, 희생과 같이 보기만 해도 아름답고 소중한 품목들 모두 마음과 연관되어 있다. 마음이 무너지면 몸도 같이 무너지는 것을 의미한다. 힘든 일을 겪은 사람에게 말한다.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 마음을 추슬러라. 마음을 챙겨라. 그러면 마음은 무엇일까 생각하게 된다. 마음을 관리하는 게 곧 삶을 관리하는 거라고. 항상 마음에 기름칠을 해주며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이 결국에는 삶의 승리자가 될 것이다.

 

마음은 보이지만 않을 뿐 우주 탄생 이래 가장 위대한 힘을 가졌고 지금까지의 모든 것을 이루어 내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졌다는 것을 전하고 싶다. 지금까지 애썼고 힘겨웠을 거고 아팠을 거다. 이제 내가 집중해야 할 건 마음 관리이다.p13

 

행복에 연연하지 말자. 자연스레 찾아오니까. 지금 누리고 있는 행복을 거만하게 바라볼 수도 있다. 좋은 사람과 마음을 공유할 수 있으니 내가 만족하지 못했던 문제들은 사실 별거 아니었다. ‘운칠기삼이라는 말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모든 일은 운이 7할 재주가 3할이라는 뜻이다. 최선을 다하고 결정은 하늘이 한다는 말과 닮았다. 하지만 너무 운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들은 힌트를 남겼으니까. 어떠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나는 운이 좋다고 믿는 것이야말로 필요한 자세다.

 

꿈이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이 나를 힘겹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을 달래며 멈추지 않는다면 청소년의 몸처럼 급성장하는 때가 온다. 흔적이 남는 상처는 타인에게서 오는 것이라 배웠지만 가장 효과적인 치료제 또한 결국 옆에 있는 사람이란 걸 경험이 깨우쳐 주었다.

 

위로가 되는 문장들을 나열하는 것. 따끔한 언어들을 읊조리는 것은 어떤 말보다 더 깊은 위안이 된다.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비가 오는 날 누군가와 함께하는데 여의치 않게 우산이 하나만 있다면, 나의 한쪽 어깨를 그를 위해 내줄 수 있거나 반대로 나를 위해 똑같이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에겐 그 사람이 정말 소중한 인연일 것이라고 말이다. 세상 사람이 다 손가락 질을 해도 너의 외로움과 아픔을 외면할 줄 모르는 사람을 만나라고 한다.

 

행복은 항시 있는 도로이고 힘든 날은 가끔 있는 터널이라 생각해요. 불행으로 보지 않고 더한 기쁨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라고 받아들여요. 앞으로 들이닥칠 찬란함을 예쁘게 받을 수 있고 원하던 바람이 이루어졌을 때의 희열을 가득 담을 수 있게 마음속에 있는 그릇을 비워두세요. 그런 축복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는 법이니까요.p41

 

살다 보면 가끔 어처구니없는 사람을 겪을 때가 있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피뢰침이 하나씩 있는데, 가끔씩 벼락이 떨어져 일상에 정전이 올 때가 있다. 곱씹지 말고 내려간 두꺼비집을 차분히 올려 제자리를 찾자. 좋아하는 음악을 듣거나 친구와 수다를 떨며 따듯한 커피 한 잔을 마시자. 내가 굳이 나서서 응징할 필요 없다.

 

저자는 직장 다닐 때 시간은 촉박하고 할 일은 많고 성급함은 언제나 화를 불러일으켰다고 말한다. 배고프다고 급하게 먹으면 체하고 소화제를 달고 살고 5분 먼저 가려다 교통사고가 난 적도 있다. 연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를 때 친밀감도 없이 고백했다가 대차게 차인 경험도 있었다. 그 후부터 아무리 급해도 조금 더 차분하게, 라는 혼잣말을 하며 마인드컨트롤을 했다.

