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 - 마흔, 후회 없는 삶을 위한 처방
정신과 의사 토미 지음, 이선미 옮김 / 리텍콘텐츠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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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정신과 의사이자 칼럼니스트인 토미가 그동안 환자들을 상담하면서 경험한 정서적 치료 방법과 트위터 글에서 엄선한 지극히 짧고도 사소한 인생 잠언들을 모았다. 저자는 이 책을 잠들기 전이나 잠에서 깬 아침, 일이 힘들 때마다 언제든지 여러 번 읽어보라고 권한다.

 

맨 처음 문장은 내려놓기이다. 스트레스를 줄이는 단 하나의 방법은 내려놓기이기도 하고, 내려둘 수 있는 것들은 많고 내려놓을수록 마음은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이것이 살아가는 이유이다. 다가올 일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하게 생각하면 얼마든지 불안해질 수 있다.

 

가고 싶은 곳은 가고 싶어졌을 때 가는 게 좋다. ‘여유가 되면 가야지.’라고 생각하면, 그때는 더 이상 가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상대와의 관계가 불안정해지면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요구하기 시작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해보자.

 

진정한 바보는, 스스로를 되돌아보거나 반성하지 않는 사람이다, 돌아볼 줄 아는 당신은 결국 훨씬 멋있는 존재이다.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하지 말고 즐겁게 날아다니자. 삶의 의미라는 것은 결국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것이다. 자신 그대로 있어도, 누구로부터도 주목받지 않아도 어떠한 불안도 없이 안정적인 상태로 있을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자존감이다.

 

다른 사람과 의견이 다르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에, 그런 것으로 화를 내면 에너지가 고갈된다. 자신의 의견을 부정당하는 것과 자신을 부정당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에 주의 해야 한다.(부정)

 

신뢰한다는 것은 상대방에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을 신뢰할 수 있다.”라는 자신의 결심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 다른 사람을 믿으려면 먼저 자신을 믿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물이라는 것은 항상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삶이라는 선물은 즐거움과 고통을 동시에 준다. 삶의 고통과 죽음까지 껴안을 수 있을 때 우리는 삶이라는 선물을 완전히 받을 수 있다.

 

먼 곳을 가지 않아도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근처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거나, 새로운 카페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거나, 강아지를 차에 태우고 처음 가는 공원에서 산책이나 요가 체험 수업을 듣는 것도 좋다. 새로운 경험이나 시간을 보내는 방법은 바로 근처에서 찾을 수 있다. 무작정 혼잡한 곳으로 여행을 가는 것보다 더 즐거울 수도 있다는 뜻이다.

 

다른 사람을 신뢰할 수 없게 됐다는 상담자에게 어떻게 말을 하면 좋을까? 배신이라는 것은 간단하게 말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기 전에, 왜 이런 상황이 생겼는지를 확실히 검토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배신에 도전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계로 뛰어 들어가보자.

 

나이가 들면 외로움이 늘어난다는 말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사실 경험이 쌓였기 때문에 생겨난 말이기도 하다. 좋은 일들은 의식하지 않으면 잊힐 수 있으니, 기쁜 일을 항상 마음 한편에 쌓아두는 것도 잊지 말아라.

 

아직도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모르겠다는 여성은 꿈이나 목표도 특별하게 구체적인 것이 없다. 그럼에도 빛내며 말하는 사람들이 부러운데 어떻게 해야 할까 상담을 요청했다. 당신은 아직 그런 감정이나 순간을 느껴보지 못한 것일 뿐이다. 감각을 열어두면 자연스럽게 몰입하고 싶은 것, 몰입할 수 있는 것이 보일 것이다. 그전까지는 꿈과 목표를 찾기 위해 다양한 경험을 쌓아 보면 된다고 했다.

 

고독에서 오는 불안감은 타인을 돌보는 일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서 고민은 수도 없이 다양하다. 그러니 인간관계의 고민은 어떤 면에서는 곧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다. 인간관계가 힘들다면 상대방의 존재를 아주 희미하게 인식하는 게 좋다.

