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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신의 술래잡기 모삼과 무즈선의 사건파일
마옌난 지음, 류정정 옮김 / 몽실북스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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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몽실책 어디까지 읽어봤니 이벤트로 몽실북스의 첫 책이기도 한 [사신의 술래잡기]를 읽어 보았다. 하마트면 못 읽을 뻔하였지만 기간내에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하다. 솔직히 너무 잔인하여 계속 읽어야하나 생각도 들었지만 우울한 마음도 있어 이럴때는 추리소설이 제격이라며 나를 위로하였다.

 

모삼은 매일밤 똑같은 꿈을 몇 번이나 꾼다. 모삼의 죽음을 원하는 것이 아닌 모삼에게 지옥을 보여주어 차라리 죽는 편이 사는 것보다 낫다는 것을 알려주려는 것인냥 검은 사신의 목소리조차 기억이 안나지만 그림자가 사라지려할 때 벌떡 일어난다.

 

모삼은 고용인들을 통해 자신의 이름을 알게 되었을 뿐 자신에 대해 아는게 없었다. 기억을 잃어서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가면 기억을 되찾을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무작정 들어간 클럽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마르가리타. 신비한 이름을 가진 칵테일에 얽힌 사연을 들려주는 미모의 여인을 만나게 되고 그 사건으로 기억이 떠오른다.

 

모삼은 제일 생각나는 사람 법의관이고 단짝인 무즈선에게 전화를 한다. 모삼은 명팀장으로 살인사건이 일어난 현장이면 유령처럼 나타나 추리하고 분석하여 용의자를 찾아낸다. 무즈선은 무씨 집안의 귀공자에 실력이 뛰어나 모든 사람들의 존경을 받기도 한다. 클럽 살인사건의 담당경찰 오팀장은 모삼을 정신병자 취급을 하였지만 권위적인 법의관으로 모삼을 돕는 괴물이라는 무즈선을 보고 같이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모삼은 무즈선이 자신과 다른 새로운 것을 발견하여 자신의 추리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건과 현장 정황은 부검을 통해 검증 받고, 부검은 현장 정황과 사건에 의해 평가 받는다. 이렇게 그들의 우열을 가리기 힘든 분석력과 관찰력은 이들의 사건 해결 능력을 더욱 눈부시게 했다.p62~63

 

모삼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약혼녀를 잔인하게 살해하고 자신에게도 죽지 않을만큼 상처를 입히고 기억을 잃게 만든 범인을 잡으려고 최면을 걸어보는데 정보를 알아내지 못한다. 무즈선은 모삼이 모든 기억을 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모삼의 연인을 직접 부검을 하였기에 약혼녀가 어떻게 죽었는지를 알아낼까 두려운 것이다. 범인의 목에 L자 모양의 타투가 있는 것을 기억해내고 L로 부르기로 한다.

 

범인의 도전장이 날아오고 하나의 단서를 제시하며 3일안에 사건을 해결하라고 한다. 단서는 나무상자에 들어있는 장갑과 메모, 시체의 주인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을까. 시간 안에 해결하지 못하면 한 사람을 죽일거고, 해결하면 한 사람을 풀어주는 걸로 하자는 것이다. 범인이 적은 메모에 지옥의 문이 열릴 것이라고 하더니 상상을 초월하였다.

 

연쇄살인범은 변태적으로 물건들을 수집해서 유리병에 보관했다. 시체를 익사시키거나 죽은 뒤 장갑과 양말을 탈락시킨다. 너무 잔인하고 소름이 끼쳐서 자세한 내용은 적을수가 없다.

