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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방 좀 치워 줘! ㅣ 팜파스 어린이 2
장보람 지음, 안경희 그림 / 팜파스 / 2013년 4월
평점 :
엉망진창 정리가 안 된 방에서 헤매고 있는 주인공 민혜를 보면서 웃음이 나왔어요. 제 어렸을 때 모습하고 너무 닮아있어서요. 버리는 것을 싫어하고 무조건 쌓아놓기만 하고 필요한 걸 찾을 때는 온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면서 가족들을 괴롭혔지요. 지금은 버리는 것도 잘 하고 정리하는 것도 좋아하지만 어렸을 때는 정말 너무 너무 싫었어요. 청소 설거지가 제일 싫었답니다. 그건 아마도...치워놓았을 때의 쾌감을 잘 몰랐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치우는 동안은 힘들어요. 누가 대신 좀 치워주었으면 하지만 엄마나 다른 식구가 치워놓으면 뭐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 없게 되니...제대로 치울 사람은 자신밖에 없는 듯해요. 귀찮아도 꾹 참고 치워놓으면 너무 시원하고 기분이 좋아져요. 민혜도 형재를 통해서 정리하는 방법을 배우고 정리가 잘 된 방의 기분 좋은 느낌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이제는 더이상 방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지 않을 것 같아요.

형재와 알콩달콩 친구가 되는 과정이 정말 재미있게 그려져 있어요. 무뚝뚝하고 뚱해 보였던 형재의 진면목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고요. 교실 꾸미기 대회에 나서면서 처음엔 걱정이 많이 되었어요. 자기 방도 제대로 치우지 못하는 민혜가 강적인 세아팀을 이길 수 있을까 싶었어요. 하지만 형재 도움 덕분에 민혜는 정리 정돈을 잘하는 아이로 성장합니다. 너무 보기 좋았어요. 자신의 방을 깔끔하게 치워놓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 뿌듯했어요.
정리를 잘하면 집중력도 좋아지고 성적도 좋아질 수 있다고 하네요. 정말 그럴까 했는데..진짜 그럴 것 같아요. 산만한 공간에서는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을 듯해요. 민혜가 달라지는 과정을 보면서 누구나 정리 잘하는 솜씨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배웠어요. 어질러진 아이의 방을 보면서 직접 치워주시면서 잔소리하는 엄마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어요.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을 갖기까지 긴 시간이 걸리고 끝없이 갈등과 만나겠지만...언젠가 아이가 변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마도 그 아이는 정리의 달인 이상의 능력을 가진 훌륭한 아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아이 스스로 할 수 있게 기다려주고 가르쳐주는 게 정말 중요한 듯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