 

분노라는 것은, 상대방이 기대한 대로 되지 않았다라고 생각할 때 나타나는 것입니다. 그러니 기대하지 않으면 분노하지 않게 됩니다.p23

 

우리가 어떻게 살아 있는가에 관해 생각하다보면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집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우리가 살아 있고, 우리의 의식도 몸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p227(깊은 생각)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진료 중 일상적인 대화에 보이는 이야기들과 저자의 경험이라고 한다. 인생은 언젠가는 끝난다자신의 마음은 자신만이 이해할 수 있다는 말이 공감이 간다. 책 아무 페이지를 펼쳐서 읽어도 마음이 편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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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 필독서 50 - 셰익스피어에서 하루키까지 세계 문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필독서 시리즈 14
박균호 지음 / 센시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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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문학 필독서 50]은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은 문학 명저 50권을 한 권에 담았다. 셰익스피어에서 하루키까지인데 유명한 만큼 많이 들어보았고 읽었던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저자는 책을 엄선한 기준은 읽는 재미가 뛰어나서 한 번 잡으면 단숨에 끝까지 읽게 되는 힘을 가진 책을 중심으로 엮었다. 이 책은 작품 내용, 작가 소개, 시대 배경, 작품이 끼친 영향을 순서로 되어 있다. 저자는 권당 10분이면 읽을 수 있게 쉽게 풀어놓았다.

 

맨 처음 책은 <레 미제라블>이다. 내용은 대충 알지만 제대로 읽어보지 못했는데 모든 독자들이 읽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첫 번째로 고른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위고는 매우 진보적인 정책을 주장하는 정치인이기도 했다. 무상교육, 무상급식, 사형제 폐지, 양성평등을 비롯하여 여러 작품에서 강조했다. <레 미제라블>을 통해 사회 부조리를 통렬히 비판한다. 단테는 상상으로 지옥을 묘사했지만, 위고는 현실로 지옥을 묘사했다. 모든 사회상의 반영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단지 사회고발 소설로 읽을 이유는 없다. 인류 공통의 인간미를 노래하는 소설이니 모든 거대한 주제의식이 촘촘하고 아름답게 어우러진 문학사상 최고의 걸작이다.

 

톨스토이의 성장 소설이라고 할 수 있는 <안나 카레니나>는 사랑으로 사람이 어떻게 성장하고 파멸해 가는지 여실히 보여주며, 사랑에 빠지고 질투하며 화해해 나가는 과정을 탁월한 인간 심리로 묘사한다. <데미안>은 다른 성장 스토리와는 많은 차별성을 갖는다. 소설 속 화자와 실질적인 주인공이 따로 있다는 점이다. 이유없는 반항이 아닌, 새로운 가치관을 앞세운 저항을 제시한다. 헤세는 싱클레어라는 인물에 자기 모습을 투영했다. 싱클레어의 입을 빌어 자신의 내면을 고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분노의 포도>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노동자 계급에 녹록치 않았던 당시 미국의 현실을 낱낱이 드러내면서 그 참혹한 현실 속에서도 분연히 일어서는 강인한 인간의 생명력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위대한 개츠비>는 이 시대에 만연한 계층 갈등을 다룬 소설이다. 바다를 사이에 두고 부자들이 사는 이스트에그와 서민들이 사는 웨스트에그는 이 소설이 계층 간 갈등을 다루고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개츠비는 아메리칸드림을 꿈꾸다 결국 실패한 인물이다. 개츠비가 맹리 수백 명의 손님을 초대해 성대한 파티를 열지만 톰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주인공 잠자의 고단한 직장 생활은 곧 카프카 자신의 모습이었다. 직장 생활과 작가 생활을 병행하면서 수면 부족과 육체적 피로에 시달려야 했다. 그에게 문학이란 작중 인물 잠자의 고단한 생활처럼 언제나 시간에 쫓기고 스트레스로 고통받는 고단한 길이었다. <변신>만큼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작품도 드물다. 우리는 풍요로운 카프카의 문학 속에서 인간과 삶의 본질과 부조리를 들여다보고 사유하는 행운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돈키호테>는 현대 독자들이 읽어도 무척 재미나고 포복절도할 장면이 많다. 아마도 현대에 태어났다면 소설가보다 코미디 프로그램 작가로 크게 성공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유머 감각은 천재다. <올리버 트위스트>의 부제목 [교구 소년의 성장]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구빈원에서 태어나자마자 고아가 된 올리버의 성장 스토리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영국 빅토리아 시대는 보수적인 가치관이 득세한 시절이다.