 

사건을 시간내에 해결을 하고 숨을 돌리려는 찰나 범인은 여학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모삼에게 건넨다. 메시지를 통해 위치 추적을 해보니 모삼의 집이었다. 연인이 살해되고 자신도 피해를 당한 후 들어가 본적이 없는 집에 L이 사용한 휴대폰이 있었다. L이 이런 방식으로 모삼을 조롱한 것이다. 아야와스카의 마약으로 연결되는 사건이 끝나고 해방감이 들 때 즈음 L은 잡히지 않는다. 사건은 다른거 같으면서 연결되고, 또 다른 게임 메시지가 전해진다.

 

이번에는 5일의 시간을 준다. 다른 지역 F시에서 벌여지는 사건을 막아야 한다. 오팀장과는 다른 초지엔 팀장과 동행한다. 목을 매고 죽은 것을 자살로 처리했지만 자살로 위장한 사건을 추리 하다보니 범인은 여자임이 분명하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어떤 사건에도 L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과 여자도 잡고 L을 잡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중국대륙에서 실제 일어난 사건파일과 부검자료를 바탕으로 하였다니 정말 섬뜩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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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왕
니클라스 나트 오크 다그 지음, 송섬별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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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93년 가을, 스웨덴 스톡홀름 호수에 팔다리가 없는 시체가 떠오른다. 방범관 미켈 카르델은 파트부렌 호수에 사람이 죽어 있다는 부랑아들의 말을 듣고 오물이 모이는 더러운 호숫물에 뛰어든다. 동물 사체인줄 알았지만 팔다리가 절단된 시체는 조금도 썩지 않은 상태였으며 눈알이 없는 텅 빈 눈구멍에 찢어진 입술 안에는 이가 하나도 없었다. 반면 머리카락에 광택이 남아 있었다. 시체를 물 밖으로 끌어 올린 카르텔은 심장이 빨리지고 맥박이 고동치는 팔꿈치 아래 통증으로 온몸을 괴롭혔다. 전쟁에서 한쪽 팔과 전우 하나를 잃고 돌아온 삼 년 전부터 공황발작이 생겼다.

 

영리한 머리에 끈질긴 심문으로 법관으로서 유명세를 떨치면서도 아내와 별거 중인 세실 빙에는 서른 살도 되지 않는 나이에 폐결핵을 앓고 있다. 호수에 발견된 시체에 대해 비밀리에 수사 해달라는 치안총감 놀린의 부탁을 받게 된다.

 

1793, 스웨덴 구스타브 국왕이 살해되고 러시아와 전쟁으로 고통과 절망의 시대를 표현하였다. 전쟁의 참상과 휴우증은 전염병에 쌓여가는 시체들, 호수나 거리에 분뇨가 쌓이며 불결한 위생 때문에 태어나자 마자 죽어가는 아기들, 살아난다고 해도 열병으로 죽고 만다. 매춘이 횡행하고, 여자들을 잡아다 교화소에 보내지고 강제로 노역을 시켜 굶주리며 서서히 죽어가고 있었다.

 

치안총감의 임기가 끝나가고 있고, 공금을 횡령한 죄를 사면 받은 울흘름이 후임자로 오면 수사가 안 될것이라 염려하고 있다. 빙에는 폐결핵 병세가 깊어져 죽음이 가까워지고 고통을 잊기 위해 일에 몰두한다. 카르델은 방범관 봉급 생활로 부족해 술집 지옥에서 취해서 난동을 부리는 손님들을 돌려보내는 대가로 부수입을 올리고 있지만 전쟁의 참혹한 기억과 잘려나간 팔의 환상통으로 알콜과 싸움질로 세월을 보내던 중이다.

 

소설은 4부로 나뉘어, 1부와 4부는 빙에와 카르델의 수사를 다룬다. 2부와 3부는 각각 다른 인물로 사건이 생기기 전 봄과 여름으로 돌아간다. 크리스토페르 블릭스가 누이에게 편지를 쓰는 것으로 시작하여 순결을 지켰지만 매춘 행위로 롱홀맨노역장으로 끌려간 안나 스티나의 교화소 생활이 연관성이 없는거 같으면서 전개 되는 이야기가 너무 으스스 해서 긴장감을 주었다. 계속 읽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망설여지기도 하였다.

