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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렁이 족보 ㅣ 샘터어린이문고 47
임고을 글, 이한솔 그림 / 샘터사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 집에 커다란 구렁이가 들어와 있다면...너무 너무 놀랍고 ..한편 신기하기도 할 것 같아요. 동화에 나오는 아이는 처음엔 무척 부정적으로 구렁이를 대했지만 점차 정도 들고 서로 마음도 털어놓으면서 친해집니다. 구렁이와 친해지다니..믿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지만 구렁이 스스 아줌마를 보면 금방 이해할 수 있어요. 무섭다기 보다는 솔직하고 자신의 생각이 분명한 구렁이 아줌마지요.
처음에 아이는 무조건 구렁이를 내쫓고 싶어했어요. 당장 나가게 할 수 있다면 뭐든 할 것 같았어요. 그런데 구렁이 아줌마도 만만치 않아요. 끝까지 버티면서 자신의 요구를 이야기합니다. 구렁이 족보를 만들라니..조금 당황스러웠어요. 구렁이에게 무슨 족보가 있나 싶었어요. 팽팽했던 둘 사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끈끈한 정으로 이어져요. 이야기를 나누면서 조금씩 친해지고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 봅니다.

이야기 속에는 구렁이가 나오는 옛이야기들이 종종 등장해요. 아마 스스 아줌마가 만들고 싶었던 족보는 구렁이의 역사를 담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 구렁이 이야기를 읽다보면 징그럽고 무서웠던 구렁이가 조금 친숙해져요. 나쁜 느낌을 주었던 구렁이가 우리와 친숙한 동물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요.
아빠와 영상통화를 하다 들켰을 때 가슴이 철렁했어요. 혹시 밝혀지는 게 아닐까. 아직 족보는 완성되지 않았는데 어쩌나...
구렁이 아줌마가 사라졌을 때의 느낌도 기억에 남아요. 당연한 이별이었지만...너무 큰 아쉬움을 남기네요. 구렁이가 원했던 것이 진정 무엇이었을까 생각해 보았어요. 나와 나의 가족과 내 주변 친구들이 사라지고 있을 때의 쓸쓸함을 갖고 있었던 스스 아줌마의 진심이 느껴졌어요.
구렁이 아줌마 스스와 아이가 함께 지내는 모습이 재미있게 그려지고 있어요. 집안을 돌아다니면 어지르는 아줌마와 치우는 아이, 가족 몰래 구렁이와 지내며 위기를 하나씩 넘기는 아이,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구렁이에 대한 나쁜 인상을 바꿔 놓은 스스 아줌마,끈끈한 우정이 전해지는 따뜻한 이야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