 

적당한 욜로를 즐기는 것을 지향한다. 내 나이에만 느낄 수 있는, 돈 주고도 못 할 경험들이 분명 존재하니까. 저자는 서점을 산책하며 마음에 드는 책을 풍족하게 구매했을 때의 뿌듯함과 활동적인 행위에 투자하는 것이 욜로라고 한다. 그렇다면 나의 욜로는 무엇일까 생각을 해봤다.

 

괜찮은 사람을 기다리는 일보다 내가 먼저 괜찮은 사람이 되어 괜찮은 사람이 자석처럼 내게 끌려오는 게 훨씬 수월하다. 나부터 곁에 두고 싶은 사람이 되자. 마음이 편한 게 최고라는 걸 알았다. 나를 가장 편안하게 해줘야 할 사람은 나 자신이 분명한데 사실 나를 가장 괴롭히는 사람은 나 스스로라는 걸 깨닫는다. [마음을 업데이트할 시간입니다]를 읽으면 나도 모르는 사이 웃음이 나오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지금 마음이 힘들다고 생각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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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 지식재산권으로 평생 돈 벌기 - n잡러시대 방구석에서 창업하기
남궁용훈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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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청년과 직장인은 처음으로 부모세대보다 가난하게 사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돌파구로 찾은 것이 주식과 가상자산이다. 자신만의 방법으로 성공을 이루는 사람들이 많다. 그 방법의 하나가 자본금 없이 노트북 하나면 방구석에서도 할 수 있는 특허·지식재산권 관련 항목이다. [특허·지식재산권으로 평생 돈 벌기]에서 아이디어로부터 발명까지 정부 지원사업으로 비즈니스를 set-up 시키는 꿈의 나침판이 되어 줄 것이다.

 

연 매출 20억 김근형 대표는 스무살 나이에 길거리 노숙을 하면서 인력시장에 가서 하루 하루 일을 했다. 출장 밴드에서 사람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봤다. 그는 드럼 밖에 못 치지만 기타를 배우기로 하고 무대에 섰다. 밴드의 일원으로 20년을 음악과 함께 살아왔다. 어느 날 아내가 반려견을 목욕시키는 모습을 보고 불편함을 해결해 줄 수 없을까? 고민하다 아이디어를 특허로 창업을 하기로 했다. 발품을 팔아 설계, 금형, 사출을 배우고, 익히며 부탁하여 상품을 만들었다. 발명을 하고 특허를 내는 사람들은 대단하다. 책을 읽다 보면 나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해리포터>시리즈의 저자 조앤K. 롤링이나 아기 상어 체조 노래와 영상으로 300억 원의 투자를 받으면서 1조원 가치를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 BTS는 광고 수입만 650억원이라는 뉴스가 나온다. 이처럼 지식재산은 수십 배, 수백 배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김기사 앱을 개발한 김기사랩은 626억 원에 다음카카오에 인수되었고 스타트업계의 신화를 만들었다. 암 투병으로 숨쉬기 힘들어하는 스티브 잡스에게 의사가 산소마스크를 씌우자 산소마스크를 벗겨낸다. 디자인이 마음에 안 들어서 쓰기 싫다는 것이다. 윌터 아이작슨의 저서<스티브 잡스>에 나오는 내용으로 디자인에 그가 얼마나 애정을 쏟았는지 보여 주는 일화이다.





만드라 기법이 있는데 글쓰기나 말하기 연습에서 소재를 찾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일부 글쓰기 책에서는 연꽃 기법이라고도 소개된다. 일본 디자이너 이마이즈미 히로아키가 발명한 발상 기법이다. 지식재산과 지식재산권을 합쳐 쉽게 풀이하면 인간의 창조적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 중 재산적 가치가 있는 것에 대하여 법이 부여하는 권리라고 할 수 있다. 산업재산권은 산업경제와 관련이 있는 지식재산권으로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 및 상표 등이 있다. 저작권은 도서, 음악, 미술, 연극, 전축, 영상, 사진, 컴퓨터 프로그램 등을 말한다.