 

빙에와 카르델은 서로 다른 성격에 직업도 다르지만 자신들의 처한 상황을 나누며 차츰 우정 비슷한 것이 생겨난다. 과연 범인을 찾아낼 수 있을까? 곳곳에 반전이 있어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이 든다. 다양한 인물들의 시점과 가을-여름--겨울 사계절로 나누어 사건을 파헤치는 것과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스웨덴의 시대 배경을 담은 역사소설 같기도 하다.

 

빙에가 가 닿을 수 없는 지점이었다. 저 멀리서 달을 보고 울부짖는 외로운 울음소리가 들렸다. 조지프 대처가 남긴 마지막 말이 떠올라 빙에는 몸을 떨었다.

당신이야말로 진짜 늑대입니다시간이 흐르고 당신의 이가 피로 벌겋게 물들고 나면 당신도 내 말이 옳았단 걸 알게 될 겁니다.’p390

 

빙에 씨, 제가 본 세상에서 인간이란 해로운 짐승, 힘겨루기를 하느라 서로를 갈기갈기 물어뜯는 피에 굶주린 늑대에 불과합니다. 노예가 주인보다 선한 것이 아닙니다. 오로지 힘이 약할 뿐입니다. 죄 없는 자들이 무결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악한 일을 저지를 힘이 결여되어서입니다. 파리가 피바다로 변하기 전에는 모두가 자유, 평등, 박애, 인권을 외쳤습니다. 지금 스웨덴에서와 마찬가지로 말입니다. 저는 기요틴에 참수당한 이들의 가죽을 벗겨 무두질해 인권선언문을 장정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p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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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의 한국통사 - 다시 찾는 7,000년 우리 역사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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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일 선생님 역사서는 처음 읽어 보는데 책을 보는 순간 역사 교과서를 받은 학생이 되었다. 시험을 치지 않으니 편하게 읽을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안심이 되었다. 저자는 역사학자로서 한국사에서 뒤틀린 비밀스런 부분을 건드려왔다. 조선 노론이 나라를 팔아먹은 지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노론사학이 식민사학과 한몸이 되어 횡행하고, 중국의 역사공정에 의해 실재했던 우리 역사마저 축소되는 현실을 보면서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 540페이지에 300여 컷에 달하는 화려한 도판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역사조작과 왜곡을 반복하는 시대에 한국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독보적인 역사서다.

 

신석기, 구석기, 중국의 문명은 간단하지만 알기 쉽게 정리가 되어 있다. 위만조선이 붕괴한 서기전 2세기 무렵부터 열국시대가 시작된다. 삼국시대는 100년 남짓에 불과해서 고대사=삼국시대라는 틀에 갇혀 있었지만 이제 열국시대->오국시대->사국시대->삼국시대->남북국시대로 바라봐야 한다.

 

고구려·백제·임나·신라 사신이 동시에 야마토왜에 조공을 바쳤다는 <일본서기> 응신 7년은 서기 276년인데, 주갑제를 적용해 120년을 끌어올리면 396년이 된다. 광개토대왕비문은 이해 광개토대왕이 백제 정벌에 나서 58700촌을 획득하고 백제 임금의 아우와 대신 10명을 데리고 개선했다고 말하고 있는데, <일본서기>는 야마토왜에 조공을 바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왜곡이 심하다고 해도 역사서 전체를 거짓이라고 보는 것도 문제가 있다. 그래서 북한학계의 분국설이 나왔다. <일본서기>에 나오는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에 대한 기사는 <삼국사기>에 나오는 이런 본국이 일본 열도에 진출해서 세운 분국, 즉 식민지에 관한 이야기라는 학설이다. 북한의 김석형이 1963<삼한 삼국의 일본 열도 내의 분국설에 대해서>에서 최초로 주장한 분국설은 일본 학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일본 열도 내에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계 유적 유물과 지명이 전국 각지에 퍼져 있어 가야와 백제의 분국이 그곳에 있었다고 말해도 타당할 정도다.

