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의, 별사
정길연 지음 / 파람북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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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별사]안의에서 이별하는 이야기라는 뜻으로 박지원과 한 여인의 만남과 이별을 다룬 장편 역사 소설이다. 이용후생의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작가인 연암과, 안의현으로 낙향한 과수 이은용이 화자로 나선다. 이 소설은 저자가 연암에 대한 일종의 연모의 정으로부터 시작되고, 마무리된 작품이다.

 

연암이 안의 현감으로 42개월을 재직한 사실에 대해서는 상세히 알지 못하거나, 알고 있더라도 주목하지 않는다. 연암의 글이나 벗들과 주고받은 편지를 제외하면, 오늘날의 함양군 안의면에 실체적 궤적이 거의 남아 있지 않은 까닭도 있다. 우울함은 남들이 알지 못하는 연암의 오랜 지병이다. 글감을 가다듬어 붓대를 잡을 때라야 겨우 숨 쉴 만했다.

 

무신년(1788)에 가족을 연달아 넷이나 잃었다. 아내와 형에 이어 맏딸과 큰며느리를 차례로 보내었는데 눈물을 참아야 하고 우는 소리를 삼켜야 했다. 안의현에 부임한 것은 쉰다섯 살때이다. 처숙부인 학사공을, 장인어른인 유안처사와 더불어 귀한 스승으로 모셨다. 열일고여덟 살 무렵 장인어른으로부터 맹자를 처숙부로부터 사마천의 문장을 배웠다.

 

이은용의 어머니 거처는 후원에 딸린 별서였다. 부모는 하늘이 정하는 것이나 신분은 사람이 정하지 않던가. 별실 소생이니 서출일 밖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가야금 연주를 들으며 검을 닦으시건, 찾아온 벗들에게 풍류를 자랑하셨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외갓댁으로 오게 되었다. 열일곱 살에 수동 참의댁 며느리로 들어갔다가 스무 살에 나왔다.

 

삼년 만에 홀몸이 되어 나오자 외할머니가 화병으로 몸져누우셨다. 할아버지 모르게 일사천리로 진행된 혼사였다. 본 마님은 언감생심 과분한 자리인줄 알라 하셨다. 신랑쪽이 서둘렀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사윗감이 병이 위증하다는 사실을...아버지는 은용이 그 댁에서 나와 살 수 있게 해주면 죽은 듯이 살겠다. 양가에 누가 되지 않도록 평생 근신하여야 할 것이니라 하였다.

 

연이은 흉작으로 백성들의 시름이 깊어지는데 축하연이라니. 이름난 기생 몇을 부를까요. 묻는 예방을 물리치고, 홀로 민망하여 [자치통감강목]을 펼쳤다가 도로 덮었다. 일상이었던 관리들의 횡령을 누구도 해치지 않고 해결하였다. 위엄은 상대의 마음속에서 절로 우러나야 힘을 발한다. 불호령을 내리고 매를 쳐 하속의 무릎을 꿇리는 상전이나 관리는 소인배다.

 

책이란 읽는 즐거움이 가장 크지만 가지런히 꽂아두고 보는 즐거움도 적지 않다. 다 읽지도 못하는 책들을 다락같이 쌓아두고 흐뭇해하는 선비들이 꽤 되는데, 바라보기만 해도 배가 부른 까닭이다. 책을 읽기만 해도 배가 부르다는 이덕무가 드디어 책을 팔아 밥을 먹고, 그의 막역지우 유득공은 한술 더 떠 책 팔아 술을 마셨다는 내용이었다.

 

안의에 내려와서 중국 여행에서 배운 바를 시험해보고자 하였다. 일일이 손으로 하는 일은 능률이 오르지 않아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늘만 올려다보고 있기보다 농사짓는 방법과 제도를 바꾸어 천수답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지혜와 의지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아무 사내 만날 마음 없고 있은들, 보따리 안고 밤도망할 인연이라면 모를까. 후실도 후실 나름이겠지만 내 흠이 자명하니 부당하진 않다. 과분하다면 과분하지요. 소실이든 작은집이든 첩 정은 길어야 삼년이란다. 조강지처에게 눈엣 가시일 테고 병실에 한 섬 보화가 무슨 소용에 닿겠나. 제 어머니는 별서를 벗어나지 못하였고 아니 하였으니 유폐나 다름없었다. 저 또한 안뜰로 난 중문을 함부로 넘지 못하였다.

