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김현아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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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으로 읽고 싶어서 대출을 했다. 의사 엄마에게도 혼란스럽기만 했던 딸의 정신질환 얼마나 힘들었을까. 에세이 형식인줄 알았는데 다른 유명한 연예인, 저명한 인사들의 이야기가 많이 실려 있어서 조금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책은 우리 가족의 고통의 기록이다. 아직도 현재진행형으로 겪고 있는 고통을 우리와 같은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한 기록이다. 아이의 투병기간 중에 저자와 남편 모두 의사로 일하는 우리도 이렇게 힘든데, 전문 지식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어떻게 견녀낼까? 하는 의문을 항상 가져왔다고 한다. 세상이 무너졌다. 온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랐다고 믿어왔던 딸의 팔목에 수없이 그어진 칼자국을 목격하게 된 순간, 저자는 지금껏 살아왔던 세계가 완전히 전복되는 경험을 한다.

 

빈센트 반 고흐가 어떤 질환을 앓았는지는 알기 어렵지만 정신발작을 일으켰고 귀를 자른 적까지 있으며 결국 생을 자살로 마감했다는 정도이다. 빈센트는 질병이 가져오는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에도 불구하고 화가로 활동했던 10년 남짓한 기간 동안 875점의 회화와 1,000점이 넘는 데생을 남겼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들어갔을 때 담임선생님이 우울증 검사 결과 때문에 보자고 했다. 우울 척도와 자살 척도가 너무 높게 나왔다는 이유였다. 며칠 기운이 없기는 했지만 기분 전환을 시켜주었다. 아이의 표정은 여전히 어두웠지만 나중에 안 사실은 처음으로 자살을 시도했다. 원래 공부를 잘하던 아이였기에 고3의 방황이라고 지레 생각하고 재수학원에 등록시켰다.

 

안나를 치료해줄 의사를 찾아야했다. 입원이 필요하다는 건 사실인데 서로의 병원들은 대상에서 지웠다. 만원 지하철에서 숨을 쉴 수가 없어 중간에 내려야만 했다. 안나를 치료한 선배 교수는 지하철을 타지 못하고 내린 일까지 포함해서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라는 진단을 내렸다. 조울증이라는 병명만 배웠는데 금시초문이었다. 정신병원 폐쇄병동을 지금은 보호병동이라 부른다. 굳게 닫힌 문을 누군가가 열어주어야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보호병동이 감옥과 다를 바 없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아이는 항상 우울했던 아이인데 웬 양극성 장애? 전문 서적과 해외 논문을 찾아 읽어보기 시작했다. 양극성 장애는 일생 중 조증 삽화가 최소 한번은 있어야 진단이 내려지기 때문에 조증은 양극성 장애 진단에 기준이 되는 증상이라 할 수 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저녁 회식이나 늦은 귀가를 피하려했지만 바쁠 때에는 일주일 내내 귀가가 늦은 적도 있었다. 생각해보니 아이에게 심한 불안감을 매일같이 안겨주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학업 성취를 독려한 일은 없었고 그저 잘 먹고 잘 자고 공부해야 한다는 시대와 맞지 않은 말만 하고 있었다.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며 누구나 한번쯤 앓고 지나갈 수 있다고 여겨지는 우울증은 환경의 영향에 의해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중증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는 조현병이나 양극성장애는 어떨까? 유전적일까? 환경적일까? 유전적 성향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는 집안 내력이라는 낙인을 찍기 위함이 아니라 정신질환을 과도하게 양육의 문제로 몰아가는 몰이해를 조금이라도 덜어보기 위함이라고 한다.

 

자녀가 정신질한을 앓는 가족들은 아이를 어느 의사에게 맡겨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할 수밖에 없다. 나는 아무렇지 않게 한 말인데 아이에게는 상처가 되는 일이 많았다. 갈등 상항에서 서로가 대화로 풀어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저자는 양극성 장애 치료 약물에 대해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다. 황당했던 일은 오랜 입원과 투병 기간 중에도 아이에게 잘 맞는 처방을 찾지 못했다는 점이었다. 양극성 장애는 오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하는 만성 질환이기 때문에 부작용 역시 중요한 고려 사항이 된다.