 

저자는 지식재산권으로 무장하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라고 한다. 지식재산권으로 똘똘 뭉쳐 있으면 그들이 당신을 넘어뜨리려고 해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말한다. 발명하고 특허만 등록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품화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설명한다. 결코, ‘영화처럼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마지막은 없다며 끝까지 가야 한다고 말한다. 지식재산이란 인간의 생각에서 비롯된 창작, 표지 및 영업에 관한 무형적인 이익으로 형태를 갖추지 않은 재산이라는 의미에서 무체재산권이라고 한다. 쉽게 인간의 창조적 활동으로 만들어진 것 중, 재산적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특허와 실용신안은 출원부터 등록까지 거의 모든 절차가 같다. 비용도 기껏해야 특허보다 20% 정도 저렴하다. 실용신안제도의 첫 시행 국가는 독일이다. 이 제도는 일본에 정착하고 일본을 통해 우리나라에 들어왔다. 우리나라는 1946년 특허법안에 관련 규정 제도를 시행하였다. [실용신안법]1961.12.31. 법률 제952호로 공포되었다.

 

발명의 종류는 두 개로 나뉜다. 직무발명과 자유발명이다. 직무발명은 종업원이 직무와 관련된 발명을 말하고, 자유발명은 그 외 것을 말한다. 직무발명은 여러 가지 혜택이 있다. 종업원들의 사기 증진 및 특허 출원 수 증가이다. 세제 혜택이 있다. 직무발명 보상 우수기업 인증 시 혜택이 많다. 국가에서 개인에게 빌려주는 특허가 있다. 이를 국유특허라고 한다. 국립연구소, 국립대학 등 국가기관에서 연구한 기술을 등록한 특허를 말한다. 이 책과 함께라면 지식재산권을 통해 꿈, 목표를 구체화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을 바꾸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를 때, 사업은 잘되고 있지만 더 키우는 방법을 모를 때, 함께 도전하며 같이 성장할 방법을 모색하는 분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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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미의 가족 상담소 -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
박상미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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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박상미 선생님의 강의와 상담, 목소리를 그대로 기록한 책이다. EBS [클래스e], MBN [속풀이쇼 동치미], KBS [아침마당] 등의 프로그램에서 상담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는 심리상담가 박상미가 전 국민의 가족 관계를 위한 [박상미의 가족 상담소]를 출간했다. 사랑하지만 가장 상처 주는 관계가 가족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찔리는 느낌도 받았다. 이제부터 가족을 공부해보자는 마음으로 읽었다.

 

모르면 오해하기 쉽고 알면 사랑하기 쉽다

 

자식은 완벽한 타인이다. 내 맘대로 안 되는 게 자식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우리는 부모에게 받고 싶은데 못 받았던 것들이 있다. 자식으로 채우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말이 안 통한다는 건, 바로 감정이 안 통한다는 것이다. 내 자녀가 내 감정을 몰라줄 때 자녀와 말이 안 통한다고 호소를 한다. 내가 자랄 때 우리 부모님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나에게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경험이 없기 때문에 나 또한 자녀에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부부 사랑의 호르몬은 2년 이상 지속되기 어렵다. 인간이 변했어, 내가 속았어. 이런 말들을 서로 많이 하지만 그 사람은 원래 그대로이다. 그 사람의 성격도 원래 그랬고, 그 사람이 상대방을 대하는 자세도 원래 그랬다. 단지 그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변한 것이다. 형제 자매의 갈등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어릴 때 부모님의 양육 방식 때문에 갈등이 촉발된 경우가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좋은 부모는 자녀를 키울 때 멀리 보는데 학부모는 당장 눈앞에 있는 성적, 앞만 본다. 멀리 보면 좋은 사람을 키워낼 수 있고 앞만 보면 당장 성적만 좋은 학생을 키워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상담을 통해 상처를 품고도 서로 마주 보고 앉아서 대화를 하면 화해의 길로 나아가는 가정을 많이 보았다. 제일 중요한 것은 경청과 공감이다. 서로를 죽이는 대화를 버리고 우리 관계를 살리는 대화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상대가 하는 말을 참고 잘 들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성인이 된 후에 부모님을 돌보는 문제, 재산 문제로 갈등하게 된 경우인데 형제 중에 한 사람이 희생을 더 많이 하게 되면 남보다 못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 착한 자식, 미혼인 자식이 자처해서 희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착한 형제가 화병에 걸려서 분노가 폭발하면 가족 관계는 뒤늦게 지옥을 경험하게 된다. 고부 갈등이나 장서 갈등은 시어머니나 장모님이 아이 양육을 할 때 은근히 집안 험담을 하는데 그런 말은 삼가야 한다.