 

<채털리 부인의 연인> 이 소설은 자유분방한 성을 갈구하는 소설이 아니다. 로런스는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부작용과 무너진 도더관이 급격한 산업사회로의 이행에 따른 부작용과 무너진 도덕관이 초래한 타락한 성 의식에 빠진 현대인을 구원하고자 했다. 일본의 셰익스피어라 불리는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나쓰메 소세키다. 유학을 통해 동양과 서양은 풍습, 심성, 관습, 국민성이 모두 달라서 동양이 서양을 맹목적으로 모방하려는 것은 허망한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일본인에게 적합한 근대화를 소설로 보여주려 했고, 결과물이 <마음>이다.

 

유명한 명저들을 한데 묶어 놓아 다시 한 번 읽고 싶은 책들과 처음 접한 책들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문학책을 읽고 싶지만 어떤 책부터 시작해야 할 때 독자들은 이 책 한 권으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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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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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원고는 모리 교수가 작고하고 한참 뒤 서재 책상 서랍에서 발견되었다. 가족들은 생전 그와 나눴던 대화를 바탕을 중심으로 편집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과 마찬가지로 휴머니즘과 무한한 사랑을 우선으로 삼으면서도 철학, 사회, 가치관 면에서 작가 자신과 여러 사람의 실제 사례를 들어 다채롭고 풍성하게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삶의 마지막 성장기, 늙는다는 것을 잘 받아들여 도발적인 기회를 본다면 노화의 문제들을 좋은 사람이 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늙는 것은 본질적으로 순리이다. 노년에 대하여 모리가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는 훈훈하고 멋지다.

 

87세 조시는 교통사고로 중상을 입고도 놀라운 동기를 보여주었다. 원고를 출판했고, 저자 사인회를 두 차례나 열었다. 난 스스로 기대치가 아주 높고 라고 부르며 책임을 다하리라, 제구실을 해내리라 기대한다고 말한다.

 

오늘날 내가 살고 만들어가고 경험하는 지금이 인생의 화양연화임을 이제는 안다.p34

저자는 규칙적인 활동들을 명확히 정했고, 가족, 친구를 정기적으로 만나고, 운동을 하고 유머 감각을 잃지 않고, 독서하고 글을 쓰며 가르친다. 정기적으로 명상하고, 관심사가 비슷한 집단과 만난다. 이런 규칙들이 나를 지탱하고 평정심과 마음의 평화를 어느 정도 가져온다.

 

때로는 어떤 고독한 시간은 풍요롭고 알차서 설렌다고 하였다. 고독이 고통스럽다면 긍정적으로 타협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외로움의 고통과 달리 고독은 혼자만 가질 수 있는 만족스럽고 기쁘고 유익한 경험을 하게 한다. 고독은 혼자여서 풍성해지는 기회를 준다. 자신을 경험하고, 인생을 관조하고, 관계 맺는 사람들을 생각하고, 공상에 빠질 시간과 여유를 선사한다.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희망과 절망 모두 경험한다. 둘 사이의 균형을 빨리 잡는 게 중요하다. 삶에 적극적이고 충만하게 뛰어들라. 현실을 되도록 많이 대면하라. 최대한 자립하라. 미래를 희망적이고 낙관적으로 대하라. 친밀한 관계들을 유지하되 필요할 때는 고독을 누려라. 세상과 소통하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라.