 

이인직의 <혈의 누>의 내용은 청일전쟁 때 청나라 군사에게 겁탈당할 뻔한 조선 처녀를 일본군이 구해준다는 내용이다. 이 소설은 을사늑약으로 일제에 외교권을 빼앗긴 이후인 1906년부터 <만세보>에 연재되었으니 대한제국을 빨리 점령해달라는 정치소설이었다. 이인직은 도쿄 유학 시절의 스승이었던 통감부 외사국장 고마츠 미도리를 만나 비밀협상을 수행했다. 나라 팔아먹은 한국인들에게 귀족의 작위를 주고 막대한 은사금도 줄 것이라고 말하자 이인직은 그런 관대한 조건이라면 이완용도 만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매국노를 선각자로 가르친 국사교과서가 우리 민족의 정신을 갉아먹었을지는 새삼 설명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조선 전기는 천인들도 출세할 수 있는 사회였다. 왕권이 강력해도 신분제 자체를 없앨 수는 없었다. 그러나 태종은 천인이라도 능력이 있으면 등용하는 방식으로 신분제를 완화시켰다. 박차청을 정2품 공조판서로 승진시켰다. 세종 때는 종3품 대호군까지 승진한 장영실은 동래의 관노였는데, 태종이 발탁했다. 현재 개봉한 영화 [천문]을 보아서인지 이 대목이 흥미로웠다.

 

다산북딩 8개월이 지나갔다. 마지막 서평책이 되다니 이 책을 신청하기를 망설였었는데 언제 신청을 해 두었는지 명단에 있었다. 병원에 입원할 기간과 겹칠뻔 했는데 무사히 읽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역사라서 읽고 싶었고 역사라서 바쁠것 같았는데 선택을 잘한거 같다. 두고 두고 읽어 볼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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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이 없다
조영주 지음 / 연담L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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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 퇴직을 앞둔 베테랑 형사 이친전은 1년 전부터 안면인식장애로 유급 휴가를 냈다. 참을성이 강하여 한번 목표로 삼은 추리소설은 어떻게 든 손에 넣고, 재미 없는 소설일지라도 끝까지 읽는다. 이 참을성으로 한 남자를 쫒고 있다. 오인 체포까지 해버린 과거가 있어 여전히 휴대폰 속의 사진을 보며 동일인인지 구별하는 훈련을 한다.

 

약국 일을 하는 딸을 대신해서 어린이집 하원 하는 손자를 마중 가면 교사가 나무 할아버지 하며 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 신호를 보낸다. 손자 나무가 우비 할배가 무섭다면서 잡아달라고 한다. 친전도 손자만 할 당시 망태 할아버지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친전은 일주일째 매일 어린이집 앞 카페에서 잠복했다. 사위가 준 추리소설 여덟 권을 읽어치웠다.

 

50년지기 악우 김씨의 호출을 받아서 찾아간 곳에 노인이 살해당했다. 붉은 기와집은 지붕이 뻥 뚫려 있었다. 자신의 책에 깔려 죽은 줄 알았는데 이건 엄연한 살인이라고 친전은 생각했다. 구조 요청은 쏟아낸 책더미였다. 마포경찰서 공용차를 타고 정의정과 김나영 형사가 현장에 도착했다. 살인자는 책을 살해 도구로 사용했다. 여러 번 얼굴을 내리쳤기에 책에 피가 묻었다. 핏자국을 가리기 위해 책을 피해자 주변에 쏟아부었다. 숲으로 나무를 가린 격이다. 피해자는 나무가 무섭다고 말한 우비 할배기도 하였다.

