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는 늘 소중한 사람들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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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해야 364일
황선미 지음, 김수정 그림 / 포북 차일드 / 2015년 1월

고작해야 364일 먼저 태어난 형에게 밀리는 기분, 뭔지 알 듯해요. 뭐든지 형이 먼저고, 좋은 건 형에게로,우선 형먼저...이런 대우를 받는 동생은 마음에 상처가 없을 수 없겠지요. 늘 형의 편인 할머니는 명조의 가슴에 서늘함을 안겨주십니다. 투덜투덜 명조의 불평이 재미있는 이야기로 펼쳐집니다. 황선미 작가의 글은 언제나 맛깔스러워요. 그 상황이 머릿속에 그려지면서 새로운 상상을 더하게 되네요.

캔버스 운동화에 얽힌 미스테리한 사건, 형 윤조가 받은 협박편지, 곳곳에 긴장을 불러오는 메시지들이 도사리고 있어요. 어떤 상황이 될까 궁금해지기도 하고요. 아빠와 투닥거리는 형의 모습도 위태위태해 보이지요. 하지만 글 속에 늘 명랑한 기운이 넘쳐요. 겉으로는 투덜거리고 다투는 듯 보이지만, 따뜻한 가족의 사랑이 배어있지요.

철부지 명조의 눈에 비친 가족과 친구들의 모습이 유쾌하게 그려져 있어요. 한 장씩 넘길 때마다 다음장에 궁금해집니다.형만 챙겨주는 할머니의 모습도 어디선가 본 듯한 익숙한 것이에요. 장남 우선주의에 빠진 우리 할머니들...왜 그러셨을까..지금도 이해되지 않지만..웬지 친근하게 다가오지요. 아이들이 크면서 부모와 부딪히는 순간이 종종 찾아오는 듯해요. 그 순간을 어떻게 넘기는가에 따라 성장하는 모습도 달라지겠지요.

윤조가 받은 협박 편지때문에 명조는 친구들을 불러 모으고, 하나 둘씩 모여드는 친구들을 보면서 괜히 가슴이 뿌듯해지네요. 싸울 뻔 했던 친구도, 무심해 보였던 친구도 모두 내가 어려운 상황에 빠졌을 때 손 내밀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어요. 아이들도 똑같이 느꼈으면 좋겠어요. 세상이 점점 각박해지고 개인주의가 넘쳐나고 나만 아는 이기적인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내 옆에서 나에게 관심을 주고 사랑을 퍼주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