 

노년기에 나이 드는 일은 기회를 상당히 제공한다. 인생의 여러 시기, 경험, 요소, 즉 생각, 상상, 욕구, 자아감을 일관성 있는 전체로 취합할 수 있다. 자신을 거부하거나 무시하고 마음에 상처를 입힌 사람들을 용서하기란 쉽지 않다. 나를 거부한 이들에게 감정을 더 이입하고 공감하려 노력해 볼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부당한 아픔이나 상처가 줄어들었다면 이제 상대의 긍정적인 면을 보고 용서할 준비가 되었을 수 있다.

 

추억을 확장하면 인생을 과거와 현재 그대로 받아들여 의미와 일관성을 넓은 시각에서 파악할 수 있다. 내가 누구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더 이해하게 될지도 모른다. 인생을 다시 보는 일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이슈와 받아들이고 싶은 이슈를 파악하고, 그동안 얻은 지혜, 인간애, 영성을 알아내고 이용해 나 자신과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향상시키려는 시도이다.

 

잘 늙으려면 상당 수준의 정신과 신체 건강, 명확히 사고할 수 있는 인지력을 갖춰야 한다. 강한 독립심을 고수해야 한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긍정적이고 따뜻한 사랑을 나누고, 서로 관심과 애정을 느껴야 한다. 좋아하고 관심 갖는 일도 마찬가지이다. 적극성, 호기심, 배움에 열린 태도가 핵심이다.

저자는 우리 주변에는 감상하고, 즐기고, 경험하고, 강렬하게 느끼기를 기다리는 아름다움이 가득하다고 하였다. 자신에게 친절하고 약점을 인정하고 실수를 용서라고 한다. 시간이 지나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고 차분히 기대하는 것도 자부심과 힘을 느낀다. 노년기에 겪기 마련인 질병과 역경을 다루는 법을 배우자. 의료상 필요한 조치와 병을 이기려는 정신, 마음, 소망, 믿음, 영혼, 행동의 힘이 발휘될 것이다.

삶에 예스라고 말하고 인생을 긍정하는 태도를 견지하자. 절망을 거부하자. 삶을 사랑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일에 계속 유의하자. 무슨 일이 있어도 삶이 중요하다는 점을 명심하자.p264

[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를 읽을 수 있다니 감개무량하다. 인생이라는 가능성의 시간, 우리를 완성으로 이끄는 모리의 따스한 메시지를 전하는 이 책은 중년에게는 미래의 모습을, 청년에게는 부모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노년기를 내다보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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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카라디브카, 마법의 언간독 특서 어린이문학 7
정명섭 지음, 불곰 그림 / 특서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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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브카라디브카, 소원을 들어주세요!”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마법의 [언간독]이 데려다주는 특별한 시간여행

 

[언간독]이란 한글을 뜻하는 언문과 편지를 지칭하는 용어로 간독이 합쳐진 말로, 한글 편지를 쓰는 방법을 담은 교본이다.

 

주희는 아빠가 출판사 대표이지만 책 읽기를 강요받아 제일 하기 싫은 게 책 읽기다. 도서부에 드는 바람에 작가와의 강연에 참석하면서 툴툴 거리며 집으로 왔다. 오래된 상자를 열어보니 증조할머니 유품이 들어 있었다. 바닥에 깔린 것은 누런 종이로 된 책이었는데 반으로 접혀 있었다. 두껍진 않지만, 손으로 베껴 쓴 것 같았다. 예전에는 인쇄기가 없어서 직접 베껴 쓴 적이 많았다. 증조할머니는 1920년대에 태어났는데 100년 동안 책이 제 모양을 갖추고 있다니 대단했다.