 

둘째가 상투를 틀었는데 아내가 살아 있어 며늘아기를 함께 맞았으면 좀 좋았겠는가. 아내는 나의 부족함을 묵묵히 감당하고 메워준 여인이다. 장인과 처숙은 나를 만든 스승들이셨다. 처남 재성은 내 아우요, 평생의 지기지우다. 이번 혼사에 처남댁의 노고가 크다고 적었다.

 

할아버지는 자신에게 변고가 생기면 짐승과 도적이 우글거리는 세상에 청상인 손녀딸만 남기고 가니 안타까웠을 것이다. 어느 진사 댁에서 데려가고 싶다고 해도 은용은 제 마음 제 것이라며 한 발짝도 꼼짝하지 않겠다고 한다이 책은 8년 만에 세상에 나온 결실이다. 맺고 풀어지고, 잊고 잊히고 지워지는, 소멸해가는 단심을 다룬 이야기로 읽어주면 좋겠다. [안의, 별사]에서 그 시간과 공간을 구현해보고 싶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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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아빠와 떠나는 민주주의와 법 여행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양지열 지음, 박유나 그림 / 특별한서재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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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저자는 법과 관련해 펴낸 책들과 강연을 통해 청소년을 만나고 있다. JTBC 사건반장 패널로 출연하고 있는 양지열 변호사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민주주의와 법의 세상이 우리 앞에 펼쳐질 것이다.

 

책의 구성은 오전, 오후 시간 변호사 아빠와 중학생 딸이 나누는 오늘의 대화와 대화 속 장소를 탐방하는 오늘의 방문으로 이루어졌다. 책은 현실의 문제를 궁금해하는 딸 민주와 변호사인 아빠의 대화를 통해 답을 찾을 수 있다.

 

첫 대화는 민주주의와 법여행이다. 정치인들은 왜 그렇게 서로 싸우기만 하는 걸까? 그분들이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국민에게 자신의 의견이 옳다고 주장하는 것을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들끼리 대화하고 타협하는 일을 한다. 그러는 와중에 토론이 격렬해지면 목소리를 높이고 싸우는 경우도 생긴다. 물론 정도가 지나치면 안되겠지만 말이다.

 

국민의 권리와 의무를 알려 주고 있는 헌법 제2장 첫 번째 조문이 제10조인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국가는 개인이 가지는 불가침의 기본적 인권을 확인하고 이를 보장할 의무를 진다.”라고 밝히고 있다.

 

헌법을 밝히고 있는 기본 원리, 기본권이 대한민국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려 주는 제도가 있다. 바로 헌법 재판이다. 헌법 재판소는 한옥 마을로 잘 알려진 서울 종로구 재동 북촌 입구에 있다. 헌법 재판소 별관에 전시관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 다섯 가지 헌법 재판에 관해 더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동안 헌법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국민의 삶을 바꾼 중요한 결정들은 무엇이 있는지, 다른 나라의 헌법들은 어떤지와 각종 자료를 만날 수 있다. 직접 재판관이 되어 사건에 관한 판단을 해 보고, 가상을 헌법을 만들어 보는 체험도 할 수 있다.

 

대통령이라는 권력은 국민을 위해 행사되어야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그 외에도 커다란 영향력을 가진다. 뉴스에서 낙하산 인사라는 말을 들어 봤을 것인데 능력, 경력과 상관없이 대통령 측근이라는 이유로 고위직을 차지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다.

