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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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저자 나카야마 유지로는 실제로 생명을 다루는 외과 의사로서 생생한 의료 현장의 묘사들은 의사가 사명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하고 몸소 실천하는 의사가 쓴 감동적인 의료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2011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장소에서 불과 20Km 떨어진 다카노 병원에서 병원장으로 근무하며 지역 주민의 의료를 책임진다.

 

소설의 주인공 25세 아메노 류지는 외과 인턴으로 신참내기 의사다. 오늘도 집에는 못 들어간다. 아니 안 들어 간다 할 정도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부모님은 고구마 튀김집을 운영하고 있고, 어릴 적 사소한 알레르기로 형을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류지는 훌륭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나는 왜 이리 무능할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무기력감을 느끼며 오늘도 류지는 눈물을 흘린다. 일가족이 고속도로 정면충돌로 다쳐 병원에 도착했다. 다섯 살 다쿠마는 입에 관을 삽입할 정도로 크게 다쳤고, 아빠는 다친 데가 없지만 엄마는 쇄골 및 하지 골절로, 오늘 긴급 수술할 예정이다. 류지는 다쿠마를 수술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형이 보였고 요란하게 쓰러졌다. 어릴 적 잃어버린 형만 같아 아이를 꼭 살리고 싶었다.

 

94세 환자는 고령에 치매 증상이 있고 노인성 난청에다 6개월 전부터 잘 먹지 못했다. 수술을 하면 몇 년은 더 살 수 있을텐데, 치매여서 대화도 안 통하는데 본인이 행복한지 아닌지 스스로 알 수 없는데 수술이 가능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낮 시간에 외래는 사람이 붐비니까 응급 환자를 위한 공간인 응급 외래에 사람들이 많이 온다.

 

류지는 선배인 사토 선생이 환자 배 안에 손가락을 넣는 것을 보고 존경심이 생기나보다 류지한테 봉합을 해보라고 한다. 내 실수 때문에 환자가 고통을 당하는 것은 피하고 싶어 정성을 다한다. 류지와 나이가 같은 동갑인 환자가 입원했다. 대장암 말기라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의대에 떨어졌고 재수를 할 수 없어 공학부로 진학했다는 말을 듣는다. 동갑인데 암에 걸리고 폐렴으로 죽어가는 남자의 임종을 지켜보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병원 동기 가와무라의 주선으로 미팅을 나간 자리에서 하루카의 어머니가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때 의사 선생님이 좋으신 분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이와이 선생님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오랜만에 고향에 들러 부모님과 형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아빠는 너는 항상 형 유이치만 생각했고 공부도 잘해서 의대를 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어치의 슬픔을 한꺼번에 토해내듯이 울었다. 류지는 형의 무덤에 가서 살아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아. 그 아이를 보면서 느꼈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면서 반드시 훌륭한 의사가 될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설은 류지가 내적 트라우마를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스스로 극복하고 해결하면서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인턴 초기에 겪는 고충과 고뇌들을 잘 다루고 있다. 환자는 의사를 통해 몸의 질병을 치료받지만 반대로 의사 또한 환자들이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치유 받기도 한다는 점이 이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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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하여 비채 모던 앤 클래식 문학 Modern & Classic
도리스 레싱 지음, 김승욱 옮김 / 비채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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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 대하여]는 도리스 레싱이 1967, 1989, 2000년에 발표한 글을 한 권으로 엮은 산문집이다. 현대의 사상, 제도, 관습, 이념 속에 담긴 편견과 위선을 냉철한 비판 정신과 지적인 문체로 파헤쳐 문명의 부조리성을 규명함으로써 사회성 짙은 작품세계를 보여준 영국의 여성 소설가이자 산문 작가이다. [무엇보다도 당신 자신을 위해 써라. 남들이 뭐라고 지껄이든 상관하지 말고. 글쓰기는 삶의 방식이 아니라 삶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는 작가의 멋진 말이 마음속에 아로 새겨진다.

 

나는 동물을 키우지는 않았지만 동물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은 것 같다. 책을 읽으며 도리스 레싱은 고양이에 대해 진심이구나 고개가 숙여진다. 저자는 유년을 보낸 아프리카 로디지아(현 짐바브웨)에서 만난 고양이들은 치열한 야생에 직면해 있다. 그의 집에 있는 고양이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고양이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자 레싱의 아버지는 고양이들을 방에 몰아넣고 총을 쏜다. 레싱은 이때의 충격 때문에 이십오 년이 지나서야 다시 고양이를 기를 수 있게 되었다고 밝힌다.