 

저자의 일과는 병원에서 환자를 보는 일, 전공 논문을 쓰는 일, 그 외의 원고를 집필하는 일로 국한되어 모두 내 안으로 침잠해서 조용히 아이를 돌보며 할 수 있는 일들이었다. 안나가 아프면서 눈앞이 아뜩해질 정도로 힘든 순간들이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이만하면 잘 대처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정신질환 환자의 가족에게 미래에 대한 걱정은 불안의 수준을 넘어 끊임없는 비탄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걱정하고 비탄한들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부모로서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죽은 후에도 자식이 스스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힘닿는 데까지 돕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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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지음, 이재원 옮김 / 리드비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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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료시카의 밤]2021, 각종 미스터리 랭킹을 휩쓸었던 [투명인간은 밀실에 숨는다]에 이은 작가의 두 번째 작품집이다. 전작과 똑같은 구성으로 짜여 있다. 저자의 작품은 처음 읽어보는데 특이한 점은 코로나 사태 설정과 논리 구성, 복선, 중첩되는 반전 등이 포함되었다.

 

<위험한 도박_사립 탐정 와카쓰키 하루미>

코로나로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때 탐정 한 명이 가방이 바뀌었다며 찾아온다. 찻집 사장은 탐정이 여자 이름 같다고 말했다. 마키무라가 살해되었는데 인상착의를 말하자 두 남자의 가방이 바뀐 것 같다고 했다. 내가 추적 중인 건 살인 사건 그 자체가 아니라, 피해자가 가지고 있던 어떤 소지품이다. 바로 <얼룩무늬 눈밭> 책 한 권이다. 두 서점은 알겠는데 한 곳 이름을 모르겠다. 마키무라 살해한 사람. 너지. 하루미가 나를 가리켰다. 어떻게 된 일일까 내가 탐정인데 말이다. 세 명을 죽이든, 네 명을 죽이든 똑같다. 범죄 증거는 가방이 뒤바뀐 남자의 손에 있는 한 장의 사진이다. 탐정은 사진을 찾을 수 있을까. 첫 단편부터 스릴과 반전에 다시 돌아가서 읽어야 했다.

 

<‘2021년도 입시라는 제목의 추리소설>

중학교 6학년에 재학중인 A군의 일기에서 시작된다. 코로나 생활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매일 공부를 하고 일기를 쓴다. 싫은 일이나 화나는 일도 말로 표현하다 보면 정리가 된다고 했다. K대학은 추리소설의 범인 맞히기를 입시에 포함시켰다. 학교는 세계에서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찾고 있고 글로벌화되는 사회 속에서 리더십을 갖고 세계적 과제에 맞서 나아가는 것이고 인재는 그 어느 때보다 더욱 요구된다는 것이다. 수험생은 학교에 가지 않아도 책 몇 권ㄴ을 읽기만 하면 시험에 대비할 수 있다. ‘범인 맞히기라는 미스터리의 한 형식을 이용한 논술 입시가 과연 타당성 있는 것일까. 코로나로 인해 수험생들의 불공평을 막고자 특단의 대책이라는 아이디어가 신박하다.

 

