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하는 글쓰기 - 발설하라, 꿈틀대는 내면을, 가감 없이
박미라 지음 / 한겨레출판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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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천만번 괜찮아]의 저자가 진행하는 치유하는 글쓰기 프로그램에서 만난 고민남녀들이 자기를 치유해가는 과정을 담은 생생한 보고서다. 치유하는 글쓰기는 완전한 자기용서와 자기수용을 지향한다. 바로 지금 여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인정하고 애도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치유되는 것을 느꼈다.

 

사람들은 자기치유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이미 알고 있다. 발설의 욕망을 느낀다는 사실이 바로 그 증거다. 말하고자 하는 욕구가 치밀어오를 때는 스스로를 치유하고자 하는 본능에 맡겨야 한다. 발설은 치유의 수단이지만 어떤 면에서는 치유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말함으로써 내면이 강해지기도 하지만, 내면이 많이 강해졌기 때문에 발설이 가능해진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글을 읽는 사람에게 안쓰럽고 미안한 표정으로 말을 한다. 저자는 민망한 얘기지만, 어린 시절에 겪은 고난에 대한 대목을 읽다가 의자에 내려와 방바닥에 무릎을 꿇고 울었던 기억도 있다. 그들의 글을 읽다 보면 단순해지고 겸손해지고 깊어지는 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글쓰기는 자기 자신을 아주 솔직하게 만든다. 글을 쓸 때는 카메라 앵글을 의식할 필요도 없고, 상담자 앞에서 눈치를 보며 이 고민을 털어놓을까 말까 망설이는 내담자의 입장이 될 필요도 없다. 글쓰기의 기능은 바로 거리두기이다. 피하고 외면할 때는 한없이 두려웠는데, 돌리고 있던 고개를 들어 똑바로 쳐다보면 오히려 견딜 만해지는 것이다.

 

<안네의 일기>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고통스러운 현실도 글로 기록하면 견딜 만해지는 것이다. 인간은 두 가지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며 살아간다. 스스로 완전한 존재로서 독립적 살아가고 싶은 마음과, 누군가에게 안전하게 기대고 싶은 마음이 그것이다.

 

치유하는 글쓰기는 대부분 아픈 기억을 글로 풀어내기 때문에 글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공감이 더욱 절실하다. 어린 시절 성폭력의 경험이나, 외도나 낙태, 성정체성을 주제로 쓴 글도 올려지는데, 공감이 잘되면 글쓴이는 고통으로부터 어느 정도 해방될 수 있다. 어떤 글이든 글을 통해 느끼는 것이 있고, 그 느낌을 통해 배우는 것이 있게 마련이다. 누군가가 자신의 글에서 뭔가를 배웠다면 글쓴이에게 이보다 더 큰 즐거움이 있을까.

 

마음의 치유란 세상과 자신에 쳐놓은 울타리와 틀을 걷어내는 작업일 수 있다. 그 틀 속에 갇혀 꼼짝하지 못했던 나를, 그 울타리를 깊이 박느라 피흘리는 나를 자유롭게 하고, 상처를 아물게 하는 작업이다. 그때 독자인 나에게도 치유가 일어나는데, 즉 타인의 글을 읽으면서 인간의 내면에 얼마나 다양한 요소가 존재하는지 이해하게 되고, 그 넓어진 품으로 다시 나를 용서하게 되는 것이다.p92

 

유난히 고집스러운 나의 성격이나 우울한 자아, 노심초사하는 성격 등에게 편지를 써보는 거다. 편지의 대상이 반드시 인격적인 존재일 필요는 없다. 늘 긴장해 있는 고단한 어깨, 허리, 또는 평생 고통을 느꼈던 위장이나 심장에게 사랑의 편지를 써보자.

 

미친년 글쓰기는 두려움에 대해 발설하는 글쓰기이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르다는 사실을 발설하게 하며, 더 나아가 다르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이나 병리는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도록 한다. 스스로 인정해보자라는 목적을 가진, 의도적이고 의식적인 글쓰기이다. 의식과 무의식이 화해하는 글쓰기이다.