 

TV에서 코스트컨티뉴 멤버들이 나왔다. 멤버 오지승이 노란 보자기에 싸인 상자를 들었다. 그가 꺼낸 것은 한눈에 봐도 엄청 오래되어 보이는 책이었다. 주희는 오지승의 취미가 독서라고 했던 걸 떠올렸다. 제목은 [증보 언간독]이었다. 증조할머니 책이랑 비슷하다고 주희는 말했다. 오지승은 [언간독]을 찾고 있다고 한다. 단톡방에는 [언간독]을 찾는 팬부터 돈 주고 사겠다고 하는 팬까지 글들이 올라왔다. 주희는 깔깔거렸다. 나는 있다고, [언간독]이있다고.

 

지승 오빠가 찾는 책이 할머니의 언간독이라니 오빠와 데이트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잠이 들었는데 깨어보니 1937년도였다. 민속촌 같은 곳처럼 생긴 교회였다. 밖으로 나오니 검정색 치마에 흰색 저고리 차림의 또래 아이가 나타나 목사님 조카냐고 물었다. 신분이 탄로날까봐 그렇다고 말하고 갓난이를 따라갔다. 갓난이는 돌아가신 증조할머니의 이름이고 할머니 고향인 옥천에 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갓난이는 주희에게 경성에서 왔냐면서 자신도 공부를 하고 싶고 경성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아빠한테 들었던 게 사실이라면 당시 여자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못했다. 민태라는 청년이 들어왔는데 순사 보조원이다. 사극에서 봤던 캐릭터였고 일본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조선 사람들을 핍박하고 괴롭히는 역할을 했던 것으로 기억했다. 갓난이는 오빠에게 야학에 데려가 달라고 했지만, 다음에 데려다준다고 하면서 갓난이에게 건네준 것은 [언간독]이었다. 갓난이는 책을 끌어안으며 기뻐했다. 주희는 책을 읽기 귀찮아했던 것을 반성하게 되었다. 오빠는 책 잘 보관해라 남한테 보여 주면 안됀다고 당부했다. 주희는 갓난이에게 구구단을 알려 줬다. 구구단을 다 외운 갓난이는 [언간독]의 한글을 읽어 달라고 했다. 한문으로 된 구구단이 적힌 앞장이었는데 두 장을 살짝 붙여 놓은 형태로 두툼하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태극기가 있었다. 갓난이 오빠가 참여한 야학이 사실은 독립운동 단체였던 것이다.

 

갓난이는 주희와 신당에 들렀다. 원래 미신이라고 해서 마을 사람들이 발길을 끊었는데 소원을 들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갓난이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브카라디브카, 산신령님! 친구를 불러 주셔서 고맙습니다.” [언간독]의 찢어진 페이지 안에 있던 주문과 똑같았다. 주희는 갓난이의 기도 덕분에 이곳에 오게 된 것이다. 속이 상해 있던 주희에게 소원을 빌라고 했다. 주희는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본문에 나오는 [언간독[은 저자의 할머니 유품이다. 할머니는 야학에 다녔지만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문밖에서 공부를 했다고 한다. 여성에게 아무것도 주어지지 않았던 시대의 아픈 기억이다. 할머니는 포기하지 않고 추운 겨울, 문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어가며 한글을 공부하셨다. 기특하게 생각한 야학 선생님이 준 선물이 바로 [언간독]이라고 하였다.

 

이 책은 여성에게 공부할 권리가 없던 시대, 일본 순사의 눈을 피해 독립운동을 해야만 했던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가 누리는 권리와 행복이 어디서 왔는지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작가의 바램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건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자유와 평화가 그냥 주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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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이지만 나다운 인생을 살고 싶어! - 소심한 또라이의 도전일기
이지민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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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30대 중반이 되도록 번듯한 직업 하나 가지지 못하고, 돈을 벌어야 할 나이에 그것과는 거리가 먼 모험을 하게 되었다.