<마트료시카의 밤>

작가의 집에 방문한 신입 편집자에게 작가는 걸작이 될 작품 속 밀실 살인을 제안한다. 두 사람이 플롯을 연기해 나가면서 모순이 없는지 확인하자는 것이다. 창작의 비결은 리얼리티를 중시하고 트릭을 실험해 본 적이 있다는 얘기다. 화려한 트릭을 사용하겠다는 건 아니고 줄거리에 따라 움직여 보고, 인간 심리 뭐 그런 부분을 봐주라고 한다. 제목은 <41번째 밀실>이라고 붙일 예정이다. 무대는 이 방, 등장인물은 두 사람. 편집자가 돌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는 설정이다. 밀실 안에서 벌어지는 두 사람의 심리전이다.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칼과 권총이 나타나고, 편집자가 내연남에서 상간남이 된다. 그럼 치정극이 되는 건가. 편집자는 우린 분명 종이 위에서 많은 사람을 죽여 왔지만 실제로 죽이는 건 다르다고 말한다. 또 다른 무대가 연출 되었다. 열광의 밤 누가 범인이고 누가 탐정인지 알 수 없게 되었던, 바로 마트료시카와 같은, 무명의 젊은 남자가 작가가 되고 흑과 백이 범인과 피해자가 자리를 바꾸는 것이다. 표제작 답게 아주 미스터리한 작품이다.

 

<6명의 격양된 마스크맨>

코로나로 일 년 이상 대면 모임을 못하고 드디어 학프연(전일본 학생 프로레슬링 연합)총회가 열렸다. 복면 위에 마스크까지 쓰니 숨쉬기 힘들다고 투덜대기도 한다. 두 사람이 나타나지 않아 회의가 늦어지고 있었다. 셰론 마스크 49세와 링 아나운서 사카타 다이스케다. 사카타가 셰론 마스크를 쓰고 나타나서 하자마 지로가 살해당했다. 여기 있는 사람 중에 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모두 놀란다. 사카타가 쓰고 있는 건 복제 마스크로 하자마에게 푹 빠져 특별 제작했고 찢어진 하자마의 또 다른 마스크를 꺼내보인다. 과연 범인이 누구일지 그들의 대화를 따라가본다.

 

[마트료시카의 밤]에는 저자가 대학 입시를 앞두고 미스터리 소설에서 위안을 찾던 경험에서, 대학 시절 동호회에서 함께 봤던 영화와 좋아하는 프로레슬링에 본격 미스터리를 담고 싶었다고 한다. 단편 네 가지 기발한 설정 아래 구성된 독립된 이야기는 미스터리 장르에 대한 작가의 무한한 애정이 스며들어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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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Memory of Sentences Series 1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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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스스로 생을 마감한 버지니아 울프의 그림자로 물든 13편 작품 속 문장들이다. 울프의 작품은 어렵게 느껴진다. 저자 북큐레이터가 엮은 울프의 명문장들은 마음속에 영원히 소유할 수 있어 좋은 책이다.

 

도서관은 를 받아주지 않았다. 왜 여성은 남성이 당연히 누리는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지 고민하기 시작한다. 유명한 도서관이 여성에 의해 저주받았다는 사실은 도서관에 대한 무관심이자 무지라고 했다. [자기만의 방]이 출간된 지 약 100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불합리함과 부조리함에서 벗어나고자 힘차게 소리친다.

 

여성들이 수백만 년 동안 방 안에만 앉아 있었기 때문에, 이제 벽에 여성들의 창조력이 모두 스며들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방 안의 벽돌과 시멘트가 여성들의 창조력을 받아들이는 것이 한계에 다다를 정도이므로, 이제 여성들은 펜과 붓을 사업과 정치에 써야 할 것입니다.p28

 

남성 법조인은 전쟁을 막기 위해 기부금을 내달라는 편지를 보냈다. 울프는 각 파트에서 전쟁과 독재를 가부장제와 남성중심주의가 낳은 폐해라고 주장하며, 해결하기 위한 비전을 아주 명쾌하게 제시한다.[3기니] 레이첼이라는 젊은 여성이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여성들의 경험과 정체성에 주목하며, 그들이 사회적 제약과 기대 속에서 어떻게 자기를 발견하고 표현하는지를 탐구한다.[출항]





[벽에 난 자국]은 의식의 흐름 문학의 대표적인 작품 중 하나로 현재에도 연구 자료로 쓰일 만큼 다양하게 해석되는 소설이다. 주인공의 마음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것처럼 묘사된다. ‘의 내면 세계에 일체화되고, ‘의 복잡한 감정과 노출되는 상상력들은 독자의 공감을 일깨운다. [제이콥의 방]은 의식의 흐름기법이 활용된 작품인데 문학의 전통에 갇히지 않고, 인물의 내면을 포착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다.

