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학교 매니저

엄마는 학교 매니저 ㅣ 중학년을 위한 한뼘도서관 30
안미란 지음, 홍정선 그림 / 주니어김영사 / 2014년 1월

아이가 성장하는 동안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요. 모든 걸 가르쳐주고 미리 챙겨주는 엄마가 좋은 엄마일까요, 아니면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 지켜보는 엄마가 바람직한 엄마일까요. 요즘 엄마들은 정말 똑똑해요. 많이 배우고 나름대로 수많은 경험을 해오면서 자식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키워보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지요.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잘 생기고, 성격도 좋은 아이로 클 거라고 믿으며 아이에게 채찍질을 하기도 하고요. 그럼 아이는 그런 엄마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살아갈까요.

글쎄요. 동화에 나오는 범수와 수경이를 보면 답이 나와요. 엄마가 알아서 다 해줄 수 있는 시기는 한정되어 있는 듯해요.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엄마에 의해 만들어지는 모범생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고학년이 되어 갈수록 엄마의 바람과는 달리 아이는 기대에 못 미치지요. 이미 엄마의 손을 떠난 거예요. 아이가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야 잘 할 수 있고, 아이 스스로 좋은 방향이 무엇인지 찾아야, 그쪽으로 향할 수 있어요. 그걸 모르고 엄마는 계속 아이 주변을 맴돈다면 당연히 충돌이 생길 수 있겠지요.

범수의 엄마는 그동안 참 행복했을 거예요. 겉으로 반듯해 보이고, 공부도 잘 하고 뭐든 우수한 모습을 보이는 아이가 얼마나 뿌듯했을까요. 수경이 엄마도 마찬가지예요.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진 예쁜 딸아이가 얼마나 자랑스러웠겠어요. 하지만 딱 거기까지예요. 엄마의 간섭은 아이에게 또다른 갈등을 만들고, 엄마의 기대는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지요. 아이 탓으로 몰기에는 너무 억울해요. 언제까지 아이가 엄마 마음대로 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동화네요.

과학경시대회에서 뜻대로 이루지 못하고, 좋아하던 여자친구에게 서툰 모습을 보이는 범수를 보면서 많은 걸 깨닫게 되었어요. 세상은 우리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실수하고 그걸 극복하면서 아이는 바르게 성장할 거라고 믿어요. 범수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되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진정한 모범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열심히 살아가는 아이들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