 

그때의 도전이 지금의 를 만들었고, 방송국 조연출과 해외 봉사자, 연극 배우, 마지막 헬스 트레이너가 되기까지 직접 부딪히고 넘어지며 개척한 길은 어느새 진정한 내 삶이 되었다. 오랜만에 걸려 온 친구의 안부 전화에서 넌 또 이번엔 뭘 해?”라는 질문들 듣는, 항상 궁금증을 유발하는 사람,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고 했다.

 

대학교를 다니며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완벽한 독립이라 생각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20살이 넘으며 아르바이트는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턴가 꿈은 연예인이었다. 결심이 필요한 순간이 왔는데 해외 봉사를 신청하여 합격하였다. 봉사를 마치고 돌아오면 그동안 미뤄왔던 배우라는 꿈에 도전하자 결심했다.

 

연기공부 한지 3년 만에 연극배우가 되었다. 오디션에 떨어지면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배낭 여행을 떠나기도 하였고 이 또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직장인극단도 하게 되며 배우의 끈을 붙잡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면 할수록 사무직 보다 서비스직에 더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 직업은 헬스 트레이너로 회원들과 만나는 것이 즐겁고 가르치는 것에 보람도 느끼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

 

헬스와의 인연은 연극할 때이다. 연극은 주로 저녁에 공연을 하기에 낮에는 집에서 가만히 있기 보다 다이어트도 할 겸 운동을 해야겠다는 결심으로 헬스장에 입문하게 되었다. 헬스를 가르쳐 주었던 호감 있던 사람은 최악의 추억을 남기고 사라졌지만 그 사람 덕분에 직업이 되었다. 필라테스를 배웠고 헬스와 병행하여 가르치면 시너지가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로나19가 터지고 헬스장에도 정리해고를 시작했다. 저자는 여성 전용 헬스장을 오픈하였다.

 

누구보다 쉽고 재미있게 운동을 잘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해고를 앞두고 회원님의 남은 수업을 마무리하면서 센터를 차릴 생각이라고 말하게 되었다. 초보 창업자가 센터 운영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건과 사고 속에서 다행히 큰 사고 없이 무탈하게 운영하고 있다. 부족한 사장을 믿고 따라 와 준 직원들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프로그램 <무한도전>을 보고 도전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었다. 공부라는 것은 가 있다는 말은 젊은 나이를 말하는 건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것이 타이밍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마라톤과 피트니스 대회뿐만 아니라 나이 때문에 제약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그렇지 않다.


나다운 인생을 살려면 도전은 필수다. 시간이 얼마나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를 배우의 꿈을 이루기 위해 20년의 시간을 돌아온 아쉬움이 시간의 가치를 깨닫게 해주었다. 고민 끝에 내린 답은 도전이었다. 그때부터 하고 싶은 일이 생기면 다이어리에 적어놓고 하나씩 실행해 나갔던 것이다.

 

도전을 하겠다고 마음 먹고 달라진 것은 자신감이다. 어릴 때부터 상상력이 풍부했고 사람들과는 다른 관점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일이 많았다. 예전에는 또라이라는 말이 부정적인 것으로 사용되었다면 요즘은 특이하거나 특별한 사람을 부르는 긍정적인 언어로 사용된다.

 

저자는 도전을 통해 그 꿈이 실현되기 시작했다. 앞으로도 소심한 또라이의 도전 일기는 계속 쓰일 것이다. 어떤 사건으로 힘들었던 시기도 있었지만 여러 가지 도전을 하면서 우울감과 고통에서 벗어났고 자격증도 딸 수 있었다. 화려한 명품보다 아름다운 자연을 볼 때, 반려동물을 볼 때, 부모님과 카페에 앉아 대화를 할 때,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책을 읽으면 나보다 어린 사람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가는데 나는 이 나이 먹도록 무엇을 했나 돌아보게 되었다. 저자는 무모한 짓을 하는 자칭 또라이라고 하지만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이면서 너무 열정적으로 잘 살아온 이지민씨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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