 

플러시라는 개의 공간에서 생각한다. 벼룩이 극성을 부리는 이탈리아로 건너온 플러시는 벼룩 때문에 혈통의 증명이었던 긴 털을 깎게 된다. 경험을 통해 플러시는 자신이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버지니아는 반려동물에게 깊은 애정과 관심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는 동물과의 감정적 교류가 무엇인지 생각하도록 한다.

 

한 번 독서라는 질병이 체내에 들어가면, 몸의 체계를 약화하며, 다른 재앙에 손쉽게 빠지도록 만듭니다. 이 재앙은 잉크병에 머물며, 색색의 깃털에 곪습니다. 그리고 비참해진 사람들은 글을 쓰기 시작합니다.p127

 

예전에 [등대로]를 읽고 블로그에 올렸다. “이 소설은 릴리라는 인물을 통해 가부장 사회의 모순과 부정적인 면을 예리하게 표현하였다. 전통적 소설작법을 거부하고 의식의 흐름 기법을 통해 남성적 언어 이전의 자연의 언어를 구현하고 있다. 울프의 작품은 낯설고 어렵게 느껴진다, 줄거리를 요약하기 힘들었지만 여운은 남는다.”





1941, [막간]을 완성한 버지니아는 우즈강의 둑으로 산책하러 나갔다가 20일 뒤에 시신으로 발견된다. 허탈감과 신경 발작과 환청이 올 것에 대한 공포 등이 자살의 원인으로 추측된다고 하였다. [파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파도에 의해 가라앉고 안정될 것입니다. 바다는 제 귀를 울릴 것이고, 하얀 꽃잎은 바닷물에 의해 어두워질 것입니다. 모든 것은 잠시 떠 있다가 가라앉을 것입니다.

 

버지니아 일기는 울프가 26세였던 1915년부터 53세가 되기까지 썼던 일기 중에서 버지니아의 문필생활과 관련된 부분만을 그의 남편 레너드 울프가 엮어낸 것이다. 일기의 내용은 주로 본인이 겪었던 일, 다른 사람, 인생이나 우주에 대한 고찰, 어떻게 글을 구상하고 쓸 것인지를 정리한 것들이다.

 

인간의 존재와 심리에 대해 깊은 고찰을 제시하는 버지니아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세계를 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역자는 말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세상의 편견과 차별을 넘어서는 작품을 펴낸 버지니아 울프 참 대단하고 멋진 여성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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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는 기적이 산다 - 나를 찾아 떠나는 치유의 여행
조문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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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는 기적이 산다]의 저자는 몸도 마음도 고통의 한복판에 있을 때 글쓰기를 만났다. 글쓰기는 한 사람을 성장하게 하고 치유했다. 그저, 제 이야기를 치열하게 글을 쓰면서 글쓰기 속에 기적이 살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한다. 자신에게 일어난 일은 신기하고, 놀랍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말하며,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글쓰기의 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변화시키기를 바라며 책을 썼다고 한다.

 

잘 봐, 이게 너야. 나는 네가 얼마나 열심히 살았는지 알아.”

글쓰기의 속삭임을 듣는 기적을 체험하라!

 

글쓰기는 나를 위로하고 변화시키는 가장 지혜롭고 다정다감한 길을 알려준다. 우울한 생각이나 기억 속에 갇혀 사는 듯한 답답함, 괴로움을 글로 하나씩 써 내려가다 보면 엉켰던 문제, 풀리지 않던 실타래가 한 올씩 풀려나온다. 나를 쓴다는 것은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하는 나의 이야기를 어떠한 부담도 없이 꺼내는 것이다.