 

내가 나에게 묻고, 내 안의 또 다른 내가 대답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는 인터뷰 글쓰기야말로 자기와 직면하기이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들을 물어볼 때, 말하고 있는 나를 가만히 지켜보는 상대가 있을 때, 우리는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글쓰는 사람은 글 앞에서 편안하고 행복해야 한다. 글을 쓸 때 주눅든 상태가 아니길 바란다. 설사 나만 보는 일기가 아니라 대중 앞에 발표되는 글이더라도 마찬가지다. 글을 잘 쓰기 위한 전략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많이 써봐야 한다는 것이다. 많이 쓸수록 자기만의 노하우가 생기고, 표현력이 늘어나며, 글 앞에서 여유가 생긴다.

 

글을 쓰다가 가슴에서 어떤 느낌이 온다면 그 길을 따라가면 되는 것이다. 치유하는 글쓰기는 가슴의 반응을 등대 삼아 글을 쓰는 것이지만, 반대로 가슴에너지를 활성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감정과 정서에 주의를 집중하고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대로 글로 옮기면 된다. 이 책은 글쓰기를 통한 자기표현만으로도 내면의 상처가 치유된다는 사실을 꼼꼼히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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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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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읽고 싶어서 대출을 했다. 의사 엄마에게도 혼란스럽기만 했던 딸의 정신질환 얼마나 힘들었을까. 에세이 형식인줄 알았는데 다른 유명한 연예인, 저명한 인사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어서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은 우리 가족의 고통의 기록이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고통을 우리와 같은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기록이다. 아이의 투병기간 중에 저자와 남편 모두 의사로 일하는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전문 지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견녀낼까? 하는 의문을 항상 가져왔다고 한다. 세상이 무너졌다.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고 믿어왔던 딸의 팔목에 수없이 그어진 칼자국을 목격하게 된 순간, 저자는 지금껏 살아왔던 세계가 완전히 전복되는 경험을 한다.

 

빈센트 반 고흐가 어떤 질환을 앓았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정신발작을 일으켰고 귀를 자른 적까지 있으며 결국 생을 자살로 마감했다는 정도이다. 빈센트는 질병이 가져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화가로 활동했던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875점의 회화와 1,000점이 넘는 데생을 남겼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담임선생님이 우울증 검사 결과 때문에 보자고 했다. 우울 척도와 자살 척도가 너무 높게 나왔다는 이유였다. 며칠 기운이 없기는 했지만 기분 전환을 시켜주었다. 아이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나중에 안 사실은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원래 공부를 잘하던 아이였기에 고3의 방황이라고 지레 생각하고 재수학원에 등록시켰다.

 

안나를 치료해줄 의사를 찾아야했다. 입원이 필요하다는 건 사실인데 서로의 병원들은 대상에서 지웠다. 만원 지하철에서 숨을 쉴 수가 없어 중간에 내려야만 했다. 안나를 치료한 선배 교수는 지하철을 타지 못하고 내린 일까지 포함해서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조울증이라는 병명만 배웠는데 금시초문이었다. 정신병원 폐쇄병동을 지금은 보호병동이라 부른다. 굳게 닫힌 문을 누군가가 열어주어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보호병동이 감옥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아이는 항상 우울했던 아이인데 웬 양극성 장애? 전문 서적과 해외 논문을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다. 양극성 장애는 일생 중 조증 삽화가 최소 한번은 있어야 진단이 내려지기 때문에 조증은 양극성 장애 진단에 기준이 되는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저녁 회식이나 늦은 귀가를 피하려했지만 바쁠 때에는 일주일 내내 귀가가 늦은 적도 있었다. 생각해보니 아이에게 심한 불안감을 매일같이 안겨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업 성취를 독려한 일은 없었고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공부해야 한다는 시대와 맞지 않은 말만 하고 있었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며 누구나 한번쯤 앓고 지나갈 수 있다고 여겨지는 우울증은 환경의 영향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중증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는 조현병이나 양극성장애는 어떨까? 유전적일까? 환경적일까? 유전적 성향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집안 내력이라는 낙인을 찍기 위함이 아니라 정신질환을 과도하게 양육의 문제로 몰아가는 몰이해를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함이라고 한다.

