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하늘 맥주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뜨뜻 미지근하게 20대를 보낸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나면 조금 억울할 듯해요. 뭘 해도 용서가 될 것 같은 그시절에 공부하면서 일하면서 찌들어 살았던 것이 억울하기도 하고 후회도 되네요. 오리사와 아키오의 청춘은 정말 대단해요. 남의 눈치 따위는 보지 않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마음껏 즐겼던 듯해요. 얼마나 용기를 내면 그런 청춘을 경험할 수 있을까 막연하게 부럽기만 하네요.
 
 
노상방뇨도 아닌 노상방분을 일삼았던 그의 삶을 부러워하면 안되는 걸까요.하루도 조용히 넘어가지 않을 것 같은 파란만장한 그의 하루 하루가 머릿속에서 그림처럼 그려지네요. 엉뚱하기도 하면서 쯧쯧 걱정되기도 하고, 한편 차가운 맥주로 위로받는 그가 부럽기도 했어요. 말도 안되는 일을 겪고 난 후 마시는 차가운 맥주의 맛은 상상이상일 듯해요.

 

 

더울 때는 뭘해도 짜증나고 힘들지요. 그런 날 집에서 뒹굴면 스트레스만 늘어갑니다.과감하게 떠날 수 있는 용기도 생기지 않고, 일상이 발목을 잡고 있으니 여행을 떠나는 건 꿈만 같은 일이에요. 모리사와 아키오는 아무생각없이 떠나는 듯했어요. 큰 기대를 갖지 않고 떠나는 여행은 의외로 더 많은 경험을 하게 되지요. 계획에 맞게 짜여진 듯 떠나는 여행과는 비교도 안되는 특별한 맛이 느껴질 것 같아요.
그 역시 자신의 청춘에 대해 호락호락하지 않았어요. 누가 봐도 찬란한 청춘을 즐겼던 듯한데 본인은 영 마음에 안 드나 봅니다. 아마 겸손해서겠지요.<쓰가루 백년 식당>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역시 그의 에세이 역시 기대이상이에요.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함과 상상력 덕분에 유쾌한 마음으로 읽었어요.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면서 하룻밤을 보낸 유스호스텔 이야기를 읽으면서 혼자 키득거리며 웃었어요. 작가는 아마 괴로웠겠지요.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달래주는 책이에요. 충분히 대리만족을 느끼게 되고요. 뭔가 대단하게 준비하고 여행을 떠나야 한다는 편견을 가진 분들이 읽으면 깜짝 놀라겠지요. 아무 준비없이 늘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 하나면 충분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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