 

치열한 글쓰기는 누구의 삶이 아닌, 내 삶을 살게 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확실해졌다는 것이다. 글쓰기는 휘둘리지 않고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시작점부터 앞으로의 인생 여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p53

 

책을 읽으면서 2내게 일어난 글쓰기의 기적에서저자가 환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전혀 앉지를 못하는 환자였다. 의사들도 모르는 건 마찬가지고 모두 다른 병명을 이야기하며 우왕좌왕하는 통에 지독한 통증 환자가 되어가고 있었다, 곁엔 글쓰기가 있었다. 새벽 1~2시쯤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 글을 썼다.

 

통증 환자가 되었을 때 아버지의 죽음은 변곡점에 서게 했다. 어딘가에 있을 듯한 답을 찾기 위해 매일매일, 하루 종일 쓰고 또 썼다. 어느 날 글쓰기는 말했다. “너 살아 있다고, 똑똑히 봐. 보이지? 똑똑히 보이지?” 글을 쓰며 비로소 깨달았다. 내가 살아 있구나! 존재하고 있구나! 글 속에서의 나는 진정 살아 있는 존재의 모습이고 진정성 있는 삶의 결을 지닌 그럼 사람이었다.

 

무언가 해야 하며,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은 통증을 저 먼 곳에 두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이었다. 아픔을 따돌리기 위해 글쓰기를 시작했다. 운명처럼 두 권의 책을 만났는데 TMS 통증 치료 혁명과 글쓰기에 관한 책이다.

 

저자는 대학원을 졸업하며 지방의 교회에 3부 예배 지휘자로 청빙이 되었다. 13년을 넘게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그만두게 되었다. 트라우마가 생겼고 그로부터 4개월 후, 기분 나쁜 통증이 꼬리뼈 근처로부터 올라오기 시작하였다. 자리에 앉지를 못하는 것이다. 최고의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했지만, 모두 다른 병명을 이야기하였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사람은 어떠한 정신적인 충격이 오면 육체의 가장 약한 부분에서 고스란히 껴안는다고 한다.

 

분명 글을 쓰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답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글쓰기의 이런 통찰의 힘은 상처를 치유하며 사람을 성장 시킨다는 것이다. 혼자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치열하게 글을 썼다. 혼자 있는 외로움은 과거로부터 지금까지의 나를 만나느라 바빴고 고독은 연신 감성의 언어들로 그것들을 덧칠하느라 바빴다.

 

처음 저자의 글쓰기는 메모 형태가 많았다. 짧은 메모부터 긴 메모까지 다양했다. 몇 개의 메모들을 합하거나 핵심만 간추린 메모들에 살을 붙이면 그럴듯한 하나의 글이 완성되었다. 글을 쓰면서 감사 일기를 썼다. 감사 일기는, 하루에 다섯 개를 정하여 쓰기 시작하였다. 감사한 목록과 감사한 이유, 두 문장이면 된다. ‘나를 찾아 떠나는 글쓰기 여행은 구심력의 결과인데, 독특한 힘을 발생시키며 나를 찾아 떠나는 글쓰기 여행을 이끈다. 이 책을 읽어보니 당장이라도 내가 간절이 원하는 그 무엇, 절박한 그 무엇을 위해 글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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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인생 공부 -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강원국 지음 / 디플롯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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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KBS 라디오 강원국의 지금 이 사람을 진행하면서 300명 가까운 분을 만났다. 그 중 우리 삶을 보듬는 치유자로 살아온 15인 인생을 담아냈다. 공부의 목적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다른 사람에게 듣는 것이디.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가.

 

유시민~ 200자 원고지 100장 분량의 <항소이유서>는 탁월한 논리 전개와 호소성 짙은 문체로, 시대의 명문장으로 회자되고 있다. 자신이 모르는 건 모른다고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다. 평생 인문학자로 살다가 과학 공부를 하고 책까지 냈다. 어떤 말이나 글이 사람들에게 설득력을 가지려면 로고스, 파토스, 에토스 세 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 과학 책을 읽다 보니까 기존에 알고 있던 인문학 이론들이 좀 다르게 보인다.

