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칠이 실종 사건 샘터어린이문고 32
박현숙 지음, 이제 그림 / 샘터사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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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재개발되면 좋은 점만 생기는 줄 알았는데, 그 이면에 아픔과 상처와 외로움이라는 것이 숨겨져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낡은 도시 철거라는 무거운 주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게 동화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똥칠이라는 개가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주인에게 버려지고 다시 새 주인을 찾아가는 여정이 따뜻한 시선으로 그려지네요. 똥칠이 주인 명칠이는 살던 집이 곧 재개발 되기 때문에 이사를 가야 했어요. 엄마는 단칸방에 똥칠이까지 데려갈 수 없다고 매정하게 나오시고...명칠이는 차마 가족같은 똥칠이를 두고 갈 수 없었어요. 오죽 안타까우면 자신이 아끼던 카드와 구슬과 선물받은 샤프, 그리고 꼬깃꼬깃 모은 용돈까지 친구들에게 넘겨주며 똥칠이를 부탁하지요.
 
송이와 봉기는 명칠이보다 조금 늦게 이사간다는 이유로 똥칠이를 떠맡게 됩니다. 아침 저녁 똥칠이 사료를 챙겨주고 동물병원에서 치료도 받게 해주네요. 점점 배가 축 쳐저가는 똥칠이를 걱정하며 병원에 데려가는 아이들 모습이 너무 예뻐요. 순진한 모습에 웃음이 나기도 하고요. 그러다 어느날 똥칠이가 사라져요.

 

 

 
머리가 엄청 큰 아저씨가 데려갔어요. 컴컴한 밤에 데려가서 도둑의 얼굴을 알아 볼 수 없었어요. 송이와 봉기는 끝까지 범인을 찾으려고 노력해요. 봉기 외삼촌이 범인인 것 같기도 하고, 은행 옆 식당에서 데려간 것 같기도 하고....똥칠이를 찾아다니는 모습이 두근 두근...정말 찾을 수 있을까..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은행 옆, 영양가 있는 음식을 파는 식당에서 몰래 데려간 건가 싶어서 또 덜컹 가슴을 쓸어내려요. 백수건달 외삼촌이 데려다 팔아 먹었나...그것도 의심 되었고요. 그런데...범인은 생각지도 못한 곳에 있었어요. 좋은 마음으로 데려간 건 분명한데...왠지 느낌이 썩 좋지 않았어요. 순수한 마음으로 데려간 거였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필요없으면 무조건 버리고, 또 새로운 것을 사들이는 요즘 세태를 따뜻한 시선으로 꼬집고 있어요. 역시 아이들은 순수해요. 오래된 것을 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챙기고 지키려고 하는 모습에서 배울 점이 많은 듯해요. 동물병원 의사는 너무 치사한 어른이었어요. 음료수 아저씨랑 비교되었습니다. 이익을 쫓는 어른들, 따뜻한 마음으로 끝까지 지키려는 아이들, 모두 우리 이웃들의 모습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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