 

김나영이 친전을 찾아와 현장에 있던 책 몇 권을 보여주며 누가 반전만 싹 찢어갔어요.”해서 뒤 표지부터 거꾸로 책장을 넘기니 정말 반전이 없었다. 피해자의 손금이 십자가 모양으로 가로지르는 사진을 보여준다. 박정희 손금이다. 재난을 당해도 행운의 소유자인데 이렇게 처참한 꼴이라니 친전은 백수풍진白首風塵~ 늙바탕에 겪는 세상의 어지러움이나 온갖 고생이라는 사자성어를 떠올린다.

 

친전은 출판사를 운영하는 사위에게 피해자의 손금과 등에는 부처 문신을 새겼고, 추리소설 애호가이니 사람을 한 명 찾아달라고 하였다. 추리소설 작가 애거사 크리스티의 책이 살해 도구 옆에 나란히 뒀을까 의문을 가지게 된다. 친전은 김나영을 머리 모양이나 옷차림으로 알아보는데 선배님이라고 인사를 건네며 불편한 것을 감싸주며 어디든 같이 다닌다.

 

파주출판단지에 화이트펄을 찾아갔다. 손금과 문신 이야기를 하자 백진주 사장은 피해자가 김성국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범인으로 짚이는 사람은 예전 리문 출판사 사장 이문석 같다고 말한다. 20년 전, 2억 엔이라는 돈을 들고 야반도주를 하였다는 것이다. 피해자 김성국과 이문석, 배만석회장은 도원결의를 할 정도로 우에가 좋았는데 IMF를 기점으로 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되었다. 배회장이 형사들을 만나고 온 다음날 살해되었다.

  

  

 

친전은 살해당한 배만석과 같은 포즈로 누웠다. 가슴 위, 기도하듯 두 손을 포개 쥔 후 천장을 바라보았다. 천장은 멀쩡했다. 김정국이 쓰다만 추리소설 <판권 페이지 연쇄살인 사건> 원고를 찾고 있었는데 감쪽 같이 없어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독립출판을 했는지 알아보아도 책은 출판이 되지 않았다.

 

인천 배다리 헌책방 사장 변수창이 살해되었다. 만석 출판에 근무한 적이 있었고 장소는 예전 이문석이 살던 집이었다. 피해자들 모두 우비를 입고 똑같은 방식으로 살해되었다. 만석 출판에서 펴낸 추리소설 판권 페이지를 펼쳐 보면서 관계되는 사람들이 하나씩 변을 당하는 것에 주목하게 된다.

 

또 다른 살인 사건들과 맞닥뜨리고 마침내 20년 전 추악한 진실이 드러난다. 반전 페이지만 찢어놓고 그 책을 살해 도구로 삼은 추리소설을 싫어하는 살인자와 안면인식장애 형사의 심리전, 특히 김나영과 친전의 케미가 잘 어울려 재미있게 읽었다. 이 책의 저자는 안면인식장애는 사랑하는 사람, 심지어 자기 자신의 얼굴조차 낯선 건 무척이나 힘든 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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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낯선 오늘의 젊은 작가 4
이장욱 지음 / 민음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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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함께 읽는 도서로 선정된 천국보다 낯선은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이다.

 

이 소설은 죽음, 낯설다 단어가 연상 된다. 죽음의 관한 책을 몇 권 읽어보기도 하였다. 공포물은 아닌데 어딘지 으스스한 느낌이다. 리뷰를 어떻게 쓸지 난감하기도 하였지만 신선함이 오래도록 여운이 남는다.

 

친구 남녀 세 명은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었다 진눈깨비가 내리는 2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대학 동아리에서 만나 패밀리였던 ‘A’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K시로 가는 중이다. 아무런 독창성도 없이 A가 쓴 문장들을 그대로 따라 쓰는 보잘 것 없는 소설가 졸업 후 승승장구 표현이 맞을 정도로 재능을 발견하여 증권사에 취직하였다 보험 쪽으로 옮긴 사회학과 시간강사이고 곧 현직 국회의원의 보좌관 일을 시작할 최, 친구들과 최근에 연락이 된 스스로 홈리스라고 하는 ’. A의 장례식으로 가는 동안 각자의 생각들이 이야기로 전개된다.