 

자녀가 정신질한을 앓는 가족들은 아이를 어느 의사에게 맡겨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인데 아이에게는 상처가 되는 일이 많았다. 갈등 상항에서 서로가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저자는 양극성 장애 치료 약물에 대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황당했던 일은 오랜 입원과 투병 기간 중에도 아이에게 잘 맞는 처방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양극성 장애는 오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부작용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

 

저자의 일과는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일, 전공 논문을 쓰는 일, 그 외의 원고를 집필하는 일로 국한되어 모두 내 안으로 침잠해서 조용히 아이를 돌보며 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안나가 아프면서 눈앞이 아뜩해질 정도로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이만하면 잘 대처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정신질환 환자의 가족에게 미래에 대한 걱정은 불안의 수준을 넘어 끊임없는 비탄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걱정하고 비탄한들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죽은 후에도 자식이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돕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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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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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2021,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었던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전작과 똑같은 구성으로 짜여 있다. 저자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데 특이한 점은 코로나 사태 설정과 논리 구성, 복선, 중첩되는 반전 등이 포함되었다.

 

<위험한 도박_사립 탐정 와카쓰키 하루미>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때 탐정 한 명이 가방이 바뀌었다며 찾아온다. 찻집 사장은 탐정이 여자 이름 같다고 말했다. 마키무라가 살해되었는데 인상착의를 말하자 두 남자의 가방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추적 중인 건 살인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피해자가 가지고 있던 어떤 소지품이다. 바로 <얼룩무늬 눈밭> 책 한 권이다. 두 서점은 알겠는데 한 곳 이름을 모르겠다. 마키무라 살해한 사람. 너지. 하루미가 나를 가리켰다. 어떻게 된 일일까 내가 탐정인데 말이다. 세 명을 죽이든, 네 명을 죽이든 똑같다. 범죄 증거는 가방이 뒤바뀐 남자의 손에 있는 한 장의 사진이다. 탐정은 사진을 찾을 수 있을까. 첫 단편부터 스릴과 반전에 다시 돌아가서 읽어야 했다.

 

<‘2021년도 입시라는 제목의 추리소설>

중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A군의 일기에서 시작된다. 코로나 생활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매일 공부를 하고 일기를 쓴다. 싫은 일이나 화나는 일도 말로 표현하다 보면 정리가 된다고 했다. K대학은 추리소설의 범인 맞히기를 입시에 포함시켰다. 학교는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고 글로벌화되는 사회 속에서 리더십을 갖고 세계적 과제에 맞서 나아가는 것이고 인재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요구된다는 것이다. 수험생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책 몇 권ㄴ을 읽기만 하면 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 ‘범인 맞히기라는 미스터리의 한 형식을 이용한 논술 입시가 과연 타당성 있는 것일까. 코로나로 인해 수험생들의 불공평을 막고자 특단의 대책이라는 아이디어가 신박하다.

 

<마트료시카의 밤>

작가의 집에 방문한 신입 편집자에게 작가는 걸작이 될 작품 속 밀실 살인을 제안한다. 두 사람이 플롯을 연기해 나가면서 모순이 없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다. 창작의 비결은 리얼리티를 중시하고 트릭을 실험해 본 적이 있다는 얘기다. 화려한 트릭을 사용하겠다는 건 아니고 줄거리에 따라 움직여 보고, 인간 심리 뭐 그런 부분을 봐주라고 한다. 제목은 <41번째 밀실>이라고 붙일 예정이다. 무대는 이 방, 등장인물은 두 사람. 편집자가 돌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설정이다. 밀실 안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심리전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칼과 권총이 나타나고, 편집자가 내연남에서 상간남이 된다. 그럼 치정극이 되는 건가. 편집자는 우린 분명 종이 위에서 많은 사람을 죽여 왔지만 실제로 죽이는 건 다르다고 말한다. 또 다른 무대가 연출 되었다. 열광의 밤 누가 범인이고 누가 탐정인지 알 수 없게 되었던, 바로 마트료시카와 같은, 무명의 젊은 남자가 작가가 되고 흑과 백이 범인과 피해자가 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표제작 답게 아주 미스터리한 작품이다.

 

<6명의 격양된 마스크맨>

코로나로 일 년 이상 대면 모임을 못하고 드디어 학프연(전일본 학생 프로레슬링 연합)총회가 열렸다. 복면 위에 마스크까지 쓰니 숨쉬기 힘들다고 투덜대기도 한다. 두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회의가 늦어지고 있었다. 셰론 마스크 49세와 링 아나운서 사카타 다이스케다. 사카타가 셰론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서 하자마 지로가 살해당했다. 여기 있는 사람 중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모두 놀란다. 사카타가 쓰고 있는 건 복제 마스크로 하자마에게 푹 빠져 특별 제작했고 찢어진 하자마의 또 다른 마스크를 꺼내보인다. 과연 범인이 누구일지 그들의 대화를 따라가본다.

