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 자매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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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살아가는 사람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도와줘야 할까? 그런 고민을 하기에는 너무 복잡하고 이기적인 세상을 살고 있지요. 나 혼자 잘 살기도 바쁜데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고민을 함께 생각하며 살아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생각해 봤어요. 역시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닌 듯해요. 내 고민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고 답답하고 머리 아픈데 돈코와 구리코, 두 자매는 참으로 넓은 가슴을 가진 게 아닐까 짐작이 되네요. 그들이 살아온 이야기에 귀기울이면 왜 그렇게 살게 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돼요.

 

어려서 부모님을 잃은 상처는 평생에 걸쳐 두고두고 아픔으로 남아요. 두 자매에게 찾아온 비극은  불행한 삶을 살 수밖에 없게 하지요. 하지만 죽으라는 법은 없다고 하지요. 자매를 돌봐주었던 숙모와 이모,그리고 친척 할아버지 덕분에 따뜻한 마음을 갖게 되는 듯해요. 물론 이모와의 갈등은 동생에게 상처가 되어 세상을 느리게 살게 만들었지만...그녀들이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 귀를 활짝 열 수 있었던 건, 어른들과 함께 했던 시간들 덕분이라고 믿고 싶어요.

 

 

따뜻한 마음의 이면을 들여다 보면 마음이 아파요. 씩씩해 보였던 언니 마저도 마음 깊은 곳에 큰 상처가 자리잡고 있었어요.그녀가 결혼을 꿈꿀 수 없었던 것, 많은 남자들과 가벼운 관계를 유지하며 살아왔던 것, 모두 그런 모습을 짐작하게 하지요. 나중에 언니의 고백을 들으면서 가슴이 아팠어요. 세상에 상처를 갖기 않은 사람은...어쩌면 없겠구나..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전부가 아니란 것도 알게 되었고요. 씩씩하고 당차 보이는 사람일수록 더 큰 아픔을 끌어안고 살아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요.

친척할아버지를 돌보면서 마음을 치유하는 자매의 모습을 보면서 따뜻한 온기를 느꼈어요. 남을 돕는 생활, 몸으로 움직이며 힘을 얻는 생활들이 우리를 건강하게 해줄 거란 믿음도 갖게 되었어요. 다른 이들의 고민을 들어주면서 스스로 마음을 치료하는 자매의 모습을 무척 건강해 보였어요. 그래서 그들의 상처는 점점 단단해지는 듯했어요. 안타까움과 슬픔을 공감하면서 다시 희망을 엿보면서 기운이 나게 해준 소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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