 

지금 나무에 늘어져 있는 고양이는 지난 열두 시간 이내에 닭 한 마리를 잡아먹은 모양이었다. 나무 아래 땅바닥에 하얀 깃털과 살점이 흩어져 있고, 살점에서는 악취가 풍겼다. 우리는 야생 고양이를 싫어했다. 녀석들도 우리를 싫어해서 침을 뱉고, 발톱을 내보이고, 쉭쉭 위협적인 소리를 냈다. 이놈은 야생 고양이였다. 총을 쏘았다.

 

자연의 무분별한 번식과 분별력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주던 어머니가 손을 놓아버리자 집 안에, 헛간에, 집 주위 덤불에 고양이가 우글거리게 되었다. 집을 떠나기 전 어머니는 당신이 가장 귀여워하는 고양이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아버지는 수위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 자란 고양이를 가장 잔인하지 않게 죽이는 방법은 클로포포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자연은 모든 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고들 하지 않는가. 자연 상태에서 암고양이가 다 자라기도 전에 새끼를 배는가? 일 년에 네댓 번씩, 한 번에 여섯 마리씩 새끼를 낳는가? 고양이는 쥐와 새를 잡아먹는 사냥꾼일 뿐만 아니라, 매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고양이 출산 과정은 너무 힘들고 경이롭다고나 할까. 근육이 수축하면서 새끼가 밖으로 나오기는 했는데, 반쯤 정신이 나간 어미 고양이가 곧바로 방향을 돌려 새끼의 목덜미를 물어버렸다. 새끼는 죽었고 나머지 새끼 네 마리가 무사히 태어난 뒤 비교해보니, 죽은 고양이가 가장 크고 가장 튼튼했다.

 

고양이의 첫 번째 새끼가 태어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매혹적인 경험이다. 어미의 몸에서 나온 새끼는 어미의 엉덩이 근처에 누워 있다. 어미는 어딘가에 갇혀서 도망치고 싶어하는 짐승의 반사작용처럼, 자기 몸과 연결되어 있는 생명체를 바라본다. 우리 고양이만큼 새끼를 오랫동안 바라보는 어미 고양이는 본 적이 없었다. 녀석은 새끼를 보고, 나를 보고, 몸을 조금 움직였다. 이 동네는 가난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먹을 것이 충분하지 않은데도 돈과 시간을 개에게 쏟고 있는 여자가 있다.

 

개의 건강에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과식이 문제였다. 수의사들은 개에게 케이크, , 달콤한 과자 등을 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저자와 제일 오래 살았던 고양이는 부치킨이다. 부치킨은 열네 살 때 건강하더니 녀석의 어깨에 혹이 생겼다. 어깨뼈에 암이 생겼다는 진단이 나왔다. 앞다리 전체, 어깨까지 전부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충격에 빠졌다. 다리가 세 개뿐인 고양이가 된다고? 병원에서는 다리가 세 개가 되더라도 녀석이 아무 이상 없이 잘 적응할 것이라고 안심시켰다.

 

수술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어쨌든 녀석에게는 이제 다리가 세 개 뿐이었다. 수술하던 날 아침에 녀석은 햇빛 속에서 내 침대에 몸을 쭉 펴고 누워 있었다. 우아한 한쪽 앞발을 다른 앞발 위에 무심히 포갠 채로, 나는 곧 없어질 다리를 쓰다듬어주고, 내 손가락을 잡으려고 동그랗게 오므라든 앞발도 어루만졌다.p250

 

녀석은 나와 함께 조용히 앉아 있는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바쁠 때, 집 안이나 정원에서 이러저러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가득할 때, 써야 하는 글을 생각할 때는 녀석과 나란히 앉아 있을 수가 없다. 고양이를 사랑한 도리스 레싱은 그동안 길렀던 고양이들을 생각할 때마다 마음이 얼마나 애틋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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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 댄스
앤 타일러 지음, 장선하 옮김 / 미래지향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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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락댄스]는 퓰리처상 수상작[종이시계], 맨부커상 최종 후보작 [푸른 실타래]의 작가 앤 타일러의 신작 소설이다. 저자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겸비한 미국 문학계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미국 문단에서 찬사를 받는 작품으로 주인공 윌라 드레이크가 자아를 발견하고 두 번째 인생의 기회를 찾아가는 매혹적인 소설이다.