 

[마트료시카의 밤]에는 저자가 대학 입시를 앞두고 미스터리 소설에서 위안을 찾던 경험에서, 대학 시절 동호회에서 함께 봤던 영화와 좋아하는 프로레슬링에 본격 미스터리를 담고 싶었다고 한다. 단편 네 가지 기발한 설정 아래 구성된 독립된 이야기는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애정이 스며들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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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Memory of Sentences Series 1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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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의 그림자로 물든 13편 작품 속 문장들이다. 울프의 작품은 어렵게 느껴진다. 저자 북큐레이터가 엮은 울프의 명문장들은 마음속에 영원히 소유할 수 있어 좋은 책이다.

 

도서관은 를 받아주지 않았다. 왜 여성은 남성이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유명한 도서관이 여성에 의해 저주받았다는 사실은 도서관에 대한 무관심이자 무지라고 했다. [자기만의 방]이 출간된 지 약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불합리함과 부조리함에서 벗어나고자 힘차게 소리친다.

 

여성들이 수백만 년 동안 방 안에만 앉아 있었기 때문에, 이제 벽에 여성들의 창조력이 모두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 안의 벽돌과 시멘트가 여성들의 창조력을 받아들이는 것이 한계에 다다를 정도이므로, 이제 여성들은 펜과 붓을 사업과 정치에 써야 할 것입니다.p28

 

남성 법조인은 전쟁을 막기 위해 기부금을 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울프는 각 파트에서 전쟁과 독재를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가 낳은 폐해라고 주장하며,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아주 명쾌하게 제시한다.[3기니] 레이첼이라는 젊은 여성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성들의 경험과 정체성에 주목하며, 그들이 사회적 제약과 기대 속에서 어떻게 자기를 발견하고 표현하는지를 탐구한다.[출항]





[벽에 난 자국]은 의식의 흐름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현재에도 연구 자료로 쓰일 만큼 다양하게 해석되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마음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것처럼 묘사된다. ‘의 내면 세계에 일체화되고, ‘의 복잡한 감정과 노출되는 상상력들은 독자의 공감을 일깨운다. [제이콥의 방]은 의식의 흐름기법이 활용된 작품인데 문학의 전통에 갇히지 않고,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플러시라는 개의 공간에서 생각한다. 벼룩이 극성을 부리는 이탈리아로 건너온 플러시는 벼룩 때문에 혈통의 증명이었던 긴 털을 깎게 된다. 경험을 통해 플러시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버지니아는 반려동물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과의 감정적 교류가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한다.

 

한 번 독서라는 질병이 체내에 들어가면, 몸의 체계를 약화하며, 다른 재앙에 손쉽게 빠지도록 만듭니다. 이 재앙은 잉크병에 머물며, 색색의 깃털에 곪습니다. 그리고 비참해진 사람들은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p127

 

예전에 [등대로]를 읽고 블로그에 올렸다. “이 소설은 릴리라는 인물을 통해 가부장 사회의 모순과 부정적인 면을 예리하게 표현하였다. 전통적 소설작법을 거부하고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남성적 언어 이전의 자연의 언어를 구현하고 있다. 울프의 작품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줄거리를 요약하기 힘들었지만 여운은 남는다.”





1941, [막간]을 완성한 버지니아는 우즈강의 둑으로 산책하러 나갔다가 20일 뒤에 시신으로 발견된다. 허탈감과 신경 발작과 환청이 올 것에 대한 공포 등이 자살의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하였다. [파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파도에 의해 가라앉고 안정될 것입니다. 바다는 제 귀를 울릴 것이고, 하얀 꽃잎은 바닷물에 의해 어두워질 것입니다. 모든 것은 잠시 떠 있다가 가라앉을 것입니다.

 

버지니아 일기는 울프가 26세였던 1915년부터 53세가 되기까지 썼던 일기 중에서 버지니아의 문필생활과 관련된 부분만을 그의 남편 레너드 울프가 엮어낸 것이다. 일기의 내용은 주로 본인이 겪었던 일, 다른 사람, 인생이나 우주에 대한 고찰, 어떻게 글을 구상하고 쓸 것인지를 정리한 것들이다.