 

헌법 재판소는 정당을 자유로운 지위와 함께 공공의 지위를 함께 가지는 단체라고 정의했다. 국가 기관은 아니지만 국가에 필요한 공적인 일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헌법에서 집회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알고 있는데 왜 그런 거냐고 물었다. 여러 주장을 이야기할 수는 있지만, 가끔은 심하게 도로도 막고 시끄럽게 굴기도 하는데, 다양한 목소리가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이미 만들어진 국가에서 갖춰진 제도 아래 살고 있지만 국가나 사회를 처음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떨까? 혹시라도 선출된 대표들이 잘못을 저질러 제도가 무너졌다면? 국민의 의견을 모으기 위해 집회의 자유는 필수적이다.

 

선거철이 돌아오는데 시험 기간과 비슷하다고 하면 이해가 쉽다. 더 많은 사람의 지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정치다보니, 유권자들은 열심히 공부해 투표라는 답안을 써내고, 어떤 후보를 뽑느냐에 따라 시험 성적이, 국민의 삶이 달라지는 것이다.

 

법인은 거래의 편의를 위해서, 많은 사람과 재산으로 이루어진 회사 같은 단체를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한 것이다. 법이 사람으로 여겨 준다는 뜻에서 법인이라고 하고, 권리 능력을 가지게 된다. 법인과 구별하기 위해서 사람은 자연인이라고 한다. 산속에서 혼자 사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다.

 

부모는 자녀의 법률 행위에 동의, 취소하거나 아예 대리할 수 있다. 법적으로 자녀의 금융 거래를 부모가 대신해 주는 것이다. 더 적극적으로 자녀의 재산을 맡아 관리 할 수도 있다. 청소년 역시도 근로 기준법에 따른 보호를 받아, 청소년이 근로 계약을 체결하려면 가장 먼저 거쳐야 할 과정이 있다. 최장 근로 시간은 성인보다 적어서 하루 7시간, 일주일에 35시간을 넘을 수 없다. 임금은 성인과 똑같이 받는다. 청소년을 고용할 수 없는 업종을 정해 놓았다. 술집이나 클럽은 물론이고 PC, 노래방에서도 일할 수 없다.

 

이 책은 9장에 걸쳐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된 민주주의와 법의 내용을 총망라했다. 아빠와 딸이 주인공으로 만화를 삽입하여 청소년들이 민주주의와 법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청소년과 함께 성인이 읽어도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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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의 풍경하나 - 풍경이 사람을 품고, 사람이 풍경에 기대고
이주옥 지음 / 수필과비평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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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옥의 풍경하나]는 저자의 세상의 당신들이어 두 번째 책이다. 사람은 서로 어울려서 살아야 한다는 것, 풍경은 사람은 껴안으면서 완전한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리라. ‘풍경이 사람을 품고, 사람이 풍경에 기대고글귀는 푸근한 느낌을 받는다.

 

화단에 봉선화를 뽑은 중년 여인, 들켜버렸다. 그 여인은 봉숭아 꽃물을 들이고 싶었나보다 아니면 엄마가 그리웠을까. 꽃물이 첫눈 올때까지 남아 있으면 첫사랑을 만난다는 이야기가 남았을까 상상력이 웃음짓게 한다. 저자는 손주가 생겨 할머니가 되었다. 부모님은 당연히 증조부모가 될 것이다. 이제 막 안녕의 손짓을 배운 아이와 부모님의 헤어짐이 눈시울이 붉어지는 그림이 그려진다.

 

꽃 중에서 생기를 더하는 것은 사람 꽃? 그 중 나이 육십은 넘어 보이는 한 남자가 빨간 셔츠에 선글라스를 끼고 은빛 캐리어를 끌고 서 있다. 오랜 코로나에 가까스로 마스크 해제를 알렸지만 미세 먼지와 황사가 복병으로 다가와 여전히 입막음 신세다. 빨간색 반소매 옷을 입은 남자의 옷차림은 봄이 오고 있었나보다.

 

도로 가운데 엎어진 유모차 하나가 보였다. 유모차 옆에는 검은 비닐봉지 두세 개와 종이 봉투 한 개가 널브러져 있었다. 노인이 엎어진 유모차를 쳐다보며 허둥거리고 있었다. 넘어지는 순간을 보지 않아 알수 없지만 세워둔 유모차가 차도로 넘어졌을 것이라는 유추를 한다. 언제부턴가 노인들에게 지팡이 대신 유모차가 필수품이 됐다.

