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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터 2013.11
샘터 편집부 엮음 / 샘터사(잡지)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다른 사람은 어떻게 살고 있나? 궁금해질 때가 있어요. 깊은 속내를 보여줄 수 있는 친구도 하나 둘씩 줄어들고, 세상에 나혼자 남아있다는 생각도 가끔 하게 됩니다. 바쁘게 살다보면 남일에 관심을 갖고 참견하는 일은 자제하게 되지만 ...그래도 오래된 친구도 보고 싶고 문뜩 생각나는 선생님도 찾아가 보고 싶어지네요.

한 달에 한번 발간되는 잡지 <샘터>는 수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우리 이웃의 이야기도 나오고, 막연하게 존경했던 분의 글도 나와요. 어디선가 마추쳤을 듯한 이들의 꼭 숨겨둔 듯한 이야기를 엿보면서 마치 친구 하나를 얻은 듯한 마음도 생기고요. 나만 외로움을 타는 게 아니구나 라는 안도감도 찾게 되네요. 일하다가 한 두 편씩 들여다보면서 제 마음을 다독거리게 되고요.
tv에 종종 나오시는 서민 교수님의 글이 기억에 남아요. 남에게 밥을 사려면 배부르게 먹고도 남을 만큼 사줘라..라는 말씀이 정말 공감되네요. 가끔 밥을 사야하는 타이밍에 몸을 사리고 짠돌이 모습을 보이는 지인들을 보면 ..왜 저러고 사나 싶을 만큼 사람이 작게 보이더군요. 어차피 사줄 거면 먹는 사람이 만족할 수 있을 만큼 주문을 해야하는데, 머리로 계산을 하면서 자기 맘대로 주문하면서 눈치 보는 사람들..별로네요. 사주고도 고맙다는 말 듣기 어려운 상황을 만드는 이유를 모르겠어요. 저도 서민 교수님처럼 친구가 곁에 드글드글 거렸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밥을 살 때 만큼을 통 큰 사람이 되어야겠어요.

김화영 선생님의 글도 마음에 오래 남을 듯해요. 행복이라는 단어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글이었어요. 행복이 뭐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한참 머리를 굴리며 생각하다 대충 이야기하겠지요. 과연 그게 행복이 맞을까 갸우뚱 하면서 말입니다. 김화영 선생님은 행복에 대해 명쾌하게 이야기 하셨어요. 내가 바라는 것,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나, 실제의 나, 이렇게 세 가지의 모습 사이에 틈이 없는 것이 바로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라고 하시네요. 정말 맞는 이야기지요.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우리가 헛된 노력을 하는 시간들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들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나를 위해서 고민하고 있는지, 아니면 남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내가 노력하고 있는지 곰곰이 떠올려봐야겠어요.

하루 일당 6만 5천원을 받는 분의 이야기도 마음을 울려요. 힘들게 살고 있지만 그분은 분명 행복이 무엇인지 아는 분인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든 당당하고 내 가족에게 최선을 다하며 산다면 가장 빛나는 모습이겠지요. 가장 부러운 글은 무전여행은 떠난 작자의 이야기입니다. 제가 꿈꾸는 일이라서 더욱 마음에 와닿았어요. 얼마나 큰 용기를 갖게 되면 그런 일을 벌일 수 있을까요.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라서 더욱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글이었어요.
요리와 책을 소개하는 글도 있어요. 소소한 일상을 고백하는 따뜻한 글도 많고요. 내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것만큼 확실한 힐링이 또 있을까요. 누군가에게 비밀을 속삭이듯 이야기하면서 소통할 수 있는 책이네요. 부담없이 꺼내들어 남의 인생을 엿보면 스스로 마음을 달래 줄 수 있는 친구같은 책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