 

인간의 존재와 심리에 대해 깊은 고찰을 제시하는 버지니아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세계를 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역자는 말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는 작품을 펴낸 버지니아 울프 참 대단하고 멋진 여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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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는 기적이 산다 - 나를 찾아 떠나는 치유의 여행
조문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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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는 기적이 산다]의 저자는 몸도 마음도 고통의 한복판에 있을 때 글쓰기를 만났다. 글쓰기는 한 사람을 성장하게 하고 치유했다. 그저, 제 이야기를 치열하게 글을 쓰면서 글쓰기 속에 기적이 살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신기하고, 놀랍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하며,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글쓰기의 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변화시키기를 바라며 책을 썼다고 한다.

 

잘 봐, 이게 너야. 나는 네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알아.”

글쓰기의 속삭임을 듣는 기적을 체험하라!

 

글쓰기는 나를 위로하고 변화시키는 가장 지혜롭고 다정다감한 길을 알려준다. 우울한 생각이나 기억 속에 갇혀 사는 듯한 답답함, 괴로움을 글로 하나씩 써 내려가다 보면 엉켰던 문제, 풀리지 않던 실타래가 한 올씩 풀려나온다. 나를 쓴다는 것은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를 어떠한 부담도 없이 꺼내는 것이다.

 

치열한 글쓰기는 누구의 삶이 아닌, 내 삶을 살게 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확실해졌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휘둘리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시작점부터 앞으로의 인생 여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p53

 

책을 읽으면서 2내게 일어난 글쓰기의 기적에서저자가 환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혀 앉지를 못하는 환자였다. 의사들도 모르는 건 마찬가지고 모두 다른 병명을 이야기하며 우왕좌왕하는 통에 지독한 통증 환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곁엔 글쓰기가 있었다. 새벽 1~2시쯤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글을 썼다.

 

통증 환자가 되었을 때 아버지의 죽음은 변곡점에 서게 했다. 어딘가에 있을 듯한 답을 찾기 위해 매일매일, 하루 종일 쓰고 또 썼다. 어느 날 글쓰기는 말했다. “너 살아 있다고, 똑똑히 봐. 보이지? 똑똑히 보이지?” 글을 쓰며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살아 있구나! 존재하고 있구나! 글 속에서의 나는 진정 살아 있는 존재의 모습이고 진정성 있는 삶의 결을 지닌 그럼 사람이었다.

 

무언가 해야 하며,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통증을 저 먼 곳에 두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었다. 아픔을 따돌리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 운명처럼 두 권의 책을 만났는데 TMS 통증 치료 혁명과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대학원을 졸업하며 지방의 교회에 3부 예배 지휘자로 청빙이 되었다. 13년을 넘게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그만두게 되었다.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로부터 4개월 후, 기분 나쁜 통증이 꼬리뼈 근처로부터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자리에 앉지를 못하는 것이다. 최고의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했지만, 모두 다른 병명을 이야기하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람은 어떠한 정신적인 충격이 오면 육체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고스란히 껴안는다고 한다.

 

분명 글을 쓰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의 이런 통찰의 힘은 상처를 치유하며 사람을 성장 시킨다는 것이다. 혼자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치열하게 글을 썼다. 혼자 있는 외로움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나를 만나느라 바빴고 고독은 연신 감성의 언어들로 그것들을 덧칠하느라 바빴다.

 

처음 저자의 글쓰기는 메모 형태가 많았다. 짧은 메모부터 긴 메모까지 다양했다. 몇 개의 메모들을 합하거나 핵심만 간추린 메모들에 살을 붙이면 그럴듯한 하나의 글이 완성되었다. 글을 쓰면서 감사 일기를 썼다. 감사 일기는, 하루에 다섯 개를 정하여 쓰기 시작하였다. 감사한 목록과 감사한 이유, 두 문장이면 된다. ‘나를 찾아 떠나는 글쓰기 여행은 구심력의 결과인데, 독특한 힘을 발생시키며 나를 찾아 떠나는 글쓰기 여행을 이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당장이라도 내가 간절이 원하는 그 무엇, 절박한 그 무엇을 위해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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