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5반 아이들

5학년 5반 아이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미래의 고전 31
윤숙희 지음 / 푸른책들 / 2013년 1월

이 책이 너무 맘에 들어요. 단숨에 읽으면서 더 읽고 싶어서 아쉬웠어요. 5학년 5반 다른 아이들 이야기도 듣고 싶고, 담임 선생님 이야기도 궁금하고요. 같은 반 친구 일곱 명의 이야기가 차례대로 나오는데 그것을 꼬리에 꼬리를 물 듯 이어져요. 앞에 나왔던 이야기가 다른 친구의 입장에서 다시 한번 이야기 되고, 또 다른 친구의 관점에서 새롭게 펼쳐지고 있어서 흥미진진 합니다.

모두 완벽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고민을 안고 있어서 더욱 공감되는 책이었어요. 겉으로 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부끄럽게 여기는 마음, 뽐내고 싶은 마음, 감추고 싶은 마음....아이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정말 재미있게 엮어 놓은 동화입니다. 한심해 보였던 친구의 속마음을 알고 나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도 생겼어요. 특히 태경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동안 오해했던 것이 조금 미안해지기도 했어요. 장미의 이야기는 괜히 신이 나게 해주네요. 들썩들썩..장미같은 친구가 옆에 있으면 매일 웃고 살게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준석이도 결국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된 게 아닐까요.

미래를 보면서 가장 안타까웠어요.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가장 먼저 행복해질 수 있는 아이인데...역시 미래 엄마는 현명했어요. 마음을 바꾸니 보이지 않았던 행복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 들었어요. 천재와 한영이 이야기는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두 아이와 비슷한 성향을 보이는 친구들을 종종 볼 수 있어요. 어떤 선생님을 만나는냐에 따라 아이는 천국과 지옥을 오가게 되지요. 천재의 무공해 라면이 만들어졌을 때 어찌나 뿌듯하고 기분이 좋던지....역시 사람은 저마다의 몫을 타고 난다고 하지요. 천재의 앞날이 훤하게 빛나 보였어요.

수정이의 이야기도 마음을 짠하게 했어요. 햄버거와 콜라 쯤이야 매일 먹어도 아무렇지 않은 아이가 태반인데..딱 한번 먹었다고 온 몸이 간질거리고 붉은 것이 올라오니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었을까요. 하지만 더 힘들고 더 아픈 아이들이 많다는 걸 떠올리면 수정이가 겪고 있는 아토피는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생각하기 나름인 듯해요. 힘들다고 투덜거리는 끝이 없어 보이지만, 딱 마음을 바꾸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당장 행복을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재미있게 읽었어요. 아이의 입장을 하나 하나 생각해보고 이해하다보면 어느새 인정많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