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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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의 그림자로 물든 13편 작품 속 문장들이다. 울프의 작품은 어렵게 느껴진다. 저자 북큐레이터가 엮은 울프의 명문장들은 마음속에 영원히 소유할 수 있어 좋은 책이다.

 

도서관은 를 받아주지 않았다. 왜 여성은 남성이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유명한 도서관이 여성에 의해 저주받았다는 사실은 도서관에 대한 무관심이자 무지라고 했다. [자기만의 방]이 출간된 지 약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불합리함과 부조리함에서 벗어나고자 힘차게 소리친다.

 

여성들이 수백만 년 동안 방 안에만 앉아 있었기 때문에, 이제 벽에 여성들의 창조력이 모두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 안의 벽돌과 시멘트가 여성들의 창조력을 받아들이는 것이 한계에 다다를 정도이므로, 이제 여성들은 펜과 붓을 사업과 정치에 써야 할 것입니다.p28

 

남성 법조인은 전쟁을 막기 위해 기부금을 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울프는 각 파트에서 전쟁과 독재를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가 낳은 폐해라고 주장하며,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아주 명쾌하게 제시한다.[3기니] 레이첼이라는 젊은 여성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성들의 경험과 정체성에 주목하며, 그들이 사회적 제약과 기대 속에서 어떻게 자기를 발견하고 표현하는지를 탐구한다.[출항]





[벽에 난 자국]은 의식의 흐름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현재에도 연구 자료로 쓰일 만큼 다양하게 해석되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마음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것처럼 묘사된다. ‘의 내면 세계에 일체화되고, ‘의 복잡한 감정과 노출되는 상상력들은 독자의 공감을 일깨운다. [제이콥의 방]은 의식의 흐름기법이 활용된 작품인데 문학의 전통에 갇히지 않고,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플러시라는 개의 공간에서 생각한다. 벼룩이 극성을 부리는 이탈리아로 건너온 플러시는 벼룩 때문에 혈통의 증명이었던 긴 털을 깎게 된다. 경험을 통해 플러시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버지니아는 반려동물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과의 감정적 교류가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한다.

 

한 번 독서라는 질병이 체내에 들어가면, 몸의 체계를 약화하며, 다른 재앙에 손쉽게 빠지도록 만듭니다. 이 재앙은 잉크병에 머물며, 색색의 깃털에 곪습니다. 그리고 비참해진 사람들은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p127

 

예전에 [등대로]를 읽고 블로그에 올렸다. “이 소설은 릴리라는 인물을 통해 가부장 사회의 모순과 부정적인 면을 예리하게 표현하였다. 전통적 소설작법을 거부하고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남성적 언어 이전의 자연의 언어를 구현하고 있다. 울프의 작품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줄거리를 요약하기 힘들었지만 여운은 남는다.”





1941, [막간]을 완성한 버지니아는 우즈강의 둑으로 산책하러 나갔다가 20일 뒤에 시신으로 발견된다. 허탈감과 신경 발작과 환청이 올 것에 대한 공포 등이 자살의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하였다. [파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파도에 의해 가라앉고 안정될 것입니다. 바다는 제 귀를 울릴 것이고, 하얀 꽃잎은 바닷물에 의해 어두워질 것입니다. 모든 것은 잠시 떠 있다가 가라앉을 것입니다.

 

버지니아 일기는 울프가 26세였던 1915년부터 53세가 되기까지 썼던 일기 중에서 버지니아의 문필생활과 관련된 부분만을 그의 남편 레너드 울프가 엮어낸 것이다. 일기의 내용은 주로 본인이 겪었던 일, 다른 사람, 인생이나 우주에 대한 고찰, 어떻게 글을 구상하고 쓸 것인지를 정리한 것들이다.

 

인간의 존재와 심리에 대해 깊은 고찰을 제시하는 버지니아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세계를 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역자는 말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는 작품을 펴낸 버지니아 울프 참 대단하고 멋진 여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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