 

윌라는 인생을 바꿀 세 번의 기회가 있었다. 196711살 때 아빠가 마음에 안들었는지 엄마가 사라졌다. 1977년 남자친구의 청혼을 받아 대학을 그만두게 되었던 젊은날이 있었고, 2017년 낯선 사람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바로 그때 그녀의 모든 것이 바뀔 마지막 기회가 주어졌다.

 

윌라가 열한 살, 여섯 살 동생 일레인과 엄마를 기다렸다. 혼자서 시간에 맞춰 등교준비를 해본 적이 없었는데 스쿨버스를 놓칠까봐 불안했다. 대학 3학년 봄, 남자친구 데릭은 윌라 부모님을 만나서 결혼을 승낙해달고 한다. 브로건 박사님과의 연구를 포기하라는 제안이 엄청난 요구인지 모르고 있었지만 데릭과 결혼하기 위해 모든 걸 다 던져버리는 모험을 감행하는 자신을 상상해보면 솔깃해지기도 했다.

 

1997, 윌라와 데릭은 코로나도에서 열리는 수영장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윌라는 파티에 가느니 다른 일을 하고 싶었다. 열여섯 살 이안은 1년간 학교를 쉬어야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고 집안에 신경 쓸 문제가 있었다. 차 안에서 이안이 게으른 건 아니지만 데릭과 언쟁을 벌이고 싶지 않았다. 데릭은 그들 앞에 가고 있는 스포츠카를 향해 경적을 울렸고, 윌라가 보기엔 그 차는 아무 잘못도 없었는데 승부욕에 추월을 하다가 사고를 내면서 데릭이 사망하게 되었다. 션과 이안 두 아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윌라는 점차 일상적인 슬픔에 익숙해졌고 아픔은 무뎌졌지만 지속적이고 묵직한 통증이 이어졌고, 늘 주변에 존재하는 부재감을 느꼈다. 션은 고등학교를 졸업했고 이안은 학교를 쉬겠다는 말을 더 이상 하지 않았다.

 

2017, 윌라의 나이 예순이었다. 7월 중순 어느 날 한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드니즈가 총에 맞았다고 이웃에 사는 칼리 몽고메리라는 여자의 전화였다. 드니즈의 딸 아홉 살 셰릴과 에어플레인 강아지가 있는데 돌봐달라고 하였다. 윌라는 재혼한 남편 피터와 함께 가게 되었다. 아들 션이 드니즈와 살다가 집을 나가버렸고, 션이 떠나자 셰릴을 달래려고 강아지를 한 마리 입양했다. 드니즈는 자신의 집 앞마당에 서 있다가 다리에 총상을 입었고 용의자는 잡히지 않았다.

 

윌라는 며칠만 있으려다가 오래 머무르게 된다. 션이 할의 부인 엘리사와 집을 나갔고 살림을 차린 것을 알게 된다. 돌카스 로드에는 셰릴의 친구는 없고, 열다섯 살 얼랜드만 빼고 모두 어른들만 있다. 피터는 이 도시가 지긋지긋하다고 말했고, 뜨거운 열기도 끈적한 습기도 말투도 끔직하다고 했다. 윌라는 며칠 동안만 드니즈를 도와주고 있다고 말했다. 벤이라는 의사가 있어서 가끔 돌봐준다고 한다.

 

셰릴은 패티와 로리 자매와 잘 어울렸다. 패티가 정면을 향해 서서 두 팔을 양쪽으로 쭉 펴고 있었고, 나머지 둘은 패티 뒤에 서 있었다. 로리와 셰릴의 몸은 보이지 않고 패티처럼 팔을 쭉 뻗고 있어서 패티의 팔이 여섯 개인 것처럼 보이는데 팔 여섯 개가 뻣뻣하게 멈췄다 움직이며 둥글게 원을 그렸다. 이것을 클락댄스라고 하였다.