 

살다 보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게 마음 뿐만 아니라 몸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 이 글에서 나의 엄마가 보인다. 엄마는 허리가 많이 굽으셨는데 요즘은 한발짝 떼기가 어려워 엄마의 자동차 곁에는 항상 유모차가 있었다. 그것을 밀고 마당을 가로질러 개밥을 주시기도 하고 창고에 가기도 한다. 보행기를 끌고 다니시는 엄마 마음이 짠한데 엄마의 허리를 고쳐드리고 싶은데 병원을 안 가시니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지방에 다녀오는 길에 지인의 어머니를 찾아 뵈었다. 처음 보는 사람이지만 자신을 찾아온 사람이 있다는 것에 반갑고 흥분되셨다. 그 어머니는 호주머니에서 물렁해진 바나나를 건넨다. 서울에 놀러 온 친구와 어디를 갈까 하다 길상사를 떠올렸다. 법정 스님, 백석 시인의 이름이 함께 하는 곳, 자신의 모든 것을 다 바쳐 한 남자를 사랑한 여인 김영한의 이야기는 숙연한 마음을 품게 만든다고 하였다.

 

공원이나 아파트 단지, 거리 곳곳에 흩날리는 수북한 낙엽은 봄날의 꽃 이상으로 가을을 장식한다. 환경미화원이나 경비원들은 돌아서기 바쁘게 떨어지는 낙엽을 쓸어내며 낭만은 지나가는 개나 줘버리라고 구시렁댈지도 모른다.

 

일본 벚꽃의 유래를 처음 알게 되었다. 어느 산적 두목이 여자 한 명을 보쌈하여 왔는데 그 여자는 도무지 웃지를 않았다. 산적 두목이 사람 머리 하나를 자르자 그 여자가 설핏 웃었다고 한다. 그 산적 두목은 여자가 웃는 모습을 보려고 수많은 사람의 머리를 잘랐고 참수한 머리를 나무 밑에 묻었다. 그 나무에서는 너무나 예쁜 꽃이 피어났는데 그 꽃이 바로 벚꽃이라는 내용이다

 

커피자판기는 누구에게나 친숙한 길다방이었다. 이제는 자판기를 설치하는 곳도 드물지만 있다고 해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커피집과 원두커피의 효능이 자판기 커피는 슬그머니 천덕꾸러기가 됐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들이는 문화인가보다.

 

지하철에 구걸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 것 같다. 객실 안에서 구걸하는 사람은 빨리 내리라는 기관사의 멘트를 들었다. 요즘은 카드만 하나 달랑 넣고 다니기에 현금이 있다손 치더라도 얼마를 줘야 되나 고민이 된다. 저자 역시도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집에 돌아와 지갑을 열어보니 큰 지폐만 두 장 들어있었다. 만약 그 자리에서 지갑을 열었다가 금액 때문에 다시 닫아야 했을지 결론 내리지 못할 미묘한 헤프닝이었다.

 

이 책은 어느 곳이든 풍경이 그려진다. 특히 저자는 전철을 타면서 휴대폰을 보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을 바라보는 게 더 재미있고 휴대폰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인 사람들의 표정들이 각양각색이라 덩달아 웃음이 나온다고 한다. 소소한 마음을 발산하며 사는 소시민의 모습을 눈앞에서 보는 일은 어느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맛깔나기 때문이다.

@han_kwanghee님 감사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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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 인생공부 - 보고 듣고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김태현 지음, 니콜로 마키아벨리 원작 / PASCAL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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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론은 16세기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정치 철학의 고전으로, 정치권력의 획득과 유지를 중심으로 국가 통치의 현실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작품이다. 이 책은 군주론 원문에서 42가지 명제를 엄선하여 구성하였다. 마키아벨리는 정치적 복귀의 꿈을 버리지 않았고 메디치 가문의 신임을 얻기 위해 <군주론>을 집필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의심에서 시작되는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지를 설명한다.