 

유현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건 아버지의 눈물이었다. 성장과정에서 자신의 감정을 어쩌지 못해 끙끙 앓았던 그는 건축을 만나면서부터 달라졌다. 갈등을 완화할 수 있는 건축이란 공통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많아져야 한다. 도시가 더 좋아지려면 사람들이 더 많이 걸어야 한다. 많이 걸을수록 교통량도 줄어들고, 차선 숫자를 줄이고 인도를 넓히거나 공원을 만들 수도 있다. 공간을 제대로 디자인하는 건축가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정지아~<아버지의 해방일지> 표지나 어디에도 빨치산 분위기가 안 나는 이유는 읽지도 않고 무거워, 재미없어, 이럴까봐 어떻게든 책을 펴고 조금 읽어만 주면 계속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학창 시절 고민이 깊었을 때 책 속에서 위로받고 혼자서 글을 쓰면서 문학과 가까워졌다.

 

표창원~‘한국의 셜록 홈스국내 1세대 프로파일러다. 경찰, 프로파일러, 교수, 국회의원, 소설가로 살아온 그는 언제나 사람들의 예상과 다른 선택을 해왔다. 범죄 용의자들을 만날 때 무서움보다 더 극복해야 할 감정은 분노이다. 극복하지 못하면 직업적인 프로페셔널로서 해야 할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것이다. 일과 사생활의 분리가 어렵기도 한데, 범죄자에게서 자신과 닮은 점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슬아~ <일간 이슬아> 매일 글을 썼다. 장르는 마음대로 정했다. 첫해에는 주로 수필을 써서 보냈고, 다음 해에는 인터뷰, 서평, 서간문, 소설 등을 썼다. 글을 잘 쓰려면 듣기가 선행돼야 한다. 쓰기가 읽기의 극치라고 생각하는데 많이 읽는 독자를 계속하다 보면 결국 쓰게 된다고 생각한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최재천은 아버지의 퇴직금을 받아 유학을 갔다.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해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말을 잊지 않으려고 메모해두었다.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부사장이 된 최인아는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면서 모든 것이달라졌다. 자신의 이름을 딴 최인아책방은 동네 서점의 브랜드가 되었다. 책을 통해 사람과 세상을 만나면서 내면은 깊어진다.

 

한국에서 꼴등만 하던 학생이 미국에 가자마자 A를 받은 폴 김은 음악 교수의 가르침 덕분에 교육에서 일방통행식 티칭이 아닌 코칭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 ‘스마일이라는 시스템은 참여자들이 질문하고, 질문을 서로 평가하고, 질문에 대해 토론을 한다. 국내 유일의 재심 변호사, 박준영. 어떤 범죄자 혹은 혐의자를 대할 때도 그들이 살아온 인생 역정을 함께 들여다보면 배려할 수 있다고 했다.

 

김동식은 세상에 묵직한 펀치를 날리는 변방의 이야기꾼이다. 악플을 감내하고 자신의 독자 편에서 독자의 의견을 깊이 고민하고 소설에 반영하여 작품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올인하지는 말고 부캐(부 캐릭터)로 키우라고 한다. 개그맨 고명환은 지난 18년 동안 3000권의 책을 읽으며 성공한 리더가 됐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가는 인생 리더가 됐다. 작가, 동기부여 전문가, 강연자로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늘려가고 있다.

 

고동진의 인생에서 일이란 삶이었고 목표 였고 성공으로 가는 길이었다. 일을 하면서 성과를내다 보니까 일이 삶의 목표가 된 것이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문명은 척박하고 거친 환경에서 생겨났고 힘든 역경에서 발전한다고 했다. 38년간 삼성전자에 몸담은 고동진 전 사장의 삶은 토인비의 말을 입증하는 과정이었다.

 

매일은 아니어도 라디오를 청취하고 다시 듣기도 했었다. 작가가 나오면 책을 찾아서 읽어보았다. 강원국 씨가 202312월에 하차를 하여 많이 아쉬웠는데 책으로 만날 수 있어서 감사하다. 사람공부가 최고 공부라는 것을 깨닫는다. 타인의 삶을 경청하는 공부를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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