 

드니즈를 쏜 사람이 얼랜드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우발적인 사고였기에 서 조를 곤경에 처하게 할 수 있을까봐 조용히 해결하려고 하였지만 패티의 엄마에 의해 드니즈도 알게 되었고, 윌리와 셰릴이 이미 알고 있었다는 것에 화를 냈다. 윌라는 하루빨리 손주를 품에 안고 할머니가 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윌라는 셰릴이 친할머니 같이 따르는 것을 보고 새로운 인생에서 어딘가에 방을 빌릴 생각이고, 벤이 자원봉사를 하는 교회에 나가서 이민자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거나 셰릴의 학교 친구들에게 스페인어를 가르칠 수도 있고, 지금까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던 걸 시도해 볼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하였다.

 

[클락댄스]는 노년에 들어선 주인공 윌라가 지금까지의 삶을 뒤돌아 보면서 경험해 보지 못한 괴짜 이웃들과 새로운 삶을 모색하기도 하고 가족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즐겁고도 가슴 따뜻한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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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나, 감정에게 - 적는 즉시 감정이 정리되는 Q&A 다이어리북
김민경 지음 / 호우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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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나, 감정에게]는 정신과 전문의가 건네는 질문에 답을 적으며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보고 스스로 마음을 회복하는 Q&A 다이어리북이다. 마주하기, 깊이보기, 흘려보내기 등 전문의가 실제 내담자들을 만났을 때 주고받는 질문들을 담았기에 마치 상담을 받는 듯한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1장 감정과 친해지기와 2Q&A:감정에게 묻고 답하기는 10가지 감정-우울, 분노, 슬픔, 불안, 행복, 수치심, 감사, 질투, 외로움, 사랑에 대한 Q&A로 구성되어 있다. 현대인의 대다수가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지내고 있다. 내 안의 불편한 감정을 참고 억누르면 몸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멈출 줄 모르는 눈물, 불안하게 떨리는 가슴 등 신체적 통증이 생긴다.

 

우리는 늘 스트레스가 있는 상태에 살고 있어 적당한 스트레스는 오히려 삶에 도움이 되지만 과한 스트레스는 고통을 유발한다. 상담실을 찾는 분들에게 지금 감정이 어떠세요?”라고 물어보면 슬프다, 외롭다, 화가 난다 등의 구체적인 감정을 표현하지 못한다.

 

모든 감정이 당신에게 소중하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힘든 감정도 충분히 그렇게 느낄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드는 것입니다. 대신 슬픔, 외로움, 분노 같은 부정적 감정을 견뎌내느라 지나치게 많은 에너지를 사용하지 마세요.p33

 

우울은 일상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지만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우울한 마음을 세심하게 살펴보면 우울함이라는 큰 파도 아래 다양한 감정들이 포말처럼 보이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마음이 하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양한 감정을 느끼고 이해할 때 우리는 우울한 감정을 이겨낼 힘을 얻게 된다.

 

분노는 매우 강한 감정이다.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감정. 분노의 감정은 자신에게든 타인에게든 감정을 인정받을 때 크기가 줄어드는데, 인정받은 경험이 적을수록 스스로 분노의 감정을 견디지 못하고 회피하려고 한다. 그렇게 해결되지 못한 감정은 조금씩 몸짓을 키우다가 아주 사소한 자극에 크게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불안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가슴이 답답하고 초조한 증상은 마음이 불안할 때 나타난다. 안 좋은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기 전에 왜 불안해하는지 감정을 먼저 살펴봐야 한다. 대체로 불안한 마음은 현재에 머물지 못하고, 과거나 미래에 가 있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감사를 표현하는 일이 상대를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표현하는 감사함에 왠지 억울하고 손해 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땐 감사함의 중심을 감사받는 상대에서 로 바꿔보자. 감사의 기준을 나의 내면으로 옮겨보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외로움을 느끼지 않기 위해 다른 것에 몰두한다. 더 열심히 일하기도 하고 사람들과 만나 괜찮은 척 즐거운 척 애를 쓴다. 그러다 집에 들어오면 기운이 빠지고 소진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어린 시절에 겪는 외로움은 안전과도 직결되어 있다. 어릴 때의 외로움이란 반드시 보호자가 필요한 시기에 지켜주거나 보호해줄 사람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로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역설적으로 스스로 공허함, 외로움, 쓸쓸함을 느끼고 인정해야 한다. 어떤 순간에 내가 외로운지, 그 외로움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은지 아는 것은 정말 중요하고 꼭 필요한 일이다.