저자는 소년원에서 9년째 교육을 하고 있다. 판사님들과 함께 살인이 일어나는 데 얼마의 시간이 걸리는지를 토론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 살인은 우발적이고 욱하는 마음을 조율하지 못해서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일이어서 6초면 충분하다고 한다. 우리는 안 좋은 감정이 엄습해왔을 때 크게 숨을 쉬는 능력을 기르는 것만으로 큰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특정 행동을 며칠 동안 매일 반복해야 죽는 날까지 평생 습관으로 몸에 익힐 수 있을까? 21일이라고 하였다. 3주 동안 매일 하면 우리 뇌에는 지진이 일어난다. 6초 호흡법으로 숨을 쉬어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집중력도 높아진다. 6초 호흡을 할 때 우리 뇌에서 행복 호르몬 세로토닌도 많이 나온다는 걸 기억하자.





화를 잘 내는 사람의 특징이 있는데, 내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와야 한다는 기대치가 높다, 자존감이 낮다, 내 콤플렉스를 자극받았을 때 속상한 마음을 화로 푼다, 상대에게 큰 기대를 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짜증을 남한테 내는 경우, 나의 간절한 요구를 알아달라는 호소를 화로 표현하는 경우이다. 소통 잘하는 가족들이 꼭 지키는 관계 비결은 공감과 위로, 칭찬이 있다. 진심으로 사랑하고 칭찬하는 언어로 말하면 우리의 사랑은 잘 전달되고 어느 가족이든 공감하고 소통 잘하는 가족으로 성장할 수 있다.

 

남편의 갑작스런 은퇴로 인해 부부 사이에 문제가 생겨 상담실을 찾아오는 분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은퇴 남편들도 힘들지만, 함께 사는 아내들의 우울증도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아버지들도 울어도 된다. 울어야 산다. 이제는 '나도 울고 싶고 나도 힘들다'라고 말해도 된다고 말한다. 마지막장 비밀 상담실은 아픈 현실이지만 알아야 할 가족 상담을 공개하였다. 저자의 명쾌한 답변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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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 - 뇌인지과학이 밝힌 인류 생존의 열쇠 서가명강 시리즈 25
이인아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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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뇌, 망각하는 뇌]는 서가명강 시리즈 25번째 도서이다. 서가명강 도서는 항상 믿고 읽는다. 뇌인지과학이라는 낯선 개념을 즐겁게 공부할 수 있었고 [서가명강 유튜브]에서 출간 기념 무료 라이브 강연을 먼저 시청하고 책을 읽으니 이해가 잘 되었다. 치매, 인공지능, 가상현실 등 뇌의 학습과 관련된 우리 주변의 갖가지 이슈와 뉴스에서 다루고 있는 사례들에서 핵심이 무엇인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뇌인지과학은 뇌과학과 인지과학의 합성어이다. 뇌가 학습한다는 것은 생명체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높은 교육열 때문에 우리는 학습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수도 있지만 굉장히 협소한 의미의 학습이다. 경험한 것은 모두 뇌에 변화를 일으킨다. 그 변화는 기억되며 미래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 경험하지 않으면 뇌는 학습을 하지 않을까?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집에서 멍하게 누워 있는 것도 일종의 경험이기 때문에 생존해 있는 한 경험을 멈춘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고, 경험하는 뇌는 자동으로 학습한다.




