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마 인턴
나카야마 유지로 지음, 오승민 옮김 / 미래지향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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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저자 나카야마 유지로는 실제로 생명을 다루는 외과 의사로서 생생한 의료 현장의 묘사들은 의사가 사명이 무엇인지 제대로 인지하고 몸소 실천하는 의사가 쓴 감동적인 의료 성장 소설이기도 하다. 20113월 후쿠시마 원전사고, 장소에서 불과 20Km 떨어진 다카노 병원에서 병원장으로 근무하며 지역 주민의 의료를 책임진다.

 

소설의 주인공 25세 아메노 류지는 외과 인턴으로 신참내기 의사다. 오늘도 집에는 못 들어간다. 아니 안 들어 간다 할 정도로 온갖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해 나가고 있다. 부모님은 고구마 튀김집을 운영하고 있고, 어릴 적 사소한 알레르기로 형을 잃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류지는 훌륭한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나는 왜 이리 무능할까 내가 해 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 무기력감을 느끼며 오늘도 류지는 눈물을 흘린다. 일가족이 고속도로 정면충돌로 다쳐 병원에 도착했다. 다섯 살 다쿠마는 입에 관을 삽입할 정도로 크게 다쳤고, 아빠는 다친 데가 없지만 엄마는 쇄골 및 하지 골절로, 오늘 긴급 수술할 예정이다. 류지는 다쿠마를 수술 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형이 보였고 요란하게 쓰러졌다. 어릴 적 잃어버린 형만 같아 아이를 꼭 살리고 싶었다.

 

94세 환자는 고령에 치매 증상이 있고 노인성 난청에다 6개월 전부터 잘 먹지 못했다. 수술을 하면 몇 년은 더 살 수 있을텐데, 치매여서 대화도 안 통하는데 본인이 행복한지 아닌지 스스로 알 수 없는데 수술이 가능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낮 시간에 외래는 사람이 붐비니까 응급 환자를 위한 공간인 응급 외래에 사람들이 많이 온다.

 

류지는 선배인 사토 선생이 환자 배 안에 손가락을 넣는 것을 보고 존경심이 생기나보다 류지한테 봉합을 해보라고 한다. 내 실수 때문에 환자가 고통을 당하는 것은 피하고 싶어 정성을 다한다. 류지와 나이가 같은 동갑인 환자가 입원했다. 대장암 말기라고 한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의사가 되고 싶었는데 의대에 떨어졌고 재수를 할 수 없어 공학부로 진학했다는 말을 듣는다. 동갑인데 암에 걸리고 폐렴으로 죽어가는 남자의 임종을 지켜보는 것이 마음이 아프다.

 

병원 동기 가와무라의 주선으로 미팅을 나간 자리에서 하루카의 어머니가 위암으로 돌아가셨는데 그때 의사 선생님이 좋으신 분이라고 했다. 알고 보니 이와이 선생님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오랜만에 고향에 들러 부모님과 형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아빠는 너는 항상 형 유이치만 생각했고 공부도 잘해서 의대를 간 것이라고 말했다. 20년 어치의 슬픔을 한꺼번에 토해내듯이 울었다. 류지는 형의 무덤에 가서 살아 있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인 것 같아. 그 아이를 보면서 느꼈고 앞으로도 열심히 살면서 반드시 훌륭한 의사가 될 거라고 약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설은 류지가 내적 트라우마를 환자들과의 에피소드를 통해 스스로 극복하고 해결하면서 의사로서 인간으로서 성장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중심으로 인턴 초기에 겪는 고충과 고뇌들을 잘 다루고 있다. 환자는 의사를 통해 몸의 질병을 치료받지만 반대로 의사 또한 환자들이 회복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치유 받기도 한다는 점이 이 소설이 전하고자 하는 울림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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