 

사랑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감정은 나 자신 역시 소중하게 생각하고 돌보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우리가 놓치는 중요한 사실은 제아무리 사랑으로 맺어진 관계라도 그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감정과 마찬가지로 사랑 역시 늘 돌아보고 돌봐주어야 하는 감정이다. [또 하나의 나, 감정에게]는 모든 감정의 답은 내 안에 있다고 한다. 이 책은 나의 감정에 솔직해지고 를 온전히 이해하는 과정이고 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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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의 에세이
이경창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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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의 에세이]는 열아홉이 세상의 모든 또 다른 열아홉을 위한 책이다. 책을 읽다 보면 나의 열아홉은 어땠을까. 지금은 성장한 내 자녀의 열아홉은 어땠나를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열아홉은 일년 후에 성인이 되면서 앞으로 펼쳐질 인생을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나이기도 하다. 이 책은 부모가 원하는 인생, 내가 원하는 인생, 입시 스트레스, 교우 관계, 진로에 대한 고민을 겪는 열아홉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냈다.

 

저자는 특목고인 공군항공과학고등학교에 진학해 군인이자 학생이라는 신분으로 보냈다. 열아홉, 어른들은 말한다. 지금이 가장 좋을 때라고, 하지만 열아홉을 보내고 있는 우리로서 지금의 시기는 하루하루가 지옥과 같다고 했다.

 

학생신분이라 용돈을 타서 쓰는 금액은 천차만별이고 시대가 변하다 보니 어느새 숨만 쉬어도 돈이 나간다. 우정은 돈으로 살 수 없다지만 우정에도 여전히 돈이 든다.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학기 초부터 연애를 하는 경우, 새로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지도 못하게 되고 사귀고 있을 때는 남들의 부러움 대상이지만, 헤어지고 나서는 연인과 함께하는 데만 시간을 쓰다보니 친구를 사귀지 못해 주변에 친구가 없다. 이것은 학생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어른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된다.

 

()을 맺으면 우선 아는 선배가 많아진다거나 부러움의 대상이 되는데 선배의 제안을 했을 때 거절하는 것은 더 큰 부담이다. 그때부터 학교생활이 꼬이기 시작한다. 고작 한두 살밖에 차이가 안 나지만 그 나이 때는 부모님보다 무서운 게 이들이다. 학원, , 학교, 학원, , 학교 똑같은 일상의 반복인 고등학교 3, 그리고 열아홉. 훗날 학교가 친구들이 그리운 것일지 그때의 그 느낌이 그리운 것일지 모르겠다.

 

저자는 10대의 마침표를 장식할 무언가를 고민하던 중, 졸업생 선배님이 후배들을 위해 강연을 해주셨다. 선배님은 군인의 신분으로 책을 쓰고 군 내에서 독서모임을 운영하며 병사들에게 독서와 관련된 동기부여를 하고 있었다. 학생이자 군인의 신분으로 살아가고 있는 10대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졌다. 막상 생각처럼 글을 쓰는 게 쉽지 않았다. 글을 써본 경험도 없었고, 학교에서 글쓰기조차도 싫어했다. 항공학교를 다니면서 미래가 보장되었다는 한심한 안도감에 싸여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만 같았다. 노력을 담을 수 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금 쓰고 있는 책 [열아홉의 에세이]출간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처음으로 학생회장을 맡으며 엄마의 자랑이 되고 싶었다. 모두를 위해 희생해야 할 때도 많았지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값진 시간이었다. 방학에는 주로 봉사활동을 하거나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자기계발을 한다. 가족과 함께 여행도 간다. 특이한 점은 학생이면서 부사관 후보생, 두 가지 신분을 지니고 있다 보니 해외여행을 가려면 여행 7주 전 국외여행계획서를 제출해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스무 살이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아직 마음은 학생인 것 같은데, 잘못을 하고도 책임을 피하지는 않을지, 몸만 자란 어른아이가 되지는 않을지 두렵다. 책의 말미에 빛날, 빛나는, 빛나던 열아홉은 저자가 직접 인터뷰 하였다. 열아홉을 맞이할, 열아홉을 보내고 있거나 열아홉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전 축구선수 구자철, 600만 틱톡스타 듀자매 허영주 등 유명인들이 열아홉 청춘에게 보내는 응원의 메시지가 함께 수록되어 있다. 어딜가나 대한민국의 모든 고3은 스트레스와 함께 생활한다. 그럼에도 열아홉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는 이 책을 읽은 어른의 한 사람으로 기분이 좋다. 공군 장교가 되기 위한 새로운 걸음 내딛고 있는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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