 

정과 김은 결혼한지 3년 된 부부이다. A는 김의 연인이었다. 정은 내가 사랑하는 모든 것들이, 이미 그녀가 사랑했던 것임을 알고 있었고, 내가 쓰는 모든 문장들이 이미 그녀가 쓴 것이었음을 알고 있었다. 고속도로에서 몇 건의 추돌사고를 목격하게 되지만 그냥 지나쳤다. 교통 방송에서 우회를 할 것을 권했다. 국도로 들어서면서 내비도 잡지 못하는 길을 달리고 있었다. 그 사이 친구들에게 문자가 도착한다. 그들의 추억에 대해 쓰여 있다. 죽은 사람에게 문자를 받는 기분은 어떨까

 

며칠 전 A의 영화 [천국보다 낯선] 시사회를 보기 위해 모였다. 그날 밤, A를 만나러 가는 장면들이 조금씩 다르다. 똑같은 영화와 드라마를 봐도 사람들의 생각이 조금씩 다른거와 같은 것일까 읽는 나도 헷갈려서 두 번을 읽었다.

 

차가 터널로 접어 들면서 김은 생각했다. 터널은 샛길이나 갓길 같은 것은 없다. 인생은터널이다. 도로 단속하던 경관은 과 친구들이 k시로 가는 것도 알고 사망자 주변 인물들을 탐문 중이라 한다. ‘이 전문 사기범이 포함된 일당에 보험 사기에 연루되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터널에서 전복 사고가 났는데 사고가 나기 전에 신고한 사람이 있었고 시점이 사고 시점보다 앞선다는 말을 횡설수설 하는 경관을 다른 경관이 경찰차로 끌고 가 버렸다.

 

터널을 빠져 나오니 바다가 있었다. 서해바다에 오게 되었다. 최가 말한다. “웃긴다, 낯선 곳에 왔는데도 모든게 다 비슷해.” 어디서 들어 본 문장이었다. 새벽의 바다를 뒤에 두고,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터미널에서 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차가 터널에 진입하는 순간, 그녀의 영화를 보았을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터널은 어둡고 길었다. 가도 가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다. 차창을 스쳐 가는 터널 벽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p89)

 

영화 [천국보다 낯선]의 주인공 윌리, 에바, 에디가 나오는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꺼낸 농담을 동아리 방에서 놀이를 한 것을 은 기억하고 있었다. 한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 신발 끈이 풀렸어.” 라고 말을 해. 상대방은 나도 알아.“라고 대답을 해. 그리고 몇 블록을 더 걸어갔는데 세 번째 친구가 나타났지.(p179)

 

마지막 장면에서 K시 공용 터미널에서 기다리면서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도착 시간이 훨씬 지나 있었다. 세 명에게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다. ‘A의 영화를 생각했다. 영화 [천국보다 낯선]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을 그대로 따온 것이었다. 길을 떠난 사람들을 따라가며 찍은 영화지만 다큐에 가까웠다.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심심하고 지루했다. 영화 속에서 긴 터널을 지나게 되는데 이 시퀀스가 특히 지루했다. 염은 A에게 영화가 좀 답답해, 바깥이 없는 느낌이야라고 했다. 인생은 알 수 없는 것이라고 염은 생각했다. 자신이 홈리스 노릇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것과 마찬가지로 엉뚱한 생각이 염의 뇌리에 떠올랐다. 그 생각이 맞다면 소름이다. 천국보다 낯선, 그런 시간이었다. 이 소설은 영화를 풀어 놓은 것인지 A가 찍은 영화 이야기를 하는 것인지 중요하지 않다. 낯설지만 긴장감을 만끽한 소설임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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