 

첫 번째는 목적이고 두 번째는 수단이다. “목적은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는 마키아벨리의 현실주의적 정치 철학 전반을 잘 요약한 개념으로도 알 수 있다. 피렌체와 같은 작은 도시국가들이 어떻게 외세의 침략에 맞서고 내부에서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던 마키아벨리는 불안정한 정치 상황을 직시하며 현실주의적 정치관을 형성했다.

 

의료 연구에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동물 실험이 필요할 때, 그 실험이 동물에게 고통을 주더라도 궁극적인 목적이 인간의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라면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

 

통치자는 군중의 사랑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했듯이, 현대 인간관계에서도 상대방의 감정에 지나치게 의존하거나 연민을 느끼는 것은 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 군주가 성공적인 통치를 위해 사자처럼 용맹하고, 여우처럼 교활해야 한다라는 말은 마키아벨리가 말하는 군주의 덕목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성공적인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상황에 따라 교활함과 용맹함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많은 경험과 지혜를 쌓고, 이를 통해 더 명확하게 세상을 보고 현명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우리가 이를 잊지 않는다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군주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사람을 보는 눈을 꼽았다. 군주는 훌륭한 인재들을 가까이 두고 그들의 조언을 신뢰하고, 적절히 활용하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복수는 상대가 두려워할 정도로 심하게 해야 한다. <군주론>에서 마키아벨리는 로마제국의 통치 방식을 예로 들어 군주가 새로운 영토에서 잠재적 반란 세력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설명한다. 영화 <대부>의 마지막 장면에서 마이클은 모든 적을 한꺼번에 제거하는 계획을 세우고, 이를 완벽하게 실행한다. 그는 적들이 다시는 자신에게 복수할 기회를 얻지 못하도록 철저하게 처리한다. 마이클은 복수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을 만큼 무자비하게 적들을 제거함으로써, 자신의 권력과 가족을 지키는 데 성공한다.

 

아무리 훌륭한 군주라도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수는 없다.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거나 여러 가지 선택지 중 가장 나은 선택지를 선택해야 할 때, 누군가 그 선택에 피해를 보거나 불만을 가지더라도 단호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현대 사회에서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조직이나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들은 강력한 권력이나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을지라도, 결국 사람들의 지지와 신뢰를 얻지 못하면 지속적으로 성공할 수 없다. 해병대의 리더십 문화나 마키아벨리가 칭찬한 독일, 스위스 군주들과 같이 사람들의 신뢰와 사랑을 얻는 것이 진정한 평화를 가져다준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마주하게 된다. 개인의 건강 문제나 사회적 이슈, 경제적 위기 등의 문제를 만났을 때 초기에 발견해 해결할 수 있음에도 안일한 마음으로 외면해서 더 큰 위기를 겪는 경우를 종종 보고는 한다. 새로운 군주가 정복한 영토를 안정적으로 통치하기 위해 기존의 법과 질서를 존중하고 주민들에게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래 군주의 운명을 예측하며 <군주론>에서 운명과 능력의 개념을 통해 인간의 삶에서 예측할 수 없는 변수와 인간의 능동적 대응이 상호작용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인간이 삶에서 50%는 운명에 따라 살고 있지만, 나머지 50%는 자신의 능력과 의지에 따라 통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군주론 인생 공부]는 시대에 대한 설명과 함께 군주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쓰였다. 지금 우리는 혼란의 시기에 살고 있다. 현대인이라면 [군주론]을 읽어야 할 때이다. 이 책을 통해 마키아벨리의 통찰의 지혜를 인생의 결정적인 순간에 응용하여 앞으로의 삶을 잘 혜쳐나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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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십대의 질문법 - ‘질문’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진짜 지능’ 키우기 특서 청소년 인문교양 17
임재성 지음 / 특별한서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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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끌려다니는 삶이 아니라 끌고 가는 삶을 살기 위해서 정답이 아닌 질문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해 이 책을 집필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다양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수많은 질문에는 중요한 힘이 숨어 있다. 바로 생각하는 힘이라고 한다.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십대의 질문법]의 구성과 특징은 질문법과 관련된 다양한 지식과 사례를 풍부하게 알 수 있으며, 각 챕터 첫머리마다 위대한 사상가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명언을 함께 수록했다. 챕터 말미마다 생각과 삶을 바꾸는 질문 훈련을 삽입해 체계적으로 사고를 확장하고, 본문 내용을 오롯이 수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소크라테스는 질문하는 철학자였다. 사람을 만나면 질문을 던지며 상대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게 했다. 질문이란 바탕, 본질, 핵심, 근원, 원인을 찾아내기 위한 물음이다. 질문하면 궁금한 것을 알아낼 수 있고, 본질을 찾아낼 수 있다. 질문이 없다면 근원과 본질, 핵심을 알아낼 수 없다. 인공지능 시대에 암기력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암기로는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는 암기력보다는 창의적인 사람이 살아남는 시대가 되었다.