생존의 법칙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해로운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팔라와 치타의 경우에서 어린 임팔라의 뇌가 경험적 학습이 미숙하기 때문에 위험 감지에 더디고 우왕좌왕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잡기 쉽다. 자연계에서 포식자와 피식자의 뇌는 서로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경쟁하고, 경쟁에서 승패를 좌우하는 것은 비슷한 경쟁에 대한 경험적 학습이 얼마나 되어 있는가이다. 두 번째는 이로운 것을 적극 취하는 것이다. 이로운 것을 취하고자 하는 뇌의 속성은 에드워드 손다이크라는 심리학자가 20세기 후반에 고양이를 데리고 행동 실험을 하면서 과학적으로 입증했다.

 

일화기억이라는 종류의 기억과 이를 위한 학습에 대해 알아보는데 <메멘토>라는 영화의 주인공 레너드는 불운한 사고를 당해 뇌 손상을 입게 되는데, 아마도 뇌의 해마 및 해마와 관련된 영역에 손상을 입은 것으로 추정된다. <메멘토>는 우리 뇌의 해마가 담당하는 일상적 학습과 기억이 정상적으로 일어나지 못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 매우 신랄하게 보여준다.




뇌세포는 다른 장기의 세포들과 상당히 모양과 기능도 달라서 뉴런이라고 부른다. 우리 뇌에는 거의 850~860억 개의 뉴런이 있다고 한다. 거의 1000억 개다. 세 개의 뉴런 중 특히 오른쪽의 두 뉴런은 마치 나무의 뿌리에 해당하는 밑 쪽의 가지가 서로 맞닿은 것처럼 보인다. 뉴런은 이 부분을 통해 서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다. 맞닿은 것처럼 보이는 부분을 시냅스라 부른다.

 

기저핵은 우리 일상 생활에서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는 기억의 인출에 의존하는 행동들을 모두 가능하게 하는 고마운 뇌 영역이다. 이 기저핵에 문제가 생기는 뇌질환이 파킨슨병이다. 가장 특징적인 증상은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손이나 몸을 계속 떠는 것이다.

 

치매는 학습과 기억, 사고, 인지 등 우리가 정상적으로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뇌의 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되는 현상을 지칭한다. 치매와 같이 뇌질환으로 이상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나이가 들면 다른 장기와 같이 우리 몸속 모든 부분의 기능이 젊을 때 비해 저하된다.




해마가 학습과 기억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본격적으로 연구를 처음 시작할 수 있게 한 사람은 헨리 몰레이슨(1926~2008)이다. 이 사람은 뇌인지과학을 연구한 연구자가 아니고 유명한 환자다. 몰레이슨이 죽기전까지 환자의 사생활 보호를 위해 HM이라는 영문 머리글자로 불렸다. 그는 일화기억의 장애로 인해 자신이 어떤 실험에 참여했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학계의 발전을 위해 반복되는 실험에도 성실하게 참여하는 아주 모범적인 환자였다고 한다.

 

인간이 만든 모든 기술은 항상 이처럼 약이 될 수도 있고 독이 될 수도 있는 상반된 면이 있다. 기억을 조작하는 것은 인류에게 큰 도움을 줄 수도 있지만, 해롭게 쓰자면 한이 없다. 영화 속에 펼쳐진 미래가 우리에게 도래하기 전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이유이다.

 

뇌의 학습과 기억의 원리를 완벽하게 아는 것은 공학적 기술로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지만, 완전한 기억을 소유하는 것과는 다른 문제이다. 윌리엄 제임스라는 심리학자가 했던 말을 잊지 말자. “잊어버리는 일은 기억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능력이며, 벌어진 모든 일을 기억하는 것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같을 수 있다.”(p232) 책을 읽으며 기억이 인간다움을 만드는 비밀이라는 것이 흥미로웠다. 망각하는 것도 적응적 학습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도 새삼 깨닫는다.

 

본 리뷰는 21세기 북스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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