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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카의 일기 ㅣ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글.그림,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12년 10월
평점 :
사진속에 나오는 가족들은 모두 제각각이에요. 열두 명의 아이들은 얼굴도 마음도 자라온 환경도 모두 달라요. 사연도 깊고요. 하지만 서로를 향해 마음을 활짝 열고 있지요.코르착 선생님의 이야기는 감동적이에요.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코르착 선생님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는 저도 꼭 배우고 싶어요. 늘 여유롭고 너그럽지만, 엄격한 모습도 갖추고 있는 이상적인 어른의 모습이지요.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그림책은 여러번 읽어보면서 매번 새로운 느낌을 받아요. 새로운 그림을 발견하고, 새로운 인물을 만나고, 숨겨져 있는 듯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전혀 색다른 감동에 빠져 들게 됩니다. 블룸카가 소개하는 아이들의 모습은 솔직하고 담백합니다. 한없이 착해 보이는 아이도 있고, 어떤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듯한 느낌이 드는 아이도 있었어요. 모두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림 속 인물이 바라보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궁금해집니다. 배경 뒤에 숨겨진 모습은 어떤 걸까 상상하게 되고요.
바르샤바에 있는 코르착 선생님의 고아원에는 다뜻한 햇살이 비치는 듯했어요. 부모 없이 사랑이 부족한 아이들이지만, 함께 살면서 서로에게 부족한 것을 채워주는 듯 보였어요. 하지만 마지막을 읽으면서 가슴이 쿵 내려앉았어요. 그들에게 찾아온 평화를 빼앗아가는 것...정말 무서운 것이지요.
블룸카의 일기장 속에 나오는 아이들을 살펴보는 재미는 끝이 없어요. 읽고 또 읽고 자꾸 넘겨 보면서 새로운 것을 알아가게 되네요. 한번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평범한 책이 아니에요. 빛바랜 듯한 일기장, 그 안에 담고 있는 사랑과 희망, 그리고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엄청난 충격...오래 간직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