 

인문학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많다. 실제 인문학 공부는 어렵다. 인간을 깊이 공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으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려면 질문할 수 있어야 한다. 질문이 없으면 인간을 깊이 이해할 수 없다.

 

유대인은 [탈무드]를 가지고 다니는 조국, 유대인 5,000년의 지혜, 유대인의 혼이라고 부른다. 유대인은 세 살때부터 [토라]를 암송한다. 일곱 살 때까지는 완전히 암송할 수 있어야 한다.유대 교육의 핵심은 네 가지로 정리할 수 있는데 책을 사랑하는 마음과 독서 능력이다. 질문하는 능력과 하브루타 교육법이 있다.

 

청소년기의 독서는 공부를 잘하기 위한 도구가 되는 경우가 많다. 성적을 올리는 데 초점을 맞춘 독서는 반쪽짜리다. 정보가 한정된 때에는 지식을 습득하기 위한 독서가 힘을 발휘했다. 이제는 지식을 많이 알고 있다고 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없다.

 

생각이 행동을 낳고, 행동이 습관을 넣고, 습관이 성격을 낳고, 성격은 운명을 바꾼다. 라고 사상가 에머슨의 말이다. 생각하는 힘, 생각의 깊이, 생각의 질이 좋아야 공부를 잘할 수 있고 삶도 바꿀 수 있다. 배경지식이 탄탄해야 문해력이 향상된다.

 

배경지식은 예비지식, 바탕 지식이라고 하는데 아는 만큼 보인다는 배경지식을 두고 한 말이다. 책도 다르지 않다. 저자는 메시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배경을 깔아 둔다. 독자의 이해를 돕고, 메시지가 독자에게 효과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준비 작업을 한다. 고로 배경지식을 쌓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독서이다.

 

책을 읽을 때 질문을 하면서 읽으면 내용을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요약은 이 시대가 원하는 꼭 필요한 능력이다. 정보는 많고 시간이 부족한 시대에 반드시 갖춰야 할 기본 능력이다. 요약은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 먼저 해야 할 것과 나중에 해야 할 것을 정확하고 빠르게 구분해 내는 능력이다.

 

청소년기에는 어디에 관심을 두면 좋을까? 자기 삶에 대한 관심과 주변 사람에 대한 관심, 세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한다. 공부하고 책을 읽는 이유는 생각하는 힘을 키우기 위해서다. 어제보다 더 나은 질문을 던지는 공부를 하자. 내가 질문을 던져야 책도 삶도 세상도 답을 준다. 단순히 읽기만 하거나 열심히 살기만 해서는 지혜도 깨달음도 얻을 수 없다고 재차 강조하는 내용이다.

 

인생의 의미를 찾고 내 삶을 살아가려면 자신부터 알아야 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면 타인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하며 살 수도 있다. 무엇보다 자존감이 낮으면 자기 삶을 살아가지 못한다. 자존감을 높이려면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여행과 독서는 닮은 점이 많다는 말에 공감한다. 쉼과 충전, 재미, 만남, 배움, 생각의 전환, 사고의 깊이를 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인공지능 시대에 암기력보다는 창의력이 살아남는다는 내용으로 청소년 뿐만이 아니라 성인들도 읽으면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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